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짐꾼] 그 날의 밤
꼼지락꼼지락.
고민에 잠긴 손가락이 한참동안이나 배회한다.
만지고 싶지? 만지고 싶어 미치겠지?
나는 그녀의 손가락을 응원했다.
한 번 했는데 두 번을 못하겠냐? 그렇지 파이팅!
우뚝.
하지만 마법사년의 손가락은 결국 가랑이 언저리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하여간 시발. 깡다구가 없어요.
텐트를 살짝 젖혀 구경하고 있던 나는 김이 팍 샜다.
옆에서 용사는 세상 모른 채 쿨쿨 자고 있고, 아마 지금 깨어있는 건 나와 이년밖에 없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모닥불 앞에 앉아 자위를 할까말까로 심각하게 갈등하는 중이었다.
원래 성욕이라는 게 그렇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괜히 막 하고 싶어진다.
원래라면 벌써 하고 있었겠지. 저년은 딱 관상부터가 자위 많이 하게 생겼다.
조금 전에도 텐트에 혼자 내버려뒀더니 지 스승이 준 스태프 갖고 보지나 쑤시고 있지 않았는가.
분명 일주일에 자위를 최소 14번은 할 것이다.
그런 자위광이 왜 자위를 안하고 참고 있는가?
당연히 나 때문이다.
아까 하다 들켜서 그렇게 쪽을 팔았는데 제정신 박힌 인간이라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리가 없다.
그래도 왠지 이 년이라면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다.
사실 아까랑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불침번까지 자청했는데 그럼 그렇지.
한숨을 쉬고 스태프까지 멀리 치우는 걸 보니 정말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어쩌지. 그냥 포기하고 잘까.
그러기에는 좀 아쉬운데.
잠깐 고민하던 사이 그녀와 눈이 맞았다.
“히익!”
마법사년이 기겁을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좆됐네. 하지만 들켰으니 어쩔 수 없다.
“아 죄송합니다. 엿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왜, 왜 깨어있는 거야!”
그녀는 다른 동료들이 깰 것을 우려했는지 목소리를 낮췄다.
뭐라고 답하지.
혼자 냅두면 또 딸 칠 거 같아서 안자고 기다렸어요?
그랬다간 나도 녹은 고블린행이다.
“오, 오줌 마려워서…….”
대가리를 겨우 굴려 나온 대답이 이거였다.
좀 더러워 보이지만 어쩔 수 없지.
“윽…!”
그녀는 화를 내려다가 오줌이라는 말에 당황해 말을 삼켰다.
그럴 줄 알았다. 오줌이라니까 또 할 말 없지?
급조한 변명이지만 잘 먹힐 거 같아서 당당하게 나가기로 했다.
텐트 밖으로 나오자 그녀가 잔뜩 경계한 채 한 발짝 물러선다.
누가 보면 나한테 협박당하는 줄 알겠네.
하지만 성격으로 봤을 때 협박하는 건 나보다 그녀가 더 잘할 것 같았다.
내가 아무것도 거리낄 것 없다는 듯 다가가자 그녀가 옆으로 피했다.
“이, 이쪽으로 오지마…!”
“어두운 곳에서 쌀 수는 없어서요. 죄송하지만 조금만 실례하겠습니다.”
“왜, 왜 못하는데!”
나와 단 둘이 있고 싶지는 않은지 그녀가 반 바퀴 빙 돌아 나한테서 멀어졌다.
지금 보니 용사 놈이 있는 텐트 방향이다. 영악한 년 같으니.
“제가 어두운 걸 싫어해서요.”
존나 뻔뻔스럽게 대답했다.
그녀의 얼굴은 무언가 한 마디 쏘아붙이고 싶은 표정이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오줌만 싸면 다시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더 말도 붙이기 싫다는 걸까.
내 생각엔 둘 다 같았다.
사실 나도 무슨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서 일단 시간이나 끌어보기로 했다.
바지를 내리고 억지로 오줌발을 세워 그녀가 내 자지를 볼 수 있게 몸을 틀었다.
슬쩍 옆을 보니 그녀는 고개를 돌린 채 안 보는 척을 하고 있었지만 눈동자가 슬그머니 움직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보실래요?”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던지자 그녀가 흠칫 하더니 몸을 홱 돌렸다.
“내, 내가 왜?”
존나 궁금하단 듯이 보고 있었으면서 무슨 발뺌이야?
딱 보니 핑계거리가 필요해보여서 내가 만들어주기로 했다.
“최음독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은데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저도 이해합니다.”
“……개소리마.”
어라 안 먹히네. 아까는 잘만 써먹더니.
아무래도 그 때의 기억이 꽤나 충격으로 남았던 모양이다.
같은 수법은 이제 안 통하겠군.
하필이면 오줌빨도 다 떨어졌다.
이제 어쩌지? 할 말이 없으면 들어가 자는 수밖에 없는데.
기껏 잡은 이 기회를 그냥 날릴 수는 없다.
저 시발 개년을 따먹으려면 어떻게 해서든 지금 뭔가를 해야 했다.
저런 건방진 얼굴에 슬린더한 몸매를 보면 참을 수가 없다.
어떻게든 밑에 깔고 엉망진창으로 울부짖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오줌 싸고 축 늘어진 고추가 발딱 선다.
뭐하는 거야 임마. 안 들어가?
아니지. 굳이 들어갈 필요가 있나?
생각해보니 그냥 여기서 딸을 쳐도 문제 없을 것 같다.
조금 전에는 그녀가 보여줬으니 이제는 내가 보여주는 것이 순서상으로도 맞겠지.
완벽한 생각이다.
나는 그대로 내 고추를 잡고 흔들었다.
“아, 아직도 안 끝났…… 꺄악! 뭐하는 거야 미친새끼야!”
그녀가 옆에 동료들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비명을 질렀다.
질러놓고 본인도 아차했는지 입을 틀어막고 잠시 텐트를 살폈다.
이거 듣고도 안 깨나? 어지간히 깊이도 잠들었나보네.
“미, 미쳤어? 뭐하는 거야!”
경악하는 그녀.
나는 별 거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답했다.
“아 갑자기 서버리지 뭡니까. 이대로면 잠도 안 오니 해결하고 들어갈 생각입니다.”
“그, 그걸 물어본 게 아니잖아!”
“그러시다면……?”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왜, 왜, 사람 앞에서… 그딴 짓을 하고 있는 건데…!”
“안 보이는 곳에서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요.”
내가 태평하게 대답하자 그녀는 황당해서 말문이 막힌 것 같았다.
후욱후욱.
아 시발 저년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흥분된다.
“하, 하지 말라고…!”
빨개진 얼굴로 그렇게 외치지만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지도 않는다.
으응? 뭐라고? 안 들리는데?
무시하고 계속 흔들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더럽다, 하지말라며 시끄럽게 굴더니 내가 반응을 안 해주자 어느새 조용해졌다.
지금은 손으로 얼굴만 가린 채 가만히 보고만 있다.
조용해지자 이건 이것대로 좀 심심한데.
못 참고 내가 한 마디 했다.
“여자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남자들은 매일 이렇게 한 번씩 물을 빼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잠이 안 오거든요.”
“그, 그딴 소리를 누가 믿어?”
아까보다는 얌전한 반응. 나쁘지 않다.
“뭐 여자 분들에게는 얘기하기 좀 그런 이야기이긴 하죠. 아마 그래서 용사님도 얘기를 안했을 겁니다.”
“에, 에릭도?”
용사는 딸 안 치겠냐? 솔직히 본 적은 없지만 남자인 이상 안 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이렇게 야한 년들밖에 없는데 안 꼴릴 수가 있나?
고자나 게이가 아닌 이상 그럴 수 없다.
“용사님도 남자시니까요. 게다가 아직 어리시니 부끄럽기도 하겠죠. 하지만 이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그녀는 여전히 미심쩍은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계속 들어볼 생각인 것 같다.
“말은 안하셨어도 여자들밖에 없는 공간이니 많이 불편하셨을 겁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우연히 보게 되면 놀라지 말고 이해해주세요.”
마치 좋은 어른처럼 말하고 있지만 딸 치면서 이런 소리를 하고 있으니 설득력이 전혀 없다.
“에, 에릭이 그럴 리는 없지만…… 기억해둘게.”
목소리가 기어들어갔지만 확실하게 들렸다.
여전히 믿지는 못하는 눈치지만 그럴지도 모른다 정도까지는 온 것 같다.
이제 당당하게 딸쳐도 되겠군.
역시 마탑에 박혀있다 온 년이라 그런지 이런 부분에서는 완전히 문외한이었다.
분명 지금 내 자지가 살면서 처음 본 자지일 것이다.
첫 자지……. 그런 의미에서 처녀는 아직 못 땄지만 시선처녀는 땄다고 말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괜히 또 흥분되네.
슬슬 한계다.
“윽!”
찌익.
허연 액체가 하늘 높이 치솟았다.
“히익!”
그 낯선 풍경에 마법사년이 뒷걸음질쳤다.
“후우, 개운하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주섬주섬 바지를 추켜세웠다.
아까 전까지는 존나 열심히 따먹고 싶었는데 한 발 뽑고 나니 그럴 생각이 안 든다.
그래.
이 년 앞에서 딸 치는 것까지 보여줬으면 많이 했지.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돌아가서 자자.
“…….”
그러려고 했는데 아까부터 이년의 시선이 내 가랑이에서 떠나질 않는다.
신기했나? 하긴 남이 자위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 보겠지.
첫 자위구경…….
성자모드였는데 이걸 보니 또 발기되려한다.
역시 시발 여기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지.
“아가씨도 하고 가실래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