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172화 (17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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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 Oxogan The Twelve Sky

"풍수지라...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걸?"

"그런 종류의 장소를 처음 발견한 왕루옌 두목이 정한거니까 모, 모를 수 밖에."

"그런 종류의 장소라는 말인즉슨 풍수지가 여러곳이란 소리군. 마력 축적의 효율은 어느정도지?"

"풍수지의 종류마다 다르고 내공심법의 등급마다 편차가 크겠지만 통상적으로 VOT의 3배는 된다는군. 개중에는 지구의 모든 기운을 밀집시킨것마냥 10배의 효율을 보이는 풍수지가 있다는 소문도 어렴풋이 들었지만..."

"들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풍수지는 요녕성쪽에 있는 의무려산의 풍수지뿐이야. 십이지신회의 형제들은 각자 1개씩 풍수지의 관리를 맡고 있는데 다른 형제들이 관리하는 풍수지에 침범하는건 금기인데다 애초에 어디있는지 조차 모른다고. 총 12개인 풍수지의 위치를 모두 아는건 왕루옌 두목뿐이야."

"확실히 풍수지의 가치를 생각하면 친형제에게도 숨길만 하지. 좋아 그러면 세번째 질문이다."

"자, 잠깐만 앞으로 하는 질문에도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는 모두 답할테니 하나만 약속해줘."

"약속? 흐음 일단 무슨 내용인지 들어보고 결정하지."

"모든 질답이 끝나면 나를 고통없이 죽여줘."

룽타우가 완전히 삶의 의지를 포기했는지 썩은 동태 눈깔을 하고 내게 고통없는 죽음을 요청했다. 물어보지 않은것까지 술술 대답하기에 살고싶어 안달난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였던 모양이다. 뭐 사실 룽타우가 보채지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다 듣고나면 죽여버릴 계획이였지만 나는 태연한 얼굴로 그 이유를 추궁했다.

"룽타우 갑자기 왜 그래? 설마 내가 한쪽 귀를 뜯어버려서 그런거야? 괜찮아, 괜찮아. 그깟 한쪽귀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다니까."

"그게 아니야! 설사 내가 운좋게 살아 나간대 해도 다른 이에게 십이지천회에 관련된 특히나 풍수지에 관련된 정보를 누설했다는게 왕루옌 두목의 귀에 들어간다면... 나는 천둥벌거숭이형에 쳐해지고 말거라고!"

"천둥벌거숭이형? 뭐야 그 웃긴이름의 형벌은."

"산채로 껍질을 벗긴다음 소금간을 해서 오크통에 보관하는 형벌이다. 이 형벌의 진짜 극악무도한점은 주기적으로 왕루옌 두목이 찾아와 내력을 불어넣어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점이지. 내 전임자가 중화인민공화국에 십이지천회의 전력에 관련된 정보를 넘겼다가 천둥벌거숭이형을 당하는걸 내가 이 두눈으로 직접봤다고!"

"나같은면 귀찮아서라도 그딴짓은 안할텐데 왕루옌이란 두목도 독한 구석이 있네. 뭐 어찌됐든 그거야 네 사정이니까 내 알바아니고 곱게죽고싶으면 다음 질문도 성실히 답하도록.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화랑대 생명공학과 학생들을 MT라는 미끼로 유인해서 인질로 삼으려고 했던거지? 아 그리고 쿤메이라는 년 십이지천 소속 맞지?"

"그, 그건..."

죽음까지 각오한 주제에 뭐가 망설여지는지 어렵사리 입을 연 룽타우로부터 드러난 전말은 다소 충격적인 것이였다. 모든것은 양때속에서 늑대찾기란 작전의 일부였으며 그 최종목표는 다름아닌 북두십성의 일좌를 차지하고 있는 VOT 유저 아크리퍼를 끌어내기 위함이였다는 것이다.

쿤메이가 중국인민대 출신이라는 것 자체는 사실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교환학생 자격으로 화랑대로 올 예정이었던 인물은 전혀 다른이로 명부를 조작해 쿤메이가 대신 오게 되었단다.

그렇게 한국 화랑대에 잠입한 그녀는 자연스럽게 생명공학과에 녹아들어 이번 MT가 성사될 수 있게 유도했고 그 결과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 여기서 흥미로웠던건 쿤메이가 한달이라는 시간만에 기초 한국어회화를 뗀것은 물론 원래 본인의 전공이 아님에도 생명공학수업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점이였다.

"쿤메이가 나름 한똑똑 하는 친구였나봐. 그런데 그런것치곤 이번 계획에는 허점이 많아 보이는걸? 도대체 내가 아니 아크리퍼란 유저가 어떻게 MT에 올줄알고 인질극을 펼친다는거야?"

"눈가리고 아웅하기는 거기까지 해. 망령을 다루는 자들중에 너 정도의 전투력을 지닌자가 흔할리가 없잖아! 무엇보다 키메라 워리어란 이명과 어울리지도 않고. 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그정도는 알겠다."

"흐음 듣고보니 그렇네. 적당히 고스트 워리어쯤으로 대답하는게 좋았으려나? 뭐 아무튼 이 허점투성이 작전의 저의에 대해서 마저 설명해보실까. 내가 MT에 참여하게 된건 순전히 우연이였다고."

"아까도 말했잖아. 양때속에서 늑대찾기 작전이라고. 대인질극이라는 방울을 울려서 아크리퍼라는 뱀을 놀라게 만들 심산이였지. 애시당초 쿤메이는 아크리퍼 네가 MT에 오지않을 가능성을 더 높이 봤어. 아무리 북두십성 유저라고 해도 현실에선 제 힘의 일할조차 발휘하기 쉽지않으니까. 이런 시국이 뒤숭숭할 때 타국으로 놀러가는 미친놈이 어디 있겠냐고?"

"요기 있네~"

"크윽! 아무튼 그때문에 나는 실수를 했다. 네 입장에선 이번 작전이 허점투성이로 보이는것도 무리는 아니지. 본래 양때속에서 늑대찾기 작전의 결행일은 오늘이 아닌 내일 모레 였다. 그 전까지 한국쪽으로 십이지천의 형제들중 넷을 파견하는 것은 물론 혹시나 아크리퍼가 MT에 참가했을 가능성까지 염두해서 십이천의 형제들중 넷을 투숙객으로 위장하여 자연스럽게 영빈관에 매복해 있을 계획이였지."

"미친놈. 그래서 네 독단으로 작전 결행일을 앞당겼단 말이야? 도대체 뭣 때문에?"

"이, 인육이 먹고 싶어서 그랬다. 미끼로 쓰기위해서 배, 백명이 넘는 인원이 전부 다 남아있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나는 턱밑을 긁적이며 현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강물을 흐리다 못해 아예 오염시킨 형국이라 헛움은만 나올뿐이였다. 내가 이래서 영혼의 표식을 새긴 언데드 부하가 아니면 부하로 쳐주지도 않는 것이다.

룽타우도 자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렀는지 자각하고 있는듯 잔뜩 움츠러 들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룽타우가 사용했던 무공에 대한 정보를 받는 것으로 심문을 끝냈다. 그말인즉슨 룽타우의 존재 가치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룽타우가 원했던 대로 고통없는 죽음을 선사하기 위해 나는 이매망량 백인장에게 절구공이를 들어올려 그의 머리를 내려찍으라고 명령했다. 푹찍. 엉망진창이 된 침대를 대신해 쇼파에 걸터앉은 나는 십이지천회를 세상에서 말끔히 지워버리기 위해 심도있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    *    *    *

"룽타우 이 개자식이 감히 이런식으로 내 계획을 망쳐놔? 만약 그 자리에 아크리퍼가 있었으면 어떡할뻔 했어?"

"그러게 어떡할뻔 했을까."

"허엇!"

마스터키가 있었는지 405호를 정상적으로 열고 들어온 쿤메이가 뻥뚫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낙하에도 그녀는 능숙한 발재간으로 낙법을 펼쳐 안전하게 305호에 내려설 수 있었다. 어느모로 보나 평범한 여학우의 움직임은 아니였다.

문득 쿤메이가 룽타우의 등장에 굉장히 반항적인 태도로 임했던 이유가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룽타우가 정상적인 작전 결행일을 따랐다면 쿤메이는 유약한 호텔 주인 딸을 연기했겠지.

머리가 바스라진채 속편히 침대위에 누워있는 뚱뚱한 육체를 본 순간 쿤메이가 모든 상황을 이해했는지 단 한번의 발구름으로 405층으로 도약해 도망쳤다. 아마 다른 십이지천의 형제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겠지.

룽타우의 시체를 보는 순간 격분해 내게 덤벼들지 않은것만 봐도 저 여자가 셈계산 발빠르다는걸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쿤메이의 점프력이 저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지만 퇴로란 퇴로는 모두 이매망량 백인장으로 막아둔 내 셈계산도 나쁘지않은 편이지.

"뭐 못볼꼴 봤어? 뭘 그렇게 허겁지겁 도망가. 그러지 말고 이리와서 차라도 한잔해."

"당신이 아크리퍼인가?"

"아니 나는 고스트 워리어라는 이명을 지닌 천외천 유저다. 동시에 생명공학과 학생이기에 일련의 인질사건에 대한 제대로된 해명을 들을 권리가 있을것 같군. 안그래?"

쿤메이가 이매망량 백인장에게 양손을 구속당한채로 내 앞에 당도했다. 냉장고에 있던 무알콜 음료수를 아무거나 집어와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나는 목을 축이면서 쿤메이이와 아이 컨택을 하기 시작했다. 고집센 눈매를 보아하니 고문 좀 한다고 룽타우처럼 술술 불것 같지는 않았다.

"말도 안돼는 소리! 아크리퍼와 비슷한 계열의 능력을 사용하는 천외천 유저가 우연히 한 집단에 있을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나도 화랑대에 나말고 다른 천외천 유저가 있을거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어. 아 물론 한국 최고의 대학교니까 한 명쯤 더 있어도 이상할건 없지만 직접 천외천 유저를 본건 이번이 처음이야. 그것도 2명이나 말이지. 과연 인구수가 많은만큼 천외천 유저 수도 많다는 건가?."

"더미 정보를 뿌려서 나한테 혼란을 주려는 수작인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나한텐 안통해."

"그래 너처럼 똑똑한 애들중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것만이 다인양 구는 인간들이 많지. 뭐 그 이야긴 이제 집어치우고 내가 궁금한건 이 인질사건의 전말이야. 한국정부를 상대로 몸값을 요구하니 어쩌니 했으면서 막상와보니 카메라 한대조차 없더군. 도대체 이게 무슨 촌극이지?"

"그건 룽타우가 내 명령을... 나는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다. 죽이던 살리던 구워 삶던 네 맘대로 해."

"호오 그렇게 나오시겠다? 윗입을 꼭 다문다는데 내가 뭐 별 수 있나? 아랫입을 벌려서라도 윗입을 열게 만드는 수 밖에."

나는 쿤메이에게 다가간 뒤 응큼한 눈으로 그녀의 위아래를 훑었다. 아담한 체구를 지닌 그녀였지만 확실하게 나올땐 나오고 들어갈땐 들어가 있었다. 비단으로 만들어진 바지를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사타구니를 어루만지려 하는 순간 그녀의 다리가 역으로 내 사타구니를 노려왔다.

화르르르륵! 도대체 무슨 무공을 익혔는지 발끝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와 이매망량 열몇기를 태워버렸다. 비록 공격이 닿지는 않았지만 소중한 불알 두쪽을 태워먹을뻔한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방금 앞차기 한번으로 쿤메이가 룽타우 이상의 무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었다.

"얌전히 입을 열 생각은 없다 이건가? 뭐 천천히 즐기면서 하면 되겠지. 밤은 기니까 말이야."

"글쌔 서두르는 편이 좋지 않을까? 네 동료인 아야사 크로스데일이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아 물론 네가 아크리퍼가 아닌 고스트 워리어라는 이명을 지닌 천외천 유저라면 신경쓸 필요가 없겠지만."

"음 잠깐 전화좀 쓰지."

"이 빌어먹을 녀석이 그렇게 간단히 아크리퍼란 정체를 까발릴거였으면 뭐하러 고스트 워리어라는 B급 호러영화 제목같은 가짜 이명까지 대가면서 날 속이려 했던거냐!"

"시끄러 임마. 집에 가스불을 잘 잠궜는지 궁금해서 엄마한테 전화하려는것 뿐이니까."

나는 얼굴까지 붉혀가며 분개하는 쿤메이를 뒤로하고 스마트톡이란 어플을 이용해서 아야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상이 좋아져서 굳이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않아도 와이파이만 닿는 곳이라면 이렇게 통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사건님이십니까? 안그래도 전화를 하려 했습니다만 무슨 용무이신지요?

"아마도 아야사 네가 가진 용무랑 같은걸껄. 혹시 최근 주변에서 수상한자가 감시를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은적 없어?"

-그게 저는 아니고 시스트린님께서 연구실에 잠입한 왠 소녀의 기척을 느끼고 심지어 잡아들이기 까지 했습니다만 어떻게 처우해야할지 몰라 신병만 구속해논 상태였습니다. 사건님께 연락하는것이 정석이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게되면 이제 막 MT가 시작했는데 신경쓰여서 제대로 즐기시질 못할것 같아서.

"어차피 이번 MT는 첫날부터 초쳤어. 시스트린이랑 이야기 하고 싶으니까 바꿔줘."

-흠흠 레드위도우 부띠끄의 디자이너 겸 사장인 시스트린 전화바꿨습니다. 주문하고싶은 옷이라도 있으신가요?

"장난칠 상황아니니까 지금 당장 네가 잡아들였다는 소녀를 발가벗겨서 동물 문신같은것이 있나 살펴봐."

-어머나 아직 발육이 덜 되서 주인님 취향은 전혀 아닌것 같던데.

"장난할 상활 아니라고 했지. 급하니까 빨리 찾아봐. 그리고 그녀석 말고도 아야사를 노리는 놈이 아직 세놈 더 있을 수 있으니까 경계 게을리하지 말고."

-후후 제가 수상한 자를 제압한 다음에 그 정도 수색도 안했을것 같아요? 엉덩이 쪽에 귀엽게 생긴 쥐문신이 있었어요. 소지품으로는 단검이랑 독침을 발사할 수 있는 블로우 건 정도가 있었고요. 아 그리고 이 별의 인간치고는 수준급의 은신술을 펼치더군요. 제 앞에선 무용지물이였지만. 어떻게 도움이 되셨나요?"

"오케이. 이만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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