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6화 (146/648)

- 하으읏… 호연아… 흐읍.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그 엘리스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자위하고 있을 줄이야.

아예 상상하지 못한 일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이거 합성 아니지?"

당연히 아닌 걸 알면서도 너무 실감이 안나서 괜히 한 번 물어봤다.

"네, 네헤엣. 하으읏"

찌걱찌걱-

스칼렛은 릴리아나의 꼬리에 능욕당하면서 몸을 파들파들 떨었다.

영상과 현실 두 군데에서 동시에 야한 소리가 들려오니 신기했다.

"아니 근데 왜…?"

왜 엘리스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자위하는 거야?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암컷이 능력 있고 잘생긴 수컷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하윽, 하악. 아앙♡"

릴리아나가 스칼렛을 괴롭히며 내게 말했다.

"어…."

그게 그런 문제가 아닌데.

여자의 본능은 그렇다 쳐도, 엘리스는 다르다.

내 얼굴만 보고 반할 히로인이 아니다.

물론 엘리스가 능력 있는 남자에 관심 있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자위를 하는 건 좀 이상하다. 너무 단계가 확 뛴 느낌이다.

결국 이 사이에 내가 모르는 계기가 있다는 말이다.

"계기가 뭘까…."

개처럼 배를 까고 바닥에 누워 혀를 내밀고 있는 스칼렛을 보며 엘리스가 저렇게 된 지금 사태에 대해서 고민했다.

물론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를 딱 떨어지게 정할 순 없겠지만, 엘리스와 내 사이에는 여러 사건이 있었다.

내 생각에 가장 큰 건 마사지다.

아마 지금쯤 마나 마사지사를 열심히 구하고 있을 거다.

하지만 마나 마사지사들은 나처럼 마나 회로에 자극을 주는 사람이 없다.

곧 나한테 연락이 오겠지.

그리고 마사지를 하면서 마나를 이용해 조금씩 쾌감을 주곤 했는데, 그게 잊혀지질 않아서 저럴 수도 있다.

"스칼렛. 혹시 엘리스가 내 이름만 불렀어?"

물론 확실한 건 아니다. 다른 정보도 필요하다.

엘리스의 자위 영상이 무려 두시간이 넘는다. 

미인의 자위는 보고만 있어도 즐겁지만 지금 이걸 계속 보는 건 시간낭비 같다.

"하윽, 그, 백아영 하고 루미 라는 이름도 나왔어요. 흣."

"백아영, 루미…."

이건 또 새로운 정보다.

왜 엘리스의 입에서 다른 히로인들의 이름이 나오는가.

'백아영과 루미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엘리스가 자위를 했다라….'

이 네 명의 사람들이 같이 만났던 적이 딱 한 번 있다.

"혹시 서바이벌인가?"

서바이벌 시험마다 엘리스의 상태가 이상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했다.

내가 백아영과 섹스를 할 때 직접 망을 봐주겠다면서 기척을 지울 수 있는 신록의 장막을 가지고 갔고, 밤에 루미와 섹스를 하고 나서 엘리스를 깨웠을 때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몰래 루미와 섹스를 하고 돌아왔을 때도 결계가 단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결국 그 후에 내 결계에 작은 구멍을 뚫어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성욕이 더 높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시험이 끝난 후에는 나와 백아영, 루미의 이름을 부르며 자위를 하고 있다.

그때는 시험과 마사지에 집중하느라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는 행동들도 쌓이고 쌓이면 필연이 되는 법이다.

"혹시… 내 섹스를 훔쳐본 건가?"

이 세계관은 본래 야겜이다.

원작에서 히로인들은 답도 없는 변태들이고, 웬만한 플레이는 다 받아준다.

히로인 공략과정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 히로인들의 성격이 바뀐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엘리스에게 관음증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이건… 테스트해 봐야겠네."

하지만 무턱대고 스칼렛한테 내 영상을 전달하는 건 위험할지도 모른다.

낮은 확률로 내 추측이 틀렸을지도 모르니까.

갑자기 내 약점이 잡힐 수도 있다.

- 하으, 핫… 호연아. 아앙… 나도… 흡.

영상에서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엘리스의 모습을 보고있으면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정말 혹시 모른다.

"흐그극…! 하읍. 흐으읏. 끄읏!"

"스카웃. 좋아?"

"학, 오고곡…."

스칼렛은 애액으로 바닥을 더럽히며 릴리아나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었다.

릴리아나는 엄청 즐거워 보였지만, 스칼렛은 눈이 뒤집힌 채 경련하고 있었다. 

그래도 대답은 하는 걸 보니 살아있는 모양이다.

3D야동도 아니고 신음소리가 서라운드로 울려 퍼지니 나도 좀 흥분했다.

"여기는 좋아?"

"하악, 네. 아읍…."

"릴리아나. 이리와봐."

"응?"

스칼렛의 가슴을 희롱하던 릴리아나는 내 부름에 총총총 내게 다가왔다.

"나도 해줘."

"아하. 넵. 주인님."

릴리아나는 꼬리로 스칼렛의 보지를 쑤시면서 입으로 내 지퍼를 내렸다.

나는 스마트 워치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실행시켰다.

-촬영 시작합니다.

팬티까지 입으로 끙끙대며 내리고 물건을 꺼낸 릴리아나는 스마트 워치에서 들린 알림소리에 깜짝 놀라 위를 쳐다봤다.

"뭐, 뭐에요. 주인님?"

"신경 쓰지 마. 그냥 해보고 싶어서."

"조, 좀 창피한데."

"빨리 물어."

"으… 하읍."

릴리아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자지를 물었다.

따뜻한 입이 내 자지를 덮으며 촉촉한 온기를 전달했다.

아무리 창피하다고 해도 내가 시키면 다 해주는 착한 서큐버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쮸붑… 쯉. 쪽."

항상 받는 펠라치오지만 직접 보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촬영되는 장면을 보고 있으니 야동을 보는 기분이라 신선했다.

"릴리아나. 야한 말도 좀 해봐. 야동처럼."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고객 만족도 100%를 위해서는 완벽한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주인님 자지 맛있게 먹겠습니다…."

"더 천박하게."

"제 입에 주인님 정액 잔뜩 싸주세요… 쫍."

"나쁘지 않네. 후우."

릴리아나는 창피해서 빨리 끝내려는 듯 고개를 열심히 움직였다.

자지를 감싸오는 느낌이 역시 기분좋았다.

나는 릴리아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 동영상을 티 나지 않게 전달하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

빅토리아 아카데미 학생회장실.

학생회장실인데도 과도한 장식 없이 검소함을 유지하는 이곳은 문수린의 일터였다. 빅토리아 아카데미 일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처리했다.

문수린은 테러의 뒤처리를 마무리하는 중이었다.

"흐으음… 대충 끝났네."

어제 발생한 테러 때문에 축제 기간에는 푹 쉬려고 했던 문수린은 졸지에 밤샘 작업을 해야 했다. 

원래 어제나 오늘 이호연을 만날 생각이었지만 테러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숙련된 일 처리로 하루 만에 서류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길 스티븐 심문은 담당 심문관이 할 거고… 복원 작업 마법사들 고용했고. 사상자들 처리 끝났고. 오케이."

어제 생포한 간부는 길 스티븐이라는 판데믹의 간부였다.

현장에서 이호연이 직접 생포했다고 전달받았다.

"역시 호연이네…."

현장에 있던 마법 교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호연이 없었더라면 수천의 사상자가 나왔을 정도의 큰 테러였다고 한다.

당연히 천상제가 끝나는 대로 포상을 수여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직접 본 것만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천재'라는 이미지에 증오를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언론과 정부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한 편에서 이상한 말이 떠돌고 있었다.

'아카데미에서 이호연의 실수를 덮어주고 있다'는 헛소문이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주장이고 몇몇 쓰레기들의 헛소리로 치부하는 게 맞지만, 규모가 이상할 정도로 컸다.

이들은 따로 사이트까지 만들어서 활동했다.

'이호연이 숨기는 진실'이라는 사이트였다.

"누군가 호연이를 견제하는 거야…."

조직적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교묘하게 만들어진 가짜 증거들을 곳곳에 퍼트리며 순진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처해야 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 저런 무리들은 본래 관심을 주면 더 기뻐서 날뛰는 법이다. 

아카데미에서도 일단은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하아… 호연이가 괜히 흔들리면 안 될 텐데."

요즘 들어 계속 사건에 휘말리는 이호연을 걱정하며 커피를 홀짝였다.

문수린은 에브리데이에 접속했다.

가장 상단에는 테러에 대한 글이 있었지만, 그 밑으로는 다시 잡담들이 추천 글에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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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현장 직접 보러 나오신 학생회장님.jpg]

우리 회장님 미모 실화냐 진짜…?

예쁘다고 생각하면 개추 ㅋㅋ 일단 나부터

[사진]

추천 450  비추천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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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신이다… 안경 벗고 나서 여왕님에서 여신으로 격상함 ㄷㄷ]

[제발 나도 학생회 넣어줘요. 제발요.]

[ㄴ 저 학생회 남자인데 회장님한테는 무서워서 말 못걸어요 ㅋㅋ]

[ㄴ 와, 존나 부러워. 나도 회장님이랑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싶어]

[이거 도촬이야. 이 쓰레기들아;]

[ㄴ 학생회장은 공인인데?]

[ㄴ 학생회장이 무슨 공인?]

[진짜 질리지도 않냐? 너희 회장님이 고소하면 다 좆돼. 근데 예쁘긴 하네.]

"하아…."

바로 몇 시간 전에 돌아다니던 모습이 찍힌 사진이 벌써 올라와 있는 꼴을 보며 문수린은 한숨을 내뱉었다.

사실 문수린은 이호연을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직접 피부에 느껴질 정도로 파파라치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작의 문수린이었다면 과로에 파파라치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겹쳐져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했을 시점이다.

이호연도 지금 쯤 멘탈이 무너질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문수린은 이호연이 상상하지 못한 방어기제가 있었다.

문수린은 글을 나온 뒤에 검색창에 '이호연'이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몇몇 잡담글을 지나자 문수린이 원하는 글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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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연이 사진 모음.jpg]

희귀한 사진 많습니다. 

이호연 팬클럽 [호연 중심]이 직접 모으는 사진들입니다^^

[사진]

[사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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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80  비추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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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이다 남신… 학생회에 여신과 남신이 다 있어.]

[ㄴ ㅇㅈ. 우리 회장 언니랑 천생연분 ㅠ.ㅠ]

[와, 이호연 진짜 사랑해 ㅠㅠ 누나한테 시집와.]

[ㄴ 너한테 시집가겠냐? 뚱녀주제에 ㅋㅋ]

[ㄴ ? 넌 뭐야 꺼져. 도태남새끼야]

[이호연은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 보고 있으면 진짜 가슴이 따뜻해진다.]

[님들 이거 도촬이에요;; 회장님 사진에는 그렇게 욕하더니 여기서는 잘생겼다 이러고 있네.]

[ㄴ 이호연도 공인인데? 학생회잖아.]

[ㄴ 진짜 미친 년인가. 학생회라고 다 공인이냐?]

[ㄴ 이 시발놈이. 너 몇 살…]

문수린은 이호연의 사진을 하나씩 저장하고, 서로 싸우는 댓글을 보다가 글을 꺼버렸다.

자신과 이호연을 엮는 글을 보며 잠깐 기분이 좋아졌지만 결국 이런 사진을 보는 행위가 범죄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사진 중에는 수업 중에 이호연이 턱을 괴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이호연도 자신처럼 시도 때도 없이 도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하아…. 이런 주제에 무슨 화를 내."

당장 자기도 남이 도촬한 이호연의 사진을 저장하고 있는 주제에 어떻게 자신을 도촬하는 사람들을 뭐라 할 수 있을까.

문수린은 자기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사진을 삭제할 수 없었다.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이호연을 볼 시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학생회에 넣었는데도 홍보부다 보니 자주 볼 수가 없었다.

원래 학생회에 없는 인원을 중간에 투입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어… 응. 어쩔 수 없잖아."

문수린은 사진을 저장한 후에 녹음기를 실행했다.

학생회장으로서 어떤 구설수에 휘말릴지 모르기 때문에 문수린은 항상 녹음기를 켜놓고 모든 대화를 녹음한다.

그중에서도 이호연과 만났을 때 대화는 당연히 따로 보관해놓았다.

치지직-

-수린 누나. 진짜요? 완전 대박이네.

"후우…."

문수린은 이호연의 목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했다.

"미안해 호연아. 하지만 너는 나 말고도 여자랑 놀잖아. 나는 너뿐인데…." 

- 수린 누나. 이거 맛있어요?

"응… 달콤하네."

홀짝-

- 나 : 호연아. 주말에 만날 시간 있어? 테러 때 고생도 했는데 누나가 밥 사줄게 ^^

문수린은 커피를 마시며 이호연에게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호연이 전혀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멘탈이 단단해지고 있는 문수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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