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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강탈-20화 (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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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3일째 아침이 찾아왔다.

“흐으….”

소희가 겨우 눈을 떴다. 일어나자마자 허리와 아래쪽을 파고드는 둔통에 미간부터 찌푸려졌다.

어제도 종일 그와 섹스했다. 씻다가 욕실에서, 룸서비스로 주문한 아침을 먹다가 소파에서, 그리고 침대로 옮겨와 또…. 후. 몇 번이나 그가 사정하고 그녀가 절정에 올랐는지는 셀 수도 없었다. 그사이 지겸은 노팅을 두 번이나 더 했다. 다행히 한번은 1시간이 조금 안 됐고 그다음엔 30분 정도였다. 이러다 결혼도 전에 임신부터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물론 제 질구 속에서 그의 것이 괴물처럼 몸집을 불리며 압박하는 느낌은 아직 하나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쾌감을 가장한 고통에 몸부림치며 심지어 그 순간에도 절정에 올랐던 자신을 떠올리니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씻거나 밥 먹는 시간 빼고는 거의 내내 그의 페니스가 소희의 안에 들어와 있었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 그나마 어젯밤 너무 피곤하다고, 정말 자고 싶다고 애원해서야 그녀는 겨우 제대로 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잠…깐. 지금 아래가 뻐근한 게 관계를 많이 맺어서가 맞나? 왜 아직 묘하고 존재감이 큰 이물감이…. 앗, 설마…?

소희가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아래를 봤다.

“오! 빠! 읏.”

“응, 소희야. 잘 잤어?”

쪽쪽.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고 안엔 여전히 제 좆을 넣은 채, 아주 천천히 뭉근하게 쑤셔대고 있던 지겸이 소희 목덜미에 가볍게 키스하며 인사했다. 각인했던 잇자국은 이제 조금 옅어져 있었다. 그게 괜스레 아쉬워서 지겸이 그 주위를 자꾸만 혀로 핥았다. 각인을 확인하는 수컷 늑대처럼.

“우, 움직이지 좀. 흑, 말아 봐요.”

“안 움직이면, 계속 넣고 있어도 돼?”

“당연히 안 되죠!”

홱 고개를 돌려 그를 째려보려는데, 지겸의 입술이 더 빨랐다.

“사랑해, 임소희.”

밤새 자는 모습도 예뻤는데. 깨어나니 더 예쁘네.

정말 못 말리겠다며.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려버리는 그녀를, 지겸이 뒤에서 꼬옥 껴안았다. 그리고 그녀 정수리에 코를 박고 자신을 자꾸만 짐승으로 만드는 달큼한 체향을 마음껏 들이마셨다. 자신의 등을 감싸오는 지겸의 탄탄한 가슴과 든든한 무게감에 소희도, 몸과 마음이 다시 풀어졌다.

솔직히, 소희도 좋았다. 이 남자가. 이틀 내내 옷도 잘 걸치지 않고 짐승처럼 보낸 두 사람이.

누군가와 몸을 섞는 건 그녀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기분을 가르쳐 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상상하지조차 못한 자신의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 그녀 몸에 대해서 구석구석, 어쩌면 그녀보다 잘 알게 됐을 사람. 그의 품 안에서 소희는 안온하고 평온한 행복감을 느꼈다.

소희는 내성적인 것과는 별개로 고집이 세고 독립심이 강한 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일 때문에 집에 부모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렇다. 집에서 일해 주시는 분들은 계셨지만,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큰 식탁에서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한 아이였다. 주말엔 가족끼리 함께 식사를 했어도, 평일엔 그녀가 잠들기 전에 집에 부모님이 돌아와 계셨던 적도 별로 없었다. 침대 맡에 앉아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책. 그런 건 소희에게 정말 동화에서 나올 법한 얘기였다.

완벽한 로열 알파와 오메가 집안, 그리고 로열 오메가로 발현한 외동딸. 겉으로 보기에 흠잡을 데 없는 그림 같은 가족이었지만, 소희에겐 그저 허울 같은 울타리였을 뿐이다. 그렇게 평생 남에게 의지할 줄도, 그런 게 가족이라는 것도 모르고 자랐다.

하지만 이상하다. 이 남자 앞에선 자꾸 그녀답지 않게 투정을 부리게 된다. 기대고 싶고, 품에 안긴 채 그저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오랜 기간 켜켜이 쌓여온 시간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겨우 이 며칠이 소희에겐 컸다. 온몸과 온 맘으로 그녀에게 쏟아내는 그의 열정적인 애정을 처음으로 받아봤기 때문이겠지.

이곳에서의 지훈은 어딘지 모르게 싸늘하고 의무적으로 다정한 척하는 것같은 예전과 많이 달랐다. 역시 엄마의 말처럼 함께 밤을 보내고, 알파와 오메가로서 각인하면 서로에게 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그렇게 소희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졌다. 아내와 남편으로서. 오메가와 알파로서. 평생 그렇게 함께 살아갈 수 있겠지. 어쩌면 그녀에게 진짜 가족다운, 가족이 생기는 걸지도 모른다고. 한 식탁 위에서 매일 같이 밥을 먹고, 서로 티격태격하고, 그러다가도 밤이 오면 꼭 끌어안고 잠드는.

“아, 오빠. 오늘 무슨 요일이에요?”

“…월요일.”

“어머 내 정신 좀 봐! 부모님 오늘 오신다고 했잖아요. 비행기 몇 시 도착이에요?”

“음… 아마 저녁, 일 거야.”

아마?

“확인해 봐야죠! 지금은 몇 신데요?”

“몰라.”

너 보고 있기도 아까워 죽겠는데 시간을 왜 봐.

쪽. 그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 소희의 어깨에 입을 맞췄다.

“으으, 진짜! 오빠. 솔직히 오빠… 좀 이상한 거 같아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그걸 이제야 알아서 어떡해.”

정색하는 소희의 귓불을 핥으며, 크크큭. 하고 그가 웃었다.

“큰일이네. 미친놈의 오메가가 되어 버려서.”

앞으로 평생, 어쩐다.

후유. 소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공항에 배웅하러 안 나가 있으면 우리 엄마가 또 얼마나 잔소리를 할지…. 휴대폰. 음 내 휴대폰 어디 갔지?”

대체 며칠 내내 얼마나 서로에게 빠져 있었으면 휴대폰 한번 들여다볼 생각조차 안 했을까. 방금 전까지 그에게 투덜거린 그녀였지만, 정작 제정신이 아닌 건 소희 자신인지도 몰랐다.

휴대폰을 찾으며 당황스러워하는 소희를 보는 지겸의 눈빛이 어쩐지 조금 짙게 가라앉았다. 그런 것도 모른 채 소희는 상체를 조금 일으켜 침대 근처를 천천히 눈으로 훑었다.

방은 아주 깔끔했다. 늦은 밤까지 온 방을 돌아다니며 뒹굴었던지라 쓰러져 잠들기 직전까지도 그녀가 기억하는 풍경은 엉망이었는데. 하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소희의 몸도 아주 뽀송하고 말끔했다. 축축하고 끈적거렸던 지난밤은 흔적조차 없었다. 섹스하다 지쳐 잠든 자신을 닦아주고 흐트러진 호텔 방까지 혼자 정돈했을 그를 떠올렸다. 소희의 볼이 걷잡을 수 없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때 지겸이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기, 책상 위에. 충전해 뒀어.”

전원은 꺼뒀지만.

지겸의 답에 그녀가 스르륵 일어났다.

“읏….”

단단히 결합하여 있던 아래를 살짝 빼내고 소희가 침대에서 일어섰다. 지겸은 막지 않았다. 침대 옆 협탁에는 소희의 슬립 드레스가 가지런히 개켜 놓여 있었다. 속옷은 못 찾겠네. 조금 두리번거리던 소희는 어쩔 수 없이 실크 드레스만 몸에 걸치고 책상 쪽으로 다가갔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데 아래쪽 둔통이 꽤 심했다. 아무리 발정기의 알파와 오메가라 하더라도 며칠 내내 그렇게 해댔는데 멀쩡한 게 더 이상했다.

침대에 기대어 걸어가는 소희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조차 너무 사랑스러워서, 지겸은 배꼽 위로 올라붙은 제 성기가 심하게 꺼떡대는 걸 느꼈다. 동그랗고 정갈한 어깨선, 치마 아래로 보이는 투명할 정도로 새하얀 다리, 무엇보다 걸을 때마다 얼핏얼핏 비치는 엉덩이 라인에 입가에 다시 침이 고였다.

“아, 여기 있다.”

휴대폰을 찾은 소희가 전원을 켜려는데, 뒤에서 다가온 그가 슬립의 치마 부분을 스윽 걷어 올렸다.

“흣. 오, 오빠. 잠깐만. 엄마께 연락 먼저 하고요. 응?”

“그래. 넌 네 일을 해, 난 내 일을 할게.”

“으응, 흣!”

심드렁하게 대답한 그가 몸을 낮추더니 대뜸 소희의 엉덩이를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흠칫 놀란 소희가 눈앞의 책상을 손으로 짚었다. 지겸이 아예 소희의 골반을 제 쪽으로 더 끌어당겨 책상을 잡고 엎드린 자세로 만들더니, 엉덩이를 쥐고 양쪽으로 벌렸다.

“흐… 오빠! 제발…!”

“빨갛게도 익었네.”

먹기 좋게.

그의 집요한 시선과 뜨거운 숨결이 아래에서 느껴졌다. 소희의 눈앞이 다시 아찔하게 흐려졌다. 곧 다가온 그의 혀가 소희의 음순 사이를 할짝대며 빨기 시작했다.

“아… 흐, 흐으….”

수없이 혹사당했던 꽃잎을 그가 정성스레 제 혀로, 입술로 자극해 다시 녹여냈다.

“그, 그만. 오빠…. 읏!”

띠리리링.

휴대폰 전원이 켜지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발정기의 알파답게 거의 며칠 내내 발기한 상태인 남자가, 즈푹. 그녀 몸속 깊이 제 좆을 다시 밀어 넣었다.

“흐아앙! 아, 흐.”

조금 전까지도 그의 물건을 물고 있던 질구가 이번엔 제법 유연하게 벌어져 그를 받아들였다. 다만 삽입하자마자 씹어 먹을 듯 옥죄어 오는 소희의 뜨거운 내부는, 여전히 너무도 좁았다.

“후우….”

지겸이 아주 천천히 허리를 돌리고 뭉근히 추삽질을 하면서 뒤에서 그녀의 어깨 여기저기를 잘근잘근 아프지 않게 씹었다.

“아아, 응, 흐, 흐윽.”

결합이 너무 깊었다. 질벽을 쑤석이며 진입하는 거대한 압박감, 민감한 내부를 치대는 선명하고 두툼한 귀두의 감촉에 몸서리치면서 소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 몇 번을 해도 그가 뒤에서 하는 자세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등 뒤에서 그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임소희. 큿. 맛있어, 너….”

몸 구석구석 안 그런 곳이 없어.

평생 천천히, 쉬지 않고 계속 맛볼 거야.

“흐읏. 미, 미쳤어…. 오빠가 이런 사람인지 흑… 정말 몰랐어요. 으응. 어쩜 그런 말을 아, 아무렇지도 않게 해.”

“네 말처럼…. 변태라서.”

너한테니까. 내 오메가 한 테니까. 라는 진심 대신 지겸은 그렇게 답했다.

“하으앙! 아아.”

찌걱, 찌걱, 푹, 푹.

내벽을 빠듯하게 긁으며 왕복하는 그의 성기에 소희가 통증과 닮은 쾌락 속에서 움찔대며 경련했다. 제 것을 조이는 뜨거운 속살에 지겸의 숨소리도 가빠졌다. 굵은 성기에 쑤셔지며 신음하던 소희가 전원이 켜지자마자 끊임없이 진동하는 휴대폰에 그제야 눈길을 줬다.

으흐…. 부재중 전화가 왜 이리 많지. 엄마와 아버지의 부재중 전화가 합쳐서 거의 100통… 잠깐. 지훈 오빠에게 온 부재중 전화가… 143통? 지금 그는 소희와 함께 있는데…?

“오, 오빠. 흐으, 응. 잠, 깐만요, 혹시 오빠 휴대, 폰. 악. 잃어버린 거….”

아. 그런데 소희의 눈앞에, 제 휴대폰이 놓여 있던 자리 옆에 충전 중인 지겸의 휴대폰이 눈에 들어온다. 미동도 없고 화면도 꺼진 상태인 휴대폰.

철렁.

심장이 내려앉았다.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

지이잉. 지이잉.

순간, 소희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한 소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지훈 오빠]

“받아봐.”

“…네? 아, 아앙! 흑….”

그가 소희의 골반을 두 손으로 꽉 쥐고 뒤에서 허리를 더 세게 처 올렸다. 철퍽이며 격하게 들쑤셔지는 추삽질에 소희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아래를 꽉 조였다.

“흐. 안 받아? 그럼, 내가 대신 받, 고.”

푹, 푹, 푹. 아래로는 더 무자비하게 그녀의 음부를 파헤치면서. 소희의 목에 이미 각인을 하고, 몇 번이나 노팅을 한 남자가, 소희는 약혼자 구지훈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지만, 사실은 아닌 남자 구지겸이 그녀의 손에서 전화기를 빼앗았다.

그리고 그녀의 진짜 약혼자, 구지훈의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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