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190화 (19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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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 Oxogan The Twelve Sky

대법이 시작되기 직전 왕루옌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나는 기야스에서 강하한 시점부터 유체화 상태로 따라온 륭 사부에게 가겹게 윙크를 했었다. 왕루옌이 뭔가 수상한 짓을 하면 공포의 딱밤으로 날려버리라는 무언의 지시였다.

그렇게 마음편히 극변하는 시계를 맞이한 나는 이곳이 마신의 세번째 눈 요수아가 인도했던 내면세계 비슷한 장소라는걸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비와 비단잉어는 어디가고 뒷동산만한 호랑이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덩치는 본 보어 마스크 성체보다 좀 더 큰 정도였지만 멧돼지와 호랑이가 뿜어내는 포스는 그 격이 달랐다. 고양이과 특유의 눈동자를 시퍼렇게 빛내며 호랑이가 입을 벌리니 메머드의 상아라고 해도 믿을만 송곳니가 번들거렸고, 시커먼 아가리 사이로 기절초풍할만한 포효가 뿜어져나왔다. 크와아아아아앙!!! 뭐야 이거 기선제압이라도 하려는건가?

"미천한 인간이 또 내 힘을 계승하러 왔구나. 어서 예를 표하지않고 뭘하고 있는것이냐?"

'뉘예뉘예. 빌어먹을 누런똥강아지 새끼가 초장부터 입냄새 풍기면서 가오잡고 지랄이야.'

"예, 그 이름도 쟁쟁한 산중지왕 호랑이님을 뵈어 영광입니다."

"아니 이 앞뒤가 다른 인간을 보았나. 네가 감히 십이신장중 하나인 나를 능멸하는것이냐?"

'이 누렁이 새끼가 갑자기 왜 시비를 쳐 털고 지랄이야. 같잖은 능력이나 빨리 주고 꺼져버리지. 귀찮게하네.'

"어찌 미천한 인간인 제가 산왕님을 욕보이겠습니까?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저를 어여삐 여겨 그 힘 계승할 수 있게 해주십쇼."

"이 놈이 그래도! 아무리 요즘 세상의 도가 땅에 떨어졌다지만 네 어찌 십이신장을 길가의 잡견들과 비교하려드는 것이냐?"

"어... 혹시 제가 속으로 하는 말 들립니까?"

"그래 아주 잘들린다 이 놈아! 네 놈에게 계승시킬 힘따위는 없으니 어서 썩 돌아가거라. 그렇지않다면 내 신벌을 내리리니."

어쩐지 내딴에는 제법 예의를 갖춰 십이신장 호랑이의 비위를 맞추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반응이 시원찮다고 했다. 그런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겉으로 내비치는 말이나 행동이야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지만 마음속 진심까지 꾸며낼 수 는 없는 일 아닌까?

"거 없는데서는 나랏님도 욕한다는데 너무 뭐라하지 마십쇼. 호랑이신까지 되는분이 너무 속이 좁은거 아닙니까?"

"네놈이 없는데서 욕한것이 아니니 내 이리 역정을 내는것이 아니냐!"

"나는 없는줄 알았지. 설마하니 내 속마음이 밖으로 새나갈줄 알았나. 툭까놓고 말해서 부처님도 속으로는 옥황상제 욕할지도 모르는건데 우리 좋게좋게 갑시다. 빨리 능력 내놔요."

"더 이상은 못참겠다! 내 신벌을 내려 평생 호환마마에 시달리게 만들어주마."

"나도 못참겠다. 이 시발새끼야!  내가 얼마나 개고생을 하면서 이 중국 오지까지 찾아왔는데 토해낼게 없으시다? 능력을 얻을 수 없다면 네놈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호피코트라도 해입어야겠어."

사실은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를 타고 동네마실 나가듯 편하게 왔지만 분노조절 브레이크가 고장난 나는 그런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매망량 천인대를 포함한 백인장 셋을 전부 악령화 시켜서 십이신장의 일인인 호랑이신의 거체에 달라붙게 했다.

내면세계에서의 싸움에서 방어따위는 무의미한 일이였다. 정신줄만 단단히 붙잡고 있으면 화탕지옥도 온천과 같을것이고 한빙지옥은 워터파크가 될것이니 그야말로 순수한 정신력만으로 펼치는 팔씨름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였다.

호랑이신은 그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않게 날렵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가죽에 달라붙은 악령천인대들을 긁어냈다. 그러나 그 수가 워낙많다보니 호랑이신도 말끔히 악령들을 떨쳐내지는 못하였다. 딱히 유효타를 입고 있는것은 아니였으나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형국이 짜증났는지 마침내 호랑이신이 자신의 덩치를 줄이기 시작했다.

마치 비스트코인 상단의 수인들처럼 변모한 호랑이신이 마치 미식축국의 스트라이커처럼 악령들을 우왁스럽게 떨쳐내면서 내게 돌격해왔다. 사실 지구의 본체는 얼티밋 언데드 폼처럼 무적은 아니였지만 나는 마치 그런것처럼 자기최면을 한채로 굳건히 호랑이신의 돌격을 맞이했다.

그레이트 쟈칼(Great Jackal) 정신방어용 환수 삼두견(三頭犬) 사출

아무리 내면세계라고 하지만 상당 수준의 충격을 각오하고 있던 나는 내 몸에서 튀어나온 머리 세개 달린 개가 호랑이신의 목덜미를 물고늘어지는걸 보고, 이 때다 싶어 이매망량 백인장들의 악령군세화를 풀고 호랑이신의 두 다리를 속박하게 했다.

악령군세화는 나의 별다른 지시없이도 망령들이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것은 물론 이매망량 개개인의 전투력이 1.5배 정도 상승하는 장점이 있었지만 힘을 집약시키기에 용이 하지는 않다는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순간이였다.

하여 나는 이애망량 천인대의 악령군세화도 해제한채로 이매망량의 손아귀를 형성해 호랑이신의 사지를 구속하는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 호랑이 기운이 넘치는 폭주기관차를 그대로 나두었다간 내 정신력이 먼저 탈진할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이전의 싸움이 굶주린 모기떼들이 제멋대로 호랑이신에게 달려드는 꼴이였다면 지금은 군집체에 가까운 벌떼들이 착실히 협동해 호랑이신을 포박 꼴이였다. 나 또한 그 난장판에 달려들어 손발이 묶인 호랑이신의 명치에 용린정권을 꽂아넣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느낌이였지만 LPTM에서 훈련을하는 기분으로 계속해서 초식을 반복 또 반복했다.

"이런 빌어먹을 잡령들이 어서 썩 꺼지지 못할까!"

"97, 98, 99..."

"이 미천한 인간아 아무리 때려봤자 그런 솜주먹으로는 내게 안마를 하는것과 다름없다."

"100, 101, 102..."

"도대체 무엇이 네녀석에게 이런 무의미한 짓을 반복하게 하는것이냐? 설마하니 정말로 내 가죽으로 의복을 만들셈이냐?"

"호피코트 아니아니지. 호피문양 속옷을 입은 왕루옌, 쿤메이, 샤오밍과 같이 섹스파티를 하기 위해서 나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걸 알면서도 계속해 나갈 수 밖에 없는것이다."

"미쳤군, 정말이지 미쳤어. 이전 내 힘을 계승한 견소룡이란 자는 무를 향한 순수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어여삐여겨 내 힘의 일부를 심었다. 그런데 도대체 너 같은 광인이 얼마나 더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줄 알고 내 힘을 내린단 말이냐?"

"나도 섹스를 향한 순수한 갈망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나 왕루옌처럼 콧대가 높은 여자의 자존심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면서 내 성노리개로 만들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자지가 벌떡 슨단 말이지. 그건그렇고 너 더렇게 튼튼하네. 나랑 이매망량 전원이 달라붙어 패는대도 꿈적도 안하는걸 보니. 역시 신은 신이란 말인가."

"으으. 오랜만에 속세에 발을 딛었다가 이 무슨 추태란 말인가! ...아니 잠깐 네녀석 방금 왕루옌이란 인간계집의 이름을 언급했겠다? 설마하니 십이신장의 일인인 용신의 힘을 계승한 인간계집을 말하는건 아니겠지?"

"아마 맞을걸. 그년이 힘을 쓸때면 뭔가 번개같은게 찌릿찌릿했으니까. 그래봤자 나한테는 전기자극안마만도 못한 수준이였지만."

나와 이매망량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후들겨 패는데도 아랑곳 않는 호랑이신때문에 내심 지쳐갈 무렵 호랑이신이 귀가 번쩍 트일만한 제안을 해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힘을 줄테니 왕루옌과 한달에 한번씩 공정한 대련을 펼쳐 찍어눌러 달라는 소리였다.

알고보니 십이신장중에서도 호랑이신 용신은 용호상박이라는 사자성어가 괜히 있다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듯 오랜 호적수 관계였고, 내가 십이지천회를 박살내기 전까진 각각의 강신술 대상인 왕루옌과 견소룡이 서로 직위와 실력 모두 상하관계에 있어 베알이 꼴려 있었다는 것이다.

나머지 십이신장들이야 고작 자신들의 힘중 부스래기에 불과한것들을 계승한 인간놈들이 치고박던 말던 신경쓰지 않았지만, 유독 호랑이신과 용신만은 내 계약자가 잘났네, 네 계약자가 못났네하고 아웅다웅. 견소룡이 죽은 시점에서 그 유치한 싸움이 끝난줄 알았지만 이렇게 나라는 대타가 등장했으니 호신이 흥분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왜냐면 견소룡이 계약자였던 시절 호랑이신은 항상 놀림을 받는 입장이였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용신을 약올릴 심산이리라. 그렇게 얼떨결에 호랑이 문신의 능력인 육체강화를 얻게된 나는 산산조각난 시계 넘어로 보이는 왕루옌을 떨떠름은 표정으로 일견한 뒤 복귀를 천명했다.

"무사히 호랑이문신의 힘을 계승하셨습니까?"

"뭐 그렇게 됐다. 약간의 조건이 붙긴했지만. 이제 돌아가지. 다음에 올때는 아마 내 단전을 형성할때가 될거야."

"그렇다면 저의 내력수련은 여기보다 급이 떨어지는 2등급 풍수지에서 하는걸로 되겠습니까?"

"아니 그냥 여기로 올때 같이 하지. 그래야만 공정한 대련을 펼칠 수 있을테니까."

"그, 그렇게 해도 괜찮은것입니까?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왕루옌이 마치 큰절이라도 올릴 기세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뭐 여기보다 떨어지는 2등급 풍수지의 경우 내력축적속도가 반절인 5배라고 하니까 저런 반응도 무리는 아니지. 아무튼 호신에게는 미안하지만 첫 대련은 링 위에가 아니라 침대위가 될 것이다.

왕루옌년 돌아가면 아주 작살을 내줘야겠군. 아침에 일어나면 두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서있을 수 없을정도로 말이야. 나는 왕루옌이 딴 마음을 먹지않아 나설 기회가 없었던 륭 사부에게 가볍게 목인사를 하고 그녀와 함께 왕루옌의 뒤를 쫓아 1등급 풍수지를 나섰다. 한국에 돌아가면 드디어 마지막 숙제인 하희빈과의 결판인가.

*    *    *    *

"김시간 아주 재미있는 공항출입기록을 가지고 있더군."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사도 없이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 하희빈?"

"1학기때는 미국행 비행이 있었고 그 직후 블루아주 크로스데일의 불법생체실험이 미국의 대 천외천 전담 특수부대 SSS에 의해 진압되는 사건이 있었지. 2학기때는 가을MT라는 명목으로 생명공학과 학우들과 함께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으나 괴한의 인질사건으로 인해 너를 제외한 다른 학우들은 이른 귀국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말이야.

그리고 얼마안가서 일어난 난징성 대재난까지 여기서 뭔가 느껴지는게 없나?"

"듣고보니 내가 정말 운이 없는 놈이라는걸 알 수 있었어. 그리고 하희빈 네가 남의 개인정보를 멋대로 들추고 다닌다는것도."

"그래? 나는 일련의 사건들로 네녀석이 나와 똑같이 북두십성의 일좌를 차지하고 있는 아크리퍼였다는 사실을 눈치챘는데 말이야."

"하희빈 이제는 개인정보를 캐는걸 넘어서 날조까지 하는거야? 백월교의 교주라면 좀 더 모범을 보여야지."

"그것말고도 증거는 잔뜩 있으니까 토나오는 연기는 거기까지해!"

일전에 B플랫 엔터테이먼트의 이강건 사장과 약속을 잡았던 중화코스요리전문전의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선 하희빈이 내게 삿대질가지 하며 목소리를 높혔다. 음식이 엎질러져 종업원이 치우러 접근했으나 반달 모양의 완장을찬 이들에게 저지당했다.

저치들이 백월교의 주교들인가? 일전에 하희빈이 말했던것처럼 나와 똑같은 영매계열의 능력자가 둘이나 존재했다. 그렇게 흔하다고는 할 수 없는 계량한복을 착용한 남녀둘이 손을 맞잡은채로 나를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저건 연인이라기 보다는 남매의 느낌인데.

"네가 명함을 팔고다녔던 키메라 워리어라는 천외천 이명. 알고보니 이미 SSS가 공개한 요원 명단에 포함되어 있더군. 34세의 흑인 용병 출신 죠엘 스텁씨는 지금 신나게 아프리카 대륙에 발족한 반정부 무장세력과 뉴트리아X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눈앞의 이 희멀건 양반은 도대체 누구라는걸까? 궁금하지않아?"

"그건 내가 키메라 워리어가 아니라는 증거지 내가 아크리퍼라는 증거는 아닌것 같다만."

"증거는 아직 더 있어. 내가 말했지. 백월교에는 이미 영매계열 능력자가 두명이나 더 있다고. 저 애들이 네가 들어온 순간 뭐라고 했는지 알아? 수백의 망령들이 휘몰아치는 태풍의 눈이 오고 있다더군. 이거야말로 아크리퍼의 전매특허였던 이매망량을 말하고 있는거 아니겠어?"

"어쩐지 나를 무슨 귀신쳐다보듯 하더니 그런 이유었었나."

아크엔젤 하희빈도 VOT 온라인 아바타의 모든 힘을 계승한건 아니였기에 내 곁에 이매망량들을 느낄 수 만 있지 감지할 수 는 없었다. 그러나 같은 영매계열의 능력자인 한복남매는 이매망량 십인장정도의 하수인을 다루는것으로 보아 영령 랭크는 낮더라도 그 눈만큼은 정확한듯 유체화 상태인 내 이매망량들을 꿰뚫어 보았다.

"여차하면 내쪽에서 실력행사를 해서라도 밝힐 생각이였는데 그쪽에서 알아서 알아봐주니 이야기가 빠르겠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하희빈, 이 한국을 반분하자.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를 순 없지만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뜰 수 는 있는법이잖아? 나는 흑월파라는 단체를 통해서 딱 뒷골목 상권까지만 접수할테니 서로 터치하지 않는걸로 어때?"

"뒷골목 상권? 네녀석은 내가 그런 암덩어리들을 이 대한민국에서 적출하기 위해서 하루에 5시간씩 자가며 미래를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거냐!"

"하희빈. 너야말로 아마추어처럼 구는건 적당히 해둬. 북두십성의 일좌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볼꼴, 못볼꼴 다봤을텐데 아직도 동화속 세상을 꿈꾸나? 뭣하면 지금 여기서 끝장을 보던가. 나 그리고 너를 포함한 주교들끼리 사생결단을 내서 살아있는쪽이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거지. 어때?"

"이이이이이익!"

하희빈과 나 사이의 기류가 험악해지자 한복남매를 제외한 주교들도 각자 병장기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오호라 백월교 주교에 한해 도검소지까지 허락된건가? 하희빈이 어떻게 정계쪽 인사를 구어삶았는지 심히 궁금해지는 순간이였다.

사실 주교가 소지한 검의 시퍼런 이를 본 순간 아크리퍼의 법칙에 따르면 이들을 쓸어버릴 명분이 생긴꼴이였지만, 백월교와의 협약이 나아가서는 정계쪽에서 흑월파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엇기에 나는 참기로 했다.

"사슴이 아무리 열심히 풀을 뜯어도 그것이 호랑이가 사슴의 목덜미를 물어뜯지 못하게 할 명분이 되지는 못해."

"지당한 말이야, 하희빈."

"하지만 그건 아크리퍼 네녀석에게도 적용된다는걸 명심해라. 나는 앞으로 더 강해진다. 5시간 잠을 4시간으로 줄여서라도 네놈을 뛰어넘고 말겠다. 흑월파가 활개치는건 그때까지다. 아니 그전에 혹시나 흑월파에서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너를 타도하기 위한 성전을 강행하겠다."

"나도 기대하지. VOT 온라인에서 나를 섬찟하게 만들었던 몇 안되는 유저 아크엔젤이 내게 도전해오는 그 날을 말이야."

그 대답을 끝으로 하희빈은 일분일초도 더 나와 겸상하고 싶지 않다는듯 주교들과 함께 우르르 중화식당을 빠져나갔다. 나는 혼자 하희빈은 주교들을 전부 대동했으니 다소 비겁하더라도 살상명령을 내릴법도 했는데 그녀는 참았다.

역시 하희빈은 보통년이 아니였다. 내가 스스로의 힘을 과신해서 일을 그르칠 타입이 절대 아니라는걸 역으로 추정해서 내가 마음먹으면 하희빈을 포함한 모든 주교들을 쓰러트릴 만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걸 눈치챈것이다.

나는 하희빈이 손도 되지않아 아직 따근따근한 라조기를 입안에 털어넣고 왕루옌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울쪽 조직들을 접수해도 좋다는 OK사인이 담긴 문자였다. 그동안 꾹꾹 참으면서 알짜베기들로만 조직을 재편성한 흑월파라면 채 일주일도 걸리지않아 서울의 밤거리를 발아래에 둘 수 있으리라.

그리고 나는 그런 흑월파의 두목 왕루옌을 내 자지 아래에 두는거지. 나아가서 이 흑월파를 세계적인 암흑조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달에 1000명의 절세미인들로 채운 하렘을 건설하는 것도 더 이상 꿈은 아니리라. 건물의 이름도 미리 지어났으니 그건 다름아닌 색향천월(色香千月)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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