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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3화 〉133화. 축제 (4) (133/648)



〈 133화 〉133화. 축제 (4)



"와, 이게 안 되네. 이익!"

"진정해 루시…!"

루시는 인형뽑기 기계 앞에서 화를 내고 있었다.

게임 동아리에서 준비한 상술에 제대로 걸려버린 것이다.

요즘 유행인 마피아 게임의 캐릭터가 집게에 걸렸다가 뚝 떨어지며 루시를 약 올렸다.

"그래.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구…!"

루시는 뽑기 기계에 돈을 더 넣었다.

"야, 적당히 해. 너무 많이 쓰는  아니야?"

이미 인터넷에서 인형을 돈 주고 사고도 남았을 금액을 뽑기 기계에 쓰고 있었다.

저래서 도박이 끊기가 힘든 건가?

"난 이거 뽑을 때까지 할 거야. 자존심 싸움이라고!"

"그럼 나는 잠깐 바람 쐬러 갔다 올게. 루시."

"응. 금방 끝나 루미."

루시는 뽑기 기계에 얼굴을 딱 붙이고 인형과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으음…."

루미는 바람을 쐬러 간다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난 뭐하지?'

인형 뽑기 구경도 벌써 1시간째라 솔직히 질린다.

물론 저런 하찮은 인형에 집착하는  귀엽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1시간은 너무하잖아.

띠링-

그때 내 스마트워치가 울렸다.

루미에게 온 메시지였다.

루미 : 호연 씨. 화장실 쪽으로 와주세요.

"…."

이거 그거맞지.

비밀 친구 활동 하자는 거 같은데.

설마 1시간 동안 인형뽑기를 하고있는 루시 뒷담화를 하려고 부르는 건 아닐 거 아니야.

슬쩍 루시를 바라보자 아직 인형과 싸우고 있었다.

내 스마트워치의 알람은 듣지도 못한  같다.

"나도 잠깐 화장실 좀."

"응응."

뾱 뾱 뾱.

열심히 기계를 조작하는 루시를 내버려 두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입구 앞에는 루미가 벽에 딱 붙은채 날 기다리고 있었다.

"호연 씨…."

"루미. 무슨 일이야?"

다 알지만 혹시나 해서 한  더 물어봤다.

"그게… 저희는 비밀 친구… 니까."

"…나야 좋은데, 루시가 저기 있는데 괜찮겠어?"

안그래도 요즘 루시가 의심이 많아서 좀 불안하다.

"괜찮아요. 저렇게 집중하면 30분 정도는 주변을 하나도 신경 안 쓰거든요."

"…그래?"

루시 전문가가 하는 말이니까 틀리진 않겠지.

나는 약간 걱정을 던 채 루미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외부 부스치고 화장실 시설이 깔끔해서 찝찝하지는 않았다.

"비밀 친구활동이 오랜만이긴 하네."

"네에… 서바이벌 때는 아쉬웠어요."

"…."

루미는 이미 혀로 입술을 핥고  바지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원래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지?

나는 바지를 내리고 내 물건을 잡아 꺼냈다.

눈치 없는  자지는 상황 파악도 안하고 이미 발딱  있었다.

"으읍… 호연 씨. 쯉."

조용한 화장실 안 쪽에서 루미의 질척한 입이 내 자지를 앙하고 물었다.



*


"드디어 뽑았어…!"

약 30분간의 사투 끝에 루시는 인형을 끌어안을 수 있었다.

인형 4-5개는 살 수 있는 돈을 쓰긴 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응?  어디 갔지."

루시는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봤다.

화장실 간다고 한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둘 다 돌아오질 않았다.

"루시. 뽑았구나?"

"어? 응."

그때 숨이 약간 가빠 보이는 이호연이 뒤에서 나타났다.

"어디 갔다가 이제 왔어?"

"잠시 화장실."

"루미는 어딨는지 알아? 너보다 일찍 간 거 같은데."

"아까 잠깐 바람 쐬러 간다고 했잖아. 나도  모르겠네."

"…."

루시는 루미의 돌려말하는 화법을 당연히  알고 있다.

루미가 바람 쐬러 간다는 말은 화장실에 간다는 말이다.

이 두 명은  다 비슷한 타이밍에 화장실에 갔으면서 서로 모르고 있었다.

"뭐… 알았어. 곧 오겠지."

루미는 5분 정도 뒤에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크게 의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루시는 루미의 기분 좋아 보이는 미소가 마음에 걸렸다.

무언가 꺼림칙한 감각이 루시의 가슴을 관통했고, 루시는 괜히 귀여운 마피아 인형을 가슴에 꾹 끌어안았다.

*

루시루미 쌍둥이와 놀다가 헤어져 기숙사로 돌아왔다.

어떻게  게 내 몸의 소유자가 내가 아닌  같다.

섹스는 좋지만, 너무 과한 느낌이 있다.

"이래선 안 돼. 성공을 위해선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끊을  확실하게 끊어야지, 막말로 이렇게  들어주다 보면 나중에 수습이 안 될지도 모른다.

나중에는 하루종일 돌아가면서 섹스만 하는 인생이 될 수도 있다.

'그거 나쁘지 않은데…?'

물론  달 정도 지나면 복상사하겠지만.

띠링-

기숙사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랜만에 릴리아나의 방송용 목소리가 들렸다.

"아~ 진짜 개 같네. 뭐라구요? 언니는 천상제 때 안 노냐구요? 저는 친구 없어서 그런  못해요. 나 실제로는 찐따라서 사람이랑 눈을 못 마주쳐."

역시 릴리아나가 돈을 버는 방법을 아네.

시청자 비위도 잘 맞춘다.

저런 미녀가 실제로는 찐따라고 하면 왠지 나랑 같은 사람 같아서 동질감이 엄청나거든.

열심히 장사하는 릴리아나를 보다가 문득 릴리아나와의 계약서가 생각났다.

책상 서랍에 고이 모셔둔 계약서를 꺼냈다.

"진짜 어이가 없네. 이 지옥 같은 새끼들."

[제 5 조. 소환수는 계약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계약자보다 약한 힘만을 사용할  있다.]

아니 아무리 사기 계약이 일상인 곳이라고 해도 그렇지. 대놓고 쓰여 있는 것도 못 지키면 어떡해.

하지만 계약서에 화를 내봐도 답이 나오진 않았다.  번 당했으니까 다음에는 지옥이랑 계약같은 거 절대 안 해야지. 쯧.

계약서를 다시 서랍에 넣어놓고 임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 임솔 교수님 내일 몇 시쯤에 찾아갈까요?

- 임솔 교수 : 점심에 찾아와. 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오… 아싸인 임솔이 약속이라니 이건 귀하군요."

 사람도 마법 빼고는 관심 없을 텐데 무슨 바람이 분 걸까.

"왜 맨날 이상한 혼잣말을 하는 거야?"

어느새 방송을 마친 릴리아나가 내게 다가왔다.


"방송 고생했어. 릴리아나."

"응. 알아."

릴리아나는 냉장고에서 꺼낸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내게 다가왔다.

"저녁 뭐 먹을까?"

"어차피 먹고 싶은  먹을 거면서 왜 맨날 물어봐."

내가 뭘 먹고 싶다고 말하든 피자나 치킨 중에 하나다.

기름에 미친 서큐버스같으니라고.

"헤헤. 사실 벌써 배달시켰어."

릴리아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몸을 붙여왔다.

옷은 방송용 서큐버스 코스프레 복장이었다. 꽉 찬 가슴을 내게 비벼오는   마음 백 프로인 모습이다.

나는 살짝 릴리아나의 옆구리를 밀어냈다.

"릴리아나. 오늘은 내가 피곤해서 그래. 좀 쉬자."

"거짓말. 여기는 그렇지 않은데?"

"…."

릴리아나는 내 바지춤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사실 내 물건은 릴리아나의 몸을 보자마자 딱딱해진 상태였다.

도대체  몸은 어떻게 만들어졌길래 해도 해도 가라앉지가 않을까.

야겜 주인공의 삶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나?

"30분이면 배달 올 텐데… 그사이에 끝내자. 으응? 주인님… 응응?"

"… 그래. 해보자. 죽진 않겠지."

기껏 주도적인 삶을 살자고 마음먹었는데, 삶이 쉽지가 않네.

"꺄앗! 아앙, 흐으응!"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나는 즐거운 삶을 위해 릴리아나를 끌어안고 침대로 몸을 던졌다.



*


"이건… 어떠세요!"

"으음,  모르겠어요."

"큭… 그렇다면 이건요…!"

엘리스는 상의를 벗은 채 마사지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꾸욱. 꾸욱

"시원하긴 하네요."

"그렇죠? 마나 마사지라는 게 원래 뭉친 근육을 마나로 풀어주는 거거든요. 저같이  업계에 10년 넘게 종사한 사람은 결이 다르답니다."

꾸욱 꾸욱.

엘리스의 칭찬에 신이 난 마사지사는 열심히 엘리스의 등을 눌렀다.

이 건만 성사시키면 더이상 그녀는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 정도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받았으니까.

하지만 정작 마사지를 받는 엘리스는 시큰둥했다.

'이번에도 똑같네.'

엘리스의 마나 마사지사를 구하기 위해  세계에서 마사지사를 모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받았던 모든 마사지가 똑같았다.

마나 회로가 늘어나는 기분 좋은 고통이 하나도 안 느껴진다.

그리고, 몸이 따뜻해지질 않는다.

'이호연이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두근.

순간 엘리스의 하반신에 피가 쏠리며 팬티에 살짝 습기가 생겼다.

이호연의 마사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전체가 따뜻해지며 특히… 아랫 배에 기분 좋은 울림이 생기던 마사지.

꿀꺽.

엘리스는 조심스럽게 침을 삼키고 마사지에 집중했다.

혹시라도 집중도가 문제일까 싶었기 때문이다.

"고생하셨어요. 세바스 찬이 연락드릴 거에요."

물론 마사지가 끝날 때까지 집중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네, 감사합니다! 다음에 봬요!"

"잘 들어가세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돌아가는 여자를 보며 엘리스는 뒤에 대기하던 세바스찬에게 조용히 말했다.

"음… 세바스 찬. 다른 사람으로 부탁해."

"알겠습니다. 아가씨."

스마트워치를 조작하기 시작한 세바스 찬을 보며 엘리스는 기지개를 폈다.

"시원하긴 해. 하지만 좀… 음. 애매하네."

"남자 마사지사는 역시 안되겠죠?"

"응. 남자는  그래. 애초에 아버지가 알면  사람 가만 안 둘걸?"

그리고 남자한테 손길을 허락할거면 굳이 이렇게 고생하며 마사지사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검증된 이호연에게 받으면 되니까.

남자 손이 너무 닿는  부담이라서 이렇게 열심히 여성 마사지사를 찾고 있었다.

"아, 맞다. 이호연 조사는 어떻게 돼가고 있어?"

엘리스는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방금 막 생각난  이호연에 대한 주제를 꺼냈다.

"아, 안 그래도 보고드리려고 했습니다. 이봐 들어와!"

덜컥-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화려한 금발의 자신감 있어 보이는 여성이 엘리스의 앞에 섰다.

"오랜만이네요. 아가씨."

"… 스칼렛?"

본국의 핵심 간부가 한국에 나타났다.

엘리스는 어릴 때 봤던 간부가 눈 앞에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을 크게 떴다.

"아이리스 길드에서 은신에 가장 특화된 헌터를 데려왔습니다."

"아니, 이렇게까지 한다고?"

스칼렛은 아이리스 길드에서도 중요한 인력이다. 세바스 찬  명을 빼낸 것도 미안한데 스칼렛까지 빼내다니….

"이호연 생도의 방어가 쉽지 않아서요. 그리고 영상 촬영은 단순 관찰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이호연의 결계가 그렇게 뚫기 힘든가?'

엘리스는 약간 의구심이 생겼지만 일단 가슴속에 묻어두었다.

세바스 찬이 어련히 잘 했겠지.

"그러면… 스칼렛이 이호연을 조사하는 거야?"

"네. 생도  명 정도야 뭐… 금방 끝낼 테니 맡겨두세요."

스칼렛은 머리 끝을 배배 꼬면서 얘기했다.

"스칼렛. 주의하면서 행동해라. 생도라고 무시하지 말고."

"걱정 마세요. 저 스칼렛이에요."

"…적어도 이번에 축제  대련 영상은 보세요. 스칼렛."

"네네. 알겠어요. 아가씨."

엘리스는 저 자신감 넘치는 얼굴이 괜히 불안했다.

자신을 포함해 이호연에게 덤비던 사람은 항상 저런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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