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147화 (14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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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 Oxogan The Dances With Wolves

저 씹어먹을 무슈놈을 그냥 내팽겨치고 싶은게 내 마음이였지만 사자의 관이란 아티팩트는 확실히 쓸모가 있어보였으므로 나는 이매망량을 동원해 무슈를 끌어당겼다. 무슈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때 사자의 관을 강탈해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나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무슈놈의 척추를 분질렀다.

무슈놈이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는게 시끄러워 그 길로 에보니 메이든에 쳐넣은 나는 맹렬히 질주하는 트럭 지붕위로 올라가 전함 크레센트가 접근중인 모습을 관찰했다. 이매망량으로 두발을 고정시킨채 하늘을 쳐다보니 다행히도 워프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시간이 있어 다소 지체되는 모양이였다.

사실 우주가 아닌 지상에서는 중력때문에 전함이 제 속력을 낼 수 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캠핑 트럭으로 따돌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였다. 결국엔 따라잡힌단 소리였고 사상누각으로 대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상황이였다.

"좀비괴수 베히모스, 좀비드래곤 쉐도우스틸 그리고 우버리퍼 더 블라인드를 소환하면 해볼만한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녀석들이 Ex 랭크의 영력으로만 제어할 수 있는 언데드인데다가 설상가상으로 나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는 놈들이란 것이였다. 좀비괴수 베히모스는 내가 방어구 관통효과를 얻기위해 발톱을 가루로 만들어 블랙탈론을 코팅하는 사용했고,

좀비드래곤 쉐도우스틸은 심장을 파내서 12개로 쪼개 인공마력기관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버리퍼 더 블라인드는 두 눈을 파내서 내가 현재 사령안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니 이들을 소환해서 전함 크레센트를 격추시키는건 문제가 아니였지만 그 뒷처리가 골치아팠다.

최악의 경우 이들이 전함 크레센트를 도외시하고 나와 사생결단을 펼치려 들 가능성도 있었다. 물론 내게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에보니 메이든의 주민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월영공 듀리스나 밴쉬세이지 누시아가 그러했다.

그러나 이 둘의 성향을 문자열 그대로 중립과 우호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듀리스는 지가 부하로 받아달라고 해놓곤 나를 집사취급했으며 누시아는 겉으로는 푸스카처럼 충성을 맹세했지만 마치 두꺼운 가면을 쓴듯 좀처럼 그 속을 알 수 없었다.

"에녹이 알고있는것처럼 순수한 성녀님은 절대 아니란 말이지."

"옥토끼 상황은 어때?"

"어라 누님 여기 올라오시면 위험합니다."

"위험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내가 무슨 어염집 아낙네인줄 알아? 죽을떈 죽더라도 있는힘껏 부딛혀보는게 실버라군의 철칙이야."

"라라 조심해!"

에너지 웨폰계열인 건틀릿으로 실드를 발동할 수 있기때문에 트럭을 지키기에 용이하다고 판단했는지 레서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올라온 릭이 다급하게 라라펠을 호출했다. 위이이잉!하는 파공음이 뒷통수를 때릴듯해 나도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전함 크레센트에서 수백기의 드론이 튀어나와 캠핑트럭을 쫓아오고 있었다.

재래식 미사일과 레이저 빔 웨폰으로 무장한 무인드론 일개중대는 디파일러 폰 일개중대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 일단 이매망량의 방패로 캠핑트럭을 감싸 피격에 대비했지만 생명체가 아닌 기계유닛에게는 무슈의 체인 커스도 통하지 않아 여간 곤란한게 아니였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무인드론의 유효사거리가 함포처럼 길지는 않아 최소 캠핑트럭의 10m 이내로 들어와야 그럴듯한 명중률을 보여준다는 것. 즉 이쪽에서도 반격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였으니 빔샤벨의 출력을 최대한으로 높인 라라펠이 야성적인 검격으로 드론 서너기를 베어냈다.

그러나 기다렸다는듯이 드론 열댓기가 충원되어 재래식 미사일과 레이저 빔을 퍼붓는다. 콰과과광! 이번 한번이야 어찌어찌 버텼지만 이매망량의 방패도 수백기의 드론이 내뿜는 화력 앞에서는 얼마안가 리타이어 당하고 말것이다.

"옥토끼 예전에 보여줬던 브레스 지금 가능해?"

"얼마든지 쓸 수 있긴합니다만 이 드론 녀석들 디파일러 폰들이랑 다르게 인공지능이 좋아서 그런지 산개대형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브레스를 사용해도 일거에 전멸시킬 수 없는건 둘째치고 방어에 빈틈이라도 생기면 캠핑트럭이 버틸 수 가 없습니다."

"방어는 릭한테 맡기고 브레스 준비해. 이대로 계속해서 얻어맞고 있을 수 도 없잖아? 나도 에너지 셀 하나를 통채로 써서 빔샤벨을 발산할꺼니까 전함도 아니고 드론따위한테 당할 수 야 없지. 릭 쉴드 전개 준비 됐어?"

"물론이지. 언제든지 말만해."

릭이 건틀릿을 부채처럼 펼쳐서 나와 라라펠을 중심으로 울타리처럼 실드를 펼쳤다. 싸이킥 능력인 사고분할이 있다해도 이매망량과 쉐도우 브레스를 동시에 사용하는건 쉬운 일만은 아니였다. 이매망량의 방패를 비집고 들어온 공격은 릭이 막아줄것이라 믿고 나는 마력기관을 예열하기 시작했다.

아니 잠깐! 생각해보니 지금이야말로 음에너지 증폭시켜준다는 사자의 관이란 아티팩트를 시험해볼 절호의 기회였다. 사실 본래 라라펠의 소유였던것을 무슈가 훔친격이지만 전생유적 입장권을 제공할 당시의 계약에 따르면 기연 1개는 내 소유가 아니였던가?

인벤토리에서 사자의 관을 꺼낸 나는 머리위에 쓴채로 성대에 음에너지를 집약시켰다. 평소보다 곱절로 목구멍이 뜨거워지기 시작해 괴롭기 그지없다. 만약 얼티밋 언데드 폼의 항마력이 아니였다면 쉐도우 브레스를 쏘기도 전에 목이 녹아내렸을 것이다.

"옥토끼 하나둘셋하면 저놈들한테 한방먹여주는거야. 알았지? 알았냐고! 아, 말 못하지. 미안. 하나, 둘... 셋!"

쒜에에에에엑! 내가 쉐도우 브레스를 제어한다는 느낌보다는 고통을 참을 수 없어 토악질을 하는 기분이다. 목은 벌겋게 달아올라 마치 오버드라이브 현상이 일어난것 마냥 타들어갔다가 재생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라라펠이 쏘아낸 빔샤벨이 일자로 뻗어나가 드론 수십기를 절단냈고 그 뒤를 따라 폭포수처럼 검은구름이 뻗어나가 드론때를 삼켜버렸다. 쉐도우 브레스에 담긴 쇠약의 기운은 생명체가 아닌 기계유닛을 상대로는 데미지 제로였지만, 부패의 기운은 초고속카메라로 보는것마냥 금속을 녹슬게 만들었다.

거의 4배에 가까운 피격범위 증가로 생각보다 많은 드론들을 사막에 묻은 덕분에 남은 드론은 수십기뿐. 내가 쉐도우 브레스에 집중하느라 소흘해진 틈을 타 이매망량의 방패를 뚫고 재래식 미사일이 날라왔지만 그 수가 얼마안돼 릭의 쉴드를 넘어서진 못했다.

"나이스, 옥토끼! 이제 날파리처럼 날라댕기는 드론 몇기만 처리하면 되는건가? 아우, 내가 자기 모래폭풍에 휘말렸을때 빔 라이플만 잃어버리지 않았어도 점심거리도 안되는 것들인데."

"라라 내가 레서하고 운전교대할게. 건틀릿으론 아무리 용을써도 원거리의 적을 처치할 수 없으니까 그 편이 나을거야."

내가 얼얼한 목을 매만지며 이매망량의 방패를 정비하는 사이 시속 150km로 달리는 트럭 위를 놀이터처럼 오가면서 릭과 레서가 교대했다. 마침 그때 수십기 밖에 남지않은 드론들이 전함 크레센트쪽으로 후퇴했던지라 뒤늦게 레서의 석궁에서 쏘아진 에너지 볼트는 드론 서너기를 격추시키는데 그치고 말았다.

"이러면 모래바람을 맞아가며 트럭위로 올라온 보람이 없는걸. 내가 무서워서 후퇴한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속셈일까?"

"뻔하지 뭐. 동생이 험하게 당했으니 형을 부르러간거 아니겠어?"

"그 형이 전함만 아니였으면 좋겠습니다만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와서 다행이군요."

"워프게이트를 통과한 직후니까 아무리 전함이라고 해도 전력기관이 과열된 상태겠지. 아마 얼마안가서 캠핑트럭따위는 가볍게 추월할거야. 추월하다 못해 아예 지나쳐버렸으면 좋겠지만 꿈같은 이야기지. 아아, 정말 실버라군 활동을 하면서 산전수전 다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전함과 추격전을 벌이는 날이 올줄이야."

"라라, 위기는 곧 기회 아니겠어? 용병 이력에 전함과 추격전을 벌이고도 살아남음이라고 적으면 실버라군은 대형 커뮤니티에서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거야."

"퍽도 좋은 기회로군."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점만 봐도 실버라군이 구르고 구른 용병커뮤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라라펠이 말했던 대로 전함 크레센트로 도망갔던 드론들이 군용헬기 열댓기를 끌고 나타나자 트럭위의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다.

드론과 달리 묘기를 부리듯 나선주행을 선보이는 군용헬기의 비행솜씨는 분명 사람의 것. 드론을 미끼로 던지듯 밀어넣고 캠핑트럭 근처로 접근한 군용헬기를 살펴보자 아니나 다를까 흉측한 가면을 착용한 해적들이 강하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이 캠핑트럭의 지붕위로 올라오게 둘 수 없었기에 급히 블랙탈론을 전개해 군용헬기의 프로펠러를 노렸지만 아케인 쉴드에 가로막혀 무위로 돌아갔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백신마켓에서 아케인 쉴드 모듈을 구입할 수 있다지만 무법자 해적놈들이 쓰고있으니 괜히 화딱지가 난다.

"라라, 아케인쉴드야 화력을 집중해야돼!"

"알고 있다고!"

라라펠이 다시한번 빔샤벨의 출력을 최대로 높혀 군용헬기를 두드린다. 그리고 아케인 쉴드가 약해진 찰나의 틈을 노려 레서가 프로펠러를 향해 석궁을 겨눴다. 3연속 같은 지점을 향해 발사된 에너지 볼트가 귀신같이 프로펠러의 축부분을 꿰뚫어 군용헬기를 추락시켰다.

안에 타고 있던 망월해적단 녀석들도 불길과 함께 산화했으니 박수를 칠만한 쾌거였으나 캠핑트럭 위를 노리는 군용헬기는 그것 하나만이 아니였다. 몇기 남지 않은 드론이라 하나 캠핑 트럭이 피격당하는걸 허용할 수 없었기에 이매망량의 대형을 견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군용헬기에서 야유가 들려온다.

단순히 도발하기 위함인줄 알았으나 흉측한 가면을 쓴 사내가 로켓런쳐를 겨눈순간 위협은 현실이 되었다. 릭의 건틀렛 쉴드가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 이매망량의 방패가 뭉터기로 날라갔고 그 틈을 침입자들이 파고들었다.

"헬로우, 친구들. 어라 예쁘장한 아가씨가 있네?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ㄷ... 커억!"

"먼저 잡히는 놈이 죽는다! 이 버러지 새키들아."

"사건군 지붕위에 올라선 해적은 라라한테 맡기고 우리는 군용헬기부터 격추시키자고."

"그것보다 드론들이 거슬리는데 레서가 저녀석들 부터 처리해줄 수 있습니까? 군용헬기는 제가 맡겠습니다."

"Of course, 아케인 쉴드도 없는 놈들이야 한발에 한놈씩 골로보낼 수 있지."

달리는 캠핑트럭의 지붕위는 매서운 모래바람에 차의 가속도가 더해져 싸우기 좋은 무대는 아니였다. 하지만 라라펠은 날카롭운 늑대발톱을 세워 지붕위에 박아넣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몸을 지탱해 해적들과 싸워나갔다.

망월해적단의 기관단총을 야생적인 반사신경으로 피하며 착실하게 적의 목덜미에 빔샤벨을 꽂아 넣는 라라펠을 보고있자니 과연 그녀가 어염집 규수가 아님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나와 레서도 놀고있지만은 않았으니 레서는 탁월한 사격실력으로 한발에 한 드론씩 격추시켰고,

나는 싸이킥 능력인 사고분할로 이매망량 천인대 중 반은 수비로 나머지 반은 악령군세화 시켜 공격으로 돌렸다. 아케인 쉴드가 외부 충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것은 사실이나 영적 존재인 악령천인대 앞에서는 종이방패만도 못한 존재였다.

"이런 제기랄! 이 소환수는 뭔데 아케인 쉴드를 그냥 통과해버리는거야?"

"빌어먹을 선장새끼 이런게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해줘야지!"

"네놈이 감히 데드마스크님을 욕보이는거냐?"

"씨팔! 죽는 마당에 꼬박꼬박 님자 붙이고 자빠졌네. 딱보면 모르겠어? 우리는 소모품으로 버려진거라고!"

레서가 드론을 격추할 수 록 수비로 돌린 이매망량들에 집중된 신경을 전황을 살피는 쪽으로 돌릴 수 있었다. 라라펠은 여전히 야차와 같은 몸놀림으로 지붕위로 강하한 망월해적단을 도륙내고 있었으니,

그나마 분대장격에 해당하는 해적이 아케인 슈트를 착용하고 있어 라라펠을 상대로 분전했지만 치솟는 빔샤벨 앞에서 결국 쉴드가 꿰뚫려 죽음을 맞이했다. 군용헬기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아케인 슈트를 착용하지 않은 해적은 악령천인대를 상대로 저항다운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개죽음을 당하고 있었다.

전황이 유리한쪽으로 기울고 있었지만 마음 한켠에선 불안감이 가시지지 않고 있었다. 저 멀리서 접근중인 전함 크레센트와 캠핑트럭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었던 탓이다. 결국 이런 잔챙이들을 아무리 쓸어내도 몸통을 쳐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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