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111화 (11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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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 Oxogan The Rise Of Venom Dragon

정말 다양한 인종이 북새통을 이루는 이곳은 뉴욕의 JFK 공항. 나는 연예인같은 공항패션으로 멋을 낸 시스트린과 함께 이제 막 검색대를 통과한 참이였다. 나는 둘째치고 시스트린이 어떻게 검색대를 통과했는고 하니 아야사가 놀라운 수완으로 내 여권은 물론 여권 브로커를 통해 시스트린의 여권까지 준비한것이다.

단순히 여권만 위조한것이 아니라 아예 미국태생에 시스트린 레드위도우라는 이름과 성을 지닌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으니, 유난히 시스트린의 여권을 집요하게 검사하던 공항직원이 있었음에도 검색대에서 발이 묶이는 일은 없었다. 내가 보기에 시스트린을 의심했다기 보다는 너무 뛰어난 미모때문에 혹시 유명인이 아닌가하고 고민하는것처럼 보였지만.

"그동안 아야사라는 인간 암컷을 경호한 보람이 있네요. 한번쯤 이렇게 연예인들처럼 공항패션을 하고 여행가방을 끌면서 공항을 빠져나가보고 싶었거든요."

"도대체 그런 연예인들은 어디서 본거야?"

"드라마에서요. 설마 제가 하루종일 인간 암컷의 뒤꽁무늬만 쫓아다녔어야 한다고 생각하신건 아니겠죠?"

"그래도 호위임무를 소흘히한건 아니지?"

"당연하죠. 제가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버스운적석에서 보셨으면서. 어차피 그 팬트하우스에서 입구가될 수 있을만한 구멍은 전부 거미줄을 쳐나서 모기새끼 한마리도 제 눈을 피하진 못해요."

"그러면 다행이고. 그런데 한국 드라마에서 인간들이 아웅다웅하는게 재밌어?"

"지구의 극장문화는 제 모행성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발달된 편이죠. 왕국 수도에서 열리는 연극 한번 보겠다고 거미줄을 타고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보던 시절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어요. 푹신한 쇼파에 앉아 룸서비스로 제공받은 와인을 마시며 스크린상에 떠오른 인간들의 희노애락을 관찰하고 있노라면 미안한 말씀이지만...

주인님이 보고싶다는 마음이 사라지더군요."

"아주 팔자피셨구만. 처음에 호위를 맡겼을때는 아야사년 마음에 안드니 어쩌니 했으면서."

"지금은 마음이 180도로 바꼈어요. 아야사와는 친동생처럼 잘 지내볼려구요."

얼씨구. 나는 시스트린이 아야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것을 걱정해 마음 한켠에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동안 아야사를 호위하면서 문명이기의 풍요를 맛본 시스트린은 손바닥 뒤집듯이 태세전환을 완료했다. 그간 걱정했던 내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지라 마음같아선 권묘결을 담은 딱밤으로 시스트린의 이마를 때려주고 싶었다.

모두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는지 가만히 서있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공항을 가로질러 택시승강장으로 향하니 엔지가 'Welcome to Super Hero'라는 메시지가 새겨진 커다란 풍선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저 작자는 아주 그냥 인생의 반을 조크로 채울 생각인 모양이군. 어찌됐든 마중나올 사람을 찾는 수고는 덜어낸 셈이다.

"미스터 김 그리고 미스 레드위도우 미국에 온걸 환영합니다. 저는 두분의 신혼여행을 책임질 가이드 엔지 민슨이라고 합니다. 일단 차에 오르시죠."

"신혼부부라는 설정이였어요? 그랬으면 미리 말을 하시지 다정하게 팔짱이라도 끼는건데."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빨리 먼저 타. 일부러 비자도 일주일 후면 만료되는걸로 발급받았어. 느긋하게 보낼 시간 따윈 없다고."

"그러면 그 불루아주라는 작자는 하루만에 해치우고 남은 6일동안 지구 최고의 도시라 불리우는 뉴욕에서 관광이나 하죠."

"진짜 적응이 너무 빨라도 피곤하군. 자기 이름으로 패션쇼만 열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없다던 사람은 어디갔는지 몰라."

"어머 그건 모르시는 말씀. 뉴요커들의 최신 스트리트 패션을 눈으로 익혀두는것도 그 계획의 일부인걸요."

"후우~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적진 습격을 앞에두고도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좋군. 역시 인생에는 웃음이 필요한게 아니겠나?"

엔지 당신은 필요이상으로 많아서 문제지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르는걸 간신히 삼켰다. 특수 요원이 타고다닌다고 보기엔 너무나 평범한 승용차가 공항을 빠져나와 뉴욕 시내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시스트린은 놀이공원에 온 어린아이처럼 차창밖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는 VOT 단말기를 흘낏거리며 기야스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고보니 밀러는 어디있나요? 파트너는 항상 같이 다녀야하는거 아니였어요?"

"그게 원칙이긴 하지만 인력이 좀 부족해야지. 블루아주 회장의 연구소건이 유달리 심각한 사건이긴 하지만 이것 말고도 지금 세계에는 크고작은 VOT 관련 사고들이 터지고 있어.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 해도 최소한 파악은 하고 있어야 하니까 SSS요원들은 본부내에 있는 기간보다 출장을 나가 있는 기간이 더 길어. 게다가 나를 보고 착각할 수 도 있겠지만 SSS요원은 절대 농담따먹기로 될 수 있는게 아니거든.

이래저래 인력이 부족해서 미스터김이 요청한 총기랑 탄약을 밀러가 가지러갔어. 일전에 자월도에서 봤을때는 총기를 즐겨쓰는 타입으로 보이진 않았는데 마음이 바꼈나?"

"SSS 예산을 뜯어먹을 수 있을때 확실히 뜯어먹으려고 그런거지 뭐."

"큭큭큭. 이런 내가 웃으면 안돼는데 구두쇠 국장이 허리가 휘어져라 자금을 끌어모으는 모습을 상상하니까 통쾌하군. 숙소까지 거의 다왔어. 저기 보이는 주택이 미스터 김과 미스 레드위도우의 일주일 한정 신혼집이 될거야. 뉴욕 시내에서 30분거리에 이 정도 주택을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 SSS의 안전가옥중 하나라 지하에는 총기연습장도 있어.

방음시설이 잘되있기 때문에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이웃집에서 찾아오는 일은 없을거야."

"주인님 들었어요?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상관없다네요. 주인님의 매그넘이 사정없이 불을 뿜을 타이밍 아닌가요?"

나는 시스트린의 은유적 표현에 담긴 야설적 의미를 눈치챘지만 깔끔하게 무시한 뒤 차에서 내렸다. 미리 안전가옥에서 기다리고 있던 밀러가 대문을 열어주며 반갑게 악수를 청해왔다. 하지만 애써 괜찮은척 하려고 해도 밀러의 표정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기자 출신이였던 엔지와는 다르게 밀러는 델타포스 출신으로 죽은 분대장과도 동기였다고 하니 마음이 편치 않으리라. 섣부른 위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묵묵히 밀러를 따라 집안으로 입성했다.

밀러는 집구조를 소개하기도 전에 일반 서류가방의 4배는 될법한 하드케이스를 들이밀며 자랑스런 표정을 짓는다. 이봐 밀러씨 짐을 풀 시간정도는 줘야지.

"S&W사의 .500 구경 리볼버 권총은 둘째치고 .500 매그넘 총알은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옛날 군대에서 신세를 졌던 보급관님에게 사정사정해서 겨우 물량을 맞췄습니다. 확실히 이정도는 되야 예의 생체병기에게 유효 데미지를 줄 수 있겠죠. 제가 할 수 있는건 여기까지인것 같군요. 연구소 침투 작전에 제가 참가하는건 짐이 될테니까."

"미안하지만 현실이 그래. 억울하면 VOTO에서 얻은 시간감속이라는 싸이킥 능력을 영화 주인공이 총알을 피하는 수준까지 단련하던가. 물론 그 수준에 이른다해도 작전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안그래도 최근에는 VOTO 싸이킥 훈련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사건씨와 등을 맞대고 전장에 설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그러고보니 아야사의 전담호위를 맡았던 레드위도우양과 함께 오셨군요. 아야사는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전력을 분산시키기엔 나도 이번 작전이 부담스러워. 고스트놈들이랑 싸우는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 될테니까. 아야사는 일단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크로스데일 한국지점에서 지내기로 했어. 호텔과는 비교도 안되게 경비가 산엄한 곳이니까 괜찮겠지."

"한국은 총기규제가 엄격해 이런 종류의 리볼버 권총을 다룬 경험은 없으시겠죠. 지하로 내려가서 시범을 보시겠습니까?"

확실히 예비군 훈련장에서 M16 소총을 다뤄본적은 있어도 저런 형태의 리볼버 권총을 사용해본적은 없다. 하지만 어깨견착을 할 수 없어 반동처리가 어렵다는 점을 제외하면 리볼버 권총이 소총보다 어려울게 있겠는가? 나는 여차하면 시스트린에게 리볼버 권총 사용법을 심산으로 개인행동을 하기로 했다. 공항반입이 불가능해 기야스에 실고온 장비들을 챙기는것은 물론 이제는 정신적 안정을 찾은 팬텀에게도 볼일이 있었다.

"여기 레드위도우한테 장전하는법 부터 총기관리까지 자세히 알려줘. 나는 다른 볼일이 있어서 잠깐 저택밖에 다녀오지."

"어머 지금 외간남자랑 저를 지하밀실에 두고 가시려는거에요?"

"그게 뭐? 바람피면 작전이고 뭐고 너부터 응징할거야. 발가벗긴채로 십자가에 묶어서 100일동안 태양의 은혜로 더러워진 몸을 정화시켜야지."

"어머 주인님도 참 박력이 넘치셔."

"농담 아니야. 밀러 총기교육이 끝나면 엔지와 함께 돌아가도 좋아요. 필요한 일이 생기면 부를게요."

"총기케이스에 델타포스가 침입했던 포인트가 표시된 지하철 지도가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군요. 그러면 사건씨 나중에 일이 모두 끝나면 뵙겠습니다."

나는 저택밖으로 나온 후에 주변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부유했다. 이매망량을 계단삼아 기야스가 있는 상공 100m 까지 도달한 나는 기야스가 열어준 입구를 통해 함장석에 안착한 후 레일을 따라 함장실로 향했다.

함장실 자체가 이미 일반 선원은 들어올 수 없게 보안처리가 되어 있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는 심정으로 금고안에 FAS(Fabric Archane Suit)를 보관해 두었다. 홍채와 지문인식을 통해 개방된 금고안에 위치한 FAS의 흑단슈트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였다.

클로킹 모듈에 이어 추가적인 모듈을 2개나 장착한 까닭이였다. 그 덕분에 내 VP 잔고는 깔끔하게 바닥을 쳤으니 공수래 공수거로다. 나는 다시 제로에서 시작해야만 했다.

[No.75 마력입자 축전기]

-전하 에너지를 순수마력으로 환원하는 기계장치

-100,000VP

-내구도(999999/999999)[No.67 산소캡슐 모듈]

-아케인족들이 산소가 없는 우주환경에서 활동하기 위해 만든 패브릭 아케인 슈트의 추가 모듈이다.

-격렬한 신체활동을 벌인다는 가정하에 16시간동안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자동적으로 산소를 흡입해 캡슐화한뒤 보관한다.

-슈트 내부의 삼투압을 조절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으며 슈트 사용자가 16배의 중력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해준다. 단 이때, 산소캡슐 소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50,000 VP

-내구도(1999/1999)[No.?? 화이트탈론]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의 메카로이드 공정을 통해 탄생한 패브릭 아케인 슈트의 커스텀 모듈이다.

-폰 글라디우스라는 아티팩트에 마력입자 축전기로 충전된 인공 마력석의 마력을 공급하는 단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테스트 결과 인공 마력석 하나에 16분 가량 인공검기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 VP

-내구도(60000/60000)[옥사건의 보유자금]

-POS(Point Of Sales) 단말기로부터 3,500 VP가 도착했습니다.

-아케인 유니온 커뮤니티로부터 마력입자 축전기를 구입하셨습니다.(-100,000 VP)

-아케인 유니온 커뮤니티로부터 전이술식 서비스를 이용하셨습니다.(-2,500 VP)

-아케인 유니온 커뮤니티로부터 산소캡슐 모듈을 구입하셨습니다.(-50,000 VP)

-아케인 유니온 커뮤니티로부터 전이술식 서비스를 이용하셨습니다.(-1,000 VP)

-살라만다 커뮤니티로부터 마력회로 스타터 키트를 구입하셨습니다.(-17,000 VP)

-살라만다 커뮤니티로부터 전이술식 서비스를 이용하셨습니다.(-1,000 VP)

-TOTAL: 0 VP

같은 VP를 가지고 최대한의 전력증강을 누리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내린 선택이였다. 살라만다라는 화염술사 커뮤니티에서 구입한 마력회로 재료와 마력입자 축전기(Spellparticle Capacitor)에서 정제해낸 인공마력석을 조합해 한자리수번대 술식인 마력주입을 ON/OFF할 수 있는 기초적인 인챈트를 구현한 뒤,

FAS에 탈부착할 수 있는 기능만 존재하는 커스텀 모듈을 기야스의 메카로이드를 통해 공정했다. 마지막으로 예의 인챈트 더미를 커스텀 모듈에 이식하고나자 제법 그럴듯한 무기를 완성된 것이다.

아바타 옥사건의 블랙탈론을 의식해 화이트탈론이라는 이름을 붙힌 이 무기는 나를 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검기를 발현할 수 있느 천외천 유저로 만들어줄 것이다. 아무리 천외천 유저중에서 날고기는 검사라한들 마력입자 자체가 없는데 어찌 검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위력이야 차차 시험해봐야겠지만 오직 나만이 발현할 수 있는 고유한 기능을 지닌 아티팩트를 만들었다는점에서 만족스러운 백신마켓 쇼핑이였다. 마력입자 축전기 구입에 많은 VP가 소모된 점이 아쉽긴 했지만 인공마력석의 경우 앞으로 주구장창 소비할 자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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