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13 313화. 출격 준비 (3)
연핑크 색의 브라와 팬티를 입은 엘리스는 침대에 똑바로 누운 채 날 바라봤다.
평소보다 덜 부끄러워하니까 뭔가 내 쪽이 창피하네.
"마사지 안 해?"
"할 거야."
엘리스는 살짝 웃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사실 긴장하는 걸 숨기는 게 뻔히 보였는데, 그걸 모르고 쎈 척 하는 게 꽤 귀여웠다.
'얘가 이제 날 먹으려 하는구나.'
웬만하면 져주겠는데, 주도권을 내줄 순 없거든.
나는 손에 마력을 담아 엘리스의 배를 쓰다듬었다.
"흐읍…."
다행히 반응은 여전했다.
그래.
자신감이 생겼다고 마사지까지 적응할 순 없겠지.
"오늘은 치료가 아니라 컨디션 회복 정도로 하자. 내일 싸움에 지장이 갈 수도 있으니까, 나머지는 실전이 끝나고 마저 하는 거로."
"… 으응. 흣."
엘리스의 배를 쓰다듬으며 마력을 집어넣었다.
지금까지는 마력 회로만 조금씩 건드렸지만, 이제는 제대로 마력을 몸에 퍼트렸다.
특히 다리 사이에 마력을 집중하며 엘리스의 반응을 살피자, 반응이 제대로 왔다.
"좀 시원해?"
"으응…. 하아, 흡."
이제 엘리스에게도 주입식 교육이 끝났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보지가 기분 좋으면 마사지가 제대로 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아이린의 얘기를 꺼내고 싶은데.'
나는 엘리스의 허벅지로 손을 내리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추적조 사람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너는 다 알아?"
"응. 길드의 핵심전력들이니까. 아빠하고 언니도 포함되어 있고, 세바스 찬도 포함되어 있어."
"아, 그 비서분?"
세바스 찬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강했구나.
"맞아. 그 외에도 다른 사람이 많아. 사실 아빠 성격상 인성보다 능력으로 뽑긴 하는데. 음. 아마 괜찮을걸."
"길드장님도 그렇고 아이린 님도 그렇고 착하던데."
"… 그래. 하지만 언니랑은 친해지지 마."
다행히 거부감없이 아이린에 관한 대화를 이끌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호감도가 높으니 거부감이 적은 거겠지.
"그러고 보니 궁금했는데, 아이린 씨가 왜? 자세한 사정을 말해준 적은 없잖아. 혹시 내가 모르는 비밀이라도 있어?"
"… 음. 하읏. 합…."
엘리스는 이걸 말할까 말까 하는 표정으로 눈을 감았는데, 중간중간 마력으로 보지를 자극할 때마다 몸을 움찔거렸다.
그 반응이 재밌어서 나는 손을 허벅지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이 내 손가락 사이사이에 파고들었는데, 엘리스도 슬쩍 발을 피며 다리를 비벼댔다.
"그냥. 후읏, 나는 느낄 수 있어. 남들에게 친절한 척하지만 언니는 모든 사람을 자신의 밑으로 보거든."
"흐음."
엘리스는 의외로 아이린의 속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실제로 아이린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었으니, 틀린 말도 아니고.
역시 자매라서 느끼는 게 있구나.
"사실 누구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어. 그냥 잘난 언니를 질투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 하지만 질투심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야. 그냥 느껴지는 거거든. 뭐, 믿든 안 믿든 네 마음이지만."
엘리스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제 슬슬 중요한데, 여기서 어떻게 해줘야 할까.
"글쎄.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딱히 위로가 필요한 건 아니야. 언니가 대단하다고 해서 내가 못난 건 아니니까."
"아니, 위로가 아니라 내가 보기엔 네가 더 나아."
"… 이유는?"
당장 외모는 우위를 가릴 수 없다고 해도, 능력은 엘리스의 장애를 고치는 순간 역전할 수 있다.
그렇게 자신감을 완벽하게 되찾으면, 더 아름다워지겠지.
엘리스는 그게 매력인 여자니까.
"외모는 네가 더 낫고, 능력은 내가 치료해줄 거니까 해결이잖아."
"흐음… 그래?"
나는 허벅지를 주무르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고, 엘리스는 기분이 좀 괜찮아진 듯 미소를 지었다.
최대한 별 거 아닌 것 처럼 말했는데, 이게 통한 걸까.
대충 할 말은 했으니 이제 슬슬 마사지를 시작해야겠네.
아이린과의 관계 개선은 일단 내일 시도해봐야겠다.
"아무튼, 내일 실전에 집중하자. 시간도 늦었는데 마사지는 빨리 끝낼게."
"으응. 부탁, 흐. 부탁해…."
난 허벅지를 만지던 손에 마력을 강하게 불어넣었다.
마력으로 엘리스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며, 한 손은 팬티 위에 원을 그리듯 손가락을 돌렸다.
"하아, 후으…."
역시 교육의 성과가 있었다.
제대로 자극하기도 전에 이렇게 젖은 건 처음 보네.
팬티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미끌미끌한 애액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이제 속옷 안쪽 만져도 괜찮아?"
"아앙… 응, 응…!"
대화 도중에 열심히 다른 부위를 만져놨으니, 이제 클라이맥스다.
나는 팬티를 살짝 내려 허벅지에 걸쳤다.
동시에 풍겨오는 야릇한 엘리스의 냄새.
땀 냄새가 섞인 암컷의 체취는 내게 흥분을 가져다줬다.
저런 야한 요소들이 애무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나는 보지의 입구를 손으로 툭툭 두드렸다.
이미 흠뻑 젖은 애액의 젖은 소리가 방을 채웠다.
"흐읏. 아읏… 하아… 읍."
"너무 움직이지는 말고."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조금씩 비트는 엘리스를 보며 나는 웃음을 참았다.
결국 마사지를 할 때는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그래도 아직 주도권은 내게 있었다.
나는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꾸욱 눌렀다.
"아읏…! 아, 아앙… 하, 하아…."
살살 올라가는 허리와 홍수처럼 밀려오는 애액을 보며 남은 검지와 중지로 질구의 주름을 건드렸다.
워터슬라이드처럼 미끄러지는 살을 잠깐 가지고 놀다가, 쑤욱 들어가는 질구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엘리스의 보지는 갑자기 들어온 이물질에 깜짝 놀라 손가락을 꽈악 조여왔는데, 당연히 이 정도의 반항은 귀여울 뿐이었다.
찔걱- 찔걱-
내 손가락이 엘리스의 안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 아, 아읏. 조금 천천히…."
엄지로 클리를 자극하면서 보지를 쑤시는 마사지에, 엘리스는 입을 벌리며 허리를 비틀었다.
긴장한 듯 뻣뻣해진 몸이 엘리스가 느끼는 감각을 설명하고 있었다.
"알았어. 금방 끝낼게."
"아으응, 아흐으으읏… 그, 그런. 하아, 하악, 하아앙…!"
나는 앞쪽에 지퍼가 달려있는 엘리스의 브래지어 지퍼를 내렸다.
가슴 가리는 천을 치우고 나니 예쁜 젖꼭지가 내 눈에 들어왔다.
당장 입을 내려 쪽쪽 빨고 싶었지만, 그 대신 손으로 주물렀다.
푹신한 지방을 손 가득 채워 감촉을 만끽한 뒤, 검지와 엄지로 젖꼭지를 굴렸다.
"아… 아읏. 하아… 으으읏."
엘리스는 손가락과 발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애액을 뿜어냈다.
보지 안쪽은 뜨거운 게 손가락에 느껴질 정도로 달아올랐고, 클리도 단단하게 발기한 상태.
엘리스는 야한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살살 올렸다.
"하아, 하앙, 아, 아으으. 흐윽, 흐으읍… 아아앙… 끄흐읏…."
'곧 절정이네.'
엘리스의 허리가 내 손가락의 움직임에 맞춰 보지의 기분 좋은 곳을 대주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곧 절정에 달한다는 뜻.
평소라면 여기서 절정에 보내줬겠지만, 나는 여기서 손가락을 멈췄다.
"후으, 으. 으응?"
눈을 감고 입을 벌린 채 보지를 대주고 있던 엘리스는 의문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눈을 뜬 채 수건으로 손가락을 닦고 있는 날 바라봤다.
"오늘은 적당히 하기로 했잖아. 그래서 마나 컨디션만 회복했어."
"… 아, 응. 그랬지?"
완전히 암컷의 표정을 하고 있던 엘리스는, 내 말에 정신이 든 듯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리곤 자신의 몸에 있는 마나를 확인하기 위해 가슴에 손을 올렸다.
"… 응. 몸의 컨디션은 좋네."
"아니면 조금 더 필요해 줬으면 좋겠어? 네가 원한다면 더 해줄 순 있어."
"그러면 좋겠…."
"아니다. 그냥 출격 끝나고 하자. 그때 내 컨디션도 좋을 것 같고."
"아, 응. 그게 좋을 것 같아."
나는 밀당이나 조금 해주려 했는데, 너무 바로 하자고 해서 살짝 놀랐다.
이 정도면 주도권은 충분한 것 같네.
"그럼 내일 보자. 컨디션 관리하면서 쉬고 있어."
"으응. 알겠어. 마중은 안 나갈게. 몸이 피곤해서, 미안."
"괜찮아. 다음에는 좀 더 길게 마사지해줄게."
"… 응."
엘리스는 지친 듯 베개에 몸을 맡겼고,나는 누워있는 엘리스를 보며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괜찮은데?"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았다.
잘하면 오늘 끝까지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런 건 미뤄놔야지.'
오늘의 밀당과 다음 마사지에 대한 기대감이, 엘리스의 첫 경험에 대한 부담도 줄여줄 거다.
마사지를 빌미로 눈이 맞아 자연스러운 섹스.
그게 내가 원하는 엘리스의 첫경험이었으니까.
*
또각- 또각-
이호연이 멀어진 뒤, 아이린은 엘리스의 숙소로 올라갔다.
이상하게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그녀에겐 확신이 필요했다.
아까와 달리 결계가 사라진 엘리스의 방.
그 앞에서 아이린은 똑똑- 노크를 했다.
"엘리스. 언니야. 문 좀 열어줄래?"
"… 언니? 무슨 일이야. 잠시만 기다려줘."
안 쪽에서 평소와 다른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엘리스의 모든 걸 알고 있는 아이린은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건 다급함.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고 있었다.
벌컥-
"어, 언니?!"
이상함을 느끼자마자 아이린은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아이린이 본 건, 침대에 누워 잠옷을 입고 있던 엘리스의 모습이었다.
"엘리스. 너…."
"언니. 뭐 하는 짓이야. 지금 몇 시인데 갑자기 찾아와서는… 하아."
아이린은 엘리스의 방을 살폈다.
모든 물건은 제 자리에 있었고, 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한 가지 의심스러운 건 이상하게 붉어져있는 동생의 얼굴.
그것 외에 엘리스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하나도 없었다.
"… 아까 호연이가 왔다 가지 않았어? 호연이를 찾으러 왔는데."
결국 아이린은 급조한 변명을 꺼냈다.
엘리스가 조금만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파훼할 수 있는 변명이었지만, 사실 엘리스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이호연과 마사지한 흔적을 정리하고, 아직도 뜨거움이 가시지 않은 몸을 혼자서 위로하려고 하던 도중 아이린이 나타났으니까.
젖어있는 손을 이불 안에 집어넣은 엘리스는, 빨리 아이린이 나가기를 원했다.
"호연이는 이미 간 지 오래야. 그리고 내 방에 마음대로 들어오지 말아줘."
"엘리스…."
"언니. 나도 이제 성인이야. 더이상 귀여운 동생이 아니니까, 이런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네."
엘리스는 자신이 한 말에 꽤 놀랐다.
원래 언니나 아빠에게 대드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이호연 덕분인지 자신의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졌다.
"아… 응. 미안해… 바로 나갈게."
아이린이 너무 순순히 사과하는 게 약간 의아했지만, 아이린이 방에서 나가는 걸 보며 엘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한편 바깥으로 나온 아이린은 곧바로 엘리스의 숙소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민했다.
엘리스가 자신에게 저렇게 단호하게 말 한 적이 있었나?
아니.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릴 적부터 교육해온 동생을 저렇게 만든 사람이 누굴까.
사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이호연.
그 남자뿐이다.
"절대 안 돼."
내 소중한 동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신과 동생은 서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다.
아이린은 엘리스의 미모를 인식한 순간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
그사이에 끼어드는 장애물은 당연히 없애버려야 한다.
하지만….
"… 그러다가 엘리스가 망가지면 어떡해."
이미 엘리스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꾸준히 뿌려놓은 씨앗보다도 그 남자의 영향이 더 컸다.
혹시라도 이호연이 없어지면, 엘리스가 이상하게 바뀌는 건 아닐까.
아이린은 입술을 강하게 짓이겼다.
쇠의 비린내가 입안을 가득 채웠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
가장 좋은 건 이호연과 엘리스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
어떻게 해야 이호연과 엘리스를 떨어뜨릴 수 있을까.
아이린은 고민을 이어가며 밤길을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