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8화 첫 보스전
* * *
바람 소리가 들린 곳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코볼트들이 출현했다는 4층과 5층 사이의 통로. 그곳에 높이가 150cm에 폭이 60cm 정도의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광부들이 탈출할 때 이런 걸 봤다는 보고가 없는 걸 봐선, 코볼트나 혹은 다른 존재가 구멍을 넓힌 거겠지. 중요한 것은 이게 어디로 이어졌냐는 거다.
어디 들어가 볼까.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솔직히 기껏 이세계에 불려왔는데 자극이 부족했다. 등급이 올라가면 강적을 상대할 일도 그만큼 늘어날 테고, 이세계에서 내가 최강의 생물일 가능성은 없으니 오만한 생각이지만, 자극이 부족한 건 부족한 거다.
조금 울적한 기분이 남아있는 것도 있으니까, 약간의 스릴로 그걸 잊어버리고 싶은 기분도 들고. 그리고 느낌상 목숨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에겐 상당히 좁은 구멍으로 들어갔다. 공기의 흐름을 봤을 때 이 구멍이 극단적으로 좁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쭉쭉 나가도 문제없겠지.
거침없이 걸어갔다. 그렇게 5분 정도 나아갔을까? 공기의 흐름이 확 달라졌다. 통로가 가까워진 것이다. 랜턴을 끄고 좀 더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통로 밖에는 광원이 있는 걸까? 아까부터 계속 올라가고 있었던 것도 그렇고. 어쩌면 산 중턱 정도의 작은 동굴일지도 모른다. 금방 확인할 수 있겠지.
희미한 빛에 가까워질수록 통로 밖이 어떻게 생겼는지 점점 상세하게 볼 수 있었다. 보이는 것은 벽이었다. 울퉁불퉁한 벽. 광원의 세기를 보고 확 트인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위험한 것 같지는 않군.
좁은 통로를 빠져나오자 절벽으로 둘러싸인 천장에 구멍이 뚫린 원뿔형 공터가 나왔다. 바닥에는 잡초들이 그득했고 한가운데에는 천장의 구멍을 통해 떨어진 빗물이 모여 만들어진 연못이 있었다. 연못 근처엔 나무들이 자라 있었는데, 천장의 구멍이 작아 햇빛이 부족해 많이 자라지는 못했다.
천장의 구멍은 지름 2m 정도로 크지 않았다. 그리고 절벽 곳곳에 내가 빠져나온 것 같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유난히 커다란 구멍도 있었다. 비가 왔을 때는 물이 빠져나가는 통로였을 거다. 저기로 코볼트 놈들이 침입한 거겠지.
…이거 광산 지반이 별로 안 좋은 거 아니야? 잘못하다가는 무너져 내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최소한 코볼트 놈들이 뚫어 놓은 구멍을 메우지 않으면 침수당할 위험성도 있다. 길드든 도시든 바빠지겠군.
“쩝. 뭔가 특별한 게 있나 싶었는데, 그런 건 아닌가.”
아쉽다. 숨겨진 보물도 몬스터도 없네. 게임이면 이런 길 빠져나오면 뭔가 있기 마련인데.
뭐, 현실과 게임은 다른 법이지. 여길 길드에 보고하면 어떤 식으로든 이득이 있을 테니 그걸로 만족하자. 다른 구멍까지 조사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돌아가자.
그때, 거대한 생물의 발소리가 들렸다.
들려온 방향은 정면의 유난히 커다란 구멍.
높이는 412cm. 넓이는 273cm. 인위적인 게 아닌 자연히 생긴 구멍이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곳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크고 무겁다.
발소리로 추정하는 무게는 최소 300kg. 만약 노련한 사냥꾼이라서 발소리를 줄이고 있다면 최대 3t까지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조금 전부터 느껴지는 이 소름 끼치는 압박감.
러시아에서 회색곰과 싸웠을 때가 떠올랐다. 아니,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압박감이다. 애초에 그 녀석은 내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저 지구에서 싸웠던 동물 중에 가장 강했던 녀석이 그거였기에 떠올랐을 뿐, 지금 압박감의 주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그 녀석 체중이 782kg이었지? 지금 오고 있는 녀석은 그 녀석보다 크고 무겁고 강하다. 확실하다.
내 육감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시리아에서 포위당했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이윽고 어둠 속에서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늑대였다.
아니, 늑대를 닮은 대형 짐승이었다.
우선 3m에 달하는 터무니없는 체고. 지구의 늑대도 큰 놈이 1m는 되지만, 이놈은 그 세 배에 달했다. 몸길이도 5m는 가뿐히 넘어간다. 거대한 두 눈동자는 황금을 담고 있었고, 밤하늘 같은 털은 강철처럼 뻣뻣했다. 내뻗는 다리는 기둥 같았으며 턱은 파괴의 상징 같았고 이빨은 타고난 인체분쇄기나 다름없었고 발톱은 세상을 갈라버릴 것 같았다.
아프리카 코끼리와 맞먹는 크기의 늑대라니….
신화 속의 펜릴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저런 느낌이겠지.
호랑이도 사자도 회색곰도 저 녀석에겐 하룻강아지나 다름없다. 아프리카 코끼리도 저놈에겐 한 끼 식사에 불과하다.
지구라면 야생의 패왕이 될 짐승.
한때는 문명의 적으로서 인간들을 공포에 질리게 했을 괴물.
“뽀삐.”
뭐, 결국 그냥 개새끼다. 저런 생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건 꽤 놀라운 일이었지만, 판타지 세계니까. 마력 같은 힘이 존재하는 세계이니 괴상한 진화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사람들이 잔뜩 사는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저런 괴물이 사는 건 조금 의외네. 이 도시, 사실 많이 외진 곳일까? 시골 도시야?
……아니. 저놈이 여길 찾아온 건 오늘이 처음일 거다. 저런 게 단골이었다면 코볼트 같은 게 광산에 침입할 구멍을 뚫을 수 없었을 테니까. 그놈들 청각은 굉장히 발달했으니. 아무리 소리를 죽여도 저놈의 발소리를 못 들을 리가 없다. 냄새도 강렬하니 더더욱 그렇다.
그래. 아직 거리가 꽤 있는데 이 정도로 강렬한 채취라니. 불쾌한 냄새는 아니지만, 상당히 인상 깊은 냄새다. 저렇게 큰 덩치를 가진 놈이 이런 냄새까지 뿜으면서 사냥을? 이 냄새와 저 발소리를 듣고 도망치지 않는 정신 나간 짐승들이 무더기가 아닌 이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리스크를 무시할 정도로 다른 부분이 발달했거나….
그때.
내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던 뽀삐가 갑자기 사라졌다.
내가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놓쳤다고?!
경악하는 순간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덤블링을 하는 순간 내가 있던 자리를 거대한 발톱이 스치고 지나갔다.
콰가가가각!
절벽에 깊숙한 상처를 남긴 뽀삐는 지체하지 않고 두 번째 공격을 날렸다. 다시 한번 내가 있던 장소를 놈의 손톱이 할퀴고 지나갔다. 지면이 마치 바람의 상처를 맞은 것처럼 파여나갔다. 진짜 바람의 상처처럼 검기가 나가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내가 놈의 손톱에 갈려 나가는 일도 없었다. 이번에는 덤블링도 아닌 백스텝으로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두 번의 공격을 보고 놈의 공격력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거 정통으로 맞으면 100% 죽는다.
멀리서 봤을 때도 발톱이 굉장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상상 이상이다. 지구의 뛰어난 재련기술로 만든 검이라도 절벽에 저런 상처를 내면 부러지거나 이가 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놈의 발톱은 아무런 흠집도 나지 않았다. 아니,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흠집이 난 적이 없는 것처럼 맨들맨들했다.
뭐야, 저 발톱. 저게 전설의 오리할콘인가 아다만다이트인가 뭐신간가.
터무니없는 강도와 날카로움을 가진 발톱이다. 만약 이빨도 저것과 같은 강도라면 세상에 씹어 먹지 못할 음식이 없겠지. 지구의 4.5세대 탱크도 근접만 한다면 가볍게 박살을 낼 수 있는 공격력! 놈의 속도를 생각하면 아주 멀리서 탱크가 먼저 발견하지 않는 이상 한두 대로는 감당할 수 없다. 최소 2소대가 필요하다.
솔직하게 감탄했다.
이제야 진짜 판타지답네!
고블린과 코볼트가 약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약했다. 이런 휴머노이드가 돌아다니는 것도 판타지스럽기는 했지만, 기대 이하다. 이세계에 소환되는 걸 바라지는 않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세계의 모험을 즐기기라도 하려던 내 마음에 찬물을 뿌렸다.
그리고 지금 나는 진정으로 내가 이세계에 떨어졌음을, 이 세계가 나의 세계가 아님을 온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온몸이 떨려왔다.
흥분으로 심장이 강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래. 이런 걸 바라고 있었다. 강적과 싸우고 싶었다. 지구에서는 그런 강적이 없었다. 완전 맨몸의 나와 싸움이 성립되는 사람도 전 세계를 뒤져도 두 명뿐이었고, 무기를 들었을 때는 그 누구도 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걸 알게 된 이후로 나의 수련은 차력쑈를 위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 수련의 결과를 알기 위해선 실전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비교 대상이 없는 성장에 나는 별다른 가치를 두지 않는다. 나는 구도자는 되지 못할 사람이다.
애초에 경쟁상대도 없는데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홀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끊임없이 나를 자극해주고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해주는 발판이 필요하다.
압력이 필요하다.
진화의 법칙이 곧 성장의 법칙이다.
환경이 생물의 진화를 이끈다. 성장을 이끈다.
그러니 너는 내 발판이다. 발판이 되어라.
“하.”
놈의 세 번째 일격이 머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공격이 이제는 슬로우모션으로 보인다. 뻔한 공격궤도다. 이미 몸을 숙여서 놈의 공격을 피한 나는 드디어 반격에 나섰다.
네놈의 실력은 아주 잘 봤다. 나에게 감동을 준 대가로 전력으로 갈겨주마.
“하하하!!!!!”
기분 좋게 웃으면서 다리에 힘을 줬다. 대퇴근과 비복근이 부풀어 오른다. 땅을 박찬다. 화살처럼 쏘아진 몸이 놈의 품으로 파고든다. 당황한 기척. 세 번째 공격을 날린 결과 놈의 가슴은 훤히 비었다.
땅을 강하게 딛는다. 허리를 숙인다. 온몸의 운동에너지를 주먹에 집중한다.
초능력 같은 게 아니다.
그저 10년의 단련으로 몸의 사용법을 깨닫고 다시 10년의 단련으로 최적의 움직임을 깨달았을 뿐이다. 그리고 27살에 회색곰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서 죽였을 때, 나는 내가 진정으로 지구 최강의 생물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무술을 만들었다. 최강의 무술. 최강의 인간이 만든 무술이니 틀림없는 최강. 그것을 세계에 인정받았다.
나는 그 무술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태극팔괘도太????
지금의 일격엔 이런 이름을 붙였다.
진괘?? 뇌격雪?
콰르릉!
벼락이 쳤다. 내 마음속에서. 그 심상心?은 틀림없이 내 육체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제대로 마음을 담은 일격은 무겁다. 더욱 강하다. 매섭다. 날카롭다.
지금의 일격은 틀림없이 번개의 힘을 담고 있다.
쾅!
“Graaaaaaaaaaaaaaaaaaaa!!!!!!”
가슴에 불의의 일격을 맞은 놈은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뒹굴었다. 그래도 일격에 즉사하지 않은 것엔 감동했다. 회색곰은 이것보다 약한 일격에 심장이 파괴됐다.
비슷한 사이즈의 아프리카 코끼리도 이 일격을 견디지 못했을 거다. 감촉으론 뼈도 하나밖에 안 부러졌고.
“더럽게 튼튼하네.”
웃음이 절로 나왔다.
정통으로 맞으면 고기 조각이 될 공격력에 방심하면 움직임을 놓칠 수 있는 순간 속도. 거기에 뇌격에도 뼈가 하나 밖에 안 부러지는 내구도. 하나같이 만만한 부분이 없다. 무기도 없이 이놈을 잡으려면 장기전을 각오할 수밖에 없다.
즐겁다. 이처럼 싸움에 가슴이 떨렸던 건 난생처음이다. 지금보다 약했을 때 싸웠던 회색곰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약했을 때 싸웠던 호랑이도 이 정도의 긴장감은 주지 못했다. 시리아에서 수십 개의 총에 겨누어 졌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놈은 틀림없이 지금까지 내가 상대했던 적 중에 최강이다.
고대하고 기대하던 전개.
강적강림.
양손의 호선을 그린다. 원을 그린다. 태극을 그린다. 왼손은 앞으로 오른손은 허리로. 왼손은 수도 오른손은 정권. 왼발의 반원을 그리고 오른발이 대지를 딛는다. 반월을 그린 왼발을 왼손과 수평으로 두고 땅을 밟는다.
쿵.
가볍지만 무거운 소리. 왼발을 중심으로 지면이 진동으로 요동친다. 솟아오른 흙과 휘말린 풀들이 내려앉았을 때 내 마음은 호수 속의 달처럼 가라앉았다.
준비완료.
“자아. 와라.”
추격은 하지 않는다. 멋없는 행동이어서가 아니라, 추격해봤자 유효한 타격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사커킥? 뇌격에도 큰 타격이 없는 놈을 걷어차 봤자다. 더군다나 압도적인 체중 차이 때문에 강하게 걷어차면 내 밸런스만 무너진다.
조금 전의 뇌격도 양다리에 충격이 분산된 덕분에 몸이 뒤로 밀려나지 않은 거다. 대신 양발이 바닥으로 10cm나 파고 들어갔었다. 작용반작용 법칙은 어쩔 수 없다.
놈이 조금 전처럼 달려드는 편이 좋다. 그래야 카운터도 박아넣으니까. 무엇보다 저 빠른 공격을 피하고 카운터를 박는 건 엄청나게 재미있는 일이다.
“…그르르르르르.”
금세 제대로 몸을 일으킨 놈이 경계 어린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조금 빠른 사냥감 정도로 여기던 놈이 예상치 못한 독니를 가지고 있는 걸 깨달았으니, 경계하는 게 당연하지. 지능이 낮은 생물은 아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뇌도 늑대의 세 배일 테니 지능도 더 높겠지.
자아, 그럼 다음은 어떻게 올 거냐. 내가 처음에 움직임을 놓쳤던 것처럼 왼쪽으로 파고 들어올 거냐? 순간 속도는 저놈이 아득하게 위다. 설마 0.2초 만에 시속 154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생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게 최고속도인 것 같기는 하지만… 슈퍼카도 제로백이 1.5초는 된다고. 치타는 웃고 있다…….
놈은 도망쳤다.
“……어?”
너무 황당한 사태에 저도 모르게 멍청한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눈앞의 잔혹한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놈은. 버스만 한 크기의 늑대는. 이 세계에서 최초로 만난 강적은.
고작 내 펀치 한 대 맞은 거에 꽁지 빠지게 도망치고 있었다!
자기가 들어온 구멍으로!
“야! 야! 너 어디가?! 돌아와! 가지 마! 가지 말라고오오오!!!”
목놓아 떠나는 님을 부르짖었지만, 매정하게도 뒤도 안 돌아보고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멀어져가는 발소리만이 허무하게 울려 퍼질 뿐이었다.
“……….”
야이, 싯팔.
사람이 너무 어이가 없으면 말도 안 나온다던데 지금 내 꼴이 딱 그짝이다.
…설마, 한 대 맞고 도망칠 줄 알았겠냐고.
지능이 높다고 생각한 순간 진짜로 지능 높은 행동을 하면 어쩌냐고! 넌 자존심도 없냐! 어떻게 이렇게 작고 가련한 생물에게 도망칠 생각을 하는 거야!
“……하아. 시발. 기분 잡쳤네.”
쫓아간다고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놈의 순간 속도는 나를 아득히 뛰어넘고, 본래 두발짐승은 어지간해선 네발짐승을 달리기로 이길 수 없다. 장거리 달리기라면 씹가능이지만, 어느 세월에 저놈을 추적해 잡고 앉았냐.
……하. 차라리 만나지 못했다면 덜 기분 나빴을 텐데. 잘못된 만남이다. 노래 한 곡 뽑고 싶은 기분이군. 왜 나는 너를 만나서~ 이 세계에도 노래방이 있을까? 용기를 기르기 위해 다섯 시간 동안 혼자 노래를 불러본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우울한 기분으로 나는 광산으로 돌아갔다.
…코볼트 귀나 잘라서 돌아가자.
야이, 싯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