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3 귀족영애의 절망 =========================
“아, 내 신발이 너무 더러워지는 것 같아.”
젖가슴을 통통 건드리던 발을 들어 요염하게 다리를 교차시켜 다리를 꼬았다. 아직도 정신없이 신발을 빨고 있는 제시의 금빛 곱슬머리 위로 다른 한쪽 신발이 곡선을 그리며 넘어가 흔들린다.
‘이런 암캐 같은 걸 기사라고... 이것 때문에 지금 내가 이런 꼴로...! 으득!’
암컷걸레의 등허리에 걸터앉아 도도한 자세로 이를 갈았다.
쾌락에 미쳐 더러운 신발을 핥기 바쁜 짐승 한 마리 때문에 영지와 가문이 풍비박산 나고 비참한 지금의 생활을 생각하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백작의 손님이라는 것은 명목상일 뿐, 일주일간 백작의 성노예나 마찬가지인 생활이 계속되었다. 아니, 성노예조차 아니었다.
‘암컷 가축이라 불리는 것들 조차 나를...’
암컷가축들 중 최하계급인 걸레들을 제외하고는 왠만한 암컷 가축들조차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놓고 명령을 무시하진 않았지만 꼴좋다는 생각이 눈빛 속에 담겨있었다. 고귀한 귀족에서 백작의 암컷이 되어버린 비참한 상황에 대한 조소와 무시인 것이 명백했다.
백작의 포니걸은 자신을 태우는 것에 눈살을 찌푸렸으며, 심지어 백작의 만찬에 올려진 식용암컷조차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살코기를 바치고 그 고기가 요리되는 것을 황홀히 지켜보던 가축암컷은 자신의 젖가슴살 한쪽이 헨디아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에 분노와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암컷... 가축들 따위...! 우우욱!’
만찬에서 먹은 인육의 맛이 속에서 역겹게 치밀어 올랐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은 귀족들도 자주 먹지 못하는 어린 송아지 고기보다 뛰어날 정도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고기가 일반적인 가축의 고기가 아니었고, 그 고기의 재료인 식용암컷이 자신의 고기가 먹히는 걸 살아있는 채 두 눈을 뜬 채 생생히 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암컷가축은 마법에 의해 인간과는 다르게 변이해 신체능력, 정신구조 등이 인간이라 할 수 없었지만 헨디아의 눈에는 노예일 뿐인 똑같은 사람이었다.
헨디아도 순수한 귀족소녀인 만큼 암컷가축이란 ‘제도’에 반대하진 않았다. 일부 귀족들이 비싼 돈을 들여 취미로 사용한다는 소문정도는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하는 것을 결코 반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그 날 확신으로 굳어졌다.
백작의 만찬에 초대받아 암컷을 눈앞에 세워놓고 탱탱한 팔다리와 부드러운 젖가슴을 잘라 눈앞에서 요리하는 것에서 강렬한 혐오감과 공포심마저 느꼈다.
‘도축당해 요리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삶이라니, 미쳤어.’
스스로의 생명마저 경시하고 생으로 팔다리와 은밀한 부위가 고깃덩어리로 썰려나가는 것에 환희하며 몸을 부르르 떠는 광신적인 모습이라니. 백작의 대를 거듭한 잔혹한 세뇌와 가축화에 전율이 일었다.
‘그런 하등한 것들이 나를...나와 똑같다고...?’
이런 노예보다 못한 가축에게 무시와 모욕을 당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백작에게 용기를 내서 항의해 보았으나 대답은 절망적이었다. 포로인 헨디아 자신은 백작의 노예, 소유물이란 대답이었다. 사실상 백작 전용 노예, 심하게는 암컷 가축으로 여겨질 수도 있었다.
감금되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아버지 어머니를 의지할 수도 없고 혈혈단신인 헨디아에게는 눈앞이 하얘지는 말이었다.
최악의 원수지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백작은 처음부터 제대로된 포로 대우를 해줄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이미 호그남작 일가는 백작에게 있어 귀족이 아니었고, 가축들과 똑같거나 그 이하인 물건. 전리품이었다.
‘제시, 더러운 암캐년!!’
귀족영애로써의 자존심도 소용없었다.
자살하지 않고 의지할 수 있는 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생사와 유일하게 ‘조교’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제시 하나뿐. 어두운 감정을 배설 할 수 있는 제시가 없었다면 노예나 마찬가지인 생활 속에서 이토록 오래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귀족처럼 보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의복과 식사를 받는 것 이외에는 천한 하인들조차 자신을 마음껏 희롱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 지배자의 무언의 허락 하에 새로운 암컷을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말이다. 헨디아는 가축이 아니라면 언제나 어디서라도 천민과 병사, 하인을 가리지 않고 욕망의 배설구가 되었다. 당연히 귀하게 자라온 화초같은 마음도 더럽혀질대로 더렵혀져 신경이 끊어질 만큼 쇠약해져있었다.
“쯔릅, 흐으응...? 하아...”
제시가 고개를 들어 뜨거운 기대감이 담긴 숨을 토해낸다.
꼬아진 뽀얀 다리한쪽이 얼굴 안쪽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 빨고 있는 신발보다 더러울 것이 분명한 신발에선 오래된 가죽과 오물이 묻은 퀴퀴한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이제 자신의 침 이외에는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청소한 신발과는 달리 더러운 신발은 내성 복도의 그림자진 구석에서 더욱 추잡하고 구릿한 냄새를 풍기는 것 같았다.
지금 한 마리 암캐로 더러운 신발에 발정한 제시에겐 무엇보다 달콤한 유혹이었다.
“꿀꺽...헤에...헥, 헤엑”
절로 입이 벌어져 혓바닥을 내밀고 개처럼 헐떡거렸다.
이미 침 범벅인 턱끝으로 맑고 끈적한 군침이 새롭게 맺혀 흘러내린다. 음란하게 꿈틀거리는 분홍빛 혓바닥 위로 뜨거운 숨결과 함께 번들거리는 침이 한 가득이었다. 새로운 먹이에 발정한 암컷 그 자체였다.
“흥, 나머지 한짝도 맛보고 싶나보네. 더러운 것!”
“네헤, 멍멍... 더럽고 냄새나는 신발... 하아아...”
암캐에겐 허락되지 않은 앞발은 절대 사용하지 않고 땅에 짚은 채로 놔두고 입만을 벌려 뺨에 옆에 흔들리는 새로운 목표물을 향했다. 너무 오랫동안 움직인 무릎이 바닥에 배겨서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암캐의 복장이 아닌 거의 알몸의 보지기사단 복장은 암캐로 기어다니기엔 알맞지 않았다. 하지만 제시는 개의치 않고 허벅지와 무릎을 움직여 옆걸음으로 위치를 조정했다.
바짝 바닥에 붙어 발밑에 엎드려 더러운 신발을 머리만을 사용해 핥고 있으니 헨디아의 허벅지까지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시선위로 보이는 종아리는 얇고 뽀얗기 그지없어 건강미가 넘치는 자신의 다리와는 다르게 부러질 것 같은 유려한 매력이 있었다. 가죽신 바깥으로 드러난 가는 발목과 복숭아뼈도 앙상할 정도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물어서 한입에 삼키고 싶을 것 같이 제시의 피학심을 가열시켰다.
“헤에... 낼름. 흐으으으으응...”
입을 크게 벌리고 한껏 혀를 내밀어 먼지와 오물이 들러붙은 밑창을 혀로 눌러 넓게 핥았다. 혓바닥 깊숙이 느껴지는 짜고 텁텁한 맛을 눈을 감고 한껏 음미했다. 가슴 깊숙한 곳이 먹먹해 지면서 기묘한 포만감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다.
“흐음, 이만하면 됬어.”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헨디아가 반대편 신발까지 깨끗해진 것을 상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여 확인했다. 발을 잡아끌어 건강미 넘치는 제시의 뺨을 두드려 애완견을 대하듯 행위를 멈추게 했다.
“이걸로 좀 닦을게.”
번들거리는 침이 잔뜩 묻은 축축한 신발을 들어 황금빛 물결처럼 흔들리는 정수리 위, 머리카락 위로 올려놓는다. 그리고 걸레를 사용하듯 발과 발목만을 사용해 귀밑까지 이어진 금발 곱슬머리에 신발을 비벼 닦는다. 냄새나는 침과 조금 남아있는 퀴퀴한 신발의 냄새가 머리카락을 잔뜩 헝크러뜨리고 더러운 냄새를 흡수한다.
“후우... 상쾌해!”
기분좋은 표정으로 암컷걸레의 등에서 일어난 헨디아가 작게 기지개를 켠다. 방금전까지의 울적하고 날카로운 표정이 한껏 풀어져 있었다. 한껏 풀어진 얼굴근육을 움직여 우아한 표정을 짓고 아직 바닥에 엎드려 혀를 내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제시를 깔아본다.
순간적으로 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이 스쳐가며 하얗고 도자기 같은 손가락으로 뺨을 툭툭 두드려 고민한다. 비웃음을 한껏 머금은 시선이 허벅지를 지나 무릎밑으로 흥건하게 고일만큼 애액을 흘리는 보지에 닿는다. 그리고 재차 엎드린 상태에서도 바닥에 닿을 만큼 거대한 젖가슴을 향한다. 두 곳 모두 농밀한 여성의 매력을 넘치도록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보지 속 조갯살 사이의 콩알과 분홍빛 두 망울 체리를 꿰뚫고 달린 금빛 피어스링이 달랑거렸다.
겉모양만 귀족으로 전락한 헨디아는 감히 어찌할 수 없는 총애받는 암컷들만이 달 수 있는 표식이었다. 실제로 헨디아는 고리만 달고 있다면 그 어떤 암컷보다 낮은 계급의 ‘미등록 암컷’이었다. 모든 암컷가축들이 헨디아를 무시하는 이유였다.
‘흥, 그래봤자 가축일 뿐이지.’
아직도 귀족영애의 자존심을 버리지 못한 헨디아가 현실을 회피한다.
아무리 이곳의 지배자인 백작의 총애를 받는다 할지어도 귀족인 자신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가축 따위였다. 지금은 귀족의 외관만을 간신히 유지한 채 노예보다 못한 처지지만, 언젠가 백작은 같은 귀족인 자신을 대우해 줄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현실도피를 하고 있었다.
귀하게 자라온 심약한 소녀에게는 지금의 현실과 육체적, 정신적 고문은 너무나 가혹했고 헨디아는 이것들을 받아내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제시를 조교(괴롭히는 것)하는 것과 현실을 도피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럼 이만. 호호호홋!”
헨디아가 한껏 가벼워진 우아한 발걸음으로 떠나간 자리에는 쾌락에 끝에 도달하지 못해 진한 여운에 취한 여기사와 그 여기사의 분비물을 핥아 청소하고 있는 암컷 걸레 한 마리만이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 밤에 못올릴 것 같아서 미리 올립니다~.
헨디아의 이야기를 써야되는데 자꾸 제시가 끼어드네요. 역시 마성의 젖가슴 여기사 제시... ㅜ
블러드헬 제시는 아마 행복할듯 그런데 저 귀족 딸을 제시 하녀나 깔개용이 된다면 재미있을듯 / 자존심 강하고 순수한 귀족소녀를 제시의 성욕처리용 물건으로...! ㅎㅎ 꼴릿하군요.
반가운미소 그러고보니 예전에 실비는 지금 뭘하고 있나요? 나름 헨디아의 친구인 만큼 나중에 헨디아 조교할때 헨디아를 절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거라 생각했는데, 그 역할을 제시가 맡으면서 되게 애매해진듯(...) / 실비는 네임드(?) 치고는 사실 그렇게 엄청난 역할을 맡기려고 만든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제 작품에서 이름을 부여 받았으니 나름의 역할을 맡겼습니다. ㅎㅎ 이번에피소드가 헨디아편이니 아마 등장하겠죠?
M.F 헨디아 포동포동 살찌워서 식탁에 오를 것 같은 느낌 / 헐... 헨디아를 식용으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역시 무서운 독자님이십니다. ㄷㄷㄷ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