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8화 〉 삼왕(4)
* * *
에니스는 두려운 눈빛으로 이시우를 바라봤다.
‘아니, 굳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메르를 보아하니, 고통보다 더한 쾌락을 준다. 하나의 감정이 극도로 증폭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이미 고문에 가깝다.
그러나 공허를 품은 아이를 낳을 수 있다.
공허족.
공허에서 태어났으면서도, 공허를 허락 받지 못 한 종족이었다. 에니스는 공허를 다루기 위해서 수 많은 노력을 했지만, 불가능했다.
그것은 생명체에게 허락되지 않는 힘.
그러나 이시우의 아이라면 가능했다. 그래서 에니스와 하메르는 티타니아와 물밑에서 교섭했고.
그것이 실현되는 것이다.
에니스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 감각을 낮게 차단했다.
정신방벽을 세웠다. 에니스는 하메르처럼 과신하지 않는다.
육체계의 능력이 뛰어난 자는 감각이 예민하다.
그러나 육체계는 대부분 자신의 감각을 견딜 수 있기에 별문제는 없다.
‘통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시우가 주는 쾌락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리였다.
에니스는 자신을 과신하지 않는다. 마법사는 준비하는 자.
그녀는 재빠르게 주문을 끝냈고.
이시우는 에니스를 지나치고, 티타니아를 덮쳤다.
“어……?”
“자, 잠깐만, 부, 부군, 흐아아아앙♡”
티타니아가 헐떡였다. 검게 변한 손이, 에니스를 붙잡은 티타니아에게 향했다.
‘어라.’
에니스를 내버려두고 이시우가 티타니아의 보지에 강제로 보지를 벌리고 찔걱자지를 넣었다.
아니, 아니었다. 티타니아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시우가 넣기 편하게 자세를 바꾸었다.
“어, 어떻게 이, 이렇게, 흐읏, 가, 강제로……!”
억울해하면서.
이시우의 허리에 맞춰 허리를 놀렸다. 어느새 표정은 헤벌쭉하고 풀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다는 것을 보는듯, 요정왕을 봤다.
“내, 내가 그렇게 좋은, 흑, 것이냐? 후후, 흐읏, 부군, 내 입에, 하악, 입을 맞춰……쪽.”
티타니아와 요정왕이 입을 맞췄다.
그리고 사정.
뷰르르르릇!
새하얀 액체가 티타니아의 안에 뿌려지는 것을 느끼며, 티타니아는 절정했다.
그러나 이시우는 멈추지 않았다.
찔걱찔걱찔걱.
임신을 확실하게 시키겠다는 듯이, 바로 행위에 들어갔다.
“아직, 아직, 몸이 민감한데에에엣!”
사정하고.
또 사정했다.
그리고 이시우는 하메르를 건드렸다.
“잠깐, 본녀는 아직 흐으으으으읏♡”
요정왕은 봐주는 법을 몰랐다. 하메르의 안에 싸고, 또 쌌다.
하메르가 헐떡이면서 맛이 간 표정으로 침대에 엎어졌다. 엉덩이를 올린 자세에서, 하얀색의 액체가 주르륵떨어졌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시우는 에니스를 인식했다.
“하아……에니스, 빨리. 빨리 부군을 막아주십시오.”
전장에서 적에게 패배한 목소리와 같이 비장했다.
“이건, 이건 위험하다. 본녀가, 흐읏,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지만, 하아, 저건 삼왕이 세명 덤벼도 아슬아슬할지도 모른다.”
“조, 좋아. 도와줄게.”
평소에 장난스런 표정이나 늘이는 말투는 없었다.
처음은 아프다고 들었다. 그러나 아픈것쯤은 익숙하다.
그러나 쾌락에 허우적거려서 용왕마저 쓰러트린 이시우는 모르겠다.
‘감각 차단 마법은 완벽해.’
마지막으로 점검을 마치고 에니스는 이시우에게 향했다.
이시우가 자신을 덮쳤다. 처음은 부드럽게 입에 키스했다.
“츄읍, 츕.”
그리고 가슴을 만졌다. 묘한 감각이 에니스를 잠식했다.
‘……뭐지?’
감각을 차단하는 마법은 완벽했다. 그러나 이시우의 손에, 검게 잠식된 힘이 그녀의 마법 방벽을 풀었다. 마치 그녀의 옷꺼풀을 벗기듯이.
“흐읏♡”
천천히 목덜미를 핥는 이시우의 혀. 에니스는 당혹스러웠다.
쾌락이라는 감정이 그녀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그녀가 만든 정신방벽이 무너진다.
‘이 무슨.’
저것도 공허의 힘인가?
공허는 모든 마법의 연결을 끊어버린다. 그렇다면 섬세하게 다룬다면, 이처럼 모든 감각을 끊어버릴 수가 있다.
찔걱.
“흐으으으으읍♡”
에니스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상념이 의식속에 가라앉고, 쾌락이라는 이름이 가득찼다.
어느새.
에니스의 하체는 이시우의 하체와 연결되어 있었다.
찔걱찔걱.
“흐읏, 잠깐, 잠깐!”
이시우가 허리를 움직였다. 그에 따라 에니스의 몸이 쾌락에 잠식되었다.
허리가 움직일때마다, 보라색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뇌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쾌락이라는 감정에 점점 잠식된다.
찔걱찔걱찔걱.
“흐읏, 하, 흐으으으♡”
에니스는 쾌락에 몸을 맡겼다.
***
1일째.
이시우는 모든 삼왕을 쓰러트렸다. 만족스럽게 웃었다.
2일째.
하메르의 뿔을 잡고 펠라하는것이 익숙해졌다. 에니스가 이시우의 옆에서 공손하게 음식을 먹여줬다.
3일째.
삼왕이라 불리는 이들이 마치 3단 도시락처럼 쌓여 있었다.
4일째.
무언가 감을 잡은듯한 에니스와 티타니아가 반격했다.
5일째에 슬슬 이시우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하메르가 정신을 차렸다.
6일째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시우는 마치 기계처럼 정액을 싸질렀었다.
그리고 7일 째.
이시우가 해탈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
일주일이 지나고.
나는 공원의 배치된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일주일동안.
나는 일주일동안 삼왕에게 혹사당했다.
그 과정에서 삼왕을 모두 굴복시키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한가지 더 중요한게 있었다.
상태창을 열었다.
▼
이름 : 이시우
근력 : 65
민첩 : 65
체력 : 65
마력 : 65
고유능력 : 천상천하 유아독존(Ex)
특성 : 지식 열람(S+), 천수(S+), 천의 가면(S+), 오버로드·개(S+), 태극지체·극(S+), 색즉시공(S+), 하늘을 굽어보는 눈(S), 불가해한 감각(S), 대신관(S), 성검의 주인(A+), ■■(C)
변강쇠가 드디어 진화했다.
색즉시공으로. 색즉시공의 힘은 내부의 힘을 전달하는 힘이다.
‘지금 와서는 별로 쓸모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괜찮았다.
공허를 사용하면 육체에 부담이 온다. 그런데 색즉시공이란 특성은 그 부담을 생명의 마나로 치환할 수 있다. 물론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전보다 더 재밌는 것들을 많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 하나로도 유용하다고 생각했는데.
‘머리가 맑아.’
머리가 맑게 개인듯한 느낌이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변강쇠가 내 성욕을 강하게 만들었던 것 같았다.
‘변강쇠가 한계까지 진화해서 그런가?’
변강쇠는 내가 초기에 얻은 능력 중 하나다.
살기 위해서.
임나연이나 이지아, 윤승하에게 버티기 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얻었어야 했던 능력.
그 능력은 1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정말로 유용했지만, 돌이켜보면 변강쇠 탓에 내가 성욕에 빠져들었던 것 같았다.
‘특성이 몸을 잠식한 경우인가.’
그런 경우가 있다. 등급이 낮은데도, 특출나게 사용자랑 잘 맞거나, 사용자가 너무 많이 쓰게 되면, 특성이 몸을 잠식하는 경우가.
나는 가면을 점검했다.
가면의 한쪽에서 마력을 계속해서 빼먹는 존재를.
[콜렉터를 모방한 가면 Lv. 0(99.99%)]
‘조만간 콜렉터의 힘을 쓸 수 있나.’
콜렉터의 힘은 천의 가면의 다른 사용법과 굉장히 잘 맞는다.
아마도 저 가면이 완성된다면, 내 전력은 정말 많이 상승할 거다.
손을 폈다.
어두운 구체가 손바닥 위에 떠올랐다. 그 안에 여러가지의 속성들이 피었다. 마치 우주에 떠다니는 은하처럼.
나는 천수로 공허를 면밀하게 살폈다.
여러가지의 힘을 합쳐 나는 공허와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서 공허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가지 실험을 해본 결과, 나는 이 힘을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쓸 수 있었다.
‘출력은 일정하지만.’
무한에 가깝다고 좋아할 수는 없다. 출력의 최대치는 정해져 있고, 통로를 이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공허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힘을 사용할 때마다 능력들이 반응한다.
유아독존.
지식열람과 천수, 천의 가면.
‘좋아해야 하나.’
직감이 말하고 있다. 조만간 천수와 천의 가면, 지식열람이 진화할 거라고.
‘각각 외신을 상징하는 힘.’
정숙한 처녀와 말을 나누면서 나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외신.
경계의 바깥에서 경계의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존재들이라 하였다.
근데 그들이 너를 해하지는 않을 거야.
정숙한 처녀의 말이 몇 개 떠올랐다. 나는 그들과 거래해서, 그들의 힘을 얻었다. 아마도 그 주체자는 마왕.
마왕은 영원한 안식을 바랐다.
마왕과 거래하는 이시우는 이 세계의 탈출을 원했다.
세계의 정의는 간단해. 경계. 태초의 정해진 법칙에 따라 경계를 넘어가면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지. 나도 얼핏 들은 이야긴데 그곳에는 과학이 발달한 세계도 있고, 야만의 세계가 있다고 들었어. 그리고 마나라는 이능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도.
정숙한 처녀와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점점 엔딩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엔딩의 보스는 마왕일 것이다.
‘마왕이 안식을 원한다고? 웃기는 일이지.’
몇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 회귀자. 그리고 마왕.
마왕은 정말 강할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어쩌면 Ex의 능력을 얻은 윤채린과 윤승하도 어쩌지 못할.
“이시우!”
내 이름을 부르며, 윤채린이 내 쪽을 향해 손을 들었다. 그 옆에 윤승하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고민 있어? 웬일로 사색에 빠진 표정이래?”
“응, 지금까지 엄청 고민했던 게 있는데, 좀 맥이 빠져서 말이야.”
“그래?”
윤채린이 갸웃했다.
“하긴, 오늘따라 엄청 달라 보이더라.”
“내가?”
“응. 원래라면 느끼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을 텐데.”
“맞아. 근데 그 눈빛이 아주 좋아서, 뭐든 해주고 싶어지더라고.”
“……내가?”
“응, 시우 안 그런 척 하면서 은근 성욕이 강하잖아. 가끔씩 우리 바라보는 눈이 느끼해지거든. 난 그게 신호인 줄 알았는데.”
“근데 이런 눈동자도 좋다.”
윤채린이 히죽히죽 웃으며, 부담스럽게 내 눈을 쳐다봤다.
“근데 여기에 왜 불렀어. 헉, 설마 너, 자매 덮밥을 하려고!”
“난 좋은데.”
윤채린이 경악해하자, 윤승하가 내 팔에 팔짱을 걸며 말했다.
“야, 윤승하. 내숭 떨지 마라.”
“난 시우랑 사랑을 나눌 때, 내가 기쁜 것보다 시우가 나를 보면서 정액을 배출하는 모습을 볼 때가 더 좋아서.”
“하, 어이가 없네.”
윤채린이 어처구니없어하며 윤승하를 바라봤다.
“그런건 아냐. 오늘 섹스할 생각도 별로 없고.”
내 말에 윤승하랑 윤채린의 눈이 커졌다.
“너 누구야! 이시우의 변장을…한 애는 아닌데?”
“맞아. 시우 냄새야. 다른 존재가 섞인 것 같지 않고.”
윤승하가 그렇게 말하면서 내 목덜미를 핥았다.
“이건 시우 맛인데. 다른 사람은 아니야.”
“…….”
나는 약간의 소름을 느끼며 윤승하를 바라봤다.
그러자 윤승하도 나를 봤다.
“응, 왜?”
“……아냐. 내가 부른 이유는 하나야. 오랜만에 같이 훈련 좀 하자고.”
“훈련?”
“응. 너희가 가진 고유능력에 대해서 알려줄 것도 있고.”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