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13.
* * *
'아, 이거 간질간질은 한데.. 뭔가 올라오는 느낌은 전혀 없네.'
쪼꼬미가 아무리 열심히 빨아도, 뭔가 별 느낌이 없었다. 과연 노예 문양의 제한이라는 게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 쌀 기색은 전혀 안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또 기분이 전혀 안 좋은 건 또 아니었다. 어중간하니 묘한 기분.
'으음. 진짜 이대로 라면 말라 죽겠는걸.'
한 명 한 명이 거를 것 없이 박음직스러운 타선인데 싸지를 못한다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일주일을 버텨서 실적을 보여준다? 무리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편 내가 딴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쪼꼬미는 열심히 빨아야 할 것을 빨고 있었다.
"츄읍 츄읍.. 어때? 혹시 쌀 것 같지 않아?"
"전혀. 나 못 싼다고 했잖아."
"츄읍 츄읍..! 어때 지금은?"
"똑같아. 뭘 자꾸 물어봐? 빨 거면 말시키지 말고 열심히 빨기나 해.'
쪼꼬미는 열이 받는지 볼을 쭉 빨아 소리나게 빨았다.
"촵촵촵."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 이거 줫같네.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안 좋은 것도 아니고. 근데 확실히 쌀 것 같진 않아. 이거 진짜 요상하네.'
나는 찝찝해하며 쪼꼬미의 소중이라도 열심히 빨아 주었다. 쪼꼬미는 내가 쪼꼬미의 소중이에 있는 쌀알만한 쪼꼬미를 앞니로 살짝 깨물자 거칠게 경련했다.
"으기흣..!"
"으왓!"
푸슛퓨숫거리는 소리와 함께 뜨끈한 액체가 쪼꼬미에게서 쏟아져 나왔다. 나는 재빨리 얼굴을 피했지만, 다 피하지 못하고 좀 맞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으. 이게 뭐야."
나는 손으로 버섯 육수를 닦아내며, 찍 싸고 기운이 다 빠진 쪼꼬미를 소파에 곱게 내려 놓았다. 쪼꼬미는 지쳤을 텐데도 얌전히 누워있지 않고, 기다시피 해서 내 다리를 붙잡았다.
"제발.. 부탁 하나만 하자."
"뭔데?"
"아까 박고 싶다고 했지? 안 싸도 좋으니 제발.."
거만하던 쪼꼬미가 제발이라고 하는 걸 보니 심장이 쿵했다. 하지만 바로 박아주면 재미없지.
"마음이 바뀌었는데."
쪼꼬미는 보지에 열이 올라 뜨끈뜨끈한지 안달하며 다급하게 애원했다.
"제발.."
다급해보이는 그 표정이 너무나 귀엽고 웃겼다.
"그러면 스스로 올라타서 하던가."
내가 소파에 앉아 허벅지를 탁탁 치자 쪼꼬미는 힘이 다 빠졌으면서도 기를 쓰고 기어 올라탔다.
"흡..흐읍..!"
드디어 마참내! 허벅지에 올라탄 쪼꼬미가 넣으려는 순간,
쪼롱쪼롱쪼로로롱 새소리가 울렸다.
"아아아.."
나는 쪼꼬미의 세상 절망스러운 표정을 보고 웃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잘 참아냈다.
"푸흡.. 흠흠.. 아쉽지만 시간이 다 됬네."
"아아아아아!!"
쪼꼬미는 멘탈이 나갔는지 무턱대고 올라타 넣으려고 했다. 이대로 있어줘도 괜찮지만, 어차피 싸지도 못하는 거 쪼꼬미나 더 놀려먹는게 재밌을 것 같았다.
"그럼 다음에 봐."
내가 쪼꼬미를 들어서 소파 옆에 두고 툭툭 털고 일어서자 쪼꼬미는 거의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아직.. 못 넣었.."
"시간이 다 되었다니까?"
"연장.. 연장을..! 제발..!"
"잠깐 기다려 봐."
나는 옷을 챙겨입고 나가서 클라리스에게 연장이 되냐고 물어보았다. 클라리스는 방긋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명손님이 대기하고 계셔서 안 되겠네요."
지명 손님이 다 있다고? 나를? 일한 지 첫날인데? 아무튼 안 된다니 어쩔 수 없었다. 연장 안 된다고 하면 쪼꼬미가 절망스러워할 걸 생각하니 쥬지가 요상하게 불끈불끈했다.
'내가 이런 취향이 있었나? 괴롭히는거 별로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과연 돌아가니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일어난 아이처럼 쪼꼬미가 기대하고 있었다.
"연장 된데?"
"안 된데."
쪼꼬미의 표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난 살짝 갈 뻔했다. 눈물마저 글썽이는 쪼꼬미는, 세상에 낙이 없다는 듯 바닥에 떨어진 옷을 한겹씩 주워 입었다.
"아까워서 어떡해? 다음에 오면 잘 해줄게."
쪼꼬미는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놀리기만 하고.. 절대 이 가게 다신 안 와."
나는 너무나 귀여운 쪼꼬미를 뒤에서 꽉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다음에 오면, 안에 잔뜩 싸줄게."
쪼꼬미는 순식간에 귀가 빨개지며 체온이 수직상승했다. 품에 있는 쪼꼬미가 뜨끈뜨끈해지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또 올꺼지?"
"몰라."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나가려는 쪼꼬미를 붙잡았다.
"잠깐만."
"뭐야. 왜 붙잡아? 혹시..?"
"아니, 그런 거 아냐. 자지 빤 값은 내놓고 가야지."
뭔가 기대하던 쪼꼬미는 내 대답에 확 쭈그러들었다.
"..얼마야?"
"원하는대로 준다고 했었지? 글쎄? 얼마로 할까. 보통 얼마 받아?"
"..5골드 정도"
"그럼 5골드만 받지 뭐."
쪼꼬미는 지갑을 뒤지더니 삐졌는지 내 손바닥에 5골드짜리 금화를 사납게 집어던졌다.
"다신 안 와."
"다음에 봐."
내가 상냥하게 작별인사를 하자 쪼꼬미는 씩씩거리며 방을 나갔다. 다신 안 온다고 했지만 분명 일주일 안에 다시 얼굴 볼 일이 생길 것 같다.
"흐음. 그 다음은 누구지. 지명손님이라고?"
소파에 앉아 누군가 생각하는데, 소파가 질척거렸다.
"아, 이런."
버섯육수로 질척질척한 방에 이대로 바로 다음 손님을 받기는 좀 그래서, 나는 클라리스에게 말해 방을 좀 청소해달라고 했다.
"어머나. 이 방은 못 쓰겠네요. 앞의 5번방을 쓰세요."
그 말대로 앞방으로 가 보니 4번방과 똑같은 방이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옷장이 하나 있다는 것이랄까. 나는 뭔가 하고 옷장을 열어보았다.
"아하."
이 방은 이런 컨셉인 건가. 납득하고 옷장에 있는 물건을 하나 챙겨서 소파에 앉아 잠깐 기다리자니,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어라..?"
들어온 것은, 무려 셀렌디네였다.
"셀렌디네?"
셀렌디네는 좀 무안했는지 눈을 슬쩍 피했다.
"흠흠.."
"왜 왔어요?"
왜 왔는지는 뻔하지만, 난 셀렌디네를 좀 놀려먹고 싶었기에 정말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음, 그게."
"아.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러 왔구나. 앉아요. 차 한 잔 끓여 줄게요."
"아니.."
누가 7골드씩이나 내고 차나 마시러 오겠느냐마는, 나는 정성껏 차를 끓였다. 셀렌디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앉아서 뭐라고 중얼거렸다.
"아, 이걸 어떻게 말해.. 미치겠네.."
뭔 소리를 하고 싶은지는 뻔했다. 박아 달라는 거지 뭐. 말 안해도 아는걸 말 못해서 답답해하니까 보고 있기가 참 재밌다.
"여기요."
내가 차를 한 잔 따라주자, 셀렌디네는 꿀꺽꿀꺽 마셨다.
"으.. 이거 맛이 왜 이래."
이상하지? 나도 안다. 내가 차를 잘 못 끓이거든. 하지만 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어봤다.
"왜요?"
"아니, 그게.. 저기 있잖아."
"네."
"그, 그날 밤에.."
"그날 밤?"
"그, 술 마신 날 밤에 있잖아.."
"아. 나이는 나이대로 먹은, 처진 가슴의 암캐가 취해서 달라붙으며 때려달라고 박아달라고 애원했던 그 날 밤이요?"
"아.. 으.. 그.."
나는 뭐라 말하지 못하는 셀렌디네를 피식 비웃었다.
"당연히 기억하지. 야. 내가 바보로 보이냐?"
"아, 아뇨."
"너 또 박히고싶어서 온 거지?"
"으.."
"그 음탕한 몸이 내 자지를 잊지 못해서 팔아먹은지 하루도 안 되서 찾아온 거 아냐."
"마.. 맞아요.."
"여기 못 하는 가게인 건 알지?"
"네.."
"그런데도 박히러 왔냐?"
"네에.."
"이거 완전 상변태구만."
셀렌디네는 내가 매도하는게 납득이 안된다는 표정이었다.
'남자주제에 박히니 뭐니 거침없이 말하는게 누군데 저런 소리를..'
하지만 억울해도 어쩔 수 없었다. 남자가 진정으로 추한 자신의 몸을 탐하고 범하는 경험을, 셀렌디네는 잊을 수가 없었다.
"맞워요.."
"뭐. 내 말을 잘 따르면 가게에서는 금지하고 있지만, 특별히 박아줄 수도 있는데 말이지."
"제, 제발 부탁드려요."
"그럼 일단 옷 벗어."
"네?"
"옷 벗으라고."
"네에.."
셀렌디네는 부끄러운지 주춤주춤 옷을 한 겹씩 벗었다. 마지막 속옷만 남자, 셀렌디네는 눈에띄게 망설이며 주저했다. 보여줄 거 다 보여줘놓고서 왜 저러는 것일까.
"야."
"넷?"
"누가 니 뒤룩뒤룩 살찐 알몸 보고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다 벗어."
"네에.."
내 명령에 셀렌디네는 완전히 알몸이 되었다. 나는 셀렌디네에게 가지고 있던 것을 던져주었다.
"이거 입어."
"이건..?"
셀렌디네가 받은 것은, 아까 내가 옷장에서 빼돌려 둔 코스튬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남자가 입어야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셀렌디네에게 입힐 생각이었다. 누가 입으면 어떤가. 꼴리면 그만이지.
"이걸.. 제가요?"
"엉."
"진짜요?"
"아 입으라면 입어 좀."
내가 빵디를 툭툭 걷어차며 재촉하자 셀렌디네는 숏팬츠에 멜빵이 달린 쇼타용 코스튬에 꾸역꾸역 몸을 집어넣었다. 작은 숏팬츠에 터질 듯한 허벅지와, 멜빵에 단단히 눌린 커다란 가슴이 매우 바람직했다.
"다.. 다 입었어요."
"브이."
"네?"
"양손 브이. 이렇게."
"에에..? 왜..?"
"하라면 좀 해."
셀렌디네는 하라니까 하지만 정말 하기싫다는 듯 부끄러워하며 더블피스를 했다.
"그리고 웃어."
"에?"
"웃으라고 좀."
"네에.. 헤헤헤.."
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오우야. 개꼴려.'
이건 원래세계로 따지자면 배 나온 50대 아저씨에게 란제리 속옷을 입혀놓고 더블피스를 시키며 진정으로 꼴려하는 업소녀쯤 되지 않을까. 나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꾸욱 내리누르며 엄근진하게 명령했다.
"좋아. 잘 기억해. 그게 더블피스라는 거야."
"네에.."
"그게 뭐라고?"
"더블피스요.. 저기 근데 대체 왜 547살 먹은 가슴 나온 나한테 대체 왜 이런 포즈를 시키는 거예요?"
"내가 좋으니까. 그 포즈 잘 기억해 놔. 조금 이따 써먹을 테니까."
"네에.."
"좋아. 그러면 그 다음은.. 엎드려서 박아달라고 애원해봐."
"네?"
"엎드려서 박아달라고 애원해보라고."
"그건 좀.. 여자로서의 자존심이.."
"그래? 싫다 이거야?"
"그렇게까진 좀.."
"일로와."
나는 셀렌디네의 팔을 확 끌어당겨 소파에 눕혔다.
"맞을 때마다 수를 센다. 알았냐?"
"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찰진 빵뎅이를 쳤다.
"철썩!"
손바닥이 엉덩이 떡살에 제대로 맞아 꼴리는 진동수로 울려 퍼졌다.
"아읏!"
"숫자 안 세?"
"철썩!"
"하.. 하낫!"
"철썩!"
"하낫!"
"철썩!"
"하낫!"
"철썩!"
"하나앗!"
나는 어이가 없었다. 전에는 그래도 넷까지는 셀 줄 알았던 것 같은데.
"바보냐? 하나밖에 못 세?"
"아.."
셀렌디네는 귀를 축 늘어트리고 중얼거렸다.
"좋은 걸 어떡해요."
나는 붉게 달아오른 엉떡살을 살살 어루만지면서 명령했다.
"그러면 맞을때마다 더블피스 해봐."
"에..?"
"찰싹!"
"으잇!(더블피스)"
"찰싹!"
"흐잇!(더블피스)"
"찰싹!"
"아흣!(더블피스)"
맞을 때마다 움찔거리며 더블피스를하는 모습이, 솔직히 대꼴이었다.
"후.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에?"
셀렌디네는 내 허벅지를 붙잡고 애원했다.
"제발.. 제발 더 때려 주세요.. 남자한테 맞는 거 너무 기분 좋아요.."
"이 변태년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