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화 〉11화. 스캔들 (11/648)



〈 11화 〉11화. 스캔들

루시가 이호연을 대련 상대로 지목했지만, 생도들  대련의 내용에 관심이 있는 생도는 없었다.

"루시가 30초 컷한다에 5만원 건다."

"난 25초에 10만"

"아니, 이런 식이면 내기가 안되잖아."

심지어 이호연이 얼마나 빨리 대련을 질지 내기하는 생도들도 있었다.

"이호연이 그렇게 약해? 쟤도 A클래스잖아."

"쟤 검쓰다가 마법사로 갈아탄지 한 달도 안 됐대."

"엥? 진짜? 왜 그랬대?"

"나야 모르지."

오전 가상 괴수 훈련때 이호연이 난이도 7의 고철거인을 잡아낸 사실을 아는 학생은 아직 많지 않았다.

그 상황을  학생들도 어쩌다가 운이 좋아서 잡았다고 생각했지, 이호연의 마나컨트롤을 알아본 학생은 없었다.

그렇기에 1학년 유망주인 루시와의 대련에서 이호연이 이길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루시가 공격 원툴이긴 한데 쎄긴 하잖아."

"근데 루시가 왠 일이래? 누굴 싫어하는 성격은 아닌데."

"그치? 이상하네. 혹시 쟤한테 관심있는거 아니야?"

A클래스의 학생들이 루시와 이호연의 대련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하긴,  얼굴을 봐라. 없던 관심도 생기겠다."

"그건 인정, 큭."

"야, 시작한다. 집중해."

"오, 재밌겠다."

흥미가 없다던 생도들도 대련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대련에 집중했다.

대련장이 마나장벽으로 감싸진다. 대련장의 공격이 밖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3, 2, 1. 시작!"

처음에는 서로의 수준을 가늠하는 탐색전.

"에이, 루시가 너무 봐준다. 잘생겼다고 편애하네."

"근데 전향한지 한달이라며, 그거치고 마력 운용이 좋지않아?"

"한 달이 아니고, 길어봤자 2주일걸? 그리고 평범한데  그렇게 오버하냐."

"그런가? 듣고보니 그런거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날카롭게 분석하는 생도가 있었지만, 한번 씌워진 인식은 쉽게 벗기기 힘들었다.

하지만 대련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의 반응은 점점 뒤집어졌다.

"뭐야? 방금 봤어?"

"와, 저걸 운빨로 피하네."

처음에는 운이라고 생각했다.

"와, 하필 빈 곳으로 운좋게 뛰어드네."

"야, 아니야. 저거... 보고 피한거 같아."

"잠깐만, 나도 봤어, 눈이 마법을 끝까지 안놓치던데?"

같은 A클래스에서도 상위권과 하위권이 나뉜다.

입학 시험에서 상위권이었던 한수원과 하현승. 그 둘이 그렇게 말하자 다른 사람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에이 설마, 신체능력이 뛰어나진 않은거 같은데, 저걸 어떻게 보고 피해."

"맞아, 그냥 우연일걸?"

"어? 야, 쟤 눈동자  왜저래?"

 때, 누군가가 이호연의 눈동자 변화를 알아챘다.

금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이호연의 눈동자는, 그의 뛰어난 외모와 합쳐져 무언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형성했다.

"스킬인가? 눈이 빛나는 스킬은 처음 들어보는데."

"와, 스킬이라고? 근데 눈 존나 멋있네... CG같아."

학생들 모두 집중해서 보고있었기에 알 수 있었다.

그의 회피는 운이 아니었고, 모두 의도하고 있다는 것을.

"와, 미쳤다 진짜."

"저 눈, 무조건 고유 권능이야. 마법을 꿰뚫어보거나 하는 능력같은데?"

"맞아, 스킬이라기엔 한 번도 본적없고, 능력이 말이 안되잖아."

그 후로도 이어지는 이호연의 말도 안되는 회피기동을 보며 학생들은 점점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도들은 이호연의 지금 대련에서 마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이호연이 마법을 사용한 것은 처음에 불화살을 막기위해 장벽을 만들었던 단 한번.

그 후에는 오로지 신체능력과 신체강화에만 마나를 쓰고 있었다.

거기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경지를 가진 생도는, 남다은과 엘리스 둘 밖에 없었다.

하이라이트로, 마지막에 루시의 목에 단검을 가져다 댔을 때는, 관객석이 정말 쥐죽은듯이 고요해졌다.

"교관님? 승자 판정 부탁드립니다."

"어, 어 그래. 승자 이호연. 둘 다 내려오도록."


*


"미쳤다. 진짜."

"이건 무조건 고유권능이야. 마법을  읽었다니까?"

"내가 봤는데 오전에 불마법으로 고철거인도 잡더라."

대련수업이 모두 끝난 후, 교실은 이호연의 얘기로 가득찼다.

엘리스나 남다은의 압도적인 실력도 돋보였지만, 지금의 주인공은 이호연이었다.

이호연의 아름다운 몸놀림은 생도들을 매료시켰고, 잘생긴 얼굴은 스타성도 충분했다.

"얼굴도 잘생겼는데, 눈은 황금색으로 빛나질않나. 마지막에 루시 목에 단검  갖다대는데 무슨 영화의 한장면인줄 알았어."

"나 영상 찍어놨거든? 무조건 에브리데이에 올린다."

"저 정도면 1학년 수석자리도 바뀌는거 아니야?"

"야야, 말 조심해."

"어? 어엇..."

맨 뒷자리에서 학생들의 대화를 남다은이 모두 듣고있었다.

"어... 딱히 너에 대해 얘기한건 아니었어... 미안..."

"..."

학생의 사과가 무안할정도로 남다은은 시선하나 주지않고 핸드폰만 바라봤다.

마치 이런 상황들에 아무 관심도 없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생도들의 이런 반응 속에서도 당사자는 의연했다.

이호연은 턱을 괴고 그저 멍하니 교실 앞을 보고 있었다.

"야, 가서 말걸어봐."

"저 우수에 찬 눈빛...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





씨발 내 눈 왜 이래.

무서워.

대련이 끝난후, 왁자지껄한 교실 안에서 난 혼자 생각할 거리가 많아졌다.

황금색으로 빛나던 눈은 다행히 대련이 끝난 후 곧 돌아왔다.

'고유 권능이니 뭐니 난리가 났네.'

권능은, 공식화 되어있는 마법이나 마나운용법이 아닌, 개인의 노력과 재능으로 발현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보통 천재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권능을 각성하는데, 그걸 고유권능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고유권능을 발현하지 못한다.

이호연은 주인공인 만큼 꽤 괜찮은 고유권능을 갖고 있다.

───――「 전투 감각 」───――


▶ 고유 권능

▶'전투'라고 판단되는 모든 행위에 보정을 받는다.
'전투'의 위험도가 높을수록 그 효과가 늘어난다.

───――───――───――───――

전투 관련 고유권능으로, 전투와 관련된 모든 행동에서 천부적인 전투 센스와 전투 감각을 발휘하는 재능이다.

그리고, [개안].


---------『 개안 』---------------------------

▶ 고유 스킬

▶마나를 눈에 집중시켜 안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마나가 깃든 존재나 형상을 인식하고 구별하는 능력이 극대화된다.

--------------------------------------------

'고유 스킬.'

자신만의 고유한 스킬. 보통 권능과 다른 스킬이 섞이면서 생성되는데, 이번에는 권능과 특전이 섞인 사례다.

아까 대련에서 내가 말도 안되는 회피기동으로 루시를 제압할 수 있던 이유는 [개안] 때문이다.

특전으로 받은 [마나감응]. 이게 내 고유특성과 함께 작용하면서 상승효과를 발휘했다... 라고 추측한다.

사실 이런 시너지효과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이러면 마법사루트를 탄게 다행이네.

"대단한데?"

"어? 아, 뭐 고마워."

김영한이 말을 걸어왔다.

생각해보면  서스럼없다. 다른 사람들은 나한테 다가오고 싶어도 못 다가오는데, 얘는 타고난 성격탓도 있지만 얼굴이 나한테 꿇리질 않는다.

그래서 더 자신감이 있는걸지도 모른다.

"진짜 멋있더라. 눈은 금색으로 칠해져가지고, 진짜 만화인줄 알았어."

"그러는 너도  잘하던데?"

"에이, 니 임팩트에 비하면 난 별거 아니지. 근데  금색 눈은 뭐였어? 멋있어서 다들 난리였다니까?  고유권능이야?"

김영한은 특유의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물어왔다.

"뭐, 영업비밀."

애초에 고유 권능도 아니지만, [개안]이 무슨 스킬인지, 어떤 능력인지, 그런걸 굳이 내 입으로 말하고 다닐 필요는 없다.

나중에 내가 무슨 이상한 짓을 할지 모르니, 고유 권능이라는 방패가 남아있는게 좋다.

"아쉽네. 오늘 수업 끝나고 같이 저녁먹을래? 맛있는 데 치킨집 찾았는데."

"미안. 선약이 있어."

남자랑 밥 약속이라니, 에너지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다. 칼같이 철벽을 쳤다.

여자 꼬시기도 바쁜데 남자랑 저녁을 먹을 시간이 어딨어.


*




"오늘은 훈련 쉴까."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휴식도 제대로 취해줘야 성장도 그만큼 잘 되는 법이다.

"그래, 쉬자. 오늘은 나를 위한 보상이야."

생각난 김에 기숙사 밖으로 나섰다.

당연히 훈련은 아니고 방에 간식거리가 없길래 쇼핑을  하려고 한다. 가끔은 사치를 부려줘야 몸도  성장하겠지.

상가는 이틀 전 왔을때랑 변한게 없었다.

괜히 공원도 한번 걸어보고 벤치에 앉아서 하늘도 바라봤다. 아직도 이 세계가 게임 속이라는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몇 십분정도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다가 큰 통창이 있는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 낙월(落月)

저번에 문수린을 만났던 카페다.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문수린은 없었다.

"구경이라도 해볼까?"

여기서 문수린을 만난 후에 게임의 정보들이 기억났다.

 곳은 문수린이 꽤 좋아하는 카페였다. 언제 또  일이 있을지 모르니 들어가서 구조라도 좀 봐놓을까.

어차피 마트나 편의점은 아직 닫을 시간이 아니다.

딸랑~

"어서오세요ㅡ!"

실내에는 여러개의 테이블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카페 구석구석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어서 여자들이 좋아할 분위기였다.

"끌레르로즈 라떼 하나 주세요."

"네엡~"

참고로 끌레르 로즈가 뭔진 잘 모르겠다. 아마 던전에서 나온 새로운 식물일거다.

"끌레르 로즈 라떼 한잔 나왔습니다~."

음료를 받아 대충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음료는 은은항 장미향이 났다.

쪼오옥.

음료를 빨대로 쭉 빨았다.

처음엔 달콤하고 은은한 장미향이 입안을 맴돌다가, 민트를 먹은 것 처럼 시원해졌다가, 갑자기 매운 맛이 나기 시작했다.

"와, 이게 무슨 맛이지. 대체?

굳이 따지자면 잠이 확 깰거같은 맛이긴 한데... 대체 이걸 왜 먹는거야?

어이가 없어서 컵을 들고 음료수 색을 봤다. 연두색과 흰색이 혼합되있는 음료였는데, 빨대로 휘휘 저어도 두가지 색이 섞이지 않아서 보는 맛이 있었다.

딸랑~

손님이 새로 왔나보네. 슬쩍 고개를 돌렸다.

문수린이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커흡!"

뭐야, 진짜로? 타이밍이 이렇게 좋다고?

계산을 끝낸 문수린이 어디에 앉을까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랑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쳤으니 가볍게 눈인사를 했는데, 문수린이 이 쪽으로 다가왔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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