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리링~~]
새벽 한시에 울린 핸드폰 벨소리에 선잠이 들었던 난 짜증을 부리며 일어나게 된다.,
“어떤 새끼가...어....”
핸드폰에 화면에 뜬 [변녀]라는 호칭에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을 해보지만 역시나 변하지 않은 호칭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
소심한 복수심으로 다시 걸려올지 모를 전화번호를 저장하며 [변녀]라고 지정을 했던 그녀가 확실했기에 고민을 했다. 그녀와 커피 전문점에서 헤어진 지 거의 한 달이 지난 지금, 왜 이제야 전화를 걸었는지에 대해 생각을 했고 혹여나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통화버튼에 쉽사리 손가락을 가져다 대질 못했다.
몇 번 더 울리던 핸드폰이 끊어지자 아쉬운 감정을 느끼며 인상을 쓰게 되는데..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
“...”
전화를 우선 받았고, 약간은 떨린 목소리를 주체 못하고 여보세요를 말했는데..
전화기 너머에선 조용한 음악만이 배경음처럼 흘러나올 뿐 그녀의 목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다.
“전화를 거셨으면 말씀을 하셔야죠. 누구세요?”
난 알면서도 모른 체, 조금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힘주어 얘길 했다.
“잘못 거신 거 같은데 끊겠습니..”
“저에요.”
“...네?”
“그때... 버스에서....”
“......”
“노출...”
“아.. 그런데요?”
“....”
“갑자기 왜 전화를 거셨죠? 그냥 끝난 줄 알았는데.”
“지금 시간 되세요?”
“지금이요?”
“네...”
“내일 출근하는데요.”
“..”
“그쪽이야 대기업에 다니시니 토요일은 칼같이 쉬시겠지만.. 저흰 안 그러거든요.”
“...죄송해요.”
“...”
“이만 끊을게요.”
“어디신데요?”
“..”
“그냥 끊을까요?”
“그때 만났던 커피숍.. 거기 삼층이요.”
“....예. 한 이십분 걸릴 겁니다. 괜찮으시겠어요?”
“...네.”
난 전화를 끊고는 미친놈처럼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으려다가 갈아입기를 반복했다. 처음 꺼낸 양복을 다시 집어넣고는 마지막으로 가벼운 추리닝 차림을 골라 입고 거울 앞에 섰다. 너무 수수한 차림은 아닌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일부러 꾸밀 필요는 없다는 계산에 까치집을 이룬 머리도 감지 않고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택시가 있을 도로가로 뛰어갔다.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죠.”
“아니에요.”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건물의 삼층은 맥주와 양주를 파는 바(bar)였다.
내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단정한 차림의 정장을 입고 머리까지 뒤로 묶어 똥머리를 하고 있었다. 흰색 블라우스에 몸에 달라붙은 회색의 정장 재킷, 그리고 엉덩이와 허벅지의 굴곡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지만 전혀 섹스러움 없는 단정한 뒤트임 흰색의 스커트는 그때와는 대조적으로 무릎을 겨우 드러내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어중간한 스타일이었다.
다만 그녀는 높은 카운터 앞의 의자에 앉아 오늘도 신고 나온 검은색 스타킹 안에 숨겨진 섹시한 각선미만이 그날의 그녀와 매치되고 있었다. 그때보다 한참 낮은 구두로 똑바로 서 있다면 그때의 황홀한 각선미가 나올진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갑자기 무슨 일이시죠? 그것도 이 시간에..”
“미팅이 늦게 끝났어요.”
“그런데요?”
“왜.. 전화 안하셨어요?”
“...네?”
“제 전번 따가셨잖아요... 왜 전화를 안 거셨냐고요.”
자리를 옮겨 마주하고 앉은 그녀의 목소리에서 알코올이 섞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미팅때 마신 것인지 아니면 내가 오기 전에 지금 앞에 놓여있는 조금 비워진 칵테일 잔 이전에 벌써 몇 잔이나 마신건진 모르겠지만 분명 취기가 오른 상태임을 느낄 수 있었다.
“싫어하시는 거 같아서요. 불쾌하신 거 같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전화를 안거셨어요?”
“일주일 기다리다가.. 솔직히 전번도 지웠습니다.”
“지웠어요?”
“네.”
“아..깝지 않았어요?”
“정말 아까웠죠.. 하지만 아깝다고 범죄자가 될 순 없잖아요.”
“.......”
“진짜 무슨 일로 전화 거셨어요? 그게 궁금해서 전화 거신 건 아닐 테고..”
“궁금했어요.”
“..??”
“제가.. 정말로 매력이 없는 건지...”
“예? 그건 또 무슨..”
“... 이게 제 평소 모습이에요.”
“..”
“일부러 깐깐한 스타일로... 이렇게 입고 다닌 지 4년이 넘었어요. 과장이 되고.. 팀장까지 되니까 어느새 얕잡아 보이면 끝이란 걸 느꼈고 여자보다 상사란 직함에 어울리게 입고 다녔죠.. 연예나.. 취미라고 하셨지만.. 사실 유일했던 취미인 수영도 포기한지 오래됐어요.”
“휴일은요? 휴일은 쉴 거 아닙니까?”
“풋~.. 제가 어떻게 팀장이 될 수 있었는지 아세요? 직급은 과장급인데.. 위에 부장이 있는데도 팀장이란 직책을 맡기 위해서 제가 뭘 희생해야 했는질 아시냐고요.”
“...”
“시간이에요. 제 모든 시간이요. 마지막으로 시골에 계신 아빠를 본게 벌써 2년 됐어요.”
“시골이요?”
“... 예. 촌녀라고도 하죠. 좋게 말하면 용 된 미꾸라지이기도 하고요.”
“........”
“딱... 1년만 버티면,, 제 위에 있는 한부장님이 물러나세요. 말이 물러나는 거지 짤리는 거죠.”
“그런데요?”
“부장까지만 진급을 하면.. 제 나이에 부장으로 진급을 한다면 임원까지 가능하단 말이죠.”
“그럼 더 바쁜 거 아닙니까?”
“아뇨... 최소한 제 시간은 되찾을 수 있어요. 부장까지만 올라간다면....”
“....그런 것까진 잘 모르겠고, 갑자기 왜 전화를 거셨습니까?”
“믿을 만해서요.”
“예? 믿을 만 하다니..”
“한 달 동안.. 혹시나 연락해서 협박이라도 한다면... 그런데 단 한 번의 연락 없이 기다렸다는 건.. 최소한 강제성이 압서거나 성격이 급하진 않겠다는 생각에.. 그때 했던 제안을 받아들이려고요.”
“제안이요?.. 아!~”
“....싫으세요?”
“그럼 저도 물어볼게 있는데요.”
“..네?”
“왜 그런 행동을 하시는 거죠? 그 정도 미모에 그 정도 능력이라면...”
“골치 아픈 일이라도 생기면요!?”
“....”
“잠자는 시간 빼고 거의 매일을 회사에서 사는데.. 저보고 사내 연예라도 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가뜩이나 절 눈에 가시로 보는 남직원들이 태반인데?”
“그럼.. 호빠라도 가시지...”
“돈을 주고 사람까지 살 취향은 아닌데요.”
“..”
“그리고.. 전....”
“??”
“남이 봐주는 시선이 더 좋아요...”
“...봐주는 시선이라면?”
“...제... 몸을 보고.. 흥분을 하는 남자들의 댓글을 읽고... 충분히 혼자 만족하면서 즐길... 수.. 있어요.”
띄엄띄엄 말하긴 했지만 그래서 더 그녀의 심리상태가 어떤 질 짐작할 수 있었다.
학점 채우기 용과 시간 때우기 식으로 대학에서 수강했던 심리학이 어느새 재밌어 한동안 빠졌던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는데.. 어쭙잖게 배웠긴 했지만 지금 그녀에게서 듣게 된 말로 확실히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에도 경계선을 긋는 일종의 방어벽을 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남이 봐주는 시선만으로도 충분하시다는 건가요?”
“....네.”
“그런데..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데 말이죠. 혹시나 그렇게 보이는 걸 즐기시다가 갑자기 덮치거나.. 들이대는 남자는 없었나요? 저번에 느낀 거지만 그렇게 들킨 게 처음인거 같아서..”
“정말 처음이었어요.”
“...?”
“야외에서.. 노출한건...”
“아니.. 방금 전에도 남의 시선에 흥분을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처음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게....”
“,,,”
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이내 결심을 한 듯 작은 노트북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주위의 시선을 살피 듯 두리번거리곤 다시 크게 심호흡을 한다. 단호한 결심이라도 하 듯 그녀는 두 눈을 살짝 감았다 뜨곤 노트북의 전원을 켜 자판을 잠시 동안 두드리더니 모니터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나와 그녀 사이를 향해 뒀다.
화면 가득 채운 아름다운 나신의 모습에 난 나도 모르게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쓰며 내 노트북도 아닌데 모니터의 기울임을 조정하게 된다.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린 사진속의 주인공이 말을 안 해도 앞에 앉아 있는 여자임을 알 수 있었기에 난 여자의 얼굴과 모니터 속에 비춰진 보지를 훤히 드러낸 채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환상적인 몸매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내 대놓고 하는 행동에 그녀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그것이 창피해서인지 자신도 흥분을 해서인지 궁금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게 당신이라고요?”
“.......네.”
“여기 보면 밑엔 털이 없는데... 그땐 분명히 털이...”
“....아래만.. 깎았어요.”
“,,”
“여긴... 집인가요?”
“제 오피..스텔이요.”
“혹시 운동을 하시나요?”
“수영을 했었고.. 지금은 아니에요.”
“와~~~~”
“..그..러지 마세요.. 창피해요.”
소파에 한손을 기대고 엉덩이를 뒤로 내민 채 교묘하게 얼굴이 안 나오게 찍은 셀카의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실감이 나질 않네요. 사진으로 봐도 그렇고....”
“.....”
“혹시 지금도 노팬??”
“아니에요! 전 공과 사는 확실해요.”
“....지금이 공인가요?”
“아..아니요...”
“하긴.. 방금 미팅을 끝내고 왔는데... 그래도 좀 아쉽네요.”
“...”
“그때 봤던 섹시한 모습을 혹시나 또 볼 수 있나 했는데...”
“...보고.. 싶으세요?”
“당연하죠. 그날 몇 번이나 쳤는데..”
“예??”
“...아닙니다.”
“혹시 제.. 생각하면서.. 자위 했어요?”
“.......네.”
“제... 몸이 섹시해요?”
“당연하죠.”
“... 서른이 넘은 여잔데요?”
“지금 앞에 계시지만 서른이 뭡니까.. 이십대 중반이라고 해도 믿겠는데... 그리고 이 가슴 모양도 그렇고.. 꽃잎도 없는 보지 둔턱... 죄..송해요.”
“.....”
“실례했네요.. 주책맞게..”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My앨범이라 적힌 게시판에 올려진 여러 장의 사진들을 감사하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을 때 그녀에게서 놀라운 소리를 듣게 되었다. 노트북에 온통 쏠려 있던 내 시선은 곧 휘둥그레져 그녀의 얼굴을 향하게 되었고, 고개를 반쯤 숙인 채 붉어진 얼굴로 치켜세워 내 눈치를 살피는 여자의 눈동자에 귀여움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도저히 업무에 시달리는, 그리고 여자임을 포기한 듯 한 발언의 주인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그녀의 행동과 모습에 무의식적인 침 삼킴으로 큰 소리를 내게 된다.
“싫으시면..”
“아닙니다. 정말로.. 괜찮겠어요?”
“대신.. 너무 노골적으로 찍으시면.. 사람들이 다 눈치를 채..니까요. 조심히.. 그리고 대놓고 찍진.. 말고요.”
“예. 그리고요?”
“..네?”
“또 주의할 점이나..”
“저도.. 아직 초보에요.”
“초보?...아!~”
“오늘은... 얘기만 하려고 온 거라. 준비를 못했는데..”
“그럼 언제?”
“...아니에요.. 잠시 만요.”
“네??”
그녀가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화장실이라 적힌 문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떨리는 마음으로 그녀처럼 몇 명 없는 실내의 손님들을 살피곤 의자에 앉아 노트북 속의 믿기지 않는 사진들을 한참을 관람하고 있을 때 그녀가 걸어와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토닥였다.
“??”
“죄송한데.. 안쪽에 앉아요.”
“왜요?”
“...제가 이쪽에 앉을게요.”
“네?.. 예.”
난 그녀의 부탁대로 안쪽으로 이동했고 그녀는 사람들을 등지고 앉기 시작했는데,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난 눈을 때지 못하게 되었다.
무슨 마술을 부렸는지 분명 무릎까지 내려왔던 스커트의 길이가 거의 사타구니까지 보일정도로 올라가 있었고, 선명히 드러난 가슴의 윤각과 함께 보이는 두 꼭지에 내 눈은 더 커졌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흐트러트린 굵은 웨이브진 그녀의 머리카락은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린 상태인데도 진하게 그린 아이라인과 단순히 립크림을 바른 듯 한대도 보이는 윤기로 방금 전과는 전혀 딴판으로 섹시함을 본능적으로 그리고 있는 전혀 다른 여자로 서 있었다.
여자의 화장과 헤어스타일의 변화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질 처음 알았고, 이렇기에 인터넷 사이트에 익명을 보장받아 안전하게 남자들의 시선을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잡생각들은 오래 갈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팔걸이가 원형으로 있는 안락한 바의 의자에 몸을 기댄 그녀가 대뜸 두 무릎을 세워 팔로 끌어안고는 살짝 벌린 양 발로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짧아진 치마로 훤히 보이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는 밴드스타킹의 검은 색으로 인해 더 하얗게 보이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채 갈라진 틈을 선명하리만큼 날 향해 보여주기 시작했다. 분명 그녀는 내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어..때요?”
“...”
“다른 사람들은.. 경험이 없어 보인다고.. 하던데..”
“...경험이 적나요?”
“...요즘은 좀..”
“남자 친구는 당연히 있었죠?”
“네.”
“그럼 그 친구랑은?”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솔직히 나도 별로 얘길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그녀의 다물어진 보지를 보곤 호기심에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었고 괜히 분위기를 깬 거 같아 미안한 마음까지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여자 경험이 전혀 없는 숫총각이 아닌 나였다. 아니! 단골까진 아니었지만 가끔 찾는 빨간 집도 있던 나였기에 여러 여자의 보지를 봤었고 확인했던 나였는데.. 그녀의 보진 정말로 그 속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긴장을 해서인지 전혀 젖지 않은 그녀의 보지 입구는 그럼에도 맨들거리는 뽀얀 살결로 얇은 털들이 사진속의 윤기까지 흐르는 완전한 맨살이 아닌 미처 정리하지 못해 조금씩 보이긴 했지만 오히려 자연스러웠고 그것보다 그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업소녀들보다도 더 하얀 보지의 언저리에 마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귀엽게 주름이 간 검지 않은 항문과 그래서 더 아름다워보이는 다문 그녀의 보지를 너무나 빤히 쳐다보고 있을 때 그녀의 보지에서 작은 양이었지만 분면 투명한 애액이 입구를 적시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보인 그녀의 한쪽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무는 버릇을 확인했다.
이곳이 공공장소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저 모아진 무릎을 그대로 위로 올린 채 자지를 거칠게 밀어 넣고 싶다는 충동을 억지로 참으며 난 바지위로 크게 텐트를 친 중심에 손을 얹어 짓누르기 시작했다.
“..커..졌어요?”
“.....네?”
“거기...”
“네.. 꼴렸어요. 평소하고는 비교도 안될 만큼.. 꼴렸어요.”
“..........사진.. 안 찍어요?”
“아~~.. 그런데 카메라가 없는데...”
“핸드폰.. 있죠.”
“제거요?”
“얼..굴은 안 돼요.”
난 그녀의 말에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 사진 어플을 켜곤 버튼을 눌렀다.
‘찰칵~’
기계음과 함께 번쩍하고 플래시가 터지자 그녀가 놀라 다리를 황급히 내렸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고개를 뒤로 돌려 사람들의 시선을 살피기 시작했다. 플래시의 빛에 몇 명의 사람들과 시선이 마주친 그녀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날 흘겨보는데.. 노려봄이 아닌 흘겨봄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눈빛으로 날 잠시 쳐다보던 그녀가 피식 하고는 웃더니 이내 웃음을 참으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곤 킥킥 대기 시작한다.
안심이 되는 순간이었다.
내 실수에 그녀가 혹시나 마음이 상한 건 아닌지 걱정을 했었는데..
“큭큭.. 우리 나가요.”
“..어디로요?”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요.”
“그럴까요?”
“절대로.. 사진만 찍는 거예요.”
“당연하죠.”
그녀의 뒤에서 따라가는 동안 난 그녀의 엉덩이에서 눈을 때지 못했기에 계산을 그녀가 했다는 걸 문을 열고나서야 알 수 있었다. 비록 술엔 입술조차 대지 않은 나였지만 그래도 남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계산을 못한 것에 대해 찝찝함을 뒤로하고 그녀가 걸어가는 곳을 향해 바짝 따라가게 되는데, 그녀가 나보고 거리를 두고 따라오라는 듯 손을 뒤로해 손바닥을 보여줬다.
무슨 의도인지 모를 행동도 잠시 그녀가 걸어가는 동안 뭇 남성들의 시선에 어느새 나도 훔쳐보기의 일원이 되어 그녀를 뒤쫓아 가게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교차하는 검은색의 밴드 스타킹은 간간히 밴드부분까지 보이며 탄력 있는 각선미를 뽐내고 있었고, 앞에서 남자들의 시선을 잡아 끌 솟아있을 유두의 모양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하자 바지 속에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물건을 애써 진정시키기 위해 주머니 깊숙이 손을 집어넣어 사진은 뒷전으로 미눌수밖에 없게 되었다.
나보다 더 앞서 그녀의 뒤를 따르던 두 명의 남자에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도 잠시, 그녀도 그런 남자들의 행동에 불안했는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곤 날 향해 입을 열었다.
“빨리 와요!”
당연히 고개를 돌려 그 주인공을 찾아야 하는 것이 맞을 두 남자인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올려 자신을 가리키는 모습에 코웃음이 나올 때 그녀가 날 똑바로 쳐다보며 인상을 쓰기 시작했고 나도 그런 그녀의 행동에 눈치를 채곤 웃게 되었다.
어느새 내 팔에 팔짱을 낀 채 그녀는 다정한 연인처럼 두 명의 남자들을 남겨두고 잠시 걷다가 도로가에 있는 벤치에 이르자 팔짱을 풀고는 앉았다.
“휴~~...”
“처음이라면서.. 잘만 하네요.”
“잘하긴.. 얼마나 떨렸는데요.”
“그게 떨린 거예요?”
“제 심장이 지금 얼마나 크게 뛰는지 아세요?”
난 그녀의 말에 시선을 그녀의 노브래지어인 가슴으로 옮기게 된다.
“...어딜 봐요?”
“새삼스럽게....아래도 봤는데.”
“하긴.. 큭큭~”
“..”
“아까 남자들이 저 쫓아온 거 맞죠?”
“예.”
“좀 무섭다.”
“저도 걱정이 되던데..”
“그래도 현강씨 있어서 안심했어요.”
“안심은.... 그런데 제 이름은 어떻게??”
“예??”
“제가 이름을 얘기 했었나요?”
“네.”
“한 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
“뒷조사 했어요?”
“아니에요. 그냥 싸이에서....”
“...”
“전화번호로 찾으니까.. 나와서...”
“흠~”
“....죄송해요.”
“불공평 하내요.”
“...뭐가요?”
“제 싸이 봤으면.. 솔직히 예전 여자 친구까지 다 봤을 텐데.. 전 그쪽 이름만 알잖아요. 아니지.. 이름도 까먹었구나.”
“김세희요.”
“..”
“나머지는 아시는 게 다예요. CC에 다니고.. 이상한 사진 찍고.. 노출..증.. 있고..”
“하하하하하하하”
“....”
“그.. 사이트란 곳이 범상치 않던데.. 거기에 사진 올릴 생각은 어떻게 했어요?”
“........”
“혹시 일부러 찾아서 가입한 거예요? 남들한테 막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전 남친이....”
“전 남친?”
“.....네.”
“그럼 남친이 꼬셔서?”
“..처음엔.. 욕하고 화내고.. 그러다가 집요하게....”
“.....”
“그 사람 얘긴 그만 얘기해요.”
“...”
“휴~.. 너무 긴장을 했나봐.. 목마르다.”
“음료수 사올까요? 오다 보니까 편의점 있던데.”
“같이 가요...아니다.. 내일 출근하신다고 하셨는데.. 생각 없이 너무..”
“아니에요.”
“저도 피곤해요. 너무 긴장을 했나.. 앗!.. 택시 와요. 전 이만 들어가 볼게요. 택시~~”
“세..세희씨.”
아쉬움에 부른 내 목소리에도 세희는 그대로 재킷을 걸치곤 택시에 올랐다.
멀뚱히 택시를 바라보던 내게 창문을 열고 미소를 지어주는 그녀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오늘은 그만이라는 생각을 확인하곤 나도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가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