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저번 단편 이후 두달이 지났내요. 오늘도 역대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아직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의 쪽지에 요청하신 11살차이 마지막편은 다시 복구해놨습니다.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우연한 만남.
“몇 살이에요?”
“서..른이요.”
“진짜로요.”
“진짜에요.. 서른이에요.”
“직업은?.. 직업은 있어요?”
“자..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다시는 안그럴테니까..”
“잘못은요 제가 고맙지.”
“....”
울먹이기 시작한 여자의 모습에도 내 시선은 테이블 아래로 곱게 모은 매끈한 스타킹으로 꽂히게 된다.
검지만 너무나 얇아 맨들거리고 있는 저 검은색의 밴드 스타킹에 둘러싸인 여자의 각선미는 이 스타킹에 의해 더 돋보였고 더 아름다워보였다.
그런 매력적인 모습은 다리뿐만이 아니었다.
서른하나란 나이에 그것도 요즘같이 눈길 한 번 잘못 줬다가 성추행 범이나 강간범으로 몰리기 쉬운 흉흉한 시대에 대놓고 감상하듯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는 내 자신도 놀랍긴 했지만,,,
여자의 몸매와 얼굴은 그런 모든 것을 제처 두고라도 감상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 정도의 것이 분명했고, 그런 감정은 계속해서 힐끔거리며 이 여자를 훔쳐보는 남자들의 시선들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직업은 있나요?”
“.....잘..못했어요.”
“어차피 이름하고 집 주소까지 적혀 있는 민증이 나한테 있는데. 거짓말도 안 통해요. 직업이 뭐에요?”
“회...사원이요.”
“회사원.. 어느 회사?”
“.....”
“뭐,, 말씀하기 싫으시다면 직접 찾으면 되는 거니까.”
내 엉덩이 옆에 끼워뒀던 여자의 핸드백에 처음으로 허락 없이 손을 대기 시작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그녀의 얼굴에도 난 핸드백 속에 있는 물품들을 뒤적이다 비싸 보이는 번쩍이는 검은색의 가죽 지갑을 찾아 꺼내 들어 일말의 망설이 없이 똑닥이 단추를 열어 봤다.
면허증과 별도의 명함 주머니로 보이는 곳에 꽂혀 있는 몇 장의 하얀 종이 뭉텅이를 꺼내 들고는 다시 한 번 내 눈을 의심하게 된다.
“CC cop 마케팅 총괄팀장 김.... CC??? 그 CC 그룹?? 허~~”
“....”
“와~.. 민증 보니까 진짜 서른이시네.. 서른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CC그룹에 다니신다?? 그런데 이런 짓을 하시고?”
“....자..잘못했어요.... 제발 한..번만...”
“잘못이라뇨?”
“한..번만요.. 한번만 용서해.주.”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가슴이 먹먹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로또보다 더 희박할지 모를 이런 행운을 쉽게 포기할 순 없었다.
뭇 남성들의 시선에 얇은 손목과 아무 장식품 없이 더 애처롭게 가냘픈 손으로 약간 드러난 가슴골을 가리 듯 외투의 카라를 여며 매며 내 선처를 구하듯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묘한 쾌감이 내 몸을 휩쓸기 시작했다. 내가 사디스트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런 행운(?)이 내게 찾아온 건 정확히 2시간 전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금요일이라 더 지치고 바쁜 업무를 보낸 서른하나란 나이의 난 이렇다 할 건수도 없었기에 일찌감치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단칸방인인 내 오피에서 날 기다려줄 오피 걸도 있을 리 만무했기에 회사에서 세 블록이나 떨어진 이곳까지 걸어와 저녁을 대충 우동과 유부초밥으로 해결하곤 집에 가서 게임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막 버스에 올라타려던 순간 한 여자의 모습에 발걸음을 주저하게 됐다.
주말인데도 오늘따라 사람이 별로 없는 안의 풍경에도 말이다.
잠시 멈췄던 난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그 여자가 있는 쪽인 가장 끝자리로 이동해 앉고는 일부러 자는 척을 하며 실눈으로 몰래 훔쳐보길 시작 했는데..
날 경계하듯 옷매무새를 정리하던 여자는 내가 술에 취해 잠이든 척을 계속하자 안도를 하곤 잠시 동안 날 살펴보길 반복하는가 하더니 숨겨놨던 카메라를 꺼내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대범하게 다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없다고는 해도 공공장소인 이 버스의 뒷좌석에서 말이다.
눈을 의심스럽게 했던..
내 눈에 비췄던 곧게 뻗은 검은색 스타킹 사이의 모습이 내 착시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정도 보이는 외모였지만 약간은 딱딱해 보이기도, 고급스러워보이기도 한 진 보라색의 사파리식 범퍼 재킷사이로 보이는 곧게 뻗은 각선미도 내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지만, 그것보다 그 안에 보인 검은색의 풀숲은 음영이 드려진 팬티라고 하기엔 털들의 고유한 윤기까지 흘러나왔기에 내 눈을 몇 번이고 깜빡이며 확인을 하게 했다.
찬찬히 여자를 다시 훑어보게 봤다.
길게 늘어트린 생머리는 어깨를 지나 브래지어 라인까지 내려와 보였고,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작지만 곧은 콧날과 도톰하지만 역시나 작아 보이는 입술로 전혀 천박하지도 저속해보이지도 않았는데.. 곧게 뻗은 허벅지는 맨들거리는 검은색의 스타킹으로 이십대 초반이나 십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더 탄력 있어 보였고 그제야 내 눈에 들어온 야동에서나 봤던 광택을 내고 있는 높은 검은색 에나멜 하이힐은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드러난 재킷 사이로 보인 꽃무늬 밴드가 있는 이 밴드 스타킹은 더 그랬다.
[삐~.]
[삐~.]
[삐~.]
작은 카메라의 전자식 셔터 음과 함께 하는 여자의 행동은 대범하다 못해 놀랍기까지 했다.
다리를 벌리곤 사타구니 사이로 사람들의 동향을 살피며 손을 집어넣기도, 재킷 사이를 벌려 그대로 드러난 탐스러워보이는 가슴을 살짝 드러내곤 움켜쥐는 모습까지..
여잔 재킷, 밴드 스타킹, 그리고 하이힐만을 걸치고 이 시간에 사람들이 타는 버스에 오른 것이 분명했다.
여자의 외모도 그랬지만 몸매에 난 혼이 빠진 듯 술 취한 연기를 하던 것도 잊은 채 그녀를 빤히 쳐다보게 되는데..
카메라로 사진을 조심스럽게 찍고는 옷매무새를 정리한 후 그걸 확인하던 여자가 얼어붙은 듯 행동을 멈추곤 화면 속에 담긴 자신의 모습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모습을 하고 있을 때 내 존재를 들켰다는 걸 짐작하곤 황급히 그녀와 내 옆에 있던 핸드백을 낚아채게 됐다.
내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헉..”
“쉬..쉿!..”
“아..아저씨...”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죠.”
“.네??“
“소리라도 지르시게요? 곤란한 쪽은 그쪽 같은데..”
“...”
여자의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본 나였지만 난 그냥 벨을 누르곤 버스에서 내려버렸다. 물론 내 손엔 내 가방 외에 그녀의 핸드백이 들려 있었고 역시나 내 예상대로 그녀가 머뭇거리길 반복하다 버스 기사의 물음에 날 따라 내려왔다.
노출증?
변녀?
그녀의 성향까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약점인 게 분명한 증거들이 내 손에 들린 채 그녀와 난 처음 시작처럼 커피숍 안에서 마주하고 앉게 되었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미 내 손에 들어온 카메라 안의 여자 모습에 급격히 꼴려온 자지를 애써 감추면서 말이다.
나와 여자의 사이에 놓인 따뜻했던 커피가 거의 식었을 때 난 조심스럽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무..뭘 원하세요?”
“걱정 마세요. 이 사진들은 절대로 유출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
“지금 협박하시는 건가요?”
“협박이요? 이 사진이 협박의 수단이 될 정도로 귀중한가요? 아.. 하긴 CC그룹에 다니시면..”
“...”
“혼자 이러고 다니시는 거 보면.. 물론 결혼은 안하신거 같고..”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결혼 했어요!?”
“아..아뇨....”
“..결혼 하셨다면 그냥 돌려드릴 생각이었는데..”
“사...사귀는 남자는 있어요.”
“정말요?”
“..네?..예...”
“하하하하.. 잠깐 확인 좀 하죠.”
“예??”
“..”
난 그녀가 꼭 쥐고 있는 핸드폰을 낚아채선 최근 목록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거래처로 보이는 상호들이 즐비하게 나열되어있었고 간간히 보이는 여자들의 이름이 보일 뿐 남자 친구를 호칭하는 ‘자기, 오빠, 달링’등의 낯간지러운 단어들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역시나 내 예상이 들어맞는 듯 했다.
서른 초반에 명함대로라면 성공한 여자일 텐데 이런 위험한 행동을 하며 증거인 사진까지 남길 정도로 변태스러운 성향의 여자라면 정상적인 생활이 아닐 거라는 내 예상, 그리고 평일도 아닌 이 황금 같은 주말에 홀로 노출이란 생소한 단어의 행동을 할 정도라면 솔로 일거라는 추리가 맞아 떨어졌다는 건 고운 그녀 얼굴 중 미간이 심하게 찡그리는 모습에서 알 수 있었다.
애써 진정하려는 듯 보이는 커피 잔을 감싸 쥔 손의 형태도 더 그렇게 보였기에 난 피식하고 웃고는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네주려다 말았다. 그리곤 내 번호를 그녀의 최신식 핸드폰에 찍고는 통화버튼을 눌러 번호를 따는 행동을 하고 나서야 그녀에게 돌려준다.
그녀의 표정은 절망이라는 단어가 묻어 있었고, 그건 이정도의 내 행동에 예상치도 못한 불행을 겪는 듯 보이기까지 했다.
“걱정 마세요. 정말로 협박 같은 거 안합니다.”
“그런데.. 왜 핸드폰까지....”
그녀의 입술이 떨리는지 제대로 말을 이어가질 못했기에 난 최대한 낮은 톤의 안정적인 인상을 품기며 테이블 앞으로 바짝 기대어 앉아 얘길 이어갔다.
“그냥 옆에서 구경만 시켜주세요. 저 같은 놈이 또 없으라는 법 없잖아요. 아니.. 제 말은 오늘 같은 취미 생활에 위험한 파리 때라도 따라 붙으면 어떻게 하냔 말입니다.”
“처..처음이었어요...”
“네?”
“바..밖에서 이런 건... 처음이었어요.”
“예...”
“...”
“그럼 집이나.. 뭐 그런 곳에선 오래 되셨다는 말씀이신지??”
“....아..아니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솔직히 귀엽기까지 했다.
자신의 말실수에 입술을 깨물며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더 댕그래진 눈으로 부정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왠지 계속해서 골려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명함대로라면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누구보다도 더 무섭거나 단호하게 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갔을 게 당연한데 자신의 취부를 들킨 이 여자의 모습은 그냥 십대의 비밀을 간직한 여자아이로밖엔 내 눈엔 보이질 않았기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허락 없이는 강제적인 섹스나 터치 같은 건 절대 없을 겁니다. 약속할게요. 단지... 구경만,,, 아니! 지켜드리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허락해 주세요.”
“세..섹스요!? 허..허락이라뇨. 제가.. 그렇게 쉬운 여자로 보이세요?”
“네.”
“....”
그녀의 질문에 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부터 했다.
“....”
그녀의 침묵이 다시 이어졌고 고개는 서서히 숙여지기 시작했다.
아까 내가 말했던 취미일지 모를 노출행위와 대범한 촬영까지도 어떻게 보면 그 CC라는 대기업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다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의 분출구일지 모른다는 생각과 그녀의 더 불안해하는 모습에 조금 더 차분한 목소리로 얘길 했다.
“걱정 마세요. CC라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저도 작은 중소기업에서 7년이나 일한 정상인입니다. 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소실 적에 운동 꾀나 했고 태권도도 2단입니다. 물론 아직 솔로이고... 지금은 여자 친구도 없고요.”
“......”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죠. 위험한 스릴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보험 하나쯤은 들어두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보..험이요?”
“아가씨는 취미 생활을 보다 더 안전하게 즐기시고,, 전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그런 아가씨의 모습을 보고 즐길 수 있고.. 사실 아까 버스 안에서 아가씨가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는 순간에...”
“.....”
내 말에 지금까지의 불안감을 잠시 접어두고는 눈물을 흘리던 눈으로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한 게 분명했다. 그건 그녀의 눈이 빛을 내고 있었기에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취미 생활 쪽에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노출증 환자라면 그 노출증의 대상이 되는 관객의 시선을 대놓고 즐기거나 남들의 시선을 피해 혼자만의 스릴을 쫓아 노출을 하는 행위 등의 감정을 느끼기 위할 거라는 추리까지 그 짧은 찰나에 하곤 전자든 후자든 분명 남의 시선에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 질 궁금해 할 거라는 생각에 밑밥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사람이란 동물이 위 두 가지 타입으로만 나뉘는 단순한 추리엔 오류가 존재하겠지만 내 앞에 있는 여잔 분명히 사진으로 그런 행위를 증거로서 남기고 확인까지 했기에 좋지도 않은 머리로 추리까지 하며 그녀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고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럽고 어렵게 사람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쌀 거 같더라고요. 탄력 있는 허벅지도 그렇지만.. 가슴은..”
“그..그만 해요..”
그녀가 당황하며 내 말을 끊는다.
너무 성급한건 아니었는지 후회를 하며 그녀의 얼굴 표정을 주시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눈가엔 더 이상의 이슬이 맺혀있지 않다는 것과 내 말을 끊고 보인 그녀의 입술 형태에 안도하게 되었다.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무는 그녀의 모습은 분명 버스 안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그녀의 얼굴이었다. 섹기를 품은 듯 하얀 치아가 살짝 드러난 채 도톰한 아랫입술의 한쪽을 살짝 깨무는 그녀의 모습은 단순히 섹기라는 단어로 취부하기엔 너무도 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어 보였다.
“핸드폰에 제 번호 찍혀 있으니 다음에 하실 때 전화주세요. 문자를 주셔도 되고요.”
“...”
“그럼 집까지 모실까요?”
“됐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
내가 일어서기도 전에 먼저 일어난 그녀가 내가 건네준 가방을 받아 들고는 하이힐의 경쾌한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커피 전문점에서 걸어 나갔다.
역시나 뒷모습만으로 보이는 늘씬 뒤태와 각선미만으로도 놓치고 싶지 않은 월척임에는 틀림없었다.
이런 횡재가 좀처럼 믿기지 않은 나였기에 여운을 즐기듯 그 자리에서 잠시 앉아 다 식어버린 커피를 홀짝거리며 미친놈처럼 웃음을 짓길 반복하다 결국 나도 커피전문점을 나가게 된다.
“당신이 정상인이라면.. 전 비정상인가요?”
커피전문점 유리문을 막 열고 나가던 나는 방금까지 듣던 여자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게 됐다.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목소리에 이번엔 내 눈이 휘둥그레져선 날 똑바로 쳐다보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본다.
“아직 안가셨어요?”
“당신.. 눈에는 제가 쉬운 여자일지도 모르고,, 변태녀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장난감은 아니에요.”
“장난감이라뇨?”
“당신이 절 쳐다보는 눈빛..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못된 아이 같았어요. 쉬운 여자요? 짧은 치마에 속옷이 비취는 시스룩을 입고 다니는.. 남자들의 시선을 즐기는 여자가 전부 쉬운 여자라고 생각하시죠!?”
“...”
“제안은 생각해 볼게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순간 ‘띵~’하다는 말의 뜻을 알게 됐다.
억울함을 가득 담은 그녀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을 지울 수 없었고, 무엇보다 내 모습에 담긴 속내까지 정확히 꿰뚫어 본 듯한 그녀의 말에 놀랐고 당황했기에 별다른 부정도 하지 못한 채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만 보게 된다.
역시나 일하는 곳의 위치를 말해주 듯 행동하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에 내가 너무 경솔했다는 생각을 하며 체념을 하게 된다. 쉽게 포기하기엔 정말로 아까운 여자였지만 그렇다고 자칫하면 정말로 범죄자로 전락할지 모를 협박까지 할 정도로 내 절제심이 바닥은 아니었기에 좋은 구경이 어디냐는 위로를 하며 그녀가 사라진 도로가를 향해 몇 번이나 고개를 돌리길 반복하다 싱거운 미소를 짓고는 쓸쓸히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