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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심.. --> 그늘에 도착한 순욱은 빨개진 얼굴을 가리기 위해 고개를 숙여버렸다. 민준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미칠듯이 뛰고 있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켜놔도 민준의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만 들어도 다시 뛰기 때문이었다.
'진..짜 내가 저 녀석을 좋아하는거라고? 그..그럴리가...내가 왜 저런 녀석에게 반해야하는건데...!?'
어떻게든 민준을 좋아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들이 자신은 민준에게 반해버렸다고 알려주고 있었으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었다. 만약 가까이서 민준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이상하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채겠지만 인부들과 일을 하고 있던지라 몸이 아픈 것으로 착각하고 쉴 수 있게 놔두었다.
"일 좀 했더니 땀나네요.."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요..저희는 일이 끝나면 땀범벅이 되서 돌아갑니다. 그래도 배수로 공사를 해주신 덕에 씻는 걱정은 없습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옷좀 벗고 일해볼까요?"
"무리하시면 저희가 순유님한테 혼나니까 적당히 해주시면.."
"에이...그래도 이정도로 화내진 않죠. 오랜만에 하는건데.."
민준의 고집을 꺽지 모한 인부들은 제발 무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고 윗옷을 벗어서 나뭇가지에 걸어둔 민준은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공사장에서 시끄러운 것도 신경쓰지않고 계속해서 침착하자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1시간쯤 지났을까 땀범벅이 된 그는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그늘로 향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한시간동안 고개를 숙이고 미동이 없는 순욱이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야 괜찮냐? 어디가 아픈거야?"
"너랑 상관없잖아 신경.........."
"왜..? 아 미안.. 너무 더워서 옷 입는 걸 깜박했네.."
"..!?!?"
뒤 돌아서 옷을 입는 민준에게 들킬까봐 다시 고개를 숙인 그녀는 괜찮으니 저쪽으로 가라고 말했다. 한마디 말이라도 붙여볼까 생각했던 민준은 그녀가 소리지르는 탓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쫓겨날 수 밖에 없었다.
"왜 저렇게 날카로운거야.."
얼굴을 한번이라도 볼 수 있었다면 단번에 알아차릴 민준이었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던지라 순욱이 왜 이상한지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아..진짜...진정해야 해 진정..."
살짝 고개를 들어 민준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침착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민준의 근육질 몸매가 생각나서 눈을 다시 질끈 감아버렸다.
"왜 자꾸 생각이 나는거야 바보같이.."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보고를 마친 순유가 새참을 들고 나타났다. 인부들은 기쁘다는 듯 소리치며 장비를 정리한 뒤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순욱의 상태가 이상한 것 같으니까 조금 봐줘.. 나는 물이 흐르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고 올게."
"물이요? 여기 마실 물은 충분히.."
"그게 아니야. 사람들이 땀을 흘려서 찝찝할테니까 등목을 시켜주려는거지.."
등목이라는 말에 살짝 갸웃거린 그녀였으나 민준에게 맡기기로 하고 순욱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늘로 향했다. 고개를 푸욱 숙이고 있던 그녀는 또 다시 발걸음소리가 가까워지자 오지 말라고 소리쳐 버렸다.
"언니..왜 그러세요? 어디 안좋으신건.."
"수..순유였어? 그게..미안 착각했어.."
착각했다는 말에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지만 새빨간 얼굴을 보며 당황했다. 자초지종을 알았다면 기뻐했을테지만 아무 것도 몰랐던 그녀는 더위를 먹은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며 의원을 부르려고 했지만 순욱이 손목을 붙잡은 탓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그게... 아픈게 아니니까..괘..괜찮아.."
"괜찮으시다구요..? 이렇게 얼굴이 새빨간데..혹시 다른 문제라도 있으신거예요?"
"아..그게...그러니까.."
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자 순유는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며 해결되면 말해달라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동생의 뒷모습을 보자 이렇게 고민하던 자신의 모습이 바보같이 느껴진 순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준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꼭 필요할 때 안보인단 말이야..정말..!"
그렇게 궁시렁거리며 새참을 먹고 있자 민준이 옷을 털며 나타났다. 순간 소리를 지를뻔한 순욱이었지만 괜찮아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하며 씨익 웃는 민준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하으....진짜.."
얼굴이 달아오른 것을 느끼고 고개를 숙인 후 새참을 다먹은 그녀는 민준에게 식사가 끝나면 그늘로 오라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살짝 순욱의 표정을 훑어본 민준은 대강 무슨 일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새참을 먹기 시작했다.
-캬 정말 주인의 감은 대단한 것 같음..-
"또 뭐가.."
-눈치 못채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생각해버리다니.. 역시 이 곳에서는 주인만큼 여자를 잘 알고 있는 남자는 드문것 같음..-
"시끄럽다..망할놈아..빨리 먹고 해결해야겠네.."
순유에게도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주자 대충 감을 잡은 그녀는 방긋 웃어보였다. 지금까지 언니가 이상했던 이유가 그것때문이었다는 사실에 질투가 나기도 했지만 기쁜 것이 더욱 많았다.
"뭐..뭐야 벌써 왔어?"
"빨리 오라는 것 아니었냐? 그래서 빨리 온건데.."
"아..흠..흠흠..너 말이야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나 어떻게 생각해?"
"너? 어떤 여자라....잘 모르겠는데?"
"...뭐야 그게!"
"예전처럼 날 싫어하는 것이 아니니까 나도 널 좋게 보려고 하곤 있지만 뭔가 말 붙이는 것도 힘들었으니까 아직 잘 모르겠다고.."
"...윽.."
생각해보면 요 몇일간 민준이 자신에게 부쩍 말을 걸어온 것을 생각해낸 순욱은 다시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민준에게 고백하는 것은 죽어도 싫었으니 결심을 한 듯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 뭐.. 기뻐해도 좋아. 내가 이제 널 인정해줄테니까.."
예상치도 못한 말에 어이가 없어진 민준은 얼빠진 듯 되물어보았다. 그러자 다시 한번 용기를 낸 그녀는 인정해 줄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게 뭐냐..그래도 뭐 니가 인정해준다니 기쁘네.."
"....흥..기뻐하라고 이런 기회는 또 없으니까.."
이 분위기에서 순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무드를 깨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보다 늦어지면 문제가 더욱 커져버리기에 민준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왜..무..무슨.."
"정말 미안한 이야기인데 지금 해야할거 같아서.."
".....미안해.. 뭐가...?"
"순유가..나한테 고백햇어.. 너한테 인정받기 전까진 연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더근..그러니까.."
"잠..잠깐 그게 무슨 말이야.. 순유가 너한테 고백을..했다니.. 그 이야기가 왜 지금 나오는데!? 순유는 상관이 없잖아.?"
"아니 상관이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니가 돌려말했지만 날 좋아한다는거고..."
"좋아하긴 누..누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녀를 보며 한발짝 다가온 민준은 정말 아니냐고 물어보자 그녀는 우물쭈물하다가 화를 내며 정강이를 걷어차 버렸다.
"정말....넌 바보 멍청이야!"
"!$%@$#%#$%"
있는 힘껏 걷어차여서 땅에서 뒹굴고 있는 민준을 확인하지도 않고 밑으로 내려온 순욱은 순유를 바라보며 짧게 말했다.
"저녀석의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지만 나도 이렇게 되었으니..오늘 밤 스..승부야..."
"어..언니!?"
"....시..시끄러워 지금 나도 창피하니까.."
얼굴이 빨개져서 말하는 순욱을 보며 순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졌다.
========== 작품 후기 ==========
아마 내일은 글을 올리지 못할겁니다. 일이 있어서 집에 내려가거든요.
이번달은 이렇게 펑크가 많은데..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마지막에 분위기가 좀 다운된건 갑자기 일이 생겨서 그런거라..죄송합니다 ㅠ.ㅠ
더 재미있게 쓸 수 있었는데 개인적인 멘탈문제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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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드 2014-07-24 17:24 new
미래랑 판타지도 따묵!
-〉 미래......퓨쳐?
taky1523 2014-07-24 17:33 new
자~~작가양반 1부작 삼국지시대 이제 50퍼 됬고...2부작은 전부대리고 현재로 귀환스토리일듯하고 그럼 3부작은 미래요~?판타지요~?
-〉 끄억........2부작이라니..아직 생각도 안했는데..
ginsen 2014-07-24 17:50 new
작가여 유럽도 도전해보시오 북유럽신화 그리스로마신화 등등
-〉 부라더 다메요!
강철의혼 2014-07-24 19:57 new
그리고 그행복하게 산이야기가 연재되겠군요
-〉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호랭이가죽 2014-07-24 20:45 new
갑자기 능력자물 보고시퍼짐 도전?
-〉 능력배틀이라니..내가?
Mable Fantasm 2014-07-24 20:51 new
@님들....진행률90퍼센트는 순욱의 공략진행상태를 뜻합니다....오해하시면안됩니다.
-〉 ....뀡....그런건가...그런거신가..정말로 그건가?
히미가미 2014-07-24 21:07 new
위나라편이 90%진행됬다는건가요??
-〉 ㅂㄷㅂㄷ..
프리게이트 2014-07-25 02:00 new
만명정도는 되야 하렘이..
프리게이트 2014-07-25 02:01 new
부족하면 오리캐를 만드는게...
-〉 만명이라니 저 죽습니다요?!
쥬랭이랑 2014-07-25 02:32 new
누가 90%?? 이 소설은 많이 쳐도 이제 반온거임. 완결 멀었음. 내가 장담하는데 까마구 ㅇ여인 어느정도 진행되면 또 다른 히로인 나옴. 작가님 목표는 초전자포를 넘는 것!
-〉 그래도 반왔다는 말에 기쁘긴하다..
sckgjjjDrthcjfjdj 2014-07-25 02:32 new
90과 퍼 사이에 '분의 일'이 빠진거 아닌가요?
-〉 그건...무슨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ceOfSonic 2014-07-25 07:57 new
몇명 임신시켜라 작가
-〉 멘탈 갈리는거 보고싶으신가요 ㅠ.ㅠ
쥬랭이랑 2014-07-25 08:57 new
임신은 봐즙시다. 지금 임신하면 작가 맨붕옴. ㅋ
-〉 가..감동 ㅠ.ㅠ
문곰v 2014-07-25 11:35 new
퓨전으로 장르를 선택하신게 잘못된듯ㅋㅋㄱㅋㄱㄱㅋ
-〉 내가 왜 이런 ㅋㅋㅋㅋㅋ젠장ㅋㅋㅋㅋㅋㅋ
의심..[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