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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 Oxogan The Mutual Hatred like Dog and Monkey
[김사건의 상태창]
-던클레오의 생명석을 흡수해 생명력이 10배 증가했습니다.
-마샬아츠더 더 비터 권묘결을 계승받아 특수한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트롤왕 리쿤다룬의 골수세포를 이식받아 준수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십이신장 호랑이신의 힘을 계승받아 무력 랭크가 한단계 상승했습니다.무력: B(0/256)
마력: F(0/32)
영력: A+++(384/512)
스텟포인트: 0
호랑이 문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된 이후로 나의 무력 랭크는 C에서 B로 상승할 수 있었다. 이것은 어느 기사단의 단장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검호가 되었다는 소리였으니 절대 작지않은 성취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력을 사용할 수 없는 무인은 그야말로 속빈 강정에 불과했으니, B 랭크의 무력을 지닌 무인과 정말로 순수한 무력으로 대결을 펼친다고 가정했을때 나는 백번을 싸우면 백번을 패배하리라.
그리하여 전기먹는 하마인 하이브리드 어댑터가 뿌리는 인공마력입자가 아닌 자연마력입자가 철철넘치는 풍수지를 발견한 지금, 내가 내 몸에 맞는 내공심법을 찾게 된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단전(丹田)이 아닌 써클(Circle)이라 불리우는 마력기관을 형성해 마검사의 길을 걷는 방법도 있었다.
실제로 내가 VOT 온라인이란 세계에서 한평생 익혀온 두 가지 술식계통중 하나인 변이술식은 육체의 기형적 변화로 예상치 못한 근접 전투패턴을 유도할 수 있어 PK(Player Kill)을 즐겨하는 마검사들이 선호하는 술식계통중 하나였다.
"SSS소속의 키메라 워리어라는 천외천 유저가 그런 타입의 마검사일지도 모르지."
이미 한번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셈이니 성취속도도 빠를테지만 문제는 내게 있어 변이술식은 얼티밋 언데드 폼을 완성하기 위해 익혔던 부전공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였다. 어디까지나 주전공은 강령술식으로 정신망이 한쪽으로 쏠리는걸 방지하기 위해 비슷한 수준으로 변이술식을 끌어올렸을 뿐이였다.
즉 익숙한 길을 가겠답시고 강령술식을 익혔다간 필연적으로 육체가 쇠약해져 그동안의 노력이 도로아미 타불이 될 것이고, 욕심을 부려 단전과 써클을 동시에 연성했다간 마력제어에 특출난 재능이 있지않는한 어중이떠중이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 몸에 적합한 내공심법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는 세 가지 정도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왕루옌을 닥달해서 그녀가 익힌 내공심법을 토해내게 하는 것. 두번째는 백신 마켓에서 VP를 주고 구입하는 것. 마지막으로 내게 용린정권과 용린연환각을 전수해준 용린춘 장로를 다시 찾아가는 방법이 있었다.
첫번째 방법은 북두십성의 일원이였던 왕루옌의 것인만큼 상승의 내공심법을 얻을 수 있겠지만 과연 내가 그 심법을 해석할 수 있는가가 문제였고, 두번째 방법은 예상외의 지출이 생긴다는 점에서 꺼림칙했다. 그렇게 선택한것이 세번째 방법인데 공식적인 사제관계를 맺진 않았지만 마음속의 사부였던 용린춘 장로라면 적절한 해답을 주리라.
"뭐 오랜만에 이솔다 공주, 용린은리 사저, 발두인 함장에게 안부인사도 해야겠지. 최근에 너무 본체의 일에만 신경썼으니까."
발두인 함장의 누나인 라라펠을 구조한 건에 대한 포상으로 받은 휴가로 당당히 쉬고있는거라지만 인간관계라는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법 아니겠는가? 가끔은 까먹지 않게 얼굴을 비춰주는게 도리겠지.
아 그러고보니 상점주인으로 전직한 사일런트워커 푸스카에게 그간의 공을 치하하는 말도 전해야겠군. 비록 많은 금액은 아니였지만 관광객들을 상대로 티끝 모으듯 모아온 VP가 태산은 아니더라도 모래동산쯤은 되었으니까.
그렇게 이런저런 목적을 가지고 수왕성의 아바타에 로그인한 나는 개인선실을 나와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을 호출했다. 사실 이제는 스텔리온의 도움없이도 실버 스케일 함선을 내 집마냥 돌아다닐 수 있었지만 용린춘 장로의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스텔리온의 동글동글한 기체를 따라 밖으로 나서니 유명 관광지 TOP10에도 뽑혔었던 수왕성의 풍경이 뭔가 달라져 있었다. 이전처럼 부산스러운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축제 분위기 보다는 마치 난민수용소 분위기가 느껴진달까?
"이게 어떻게 된거야?"
뿐만아니라 실버 스케일 함선 주변으로 못보던 천막 형태의 건물이 줄지어 서있었고 그곳에는 인어족들 거주하고 있는것으로 보였다. 아이스 바운드 마을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데 인어족들이 왜 여기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것일까?
계속해서 끊이지 않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수왕성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핫 플레이스 였던 해안가로 달려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각양각색의 외모와 비키니로 내 눈을 즐겁게 해줬던 관광객 언니들은 더 이상 그 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실버 스케일 함선 주변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인어족들이 보따리짐을 싸들고 바다를 건너오는 중이였다. 그리고 그 인어족들은 대형천막 건물에 일렬로 서서 대기표 비스무리한것을 받아가고 있었다. 대형천막 안으로 들어가 관계자를 만나면 이 난리의 원인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나는 천막의 옆구리를 비집고 들어갔다.
내가 인어족도 아닐뿐더러 군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긴줄을 이룬 인어족들은 내가 새치기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였다. 대형천막 안에는 날씨로 따지면 누가봐도 흐림인 표정의 이솔다 공주가 번호표 배부를 주관하고 있었다. 제법 많은 여성들과 잠자리를 함께하면서도 잊기 힘들었던 빼어난 미모가 다소 상한듯해 나는 급히 말을 걸었다.
"이솔다 공주님 이 많은 인어족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겁니까? 그 많던 관광객들은 또 어디로 사라진거고요?"
"어, 옥사건 준위? 한동안 휴가를 가셨다고 들었는데 돌아오셨군요.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지금 이야기하기는 좀 힘들거 같아요. 기다리고 있는 난민들이 너무 많아서. 저녁에 간부회의가 열리면 참석하세요. 아마 자세한 정황을 알게 되실겁니다. 아, 그리고... 오랜만에 옥사건 준위의 얼굴을 보니까 좋네요."
어딘가 부쩍 야윈 얼굴로 이솔다 공주가 그런 대사를 해오니 묻어뒀던 애증의 씨앗이 급속 성장을 이뤄 꽃을 피우는 기분이였다. 정말이지 외모가 넘사벽이다 보니 모든 몸짓 하나하나가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아오 내가 왜 저런 이솔다 공주를 두고 블랙A같은 무법자랑 몸을 섞었던 것일까?
순간의 성충동을 참지 못해 이솔다 공주와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고 말았던 기억이 떠오른 나는 눈물이 흐르려는걸 애써참고 대형천막을 벗어났다. 거기서 계속 있어봐야 이솔다 공주에게 방해가 될뿐. 안그래도 그 사건 이후로 바닥을 치는 호감도를 마이너스로 만들 수 는 없었다.
그건 그렇고 이솔다 공주가 난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걸 보면 내가 처음 수왕성의 풍경을 보고 느꼈던 그 감상이 바로 들어맞았다라는건가. 하긴 디파일러 세력이 두개나 존재하는 행성에서 언제 난민이 생겨도 이상할건 없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솔다 공주 본인도 동해용궁에서 쫓겨난 난민이였으니까.
어딘가 실의에 빠져있는듯한 얼굴의 인어족 난민들을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계속해서 지켜보는것도 예의가 아닌듯 싶어 나는 해안가를 벗어났다. 이제 본래의 목적대로 용린춘 장로를 찾아갈테지만 분위기상 그분도 내게 내공심법을 전수해줄만큼 상황이 여유로울것 같지는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스텔리온을 쫓아 도착한 곳은 천막건설 현장의 한복판이였다.
"용린춘 장로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으흠? 허허 누군가 했더니만 옥사건 자네였구만. 아직 휴가가 며칠 더 남은걸로 알고 있는데 빨리 복귀했구만. 하긴 놀고만 있는것도 지겨울 시점이긴 했지."
"그게 아니라 용린춘 장로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조금 일찍 왔습니다."
"아이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잘도 하는구만. 내가 아니라 이솔다 공주님이 보고 싶어서겠지."
"헤헤. 안그래도 이솔다 공주님의 얼굴도 방금 보고온 참입니다만 많이 수척해지셨더군요. 도대체 이 주변일이 어떻게 돌아가는겁니까? 갑자기 관광객들 대신에 인어족 난민들로 가득차서는."
"난민이 생겼다는건 즉 전쟁이 있었다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동해용궁과 비교적 가까운 북해용궁이 디파일러 무리에게 침략당했다는군. 듣자하니 우리와 교전했던 디파일러 세력과는 다른 쪽 세력인듯 허이. 수왕성에 디파일러 세력이 2개나 존재함에도 비교적 안전했던건 지들끼리 견제하느라 다른 곳으로 전력을 집중시키지 못해서였는데,
무슨 이유에서 인지 북해용궁을 침입한 디파일러 무리는 상당한 수준이였다는군."
"그런데 제가 봤을땐 난민들의 규모가 아이스바운드의 주민들을 넘어서는것처럼 보였습니다만 그정도라면 차라리 다른 장소에 정착하게 하는것이 맞지않을런지?"
"자네 말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네만 팔이 안으로 굽는 섭리를 어찌하겠는가? 게다가 이솔다 공주님의 성정에 그들을 거절할 수 가 없었을테니 빙린여관조차 폐쇄하고 난민수용소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일세."
용린춘 장로가 전해준 정보들로 어느정도 이번 사태의 윤곽을 그려낸 나는 이솔다 공주가 또 리더의 책임감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섰다. 아니 이번 케이스는 이솔다 공주뿐만 아니라 아이스 바운드의 주민들조차 어느정도는 출혈을 감수해야만 했다.
돈줄은 끊겼는데 갑자기 입이 2개로 늘어난 상황. 물론 수왕성 자체가 워낙 수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보니 먹을걸로 문제가 생가진 않겠지만 당장 주거문제로 인해 큰 혼란을 빚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어떤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였다.
"혹시 천막 건설과 관련해서 제가 도울 일이 있겠습니까?"
"아니아니 이건 인력이 부족한 일은 아닐세. 다만 천막 자체가 부족해서 인어족 난민들에게 노숙을 시키는 상황이 오지않길 바랄뿐이네. 지금 이 순간조차 계속해서 인어족 난민들이 밀려오고 있으니 말이야."
"그렇다면 이런 경황중에 말씀드려 죄송합니다만 제 본체가 있는 행성에서 내력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호오 그건 참으로 잘된 일이구만. 용린검가의 식구로서 자네가 참으로 많은 일을 해줬네만 용린검가의 무학의 정수를 전할 수 없어 항상 안타깝기 그지없었네. 비교적 늦은 나이지만 용린검가의 정순한 심법들을 부지런히 익히다보면 분명 성취가 있을걸세."
"그렇다면 늘 그랬듯이 7살짜리 소동도 이해할 수 있을만한 내공심법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내공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제는 신법이나 보법같은것에도 욕심이 납니다."
"자네는 충분히 욕심을 부릴 자격이 있네. 그리고 본래 내공심법이란 어릴때 시작하면 시작할 수 록 좋은지라 자네에게 추천할만한 것이 있지. 용린소심공이라고 하는 용린검가의 입문제자들이 익히는 기초적인 내공심법일세. 그 묘리가 비교적 단순하여 소주천밖에 존재하지 않지만 운기조식 도중에 천둥벼락이 내려쳐도 주화입마에 걸릴 위험이 없는 안전한 심법일세."
"그건 마음에 드는군요. 본체로 수련을 하게되면 용린혁 장로님의 지도를 받을 수 없으니까요. 내공심법의 경우 LPTM에 등록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니."
"보법과 신법의 경우 단전의 그릇이 만들어지면 내 곧바로 알려주겠네. 사실 그것보다는 용린정권과 용린연환각의 내력운용법을 새로 배우는것이 중요할것 같군. 특히 용린연환각의 경우 내력을 사용할 수 없으면 무의미한 네번재 초식인 초승달가르기를 드디어 사용할 수 있게 되겠구만."
용린연환각 정(丁)초식 초승달가르기. 그건 용린혁 장로가 내력없이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펼친다한들 의미가 없어 가르쳐주지 않았던 용린연환각 갑을병정 초식의 마지막 한수였다.
단순히 초식의 이름을 들었을뿐인데도 강해진듯한 느낌이 들어 나는 어깨가 으쓱거렸다. 인어족 난민들에게는 다소 야박한 이야기지만 일신의 강함을 키우는것이야 말로 나의 최우선 과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