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9 암캐와 암컷들 =========================
“크크큭. 엉덩이로는 부족한가보군.”
포로로 붙잡힌 남작영애와 그 가신이었던 여기사의 음란한 치태가 열기를 띠어가는 것을 보며 백작이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전해지는 진동과 꿈틀거리는 육체는 백작을 흡족하게 했으나, 더욱 흥미로운 광경을 귀여운 남작 영애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 이 열기를 더욱더 감미롭게 만들기 위해서.
의자로 깔고 앉았던 제시의 부드러운 등허리에서 일어난 백작의 입술이 벌어졌다.
흰 이빨이 입술사이로 섬뜩하게 빛났다. 입술과 이빨 사이로 묵직한 숨소리가 단어를 만들어 백작의 비참한 암컷가축에게 한마디 명령을 내렸다.
“누워서 보지경례.”
보지기사단의 보지경례였다.
원래는 서있는 채로 엉거주춤 다리를 구부리고 반쯤 주저앉아 가랑이를 활짝 벌려 손으로 보지날개를 잡아 벌리는 수치스러운 자세였다. 여자로써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보지를 스스로 꼴사나운 모습을 취한 채 제 손으로 잡아 벌리는 보지경례는, 모든 수치심과 자존심을 버리고 백작만의 암컷으로써 보지를 바친다는 의미를 가진 자세였다.
다만 지금은 누워서 다리를 벌리고 스스로 손으로 보지를 벌려 헨디아가 보지를 때리기 쉽게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누워서 다리를 벌려 손으로 보지를 까뒤집는 자세에 불과했지만, 보지 경례라는 자세는 다리의 각도와 반듯한 허리, 그리고 보지날개를 잡고 어느정도 벌려야 되는 것 등의 엄격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더욱 수치심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용했다.
“머, 멍! 보!지!”
제시는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엄격하게 조교된 육체는 순식간에 보지라는 부끄럽기 짝이없는 구호를 스스로 외치고 발랑 드러누워 보지기사의 보지경례를 하고 말았다.
온갖 험난한 일을 치루며 한 달을 보낸 제시에겐 초기에 반항심 가득한 상태에서 받은 조교였다. 배우고자 하는 의욕도 없어 억지로 조교 받았지만 정신을 잃을 때가지 강하게 때려박힌 조교는 반사적으로 제시의 육체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으읏, 손이... 죄송합니다.”
다만 암캐의 모습으로 사지가 구속된 제시가 손으로 보지를 벌릴 순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 고지식한 제시의 성격상 이유야 어떻건 명령받은 일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암캐로 기어다니기 위해 팔꿈치와 무릎으로 바닥을 짚고 손과 발뒤꿈치가 어깨와 엉덩이에 밀착된 탓에 보지를 벌릴 순 없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바닥에 벌렁 드러누운 제시의 모습은 기이할 정도로 짧아보이는 팔다리를 애써 고정시켜 부동자세를 취하는 꼴불견 그 자체였다.
이제 스스로는 벌레처럼 뒹굴고 버둥거리지 않는 이상 다시 엎드리는 것조차 불가능한 비참한 모습이었다.
“으읏... 으윽...! 흐윽...”
이런 비참한 모습을 하고서도 수치심과 음습한 쾌락에 몸을 떠는 제시가 고개를 들어 주인을 올려다봤다. 압도적인 쾌락으로 멍하게 탁해진 푸른 눈동자가 허공을 지나 주인을 찾았다. 보지경례를 마치지 못한 것에 대한 용서와 다음에 이어질 음란한 체벌에 기대감이 섞인 시선이었다.
“자 계속하게, 남작영애. 암컷가축들은 기본적으로 항상 보지를 통해 체벌과 상을 주는 법이지.”
“...네”
헨디아가 백작의 한마디로 순식간에 고급 창관의 창녀들이나 할법한 자세를 취하는 자세에 혐오감을 감추지 못하고 낮게 대답했다.
짝.
“흐응...”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전의 흥분은 억눌린 것처럼 보지를 내려치는 손에는 힘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보지물에 퉁퉁 불어있는 보지살과 작은 손바닥이 부딪히며 내는 작은 소리만 들렸다.
당연히 따끔한 고통과 이어지는 짜릿한 피학의 쾌감을 기대했던 제시의 반응도 시원치 않았다. 그저 민감한 성감대에 느껴지는 손길에 작은 신음성을 흘렸을 뿐이었다.
당연히 모든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백작의 마음에도 들지 않는 일이었다.
이제와서 제시에게 문제가 있을리는 없었고, 문제는 직접 주도적으로 보지를 내려치는 헨디아였다.
제시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 헨디아의 표정에서 이유를 파악한 백작이 실소를 지었다.
“하, 이제와서 마음이라도 약해지는 건가 남작 영애. ‘이것’은 영애를 섬기던 기사가 아닌...”
그리고 발랑 드러누운 제시의 위로 고급스런 귀족의 가죽신으로 감싸인 발을 들어올렸다.
“내 애완 암캐란 말이다.”
꾸우우욱.
“으으으윽....”
고급스런 가죽신의 밑창이 누워있던 제시의 얼굴 정면을 눌렀다. 오똑한 콧날이 사정엎이 옆으로 비틀리며 뭉개졌다.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발갛게 뺨과 신발사이에 터져나가며 밑창에 묻어있던 더러움을 전염시킨다. 주인의 용서를 구하던 푸른 눈동자는 난데없는 상황에 질끈 감겨 수치심과 모멸감에 떨리는 동공을 감췄다.
“직접 가르친 딸이 애완동물 한 마리도 다루지 못하는 걸 보니, 호그장남이 왜 졌는지 알만 하군. 크흐.”
아득.
“아버님은...!”
존경하는 아버지를 향한 모욕에 헨디아가 눈을 치켜뜬다.
하지만 일시적인 분노의 힘만으로는 귀기가 느껴지는 백작과 몇 초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 적대하고자 마음먹은 눈으로 시선을 마주하기엔 헨디아는 너무나 심약했다.
부들부들.
갈 곳을 잃은 헨디아의 분노와 모욕감이 바닥을 쓸며 갈 곳을 찾는다.
푹신한 고급 양탄자와 그 위로 점점히 뿌려진 끈적하고 비릿한 얼룩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만 더 시선을 올리자 눅진하게 젖은 흰 엉덩이와 활짝 벌려진 허벅지, 그리고 다리를 접어 무릎으로 바닥을 짚게 만드는 검은 구속구가 보였다. 엉덩이와 허벅지로 이어지는 둥그렇고 여성스러운 곡선 사이로 드러나는 단단한 근육은 고된 훈련과 뛰어난 실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눈앞에 보이는 이 모습의 대상이 영지 최고의 실력자이며 기사의 충성을 저버린 여기사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한 손으로 자신 같은 작은 귀족 소녀정도는 잡아 던질 수 있을 만큼의 실력자가 사지를 묶여 알몸으로 창녀도 취하지 않을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래, 기사가 아니야.’
아니, 창녀조차 아닌 한 마리 암캐는 지금 주인의 발에 얼굴을 짓밟히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반항조차 하지 않고 얌전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발밑에 짓눌려 우스꽝스럽게 일그러진 얼굴은 차갑게 무표정으로 검을 휘두르던 아름다운 여기사의 얼굴이 아니었다. 온갖 먼지와 정체모를 검댕이 더해져 언뜻 얼굴만 보면 길거리의 거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백작에게 당한 모욕감, 분노, 수치심. 그리고 현실에 대한 서러움, 억울함이 한줄기로 모였다. 그리고 백작에게서 방향을 틀어 눈앞의 무력한 암캐에게 터져나가듯 쏟아진다.
“이, 너 때문에!”
짜악!
“아악!”
“너 때문에 내가...!”
짜아악!!
“아흐으으윽! 가, 감사합...”
짜아악!!!
“우리 가문이, 이익...!”
쫘악!!
“크읏...! 흐으으응!
햇빛이나 고생과는 먼 생활을 한 작고 하얀 손바닥이 거듭해서 내리쳐졌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담긴 힘이 더해져 이내 전력으로 내리치고 있었다. 애완 암캐로써 받는 체벌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올리던 제시가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가해지는 보지 스팽킹에 신음을 지른다. 클리토리스에 달린 피어싱이 손바닥이 내리쳐질 때마다 반짝, 튀어오르며 극적인 쾌락과 고통을 더했다.
“크흐흐흐, 그래! 가문을 배반한 암캐도 벌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구해야지. 더, 더...!”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딘지 어둡고 음침한 방안에선 나직한 악마의 음성과 순백의 귀족 영애에게 벌을 받으며 번민하는 암캐의 신음소리가 계속됐다.
============================ 작품 후기 ============================
신고가 들어왔는데... 어디를 수정하라고 말해주지도 않으니 모르겠네요 ㅠ. 조아라에서 연재분은 그냥 노멀하게 가야되나 싶기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