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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121화 (121/438)

〈 121화 〉 더부살이 시작 (3)

* * *

질꺽, 으음... 흐응... 질꺽, 흐읍... 질꺽질꺽, 흐윽... 으흣... 흐으음... 냐아...

고양이 우는 소리에 선잠이 깼다.

“으응... 우리 잿더미 언니 때문에 깼어...?”

백지수가 소곤거리는 소리가 왼편에서 들렸다. 바로 옆에서 들리지는 않았으니 침대에서 내려가서 자위를 한 모양이었다. 내가 자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침대 바로 옆에서 자위를 한다니, 백지수는 점점 대담해지고 있었다. 뭔 생각을 하면서 이러는 건지 미치도록 궁금했다.

“잿더미 나갈래...?”

냐아, 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으응. 우리 잿더미 나가자.”

백지수가 방에서 걸어나가는 건지 발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뛰어온다 해도 곧장 누워서 자는 척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 눈을 떴다. 상체를 일으키고 눈을 찌푸려 침대 밑쪽을 보려 했다. 완연한 밤인 탓에 제대로 보이는 게 없었다. 도로 눕고 눈을 감았다. 잠을 다시 자기는 그른 듯했다. 그냥 확인하려 하지 말고 잘 걸, 후회가 막심했다. 이내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점점 가까워져왔다. 또 자위할 게 분명한데, 라는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바로 왼손을 팬티 안에 넣어 자지를 잡고 허벅지 밑으로 빠르게 숨긴 다음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아니 근데 백지수는 나갈 때 속옷 같은 것도 안 입고 보지랑 가슴을 드러낸 상태로 잿더미를 내보내러 간 건가? 아무리 문틈을 조금만 벌린다고 해도 보통 사람은 문을 열 엄두도 못 내는 거 아닌가? 백지수는 진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음탕했다.

“으흐흥.”

콧노래를 부른다니.어지간히 즐거운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내가 깨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젤을 짜내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질꺽질꺽질꺽질꺽, 하고 보지 쑤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흐응... 흐으응... 으읏... 흐윽... 흐읏... 흐읍... 하읏... 하응... 흥... 으흣... 흐으읏... 으흐응... 흐응... 하응... 하윽... 아읏... 아응... 아... 가슴 빨아줘...”

발기했다. 돌아버릴 것 같았다. 이건 하나의 성고문이었다.

“하윽... 맨날... 항... 자지 세우면서... 으응... 흥... 흐응... 흐윽... 흐읏... 왜애... 학... 하읏... 흐윽... 안 따먹는 거야아... 흐응... 흥... 으응... 흐읍... 하윽... 따먹으라고... 학... 하읏... 얼마나, 하윽... 신호 주는데에... 으응... 흐윽... 흡... 흐으응...”

지금 백지수가 하는 건 신호 주기 수준이 아니라 고백이었다. 나라고 안 따먹고 싶은 건 아니었다. 백지수를 앞에 두고 따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과연 얼마나 존재할까. 성소수자나 종교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할 것이었다.

“아아... 아하아아아윽... 으응... 후으으으응... 으흐으읏...!”

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버린 모양이었다. 그것도 보지물을 뿜어대면서.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마시지 않고서는 보지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지는 않을 거였는데 어떻게 나온 걸 보면 내가 모르는 사이 수분을 많이 보충한 듯했다. 자기 전까지는 거의 함께 했다고 할 수 있었으니 잠에서 깬 다음 수분을 보충했을 것이었다.

“하아... 하...”

왜 굳이 수분을 보충했을까, 최대한 다양한 이유를 떠올려보려 했지만 생각나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시오후키를 하려고. 만약 내가 생각한 게 정답이라면 백지수는 진짜 성욕과 자극에 돌아버린 변태 년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음탕한 년인 거였다. 백지수가 숨 고르는 소리가 잦아들고 또 젤을 짜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나 더 자위를 할까, 새벽에 일어나서 오랫동안 자위하고 나면 학교에서 수업 내용이 귀에 들어가기는 할까? 백지수가 놀라운 한편 안타깝기도 했다. 자위만 좀 줄이기만 했다면 백지수는 의대도 갈 성적을 냈을 거였는데. 백지수가 공부에 소홀히 한 데 의도치 않게 일조해버린 사람으로서 살짝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백지수가 걷는 건지 발소리가 들렸다. 빛이 눈두덩에 느껴졌다가 다시 어두워진 게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간 모양이었다. 또 새로운 자위기구를 챙기는 걸까? 다시 나와서 자위하지 않기만을 빌었다. 희망은 빛이 눈가를 두드리고 사라지면서 꺼지고 말았다. 백지수는 또 입 다물고 신음을 참는 척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껏 낼 게 분명했고 나는 쿠퍼액만 흘리며 찝찝하게 있다가 백지수가 자위를 멈추는 순간 고문에서 해방되어 잠들어야 했다. 벽에 뭘 붙였다 떼는 소리가 들렸다. 또 뭐 벽에 고정해서 쓰는 커다란 딜도로 자위하려는 건가.

“됐다...”

무심코 한숨을 쉴 뻔했다. 들키면 뒤진다는 생각으로 간신히 참아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데, 백지수의 신음도 안 들을 수는 없으니 그냥 어떤 식으로 자위할까 상상이나 해야 할 것 같았다. 그것도 안 하면 정신을 놓고 말 것이었다. 그러니까, 정신을 놓고 소리가 나게 침을 삼키거나 해서 내가 깨어있다는 걸 들키거나 이성을 잃고 백지수를 덮쳐서 존나 따먹을 게 뻔했다.

“아... 좀 들어가아...”

아마 지금 백지수는 종아리랑 두 손바닥이 바닥에 닿도록 해서 개 같은 자세를 취한 채로 벽에다가 붙인 딜도가 보지에 정확히 들어가도록 음탕하게 엉덩이를 내밀어대고 있을 것이었다. 아니면 이미 보지 입구에 딜도가 맞닿았는데 딜도가 너무 커다랗고 보지 입구는 비좁아서 안 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었다. 백지수가 투정부리듯 한 말을 상기하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으흐으음...!”

딜도가 보지에 제대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쯔거억쯔거억, 하고 느리게 보지를 쑤시는 소리가 들렸다. 벽면이랑 딜도에 엉덩이가 부딪쳐서 나는 찰진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 것을 보면 깊이까지는 넣지 않고 워밍업을 하는 듯했다. 자위에 나름의 순서를 만들어놓은 걸까, 그렇다면 백지수는 자위의 프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나중에 자위기구 리뷰나 하면서 사는 거 아닐까? 말도 안 됐지만 점점 그럴 법도 하다고 생각이 바뀌어갔다. 어차피 금수저인데 취미 겸 소일거리로 그런 짓을 한대도 놀라울 건 없었다.

“으응... 흥... 흐응...”

찰싹찰싹, 하고 찰진 소리가 섞여들었다. 본격적으로 보지 안쪽 깊숙한 곳을 쑤셔가며 쾌감을 찾는 듯했다. 보지 쑤시는 소리가 찌걱찌걱찌걱찌걱쯔걱, 하고 빠르게 급박해졌다.

“아앙... 앙... 항... 하앙... 하응... 흐응... 흐윽... 으으응... 흐응... 후으으응... 흐으윽... 학... 아하아아... 아흐윽... 흐읏... 흥... 응... 으응... 하응... 항... 하악... 하앙... 하윽... 흐윽... 흥... 으응... 흐응... 흐읏...”

씨발, 이 정도면 나를 깨우려고 드는 거나 다름없었다. 잘 안 들리게 하려고 어떻게 자제하기는 하는 건지 신음 소리가 작기는 했어도 음 자체가 귀에 박히는 고음이라 존나 야하기만 했다. 좋아하는 남사친이 잠든 사이 딜도 자위를 해대면서 기만적인 쾌락을 즐기는 e컵 자위중독녀라니, 혼절할 듯 어지러웠다. 존나 따먹고 싶었다. 차라리 그냥 지금 백지수가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 한자락조차 놓아버려서 침대 위로 올라와서 보지에다가 내 자지를 넣어줬으면 했다. 그러면 잠시만이라도 모든 걸 잊고 백지수를 수십 번이고 따먹어줄 수 있을 건데. 갑자기 백지수가 미련하게 느껴졌다.

“흐응... 응... 으윽... 흐읏... 흥... 하앙... 항... 하악... 하아앙... 보지... 하읏... 보지 더 쑤셔줘어... 으흑... 흐읏... 흐으응... 으응... 읏... 하윽... 아하응... 흐으응... 하으응... 아아... 아앙... 아흐으으응... 아하아아...”

쯔읍, 하고 보지에서 물건이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또 질질 싸는 듯했다. 이제 제발 그만 자위해줬으면 했다. 아니면 그냥 침대 위로 올라와서 이불을 던지고 내 바지랑 팬티를 벗긴 다음 빳빳하게 선 자지를 딜도처럼 써줬으면 했다.

“아... 아침에 또 깨서 학교 가야 되는데...”

그만할 모양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찌걱찌걱찌걱찌걱, 하고 보지 쑤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학교 가야 된다면서 또 자위를 하는 건 또 뭘까? 이해가 안 됐다.

“으음...”

보지 쑤시는 소리가 끊기고 발소리가 들렸다. 침대 오른편의 한 부분이 살짝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발을 올렸나? 조금 두려워졌다. 침대가 살짝 꺼진 쪽에서 찌걱찌걱찌걱찌걱, 하고 보지 쑤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릇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여자 냄새가 풍겨왔다. 내 옆에 와서 자위하는 건가? 미친 년이. 존나 꼴렸다.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흐음... 하악... 야. 흐으읏... 이온유.”

내가 깬 걸 아나? 등골이 서늘하다 못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윽... 너 깼지. 흐응...”

따먹어달라는 건가? 일단 참아야 했다. 혹시나 해서 그냥 확인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었으니까. 백지수가 들어오기 전에 발기한 자지도 숨겼으니 내가 깼다는 걸 확신할 수 있을 만한 요소는 아마 없을 것이었다.

“하응... 흐응... 나 좀... 하악... 따먹어주면 안 돼...?”

미칠 듯했다. 솔직히 지금은 백지수를 덮쳐서 존나 따먹어도 무죄일 거였다.

“하윽... 아아... 존나 좋아 씨발...”

난 존나 죽을 맛이었다. 아까 바로 다시 잤어야 했는데. 아침에 백지수 얼굴을 똑바로 볼 수나 있을까? 앞으로는 백지수 목소리만 들어도 발기할지도 몰랐다.

“아응... 흐응... 흥... 으읏... 흐윽... 하응... 항... 앙... 아앙... 아아...”

침대가 꺼졌다가 도로 돌아왔다. 발소리가 들렸다. 아마 다른 데로 걸어가면서 보지를 쑤시는 듯했다. 백지수는 아직 내 옆에서 절정해버릴 정도까지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근데 그 시기는 그리 멀지 않을 듯했다. 낮에 침구류를 사와 가지고 매번 같이 자기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는 소파에서 자야 할 듯했다.

“후으으으응...!”

또 가버린 듯했다. 이번 절정이 마지막이었는지 잠시 숨 고르는 소리만 들렸다가 바닥을 스윽스윽 닦는 소리가 들려왔다. 연속 자위를 하면서 바닥 여기저기에 흘려댄 애액을 옷을 다 벗은 채로 청소하는 음탕한 금수저 여고딩이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 걸까? 어지러웠다. 빛이 들어왔다 사라지고 조용히 물소리가 들려왔다.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하는 모양이었다. 이제 자려는 거겠지. 마음이 놓였다. 피곤해서인가 졸음이 몰려왔다. 빛이 다시 들어왔다가 딸깍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발소리가 들리고 이내 침대 왼편이 움푹 들어갔다. 진짜 잠자는 건가 싶었을 때 왼볼에 입술이 닿는 부드러운 감촉이 들었다.

“사랑해 온유야.”

얼굴에 닿는 입김이 간지러웠다. 백지수의 살내음이 향긋했다. 목소리도 백지수라기에는 너무 나긋하고 달콤했다. 죄책감이 들었다.

“아 씨 현타와...”

내가 아는 백지수 목소리였다. 아무래도 금방 잠들기는 그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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