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8 영지시찰 =========================
정신을 차릴 때 쯤 물컹거리는 것이 뺨에 닿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자신의 얼굴에서 남아있는 느낌과 냄새는 가슴을 비롯한 상반신에서 나는 것과 똑같았다.
‘설마 이게 전부 침...? 내가 정신을 잃은 동안 나에게...!’
얼굴에 닿았던 뜨뜻하고 축축한 느낌이 되살아났다.
자신을 빨고 핥아서 어쩔 속셈이었던 것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더럽고 혐오스러운 느낌이 치밀어 올랐다.
‘우웁!’
역겨운 구토감이 순식간에 목구멍을 타고 넘어왔다.
가슴깨와 얼굴에서 구리한 냄새 더욱 진하게 밀려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네놈!”
퍼억!
제시의 주먹이 눈 깜짝할 사이에 타릭의 얼굴을 후려쳤다. 제시를 히죽거리며 바라보고 있던 타릭이 반응조차 하지 못할정도의 엄청난 속도였다.
“더러운 혓바닥을
“커억! 억, 끄어억!”
주먹에 맞고 바닥에 쓰러진 타릭을 제시가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특히나 혓바닥이 내밀어지던 얼굴을 집중적으로 밟고 두들겼다. 2kg이 넘는 롱소드를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기사의 완력은 그것이 여기사라 할지라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발길질에 걷어차이는 타릭이 몸을 둥글게 감싸자, 제시는 타릭의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빗장처럼 걸어잠긴 양팔을 간단하게 벌린 후에 하얗게 드러난 무릎으로 깔아뭉갠 후 계속해서 얼굴을 맨주먹으로 후려쳤다.
따로 격투기를 단련하지 않아 기차시곤 많이 부드러운 제시의 주먹은 누구의 피인지 모를 붉은 액체가 점점 얼룩을 더해가고 있었다.
“쯧...”
바로 뒤에서 보고있던 백작도 돌발적인 사태에 깜짝 놀랐지만 자신들을 따라오는 병사 몇 명에게 눈짓을 하여 제시를 붙잡게 했다.
‘흠집나지 않게 그토록 조심했건만’
예전 자신이 유흥거리로 삼아 타락한 쓸모없는 기사하나보단 제시의 손에 흉터가 생길까 걱정되었던 탓이다. 검을 쥐고 혹독한 훈련을 한 탓에 이미 마디가 다소 굵어지고 거친 굳은살이 배긴 손이였지만 꾸준하게 관리해준다면 여인의 손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없이 많은 암컷들 중에서 거칠고 딱딱한 손도 나름대로의 맛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굳이 사내같은 손을 즐기기 위해 내버려둘 필요도 없는 것이다.
부드럽고 매끄러울수록 즐기는 맛이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암컷의 진리였기 때문이다.
“이이익...!”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병사들이 제시의 양팔을 붙잡고 타릭에게서 간신히 떨어뜨린다.
그간 쌓아온 울분이 폭발한 것처럼 자제심을 잃어버리고 온힘을 다해 타릭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이성을 놓은 것은 아닌지 자신을 붙잡는 백작의 사병을 공격하진 않았지만, 이제까지 극도의 자세심으로 폭력성을 드러내지 않은 제시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끄어어어......”
제시를 끌어낸 후에 남아있는 타릭의 모습은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여자의 주먹과 발길질이 저질렀다고 생각하기엔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안내인이 이렇게 되버렸으니... 알아서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겠군”
백작은 부상당한 타릭보다는 안내인 없이 돌아다녀야 할 불편함이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았다. 확실히 널부러져 있는 타릭의 모습은 더 이상 일어서서 안내를 할 수 있을 만한 모습이 아니었다.
처음 후려갈긴 주먹에 의해 빠져버린듯한 턱은 닫히지 않고 벌어져 신음성을 흘리고 있었고, 이리저리 떡이된 얼굴은 형체는 멀쩡했지만 범벅이었다.
웅크린 채 얼굴을 감싸던 양팔은 어느 샌가 부러져서 힘없이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엄청난 완력으로 발을 열어젖힌 후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도록 부러뜨렸던 모양이다.
‘이거, 유명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중앙근위기사 부단장과 맞먹는 실력이 이정도일 줄이야... 이정도라면 1:1 토너먼트 전에서라면 거의 무적이겠군!’
백작이 제시의 엄청난 무력에 내심 감탄했다.
아무리 제시가 엄청난 실력을 갖고 있다지만 기사한명을 부지불식간에 전투불능으로 만든 실력은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검술이 아닌 제대로 배우지 조차 않은 몸싸움과 완력만으로 남성기사를 제압해버린 것이다. 만약 검을 들게 된다면 평범한 기사 2, 3명은 능히 가볍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타릭 경은 치료소에 데려다 놓게. 저렇게 되버렸으니 몇 달간은 좋아하는 포니걸도 제대로 안을 수 없겠군 쯧쯧...”
백작이 누워있는 타릭경의 뒤처리를 지시하며 말했다.
제시를 조교하는데 뭔가 큰 도움을 줄 것처럼 의욕있게 나서더니 결국 죽지 않을 만큼만 얻어맞고 실려간 것이다.
애초에 포니걸로 인해 성욕에 대한 자제심이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에 암사자의 아가리에 점점 대가리가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설쳐댔던 것이다.
‘조금만 더 참고 잘했으면 좋았을 터인데... 내가 이렇게 만들었으니 하는 수 없군’
육체적으로 공략이 완료된 듯한 제시를 슬쩍슬쩍 말과 행동으로 자극해 정신적으로 길들여 볼까 했던 계획은 이로써 제동이 걸렸다. 미약의 육체적인 폭발로 인해 타릭을 만나기 전보다는 훨씬 좋은 상태였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백작님, 이자가 이 마을에 대한 것을 잘 알고 있답니다”
병사 한명이 안내를 하기위해 근처 마을사람 한명을 수소문해왔다.
백작은 더 이상 타릭이란 기사를 뇌리에서 떠올리지 않고 발걸음을 움직였다.
타릭이 입담도 좋고 제시를 조교하는데 써먹을 수 있었지만 그의 역할은 안내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병사에게 양팔을 구속당했던 제시는 굳은 표정으로 백작의 뒤를 쫓았다. 그녀의 양 손은 임시방편으로 피를 닦아내고 하얀 천으로 동여매어 상처를 감싼 모습이었다.
매끄럽고 하얀 육체에도 붉은 얼룩이 점점이 묻어있었다. 하지만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있는 제시의 몸에 누구도 손을 댈 수 없어 닦지 못한 것 같았다.
“끼이잉, 끼잉... 멍!”
이제껏 조용히 뒤를 따라오던 메리가 살벌한 분위기에 잔뜩 놀라 제시를 따라오며 엉덩이를 흔들고, 애써 머리를 비비적대며 애교를 부렸지만 제시는 힐긋 한번 쳐다보고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지금 메리를 건드린다면 백작의 애완암캐인 메리의 몸에 무심코 상처를 내버릴 만큼 강한 흥분감과 감정이 격앙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의 풍만하고 세련된 몸통을 깔아뭉개고 짧게 절단되어 반항하지도 못하는 암캐를 잔혹하게 웃으며 괴롭힐 것 같았다.
‘후... 진정하자’
제시가 차분히 머릿속에서 되뇌었다.
매일 녹초가 될 정도로 훈련을 해왔던 제시가 백작령에 온 이후로 훈련다운 훈련은 하나도 하지 못한 채 육체적으로 구속되어 있었고, 익숙치 않은 정치군사적인 문제와 성노예처럼 조교당했던 정신적 스트레스가 타릭을 구타하며 한 번에 터져나온 것이다.
지금 가축과 인간에 관한 가치관이 바뀔 정도로 강하게 조교당한 제시의 스트레스가 폭력과 가학성을 띄고 해방된 이 순간, 제시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검게 물들고 있었다.
“히웅... 왕! 제시 여기사님...”
제시의 마음을 모르는 메리만이 임시로나마 백작을 제외하고 자신보다 위에 있는 서열로 인정한 첫 번째 암컷의 기분을 풀기위해 발발거리고 있었다.
이미 짧게 절단된 네 다리를 익숙하게 움직이며 제시의 주위를 빙빙 돌며 탐스런 젖가슴과 탱탱한 엉덩이를 드러냈지만 소용이 없다는 것에 적지않게 실망한 모습이다.
“메리의 음란한 엉덩이를 걷어차주세요오... 멍!”
가끔 기분이 좋지않은 백작이 자신의 풍만하고 새하얀 엉덩이를 걷어찼던 것을 떠올리며 제시의 앞에 엉덩이를 높이 치켜세운채 기다려보기도 했지만, 제시는 쳐다보지도 않고 비켜서 걸음을 재촉하기만 했다.
============================ 작품 후기 ============================
추천과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주신 많은 쿠폰들, 이번에 사용한 진료비와 약값으로 사용하도록하겠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