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5 백작의 딸 =========================
척!
속 사정이야 어찌됬던 간에, 알몸이나 다름없는 복장인 모습에서 이런 소리가 날리 없었지만 철저한 제시의 움직임은 음란한 창녀의 복장을 반듯한 기사의 것처럼 만들었다.
“보지...기사 제시입니다.”
손의 굵은 마디가 움찔거렸다 엉덩이 옆으로 달라붙는다.
자신도 모르게 자동반사적으로 보지경례를 하려 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십 수년간 해온 제식보다 몇 주간 각인된 보지경례를 하기위해 제시의 손은 착실히 움직여 보지를 향해 움직였다가 겨우 돌아왔다.
‘무심코 손이 다리사이로 갈 뻔했다...’
제시가 매끈한 등골을 따라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숨을 삼켰다.
그동안 수없이 해온 보지경례와 보지기사의 예법은 마음이 생각하는 수치심과 거부감과는 상관없이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여성의 모든 자존심과 마음을 짓밟는 듯한 보지기사의 예법은 아무리 몸에 배었을지언정 익숙해질 수 없었다.
“아직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터질 것 같은 속과 다르게 제시가 절도 있게 걸어와 인사를 올린다.
사적인 자리에 가까웠기에 보지경례를 하지 않은 것이 제시에게는 천만다행이었다. 주군의 딸인지라 암컷가축에 관해 익숙해보였지만 지금은 보지... 암컷으로써가 아니라 기사로써의 첫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목소리의 떨림과 다리 사이에 닫혀진 입구 안쪽의 질펀한 암컷의 꿀물이 기사로써의 표면을 안쪽에서 긁어왔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겨우 참아넘겼다.
“헤에, 아버님의 바로 옆에...”
흔들흔들
누이스 앞까지 다가와 걸음을 멈춘 지 몇 초가 지났지만, 아직도 출렁거리는 거대한 젖가슴 탓인 것 같았다. 여전히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누이스를 덮칠 것처럼 흔들리는 젖가슴은 같은 여자에, 정면의 굴곡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누이스에게는 거대한 살덩어리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고깃덩어리가...”
바로 앞에 있는 제시조차 겨우 들을 수 있는 작은 중얼거림이었다.
“......”
아무리 주군의 딸이지만 극심한 모욕에 얼굴이 화악 달아오른다. 콤플렉스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자랑을 모욕당한 분노와 수치심였다. 하지만 그걸 앞에서 내색하지는 못하고 바닥에 못박힌 자세를 유지한다.
“헤에.”
반응조차 하지 않는 제시에게 놀란 것 같다. 누이스가 품평하는 것처럼 온 몸을 훑듯이 쳐다본다. 자신을 덮칠 듯이 흔들리는 눈앞의 가슴을 포함해 발끝부터 곱슬거리는 짧은 금발까지 샅샅이 값을 매기듯 쳐다봤다.
그 눈빛을 받은 제시는 은밀한 어떤 곳도 가리지 못하는 복장이 부끄러울 만도 했지만 끓어오르는 열기를 힘껏 억눌러 참았다. 탄력 넘치는 허벅지와 아랫배의 근육이 한계까지 조여지며 선명한 굴곡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갑옷을 입었다고 해도 믿을 것처럼 기사답게 보였다.
“그만. 제시 경은 가축이 아닌 기사다. 최근 나에게 충성을 맹세했지. 영지에 익숙하기만 했다면 호위기사로 ‘하루종일’ 같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뛰어난 인재이니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거라. 후후”
“네에 아버님.”
백작이 탄탄한 근육이 만져지는 허리를 감싸며 탄력있는 엉덩이를 거머쥐며 딸아이의 신경전을 끊어낸다.
“...감사합니다.”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준 주군에게 제시가 감사인사를 올린다. 단단한 근육의 결을 따라 미끄러지는 손길이 엉덩이를 떡처럼 주물렀지만 눈썹만 꿈틀거릴 뿐 움직임이 없었다.
훌륭한 부동자세였다.
‘으흑, 하으으으으...!!’
그러나 태연한 겉모습과는 달리 숨길 수 없는 민감한 곳들은 제시의 음욕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었다. 당장 목끝까지 차오른 신음성부터 절도 있는 몸짓과는 다르게 제시를 미친 것처럼 괴롭히고 있었다.
마조 암컷으로 조교된 제시육체와 백작에게 종속된 마음은 미친 듯이 흥분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초면인 주군의 딸의 앞에서 흐트러질 수 없는 기사로써의 자존심만이 삐걱거리면서도 겨우 제시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하흑! 주, 주군!”
그러나 그것도 잠시, 주인이 배푸는 손길에 기사의 가면은 금새 금이가며 뜨거운 비음을 토해낸다.
거대한 젖가슴 끝의 젖꼭지가 금빛 링을 걸쇠라도 된양 기둥처럼 빳빳하게 발기해 앞으로 내밀어 지고 있었고, 자기를 꿰뚫고 있는 피어스를 스스로 흔들며 흔들리는 살덩어리의 출렁임 끝에서 반짝였다.
만약 누이스가 자신의 얼굴을 가볍게 뛰어넘는 크기의 거대 젖가슴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았으면 그 밑의 음란한 삼각지의 사이에서 치덕거리는 반짝임까지 눈치 챘을 것이 분명했다.
“제시...경...?”
아버지의 품안에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희롱당하는 여기사의 외모를 유심히 살펴본 누이스가 고개를 갸웃한다. 반짝이는 금발과 수치심으로 떨리는 푸른 눈동자는 기사라기 보단 창녀에 어울리도록 잘 관리되고 단장되어 있었지만, 그와 함께 눈을 뗄 수 없는 한쌍의 거대한 가슴은 매우 유명했다.
‘호그영지의 여기사 제시!’
여기사 제시라는 인물은 변방 약소 영지의 기사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유명한 인물이었다. 중앙의 근위기사단장과 겨룰 수 있는 실력과 냉철함. 그리고 그보다 뛰어나다는 미모와 갑옷속에 숨기려 하더라도 숨겨질 수 없는 거대한 가슴은 한 번 보면 누구도 잊을 수 없는 강렬한 특징이었다. 보지기사라는 소속과 그에 걸맞는 옷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쪼가리로 인해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금은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무늬만 기사인줄 알았던 아버지의 유흥거리가 진짜 여기사 제시인지 아닌지 말이다.
“아, 저는 아버님의 딸 누이스라고 한답니다.”
누이스가 드레스를 고쳐잡고 예의를 갖춰 살짝 고개를 숙인다.
인사를 하기는 조금 늦었지만 눈앞의 보지기사가 단순한 암컷이 아니라 그 ‘여기사 제시’ 였다니 지금의 상황이 어찌되었건 기사로 충분한 예우를 갖추기 충분한 인물이었다.
‘제시 경이 왜 아버님의 보지기사로...?’
보지기사라면 부친의 암컷들 중에서도 광신적으로 충성스런 암컷들을 모아놓은 기사단이었다. 진짜 기사만큼은 아니었지만 전쟁에도 나갈 만큼 무력도 높았고 암컷으로써의 품질도 높은 ‘여자’ 기사단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들었던 제시라는 여기사는 이런 모습으로 아버지의 암컷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며 흥분해서 보짓물을 질질흘릴 리가 없는 고고한 존재였다. 중앙이건 시골이건 사교계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한번씩은 거론되곤 하는 인물이 제시라는 여기사일만큼 그 실력과 꺾이지 않는 충성심은 유명했다. 더구나 모시는 주군 또한 아버지가 아니었다.
어린 소녀의 호기심이 누이스의 작은 가슴을 간질거려왔다.
“후후, 제시 경에 대해선 나중에 느긋하게 충분히 알려주도록 하지. 어떻게 지냈느냐 누이스.”
“아... 아버님!”
그토록 보고싶었던 아버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누이스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백작에게 안겨들었다. 10년만의 재회였다. 메리의 보짓물을 닦아낸 누이스는 이제 아무 거리낌없이 백작에게 안겨 다시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아버지의 냄새에 흠뻑 취해 그 안락감을 만끽했다.
품에서 한걸음 물러나온 누이스는 곧바로 10여년간 살았던 작은 시골영지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내며 아버지와의 시간을 보냈다. 말을 아끼는 백작도 딸에게만은 풀어져 이것저것 물어보는 누이스의 질문에도 길게 대답하며 부녀간의 해후를 충분히 나누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백작성의 암컷가축들에 관하여 이어질 즈음에는 앙연히 동, 은, 금으로 나뉜 피어싱과 그 위의 루비가 달린 피어싱에 대한 것까지 물어보게 되었다. 당연히 암컷들은 계급따위 없이 품질과 쓰임새만 나뉘어져 있는줄 알았던 누이스는 백작이 개인적으로 정한 암컷의 계급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다.
“어머 이 암캐에게 루비를 달아주셨어요?”
============================ 작품 후기 ============================
세미라미스 그러네 나름 기사였네 제시 언제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 앞으로 제시의 기사로서의 모습도 조금씩 보여드리도록하죠!
kjt899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욤!
qgegegqe 생각보단 무난한 딸...? / 그럼요. 무난무난하고 참합니다.
반가운미소 동심이 가득한 작가님과 독자들이라니...(절레절레) 여태까지 제가 동심의 뜻을 잘 몰랐던 거군요. 그보다 백작의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네요. 저런 백작이 결혼을 하고 딸이 있을줄은 몰랐는데 / 부인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으니 일찍 단명했다고 할 수 있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백작과 아이를 낳았는지는 이후에 그려낼 수도 그려내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ㅎㅎ
블러드헬 일찍 올려주셨군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조금 늦었습니다 ㅠㅠ
금요일부터 주말내내 지방에 내려가있느라 늦었습니다.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