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 혼미 昏迷.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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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녀 (妖女) - 10. 무 협 

 원저자진경룡  번역,각색천연자석

 10. 혼미 昏迷. 

 “으음...”

 온 몸이 몽롱한 기분에 싸여있었다.

 왠지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 

 그리고, 전신을 부드럽게 스치는 기묘한 감각...간지럽기도...시원하기도 

했다.

 킥! 작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느긋하게 야릇한 그 감각에 몸을 맡기며 몸을 뉘였다.

 ‘찰박!’ 손이 무언가 따뜻한 물에 닿았다.

 “!...”

 멈칫! 몸이 움직였다.

 “깨어 나셨사옵니까 아직 몸을 움직이지 마시옵소서...”

 퍼뜩...눈이 떠졌다.

 뿌연 시야...진귀한 암석을 깎아 만든 단아한 규모의 욕실...정면으로 

야한 모습의 석상이 보였다.

 꿈틀거리는 뱀이 여인이 온 전신을 휘감고 있는 석상...나체의 미녀는 뱀과

교미하며 환희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약간 민망한 기분...고개를 돌려 바라본 그녀 자신의 모습...길게 나풀거리는

붉은 기운을 띈 머릿결이 욕조 안에 넘실거렸고, 약 팔 할 정도의 뿌연 물이

채워져 있었다.

 수증기를 뿜고 있는 욕조에 잠겨있는 자신의 모습...그런 그녀의 앞...공손히

눈을 내리감고 있는 미녀 한명이 보였다.

 “응...으윽!”

 욱신!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전신이 물에 젖은 솜처럼 늘어져 기운이 하나도 없었고 입을 열어 말하는 

것조차 힘들다.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려 억지로 힘을 주자 찌릿! 온 몸을 타고 치닫는 

통증...더구나, 정신까지 아찔하다.

 “그것 보십시오...아직 몸이 불편하실 겁니다...조금 더 회복하셔야합니다...”

 살짝 자신을 우러르며 공손히 이야기하는 그녀...맑고 청아하면서도 어딘가

끈적거림이 섞인 묘한 목소리였다.

 윤기 있는 머릿결은 은은히 금빛을 띈 채 반짝였고 가벼운 ‘나의(羅衣)’

차림의 몸매는 아름다운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가 긴 팔을 뻗어 욕조안의 자신을 향했다.

 섬뜩! 몸을 움츠렸으나 그녀는 양 손으로 정중하게 뿌연 물을 움켜 조금 

드러난 자신의 상체에 몇 차례 부어줄 뿐이었다.

 “......”

 기분 좋은 향기가 나는 희뿌연 물...바로 ‘공청석유’와 몇 가지 약재를 혼합한 

것이다.

 “실례를...용서하시길...”

 “......!”

 자신에게 살짝 미소짓는 그녀...아직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다.

 빙긋 웃어 보인 그녀가 양 손을 쳐들었다.

 “......!”

 은은하게 금빛이 어리는 손...천천히 그 손이 다가들었다.

 파르르...이마를 찌푸리며 몸을 움직였다.

 약간의 걱정과 두려움이 왈칵 밀려들었다.

 그 금빛 손이 자신에게 어떤 해꼬지를 하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그 금빛 손은 정성스레 욕조에 잠긴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마사지 하듯 이른바 ‘추궁과혈’해 줄 뿐이다.

 “......”

 손길은 아주 꼼꼼하고 정성스러웠다.

 그리고, 그녀의 손길이 닿은 부분이 천천히 풀리며 시원해졌다.

 점차 뿌연 물은 거므틱틱하게 흐려지기 시작했고 먹물을 살짝 풀어 놓은 듯

변화해 갔다.

 찰박...황금빛 팔의 그녀...불마전주 려화가 욕조 안의 자신...요화궁주를 

정중히 안아 들었다.

 자신이 담겨있던 욕조...검게 변한 물은 한 시녀가 욕조 바닥의 마개를

뽑자 흘러나가고 다시 다른 시녀들이 새 물로 갈고 몇 가지 약물을 욕조에

넣자 뿌연 아까의 물빛으로 변했다.

 “궁주님...편안히 몸을 뉘십시오...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재차 따스한 물의 욕조에 담겨졌다.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민망한 기분에 살짝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상태...이전에 보았을 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아름다워진 얼굴이다.

 더구나 차가운 기분의...얼음조각을 보는 듯 했던 얼굴이 굉장히 부드러워

지고 농염한 모습으로 되어 있었다.

 살결 역시 희고 탄력이 넘치면서 은은하게 금빛이 감돌고 있는 모습...

 요화궁주...그녀는 려화에게 무어라고 톡 쏘아주고 싶었고 지금이라도 

욕조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노곤하기도 했고 공손한 

려화의 태도가 어느 정도 마음에 들기도 했다.

 다시금 찰박거리며 금빛 손이 다가들었다.

 후우...약간 갈등하다가 결국 나직이 숨을 내쉬면서 순순히 그 손길에 

몸을 맡겼다.

  

 려화는 몇 차례나 물을 갈아가며 정성스레 요화궁주를 치료했다.

 그녀가 사용하는 방법은 좌도밀교 최상의 요상법 중 하나였고 그 효력은 

상당히 심각한 부상을 당한 요화궁주의 내 외상이 말끔히 치료되었다.

 그리고, 어느 새 소르르 잠이 들고 만 요화궁주는 정중히 요화궁으로 옮겨져

그녀 자신의 방 침상에 눕혀졌다.

 “짹..짹짹...”

 “......!”

 깜빡...눈이 떠졌다.

 맑은 햇살이 휘장 새로 비집고 들어와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날아갈 듯 개운한 기분...사르락 부드러운 이불에 스치는 감촉 또한 

새로웠다.

 뭐랄까...다시 태어난 기분이랄까...멍 하니 그 기분을 만끽하며 누워있었다.

 “......”

 잠시 시간이 흘렀다...느긋이 들려오는 새 소리를 즐기며 누워 있었다.

 그 때, 문득 꿈을 꾼 것같이 스치는 기억들이 있었다.

 “......!”

 퍼뜩 몸을 일으켜 세웠다.

 몸 이곳저곳을 살펴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던 그녀는 무엇에 생각이 미쳤는지 단정히 좌정하고 

조용히 묵좌식상 하며 내기를 운행 시켰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흘렀다.

 조용히 앉아있는 요화궁주의 몸 주위로 노을빛 광채가 어른거렸다.

 그리고, 은은한 황금빛 광채 역시 미약했지만 같이 흘러 나왔다.

 약간 이질적이면서도 온화한...본래 요화궁주가 지닌 ‘요화천류공’과 잘 

조화되며 흐르는 기운...그 기운은 요화천류공과 점차 합쳐지며 본신진기를

북돋우고 있었다.

 아주 상쾌하면서 힘이 전신에 흘러 넘쳤다.

 아쉬웠지만 찬찬히 내식을 점검하며 느릿하게 진기를 거두었다.

 “역시...꿈이 아니야...”

 노여움 반, 부끄러움 반...상당히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황급히 그녀는 침상 가장자리에 늘어져 있는 줄을 잡아 당겼다.

 얼마 되지 않아 시녀 둘이 모습을 나타내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들은 무언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왈칵 왜인지 모를 짜증이 솟구쳤다.

 “내가 얼마나 누워있었지 그리고, 불마전주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

 “......”

 난처한 듯...시녀 둘은 머뭇거리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침상위에 몸을 일으키고 앉은 요화궁주가 머릿결을 슬쩍 쓰다듬어 내리며 

재차 물었다.

 “왜들 대답이 없는 게냐! 내가 얼마나 누워있었고 불마전주는 지금 어디에

있냐니까! 불마전에 있느냐...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 게냐...“

 노한 기색이 어린 목소리였다.

 그제서야 시녀들 중 나이가 많은 쪽이 입을 열었다.

 “궁주님께선 꼬박 이틀을 누워 계셨사옵니다...그리고, 부...불마전주...는 

‘금마궁(禁魔宮)’ 대전에 들어 있사옵니다...“

 “그...금마궁 대전 불마궁주가 왜! 무슨 일 때문에...”

 경악한 목소리...그럴 수밖에 없었다.

 ‘금마궁(禁魔宮)’ 이란 악령마세에서 죄를 지은 마두들을 가두고 징계하는

 곳 이었으니까...

 “그...그게...”

 “......”

 두 시녀들은 난처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

 거칠고 낡은 질감의 면포로 된 옷을 걸치고 머리 역시 풀어 헤쳤다.

 비록 얼굴에 면사를 걸쳤고 초라한 옷에 목에는 ‘대죄(大罪)’라고 쓰인 

나무패를 걸고 있었지만 그 모습마저도 고아하고 아름다운 정취를 느끼게 

했다.

 흘러내린 머릿결은 은은한 금빛이 어른거렸고 살짝 드러나는 맨살은 사르르 

윤이 흐르고 빛이 났다.

 그림처럼 앉아있는 여인...손목과 발목에 시커먼 족쇄가 차여있고 검푸른 

사슬이 찰랑거렸지만 기름기 흐르는 살결이 드러나 보이는 모습...곳곳에서

여인을 훔쳐보는 눈빛들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금마궁(禁魔宮)’대전...     

 얼기설기 엮어진 감옥이 늘어선 한가운데...커다란 자단목 탁자 하나를

차지하고 심각한 얼굴로 문서 뭉치를 검토하고 있던 흑포장한 하나가 거세게

탁자를 내리쳤다.

 “쿠앙!”

 “대체! 왜! 이거 참 짜증이 나는구만...이 여자 왜 이리 고집이 고래심줄

보다 세단 말인가...더구나...대종사께서는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그냥

보고만 계시는 겐지!“

 펄럭펄럭...탁자 가득히 쌓여있던 서류가 나뒹굴고 삐끄덕, 낡은 탁자를 

지탱하던 다리 하나가 부러져 기우뚱 거렸다.

 각진 턱에 부리부리한 두 눈...호쾌하면서도 빈틈없어 보이는 흑의장한...

바로 악령마세의 집법관이자 ‘금마궁주(禁魔宮主)’인 ‘생사판관(生死判官)’

‘만량(萬良)’이라는 자였다.

 펄럭펄럭 나뒹구는 바닥에 서류를 작고 왜소한 노인이 재빠르게 집어 탁탁

정리해 다시 한쪽 선반에 올려 두었다.

 한쪽에서 문서정리에 여념이 없던 두 명의 나이어린 소년들은 재빠르게 

연장을 꺼내 뚝딱뚝딱 부러진 자단목 탁자의 다리를 수리해 끼워 맞춘다.

 순식간에 탁자는 복구되고 어지럽던 실내가 정리되자 짜증스런 얼굴로 

푹신한 태사의자에 몸을 묻고 있던 생사판관...그가 탁자에 다시 팔을 기대어

바싹 다가앉았다.

 소년들은 다시 문서정리를...작은 체구의 노인은 작은 화로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주전자의 물을 조심스레 따라 차를 우려 공손히 탁자 위에 내 밀었다.

 “어쩔 수 없는 일 인 듯 하외다...마도의 계율은 지엄한 법...저 불마전주가 

실제로 ‘하극상(下剋上)’의 대죄를 범한 것은 사실로서 증인은 물론 정황과 

다른 증거 역시 확실하다는 보고가 있소이다...아직 당사자인 ‘요화궁주’가

깨어나지 않고 있는 바...지금으로서는 별 뾰족한 방법은 없지요...“

 끄응!...‘생사판관’이 신음성을 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제기럴...저 여자 때문에 우리 금마궁의 규율이 요즘 말이 아니란 말씀이야!

규율! 규율! ‘강자지존’의 법칙과 아울러 마도를 떠받치는 그 빛나는 규율이!

...그냥 돌아가서 대기하래도 법대로 여기서 ‘석고대죄’를 하겠다니...이런 

빌어먹을...“

 울화가 치미는 듯...후루루 더운 차를 거칠게 들이킨 생사판관이 푸하! 긴 

숨을 토했다.

 “하는 수 없지 않소이까...엄밀히 따져서 불마전주의 처신이야 말로 우리

악령종의 ‘철혈율법’에 합당한 것이지 않습니까...다만, 우리 금마궁의 옥졸

들이나 포두들의 정신이 좀 해이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지요...“

 잔잔히 미소까지 띤 채 차를 한잔 더 우리는 노인...금마궁의 수석 서기인

그로서는 려화의 처신이 꽤나 마음에 든 듯 했다.

 “오히려 요즘 마도의 아이들이야말로 ‘철혈율법’의 준엄함을 모르는 듯 

하더이다...그나저나...어떻게 생각하시오 요화궁주가 어떤 선택을 할지...

저 여자의 거취는 바로 요화궁주에게 달려있지 않겠소이까“

 흑의장한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턱을 받쳤다.

 “그거야 뻔하지 않겠나! 그 드세고 자존심 강한 요화궁주가 이번에 톡톡히

개망신을 당했으니...아마 단 일수에 여기를 박살내겠지...아무래도 저 여자는

원래 출신이 안 좋은데다가 요화궁주와 그 다툼을 벌였으니 살아남기는 

틀린 게 아니겠소...설령 대종사님의 총애를 받는다 해도 말이지...“

 톡톡...흑의 장한의 가운데 손가락이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왜소한 체구의 노인은 싱긋 웃음을 지었다.

 “글쎄요...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만...”

 “...흐음...서문선생의 의견은 그럼...”

 또륵...또륵...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묻는 장한의 말에 노인은 알 듯 

모를 듯 짙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차를 한 모금 홀짝였다.

 “아마...불마전주는 살아날 뿐만 아니라...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굳히겠

지요...물론 제 생각이 맞다면 말씀입니다만...“

 “음...그런가 서문선생...본좌는 은 열 냥을 걸겠네만...”

 흥미로운 표정으로 노인의 이야기를 듣던 생사판관이 뜬금없는 내기를 

제안했다.

 “소인 역시 열 냥을 걸지요...허허허...”

 노인의 웃음소리가 길게 여운을 남기며 방 안을 울렸다.

 바로 그 때였다.

 “자! 빨랑 걸으란 말이다!”

 “어이쿠!”

 “사...살려줍쇼...”

 퍽! 퍽!  거친 발길질에 거칠게 나뒹구는 사내들이 있었다.

 포승에 묶인 사내들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흑의장한...생사판관

포승에 묶인 자들을 바라보다 놀라 물었다.

 “무슨 일인데 이 소란이냐 응 아니 이놈들은 외전을 담당하는 포두들이 

아니냐”

 “그...그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눈치를 살피는 이들...무언가를 눈치 챈 생사판관이 

찬찬히 나뒹군 사내들을 살펴보다가 눈을 번쩍였다.

 두 사내들의 바지 앞섶이 기묘하게 열려 있었고 반쯤 삐져나온 물건()

들이 엿보이는 가운데에...부근 바지자락에는 흉한 얼룩이 허옇게 묻어나

있었던 것이다.

 “이...이 미친! 내 그리 단단히 타일렀건만...기어이...”

 생사판관의 눈썹이 역 팔자로 휘었다.

 동시에 커다란 덩치를 지닌 그의 신형이 뿌옇게 흐려지며 포승줄에 묶인 

사내들...정확히는 ‘금마궁’ 외전을 담당하는 두 포두들에게 달려들었다.

 “퍽퍽! 퍽!”

 “아...아이고 나죽네!”

 “사...살려줍쇼! 잘못 했습니다...아쿠쿠...”

 무차별로 얻어맞는 두 불쌍한 사내들의 비명이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야! 이 미친놈들아! 내 말하지 않았든! 정 못 견디겠으면 보고하고 바깥에

잠깐 나갔다 오라고...등급이 낮아 요화궁 본단이 어려우면 지단에서 운영

하는 ‘사창가’라도 다녀오면 될 것을...그래, 그새를 못 참고 용두질이냐! 

용두질이...!  멀쩡한 대낮에 신성한 금마궁 본전에 죄를 청하러 온...그것도 감히 

대종사의 여자 앞에서 그딴 걸 드러내고 그 짓을 해 에라이! 죽어라! 죽어!“

 “퍽!...퍽퍽퍽!”

 “아고고...나죽는다...”

 “어이쿠...”

 한참동안 사내들을 밟아대던 생사판관이 씩씩 분기를 참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이놈들을 지하 징벌방에 쳐 넣고 며칠 쫄쫄 굶겨라! 어디...그러고서도

그런 짓을 할 기운이 있을지 보겠다...빠드득!“

 “존명!”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축 늘어진 사내들이 끌려 나갔지만 생사판관은 

찌푸린 얼굴을 풀지 못했다.

 한참동안 무언가 궁리하던 그가 결국 한숨을 탁 쉬며 명령했다.

 “끄응...이렇게 된 이상 별수 없다...어이! 지금 모든 방울달린 사내들을 그 

여자가 석고대죄 하고 있는 부근에서 철수시킨다! 포두, 감찰관, 포졸은 

물론이고 죄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단, 시중을 드는 시녀들과 여 포교, 포두,

계집 죄수들은 제외한다!“

 “존명! 속히 봉행 하겠습니다!”

  후다닥! 명을 받은 ‘금마궁’ 포두가 신속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     

  쭈우욱! 사내는 반쯤 식은 차를 들이키며 신경질적으로 으르렁 거렸다.

 “아무래도...날을 하루 잡아서 ‘정신무장’을 단단히 시켜야 겠군...이것들이

한동안 봐줬더니 빠져가지고...“

 스윽...주위를 둘러보는 사내의 두 눈은 그야말로 염라대왕의 그것을 방불케

했다.

 안 그래도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금마궁’에 찬 바람이 이는 듯 하다.

 태연한 것은 한쪽의 탁자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서류를 넘기는 ‘서문

선생‘이란 노인과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는 두 ’서동(書童)‘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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