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00화 (20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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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 Oxogan The Mutual Hatred like Dog and Monkey

"히히히이이이이이잉!"

"사일런트워크 푸스카 주인님을 뵙습니다."

"머, 머미메이지 무슈 주인님을 뵙..."

"무슈 너 이 시발새끼 너 지난번에 나 뒤통수 치려고 했지. 상황이 급하니까 짧게 말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저기에 있는 스와레 공주와 그녀의 양친을 무사히 아이스 바운드까지 모셔가면 용서해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무게추를 매달아서 수심 5000m 심해에 쳐박을 줄 알아."

"며, 명을 받듭니다. 그리고 주인님의 바다처럼 넓은 자비심에 감사드립..."

"시끄럽고 빨리 튀어나가. 푸스카 너는 미노타우르스 좀비들의 지휘권을 잡고 길잡이는 오르시나가 한다. 스와레 공주와 그녀의 양친은 나이트메어에 태우고 무슈는 곁에서 잘 엄호하... 아흐으으윽!"

내 가슴에 박혀 있던 여의창이 갑자기 당겨지면서 나는 스와레 공주의 수영복에 토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의창의 작살구조 때문에 오히려 박힐때보다 뺄때가 더 치명적인 상처를 유발한 탓이였다. 역시 싸움에서는 선빵을 친쪽이 유리하단 말이지.

그나마 다행인건 푸스카가 화들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는 스와레 공주를 들쳐업고 나이트메어에 태워 알현실을 벗어났다는 점이랄까. 사실 여의창이 원래 크기로 돌아간 시점에서 내 상처도 원상복구 되었지만 나는 아직 상처가 심한것처럼 메소드 연기를 하며 이매망량을 끌어 모았다.

"크으윽! 기습을 하다니 이 비겁한 녀석. 가슴의 상처가 원통해서 울부짓는구나. 이 상처만 아니였다면 너같은건 한방에..."

"어설픈 연기는 그만두지 그래? 누굴 바보로 아나. 평범한 인간이라면 폐에 구멍이 뚫린채로 그렇게 수다스럽게 말하지 못하다고 아니 방금의 일격으로 즉사였으려나. 어느쪽이든 평범한 인간은 고장나기 쉬운 장난감같아서 사리카야가 관심을 가졌을리가 없다."

"아까부터 사리카야 사리카야 거리는데 그년은 도대체 누구냐? 스쳐지나가다가 나한테 반한 여자중 한명이냐? 이거 원 가면을 쓰고다니던가 해야지 성가셔서 진짜."

"어이 디파일러 퀸이라고 해도 미적 감각은 있단 말이다!"

군용십팔기 제 1초식 인해전술(人海戰術) 종속마력기관 일당십 발(拔)

계속해서 사령안으로 마애혈불 긴고를 주시하고 있던 나는 드디어 반격타이밍을 잡았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내구성을 믿고 긴고의 공격을 받아낸 뒤 이매망량 천인대를 총동원해 만든 이매망량의 손아귀 두짝으로 크로스 카운터 펀치를 날릴 생각이였다.

그러나 갑자기 긴고가 10개체로 불어난 까닭에 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물론 사령안 제 2형 샤프마인드를 사용하면 본체와 분신을 분간하는것쯤은 일도 아니다. 그러나 망막에 투영된 동일한 형태의 마력기관이 10개체 모두가 본체임을 내게 알려오고 있었다.

숨겨진 카드로 남겨두었던 이매망량 백인장까지 꺼내 긴고 3개체의 공격을 튕겨냈지만 7개나 남은 창격이 내 팔꿈치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그리고 명치를 꿰뚫었다. 순식간에 반신불수가 되어 알현실의 한켠에 쳐박힌 나는 반성할 수 밖에 없었다.

스와레 공주, 이솔다 공주와 함께 3P를 하느니 어쩌니 하고 있을때가 아니였다. 상대는 전함을 일격에 박살낸 대붕공자 카트랏슈와 동급인 디파일러 킹. 나조차도 사활을 걸고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극강의 상대. 심지어 이 북해용궁은 적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장소이거늘 나도 VOT(Vaccine Of Things) 온라인 시절에 비하면 전투감각이 둔해졌구만.

"하나밖에 남지않은 눈은 일부러 건들지 않았다. 왕의 자비에 감사해라."

"좆까는 소리 집어치우고 다시 덤벼라. 제대로 상대해주마."

"최고의 지위에 올라 그 권위를 누리기 위해선 주어진것에 만족해서는 안되지. 매일매일 힘을 갈고 닦는것은 물론 가끔씩 왕좌를 노리는 어리석은 놈들에게 철퇴를 내릴 필요가 있단 말이야. 즉 내 권위를 신하들에게 재확인 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몸소 철퇴를 드는것이 나쁜 그림은 아니다만 모든 일에는 절차라는게 있는법이니까."

"이 새끼야 세줄 요약, 세줄 요약! 네놈의 자아도취에 빠진 헛소리를 들어줄려고 이 먼곳까지 원정온게 아니란 말이다."

"거참 성격 한번 급하군. 그 점은 사리카야와 닮았단 말이지. 요는 외지인인 너가 중간과정도 없이 바로 최종보스와 직면했다라는거다. 인간들이 자주하는 게임을 보면 보통 모험가는 레벨1 부터 시작해서 제일 약한 몬스터를 사냥해서 레벨업을 하지않더냐? 그런데 레벨 1부터 최종보스와 싸우게 되면 일방적인 패배만이 있을뿐. 짐이 원하는건 그건 시시한 결말이 아닌지라 이제부터 명한다.

밑바닥부터 올라와라! 짐은 이 왕좌에서 네 모험을 즐겁게 지켜보도록 하지."

디파일러 킹 긴고가 본래는 스와레의 아버지이자 북해용왕의 자리였을 왕좌에 착석하자 언제 나타났는지 디파일러 나이트를 위시한 디파일러 폰 병력이 알현실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가면을 쓴 원숭이 놈들이 외벽에 장식된 조개를 지지대삼아 찰싹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랄까.

알현실의 크기에 비해서 디파일러 병력이 너무 많았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였겠지만 비효율적인 병력배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이 나닌 DF(Defiler Fighter) 등급 소유자에게 이런 밀집대형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걸 모르는건가?

아니면 디파일러 나이트나 폰 따위는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어느쪽이든 내가 쉐도우 브레스같은 광역기를 사용해서 이 녀석들을 쓸어버리는건 하품을 하는것만큼 쉬운 일이다. 문제는 그 경우 전력노출과 전력소모라는 이중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본체와 100% 똑같은 전력을 지닌 분신을 만들 수 있는 적을 상대로 그 두가지 손실은 치명적일 수 있었다. 결국 이쪽도 에보니 메이든의 주민을 소환해 싸울 수 밖에 없는건가. 뿐만 아니라 웬 킹콩과 오랑우탄을 옆에 끼고 왕좌에 앉아 거들먹거리는 디파일러 킹녀석이 아니꼬와서라도 손안대고 코를 풀으리라.

흑단관구(黑檀棺柩)에 잠들었던

밴쉬 세이지(Banshee Sage) 누시아

묘지기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현현(顯現)하라

"위대하신 주군이 VOT 온라인을 벗어나 드넓은 우주에 첫 발걸음을 내밀었네. 그 지고하신 뜻은 수많은 별들중에서도 유난히 빛나 모두가 알아보는구나. 이제 곧 삼라만상의 주인이 되실 그 이름 아크리퍼 옥사건님을 나와 함께 떠받들지 않겠느냐? 오오오~ 우우우~ 유후후후~"

"야 누시아 누가 성가대 출신아니랄까봐 등장부터 노래질이야! 그리고 그 빌어먹을 가사는 설마 에보니 메이든에서 써내린거냐?"

"예! 주군과 다시 만날 그 날을 헤아리며 수백, 수천번 연습했던 저의 세레나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부디 그 감상평을."

"이미 말했잖아. 빌어먹을이라고. 애시당초 지금은 전투직전..."

"짝짝짝. 휼륭하군. 그 음율과 음색은 내가 들어본 인간의 노래들중에서도 가히 독보적이군. 가사의 내용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7글자만 수정하면 완벽해 지겠어."

"제 노래를 칭찬해주신건 고맙습니다만 어찌하여 그쪽은 감히 주군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계시는지요? 어서 썩 자리를 비켜드리지 못하겠습니까! 상석은 가장 지고하신 분의 것이거늘 예의범절이 부족한 아해로군요."

"크크크크킄. 정말이지 옥사건 네 덕분에 일년치 웃음거리를 한번에 해치우는것 같군. 그렇게 내가 왕좌에 앉아있는 모습이 꼴보기 싫다면 멱살을 잡고 끌어내어 보거라. 물론 내 신하들을 상대하는게 먼저겠지만."

"그러고보니 주변에 이 버러지들은 도대체 뭔가요? 상당히 그릇된 피조물들로 보입니다만 마치 저처럼 말이죠. 거울을 보는것 같아 기분이 나쁘군요. 제가 정화해도 되겠습니까, 주군?"

"그렇지 않아도 그걸 부탁하려고 누시아 너를 불렀다. 마음껏 해치워버려."

너무 우글거려서 숫자조차 새기힘든 디파일러 병력들. 만약 대규모의 집중포화능력을 갖고 있다면 최적의 진형이였지만 문제는 그런 능력을 지닌 하수인은 Ex등급 라인에만 존재한다는 것이였다. 아직 A+++등급의 영력밖에 안되는 나로서는 완벽한 제어가 불가능한 에보니 메이든의 최강자들.

그런 이들의 힘을 빌린다는건 자칫 디파일러 킹 긴고보다 까다로운 적을 추가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었지만, 딱 한명 속마음은 알 수 없지만 표면상으로는 푸스크 이상으로 내게 충성하는 자가 있었다. 그것이 밴쉬 세이지 누시아로 본래 성녀였다가 독배의 힘으로 재탄생한 불세출의 성경챈트 캐스터였다.

비록 나를 향한 충성심이 변질되어 다소 수상한 사상으로 발전한 여자였지만 대놓고 내게 복수를 천명한 우버리퍼 더 블라인드를 소환하는것 보다는 나을터였다. 게다가 이런 다수대 다수전투에서 그녀는 Ex등급의 언데드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바 나는 만전의 상태로 긴고의 왕좌에 도전할 수 있을터였다.

"모두 돌격! 우리의 충성심도 저 인간계집 못지않다는것을 보여주자!"

"정말이지 내 숭고한 충성심을 너희같은 버리지들이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챈트 호수의 여신(Maiden of the Lake) 제 1장 비틀린 성역(Twisted Sanctuary)

쿠웨에에에에에엑! 디파일러 나이트들 중에서도 제법 머리가 굵은자가 돌격 명령을 내리자 가면을 쓴 원숭이 즉 디파일러 폰들이 일제히 덤벼들었다. 그러나 누시아를 중심으로 펼쳐진 죽음의 호수로 달려드는 천마리가량의 디파일러 폰들은 죽을 자리를 제발로 찾아들어온 불나방떼에 불과했다.

본래 누시아의 성역은 아군의 상처와 체력을 회복시키고 사기와 원기를 복돋는 최강의 광역버프였다. 그러나 독배를 마시는 과정에서 성녀라고 하는 누시아의 아이덴티티 자체가 역전되어 버렸다.

본래 순수한 무인인 륭 사부는 다행히도 별영향을 받지않았지만 죽음의 섭리를 거부하는 독배자체가 신의 섭리를 쫓는 성녀와는 상극이였기에, 나 또한 독배에 대한 정보가 온전치 않았기에 일어난 참극. 그러나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누시아는 성녀에서 마녀로 탈바꿈해 어마무시한 파괴술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치유의 기적을 쓸 수 없게된 점은 아쉬웠지만 어차피 언데드에게는 쓸 수 도 없는 기적은 내 알바가 아니였다. 천마리 가량의 디파일러 폰들이 재생할틈도 없이 말라비틀어지는 눈앞의 관경이야 말로 내겐 은총이였고 기적이였으니까.

"마, 마애혈불 기곤님이 보고있다. 물러설지 말고 도, 돌격!"

무능한 지휘관이 전쟁을 망치는건 인간이나 디파일러나 다름없는 모양이다. 승산이 없다는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비틀린 성역의 지속시간조차 확인하지 않고 달려드는 디파일러 나이트들. 디파일러 폰보다야 제법 오래 버텼지만 무엇인가 능력을 쓰기도전에 죽음의 호수로 가라앉는건 매한가지였다.

자 긴고 네 말대로 레벨 1의 모험가가 된 기분으로 밑바닥 부터 올라가고 있다만 99레벨의 마녀가 쩔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서 말이야. 나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왕좌에 앉아 있는 긴고에게 외눈의 사령안을 들이밀었다.

그는 이 상황을... 지루해 하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레벨 1의 모험가가 마왕성의 최종보스룸까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너무나 지루해서 견딜 수 없다는듯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아니 저럴거면 아까 내가 덤비라고 할때 덤빌것이지. 혹시나 싶어 긴고의 양옆에 있는 킹콩과 오랑우탄을 사령안 제 2형 샤프마인드로 살펴보니 오랑우탄쪽의 마력기관이 쉴새없이 가동중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뭔가 있었군. 서둘로 오랑우탄을 저격하기 위해 이매망량을 접근시키려는데 킹콩쪽이 눈깜짝할 사이에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이런!

"제법 성가신 술식을 사용하는구나, 인간계집이여. 나 로열 나이트 낑캉님께서 상대해주도록 하지."

"챈트를 술식이라고 표현한 그 순간부터 당신의 무식함이 느껴지는군요. 아니 당신의 그 얼굴을 본 순간부터였던가."

"인정하지. 나는 아크비숍인 스쿠하라와는 다르게 무식하다. 그러나 대신에 힘만은 자신이 있지. 이런 술식인지 챈트인지 따위에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맷집도 함께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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