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6화 〉36화. 준비 (36/648)



〈 36화 〉36화. 준비

더럽게 길었던 주말이 끝났다.

미친 서큐버스 때문에 기숙사가 좁아지긴 했지만, 겉모습은 예쁘니 관상용으로 나쁘지 않았다.

분재를 키우는 게 이런 느낌일까? 아닌가, 좀 다른 건가?


오늘 아침에 배송 온 방송 장비들을 세팅해 주고 왔으니, 방송은 알아서 잘하겠지?


어젯밤에 게임도 시켜봤는데 한 시간 만에 적응해서 정글을 욕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아씨, 그러고 보니 보육원을 안 갔네."


뭐, 한 주정도 빼먹을 수도 있지.

백아영도 이번 주에는 던전 헬퍼를 간다고 했으니 나도 일이 있었다고 하면 된다.


"좋은 주말 보냈어?"

"어, 좋은 아침이다. 야."


강의실에서 김영한이 말을 걸어왔다.

루시와 루미랑 놀  없으니 내 친구는 김영한 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도 루시랑 화해  했어? 내가 얘기했잖아. 루시는 자존심이 강한 타입이니까 네가 먼저 사과하라고."


"…."

나도 알아 이 새끼야. 그렇다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 일부러 호감도를 낮추고 있다고 얘기할 수도 없고. 에휴.

슬쩍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는 루시를 바라봤다.

★ 히로인 상태창

[루시]


- [ 호감도 : 17 ]
[ 성욕 : 10 ]
- [ 식욕 : 40 ]
[ 피로도 : 20 ]

절찬리에 떨어지고 있긴 한데, 아직도 부족하다.


바닥까지 떨어뜨렸다가 마지막에 살짝 올려야 한다.

[뭐지?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저 새끼가 그냥 미친놈일거야.]


이 정도가 내가 원하는 상태다.


나를 믿지 못하던 루시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나에게 다시 구원받는 전개.

뻔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렇지 않겠지.


이미 계획도 세워 놨다.

루시는 아예 이쪽을 쳐다보지 않고 있고, 루미는 책을 정리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 깜짝 놀랐다.

 히로인 상태창


[루미]

- [ 호감도 : 65 ]
- [ 성욕 : 68 ]
- [ 식욕 : 30 ]
- [ 피로도 : 25 ]


귀여운 반응에 살짝 웃으면서 루미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이상하네. 저번에는 분명 성욕이 호감도보다 조금 낮았는데, 성욕이 호감도를 역전했다.

진짜  일 있는 거 아니겠지?


나중에 한번 찔러봐야겠다.

눈을 깜빡거리고 있는 루미에게 윙크를 날려주고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뭐, 이제 그만 말할게. 너한테도 생각이 있겠지."

"고맙다."


내 입장도 생각해서 끝까지 선을 넘지는 않는다.


진짜 좋은 놈인 건 맞는데. 왜 금발 양아치일까. 아직도 제작진들의 의도가 궁금하다.

"수업 곧 시작한다. 앉자."


"오케이."






*







오전의 지루한 이론 수업이 끝나고 오후에는 마법사 특화 수업이 진행됐다.

마법사 담당 교수는 임솔.


 수업 때랑 꽤나 관계가 달라져서 수업에서 보니 신기한 기분이다.


"아…. 어서 와."

강의실에 앞쪽에 앉아서 생도들의 인사를 대충 받아주고 있는 임솔이 보였다.


이번 수업은 저번 수업과 달리 강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실전 수업 교수들이 알아서 훈련하고 피드백을 주는 수업만 반복한다는 불만 사항이 나와서 이렇게 바뀌었다고 한다.

교수가 주는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새끼들. 쯧.

어쨌든, 임솔 교수가 가장 싫어할 만한 상황이다.


저 사람 마이웨이에다가 귀찮은  엄청나게 싫어할  같은 성격이니까.

"자, 반가워. 내 소개는 안해도 누군지 알지? 오늘은 아카데미에서 꼭 이론 수업을 해달라고해서 강의실로 불렀어. 음, 오늘은 배리어를 알려 줄게."

임솔의 손 위로 얇은 마력 막 들이 겹겹이 쌓이기 시작했다.

"배리어는 기본적으로 효율적 이여야 해. 상대가 사용한 마나보다 적은 마나를 사용해서 막아야 '배리어'라는 스킬이 비로소 쓸모있는 게 되니까."

하긴, 그게 아니면 굳이 배리어로 막을 필요 없이 나도 공격 마법으로 대응하면 되니까.

"참고로 기습을 막기 위해 발현하는 마법 방어막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이야. 그건 순간 많은 마력을 끌어내서 막는 기술이라 마나 소모가 매우 커."


임솔의 손에 쌓이던 마력 막 들이 하나로 겹쳐지면서, 하나의 방어막으로 변화했다.


"일단은  형태가 초보자들에게 가장 쉬운 형태인데… 일단 내가 다른 변화 형식들도 조금 써왔거든."

조교가 학생 하나하나에게 종이를 나눠줬다.


종이에는 배리어의 여러 가지 마법진이 적혀있었다.

초급에서 고급까지. 난이도를 구별해서 정리해놓은 게 의외로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

마법진과 수식에 대한 설명도 생도 입장에서 알아볼  있게 자세히 해놨다.

'의외로 다시 봤네. 수업 준비를 이렇게 열심히 하고.'

하지만 프린트를 나눠주는 조교의 눈 밑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다크서클을 발견하고는 생각을 다시 고쳤다.

그래, 저 사람이 그럴 리가 없지.


"대충 다   같으니, 연습할까? 음, 아니지. 그럼 실습수업이랑 똑같잖아. 이 짓을 두  할 순 없어."

나는 계속 프린트에 그려진 마법진에 집중했다.


임솔이 보여줬던 초급 배리어.


프린트에 그려져 있는 마법진을 보며 생각했다.


마력 막이 쌓이고 쌓여서 배리어가 되는 모습.


샥샥샥 하는 소리를 내며 마력 막이 겹쳐져 배리어의 형태가 되는 것을 상상했다.

내 [마력 감응]에서 비롯된 높은 마나 운용력이 내 상상을 현실로 구현했다.


손에서 흘러나오는 마력들은 별다른 제어 없이 얇은 막이 되어 손에 쌓이더니, 이내 배리어로 변했다.


'쉽네.'

선명한 푸른 마력과 두꺼운 마력 막들이 배리어의 단단함을 알게 했다.


나는 중급을 뛰어넘어 고급 마법진을 살펴봤다.

고급은 단순히 얇은 막을 겹겹이 쌓는 게 아니다.

마력을 얇게 뽑아 이중 나선 구조로 발현시킨 후에, 그것들을 천을 직조하듯이 엮어낸다.


단순히 마력 막을 쌓아 올린 것 보다 효율적이고 튼튼해 서로 충격을 흡수하면서 더욱더 단단해진다.

'이건 진짜 어렵겠는데?'


[마나 감응]을 이용해 구조는 똑같이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중 나선 형태로 마력을 뽑아내더라도 배리어의 역할을 하지 못할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으음, 괜찮은 사람이 한 명 정도 보이네요. 거기, 이름이 뭐더라. 루미 생도? 나와볼래?"

임솔 교수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가, 슬쩍 눈을 피하고 루미의 이름을 부른다.

내 배리어를 봤는데도 저런 반응이라는 건 내 재능을 숨기고 싶어 하는 듯했다.

"네, 넷! 읍!"


루미는 갑자기 불린 이름에 당황해서 혀를 씹었는지 표정이 울상이다.

"한  돌아봤는데 네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서, 다른 애들한테도 한 번 보여줘."

"아, 넷."


루미는 긴장한 듯이 주변을 한 번 둘러보더니, 손에서 이중나선의 마력을 뽑아냈다.

뭐야, 약한 척은 다 해놓고 고급 배리어를 뽑아버리네.

루미는 어찌어찌 배리어를 완성했고, 임솔도 나쁘지 않다는 듯이 평가했다.


'이제야 좀 알겠네.'

배리어를 잘 사용하려면 마력에 담긴 의지가 중요하다.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들어 내는 배리어인 만큼, 고정되고, 단단하고, 철벽같은 이미지를 상상해서 마력을 뽑아내야 더 효율이 잘 나온다.

"잘했어. 들어가 봐."


루미는 총총거리면서 자리로 돌아갔다.


"잘했어 루미~! 역시 최고최고."


"헤헤. 고마워 루시."

뒤쪽에서 루시와 루미의 말 소리가 들린다.

슬쩍 돌아보니 루시의 얼굴이 밝다.


근데 슬슬 나한테 찾아올 때가 됐는데.







*




수업이 끝난 후, 루시와 루미는 같은 클래스 여자들과 떠들고 있었다

"으아~ 힘들어 진짜. 배리어는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해도 해도 안 만들어진다고."

"그치. 루미가 특이한 거라니까? 배리어는 학년  탑 아니야?"

루시가 가장 친하게 지내는 동성 친구인 이지은이 맞장구쳤다.


"당연하지. 우리 루미가 얼마나 대단한데. 아까 수업 중에 이중나선 뽑는  봤지?"



"그, 그만해 루시!"

루미는 루시와 이지은의 칭찬이 창피한 듯 얼굴이 빨개졌다.

"아, 왜~ 맞잖아."

"얘들아 안녕?"

"오, 펠릭스 너도 수업 끝났어?"


"응, 나도 이제  끝났어."

펠릭스는 주말에도 루시와 연락을 하면서 반말을  정도로 친해졌다.

"안녕. 펠릭스."

"응, 지은이도 안녕."

"마침 잘 왔어! 우리 같이 카페 가기로 했는데 갈래?! 루미도 같이 갈 거지?"


"어, 응. 같이 가자."


루미는 아직도 펠릭스가 떨떠름했지만, 루시가 좋아하니 그 기세에 이끌려 같이 노는 편이었다.

"야야, 잠시만. 그러고 보니 펠릭스 너 금요일에 이호연한테 끌려갔다며. 괜찮아?"


소문을 좋아하는 이지은이 입을 손으로 가리면서 펠릭스에게 물었다.

"에이, 그런 거 아니야 신경 쓸 거 없어."

"잠시만, 뭐라고? 이호연이 널 왜 끌고 가?"

이호연. 이라는 단어에 루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런 거 아니라니까. 진짜 별일 아니야. 루시."


"별일이 아니라는 건 무슨 일이 있긴 했다는  아니야?"

"으음."

펠릭스는 루시에게 어떻게 말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미 루시와는 친밀도를  쌓은 상태다.

지금 여기서 펠릭스가 어떻게 말하냐에 따라 이호연의 이미지를 좌지우지   있었다.

고민은 짧았다.

이호연과 협력 아닌 협력을 하기로 했지만,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말이었다.

굳이 루시의 앞에서 다른 남자를 칭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솔직히 말해봐. 너 가서 무슨 소리 들었어."


펠릭스는 정말 말하기 싫다는 듯 한숨을 푸욱 쉬고는, 겁에 질린 강아지처럼 몸을 떨었다.

"실은… 너랑 루미한테 접근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당했어."

"뭐, 뭐라고?"


"호, 호연 씨가 그럴 리가 없어요!"

루미가 소리를 지르며 반박했지만, 펠릭스의 연기력은 마인 중에서도 뛰어난 편이었다.


"그렇지만, 진짜인걸. 수업이 끝나자마자 B 클래스로 찾아오더니 나를 강제로 끌고 갔어. 그리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너희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날 협박했어. 너희들은… 자기 거라면서. 탐내지 말라고도 하더라."

"이, 새끼가 진짜. 미쳤나!"


"루시, 진정해. 흥분하지 마! 아직 확실한 건 아니잖아!"

"지금 흥분 안 하게 생겼어?!"

원작 '섹스 아카데미'의 히로인인 루시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설정.

자존심이 강하고 한 번 싸운 상대에겐 절대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상대의 단점을 찾고 더 깎아내려 자신을 옳은 사람으로 만든다.

펠릭스와 빨리 친해진 이유에는 펠릭스의 마법도 있지만, '이호연'을 부정하기 위해 '이호연이 부정한 펠릭스'를 더욱 긍정하는, 루시의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였다.




물론 펠릭스 사건을 겪은 후에 그 성정이 한풀 꺾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만… 아직은 아니다.


"괜찮아.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 너희들만 있으면 나는 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아. 내가 직접 찾아가서 경고할게."

"어, 어? 아니.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아니. 가야겠어."


루시는 카페에 가려는 계획도 내팽개치고는 가방을 챙겨서 어딘가로 달려갔다.


"…."


펠릭스는 괜한 말을 했나 후회했지만, 이미 루시는 저 멀리 달려가고 있었다.






*









"흐으음."

우리 릴리아나는 잘하고 있으려나.

릴리아나가 잘하고 있나 기숙사에 한  들리고, 훈련동에 가기로 했다.


아까 배웠던 배리어를 좀  발전시킬 수 있을 거 같거든.

고급 배리어 마법에 내 오리지널을 조금 섞으면 금방 스킬화 될 수도 있다.


"아~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야! 이호연!"


기분이 좋아져서 혼잣말로 리액션을 하면서 걷고 있었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루시가 씩씩거리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드디어 찾아왔네.



펠릭스를 그렇게 대놓고 불렀으니 루시가 찾아올 거라고 예상했다.


빠르면 주말, 늦어도 월요일이 되자마자 찾아올 줄 알았는데 소식을 이제 들었나 보다.

…혹시 내가 구독과 좋아요~ 이러는 걸 듣진 않았겠지?


"너, 금요일에 펠릭스 불러서 무슨 얘기 했어?"

다행히 내가 의도한 대로 상황이 흘러갔다.


이제 판만 깔면 된다.


"네가 알아서 뭐 하려고? 별 얘기 안 했는데."


"진짜 마지막 기회야. 솔직히 말해."


얘가 화가 많이 났네.



★ 히로인 상태창

[루시]


- [ 호감도 : 9 ]
[ 성욕 : 15 ]
[ 식욕 : 25 ]
- [ 피로도 : 35 ]



호감도가 한자리 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면 펠릭스한테 엄청난 모함이라도 듣고 온 모양이다.

나는 화가 난 척 말을 이었다.


"너랑 루미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했어. 됐냐?"

"도대체 왜? 네가 무슨 권리로 그러는 건데?"


[아니,  새끼가 마인 이라니까?] 라고 말할 수 없는 게 이렇게 답답할 줄이야.

"난 모두 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였으면 펠릭스한테 처음부터 그러면 안 됐어!"


루시가 슬슬 눈이 돌아가기 직전이다.

여기서  싸우면 말이  통하니, 살짝 굽혀야 한다.

"... 루시. 넌 펠릭스를 믿어?"

"응. 당연하지. 나랑 펠릭스는 친구야."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고, 루시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네가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어. 근데 증거는 있는 거야?"


"증거….  없지만! 분명 네가 펠릭스를 끌고 갔다고!"

"펠릭스가 하는 말은 다 믿는데 내가 하는 말은 왜 믿지 않는 거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건 펠릭스가... 으읏."


루시의 강한 자존심과 펠릭스의 암시가 섞여서 루시의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만들어 냈다.

사실 하나만 건드려줘도 자신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깨닫겠지만, 그렇게 내버려 둘 생각은 없다.

루시는 화가 났을  물불  가리고 눈이 돌아간다는 '설정'이 있다.

루시가 히로인인 이상 벗어날 수 없는 타고난 설정.


그 '설정'에 기반해 루시는 화가 났을 때 마법에 대한 저항력이 극히 떨어진다.


'리가르  엔느'

내 발밑에서 퍼져나간 마력이 마법으로 변해 루시의 발끝으로 들어간다.


증오의 눈초리.


가장 처음 보는 이성을 증오하게 되는 마법이다.

"루시.  행동은 모두 널 위한 거야. 다시 한번 생각을…."

마법에 걸린 루시에게 말을 걸며 천천히 손을 뻗었다.

"꺼져!"


팍!

루시가 내 손을 쳐내고 매서운 눈빛을 보낸다.

"다 알아. 네가 나랑 루미의 몸을 노리는 것도, 펠릭스를 죽이려고 협박했던 것도  안다고! 이제 남자한테 속지 않을 거야. 당하지 않을 거라고!"

"...루시."


마법이 제대로 들어갔다.


아마 정신적으로 강한 충격을 받거나 내가 풀어주지 않는 이상 마법은 계속 지속할 것이다.



"이제라도 너 같은 쓰레기랑 인연을 끊어서 다행이야.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루시는 신랄하게 악담을 뱉고 나를 밀친 후에 걸어가기 시작했다.


"루시! 이것만 알아줘. 난 항상 너희를 좋은 친구라고 생각 했고,  생각은 지금도 변치 않아!"


"... 꺼져."

루시는 이를 악물며 사납게 욕을 뱉고 사라졌다.

루시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는 긴장이 풀리며 날숨을 내뱉었다.

"휴우, 뭔 놈의 마법이 이렇게 세냐. 존나게 무섭네."

증오의 눈초리 라더니, 살의의 눈초리로 이름을 바꿔야 되는  아니야?

"뭐, 그래도 잘 풀렸네."


루시는 펠릭스에게 배신당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날 것이다.


마지막에 순수한 호의를 보내는 척까지 해줬으니, 이제 수확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나쁜 남자 이호연의 '구원'을 수확할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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