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화 (23/25)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청아가 먼저 내 변호를 해주었다. 그러자 하연은 믿기지 않는 듯 나를 쳐다보고 이리저리 살피더니 슬그머니 검을 집어넣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 죄송해요!"

"아니… 그렇게 까지 사과할 필욘 없어요. 그냥 좀 가까워져 볼려고 이름을 부른건데… 안어울리나요‥? 그냥 전처럼 부를까요?"

나는 반말로 했던 것을 다시 경어를 써서 물었다.

"아, 아니에요. 방금이 좋아요."

그녀는 붉게 묽든 얼굴을 좌우로 내지으며 말했다.

"후훗"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청아와 하연과 나란히 걸은채 남은 여자분들이 있는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마 다들 놀라겠지.

역시 내가 그곳에 들어가서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를 하니 다들 놀랐었다. 나는 청아와 하연에게 했던 설명을 하며 그녀들에게 말하자 그녀들도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었다. 이렇게 조금씩 다가가면 될 것이다. 나의 사랑은 이제부터니까… 음... 그럴려면 무공을 열심히 익혀야겠지. 무림은 강자존의 원칙에 따라 돌아가니까 물론 전체적인 무력은 뒤치지 않지만… 그래도 그녀들을 지켜주고 싶다. 솔직히 여자들에게 보호받으면 멋이 안나니까.

-음.. 그렇게 생각했다면 도와줄까?

흠칫!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아리사인데도 나는 순간 또 다른 내가 생각이나서 굉장히 놀랬다.

-뭐, 뭘 그리 놀래?

"류향. 갑자기 안색이 안좋은데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미안 청아야 걱정 끼쳐서"

"아, 아니에요"

역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아직은 그녀들도 익숙치 않은지 괜스레 얼굴을 붉힌다. 그리고 청아가 옆에 의자를 빼주길레 그곳에 앉았다. 그나저나... 

'기척좀 내고 말을 걸어요. 전음과는 약간 생소해서 자꾸 흠칫 흠칫 놀라니까'

나는 한편으로는 그녀들과 대화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아리사와 생각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건.. 양다리인걸까?

-미안, 미안 그나저나 나도 그럼 이름으로 부를까? 류향? 후훗 '알아서해요. 그나저나 도와준다니?'

-아아, 무공말이야 강해져야 한다면서? 그럼 나도 좋은거니까 도와줄까?

음 선뜻나서기는 뭔가 좀 걸리지만 그래도 도와준다는데 호의를 거절할 수는 없으니...

'좋아요. 그런데 어떻게 도와줄거에요?'

-당신 전에 얻은 그 책 있죠? 그 천상혼화검결이라는 그거 배우는게 어때요?

'문제는 그게 어디다 숨겨놨는데 그게 어디쯤인지…'

-내가 알고 있잖아요 "아!"

"......?"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그렇다. 아리사는 분명 내 기억을 다 봤다고 했으니 알고 있을터였다. 그리고 나에게 집중된 시선을 느꼇다.

그녀들은 전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고있었다. 하긴 묵묵히 밥을 먹다가 조금씩 말을 하는데 갑자기 탄성을 지르다니… "아하하…, 아무것도 아니에요."

"흐음...?"

말꼬리를 살짝 올리며 몇몇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마 그런건 일단 살포시 무시한채 밥먹기를 재개하며 아리사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거 손상되지 않았을까요…? 나 그때 어렸을적이라 그게 그렇게 대단한건지 모르고 땅에다 묻었었는데……"

-괜찮을 거에요. 비급같은 것은 훼손이 덜되는 종이에 기록하는게 보통이니까요.

'그럼 밥을 다 먹고 가도록 하죠.'

-흐음 그녀들이 따라 붙을 텐데요?

'아‥ 그렇네요. 그럼 일단 기회를 기다리죠 뭐…'

나는 어쩔 수 없이 체념했다.

에휴… 언젠가는 때가 오겠지 ----------------------------------------------------------

으음........................................ 너무 오랜만이네요. 

선작이 줄지 않아 약간은 기쁜맘을 가지고 써봅니다. 

아마 반응이 예전같지도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름에 써보려했지만 컴퓨터앞에 앉아서 타자를 치는게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어째든 이제 좀 선선해 지니 올립니다. 

오늘 아침에 컴터를 붙잡고 앉으니 앞 내용도 잘 기억이 안나더군요... (웃음)

그래서 다시 읽고 나름대로 재정리해서 올립니다. 

즐감하셨으면 하구요. 다음편 오늘내로 올립니다.

사설이 많아서 죄송합니다.(__)꾸벅  흐음… 그렇다고는 하지만 기회만을 기다릴 수는 없겠지…! 그렇다면 설화나 찾아가서 무공이나 배워야겠다. 만류귀종이라는 말도 있으니 누구에게 배우나 극의(極意)에 도달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겠어. 나는 아침식사를 마치는 대로 설화에게 찾아가야겠다. 마공보다는 그래도 정파에 가까운 게 천상혼화검결을 배우는데…! 아! 아연! 그렇군 그녀가 있었어.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아연을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간 거지… 아니 애초에 내가 돌아왔을 때 그녀가 있었던가‥? 아무래도 이곳에는 없는 것 같았다. 괜히 좋다 말았네. 나는 약간은 아쉬움을 느끼며 식사를 그만두고 설화에게나 찾아갔다. 그러자 그녀의 모습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외각의 연무장 앞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방해하면 안되겠지... 나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녀에게서 약간 떨어진 곳의 벽에 몸을 기대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단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모습이지만 나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꼿꼿이 핀 허리와 태양 빛을 받아 더욱더 분홍빛이 감도는 우윳빛 피부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은은한 은빛이 감도는 머리와 그 밑으로 살짝 살짝 보이는 목덜미 그리고 목덜미를 타고 내려오면 봉긋하게 솟은 봉오리 이렇게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자니 그 모습이 너무 관능적이어서 나는 그 광경을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녀는 살포시 눈을 뜨고 일어나서 나를 보더니 이쪽으로 걸어왔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

흐음... 좀더 조신하게 말한다면 딱 좋을 텐데 하지만 이렇게 약간은 거친 것도 그녀의 매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애초에 온 목적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내가 사부가 되어 달란 거야?"

"응.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빙궁의 무공을 배우지 않는다 해도 가르침을 받는 건 사실이잖아? 경지가 올라갈수록 구분이 없다고 하던데……"

나는 약간 자신이 없어서 말꼬리를 살짝 흘리며 말했다.

"하긴 뭐, 그렇긴 하지 뭐 전에도 했던 거니 뭐 그리 어려울 건 없어. 그렇다면 오늘부터 할까?"

"음... 좋아. 그럼 지금 당장 하자 일단 점심 먹기 전까지 한 시진동안 어때?"

"으음.. 알았어 그럼 진검으로 할까?"

따악 순간 그녀의 손가락이 내 이마를 쳤다.

"이것도 못 피하면서 내 검은 어째 피할 꺼야? 넌 무기를 들고 난 맨손으로 할게. 뭐 그래도 북해의 장법은 뼈까지 얼릴 정도로 차가우니 조심해야 할걸"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바로 자세를 잡았다. 나도 그녀의 자세가 변함과 동시에 허리춤에 매달린 검의 손잡이를 잡고 검의 꺼내 들었다. 

"공격해봐. 나는 어디까지 방어를 해줄게 단지 간단한 반격은 들어간다."

끄덕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심호흡을 한 후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오행매화보(五行梅花步)로 그녀에게 다가간 후 곧바로 매화구변(梅花九變)을 펼쳤다. 하지만 그녀는 가볍게 피하고 빈틈을 향해 찔러 들어왔다. 나는 바로 암향표(暗香飄)로 빠져나간 후 다시 그녀와 간격을 벌렸다. 

"그래도 내가 주먹을 내지르는 게 보이나 보구나. 다행이야. 이걸 못 보았다면 아마 가르치기 힘들었을 테니 말이야"

그녀는 자신의 주먹을 만지작대면서 말했다. 그것도 정말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고… 그리고 그 미소가 악마의 미소로 변하는 건 정말 순간이었다.

 "크으윽.. 아파라"

한 시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나는 그녀의 옷깃조차 건들지 못한 채 계속 주먹에 맞기만 했다. 그나마 얼굴은 안 때려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온몸에 타박상으로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엄살 피우지마."

"너무 쌔게 때렸다고 생각 안해요?"

나는 울분을 담아서 그녀에게 말했다.

"살살 때리면 피할 생각을 안 할 것 같아서 그런 거야. 그리고 수련을 살살하면 언제 고수가 되겠니? 수련은 진지하게 해야해."

하지만 이건 아파도 너무 아팠다. 주먹 한방 한방에 내기가 잔뜩 실려있어서 내상을 입기 싫으면 기를 집중해서 막아야한다. 뭐 결국에 내 체력이 떨어지자 주먹이 닿일 때 내기를 걷어가서 죽지는 않았지만 아프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래도 뭐… 잘했어... 점심먹이고 한번 더 할까?"

"으으... 좋아요. 일단 점심부터 먹고 하죠."

일단 강해져야해! 단시간 내에…!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또 다시 있을 수련을 빙자한 구타를 견디기 위해 밥을 먹으러 갔다.

외각의 1층으로 가자 이미 밥은 차려져 있었다. 아마 내가 설화와 수련을 한 것을 본 모양이다. 그래서 배가 고플 것을 짐작해 해놓은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포근해지는 게 빨리 먹고 설화와 다시 한번 수련을 할 의욕이 생겼다.

 퍼억!

그대로 복근에 설화의 주먹이 직격했다.

"크으윽..."

수련이 시작한 후 이 각만에 드디어 제대로 주먹이 내 몸에 꽂혔다. 

"그래도 이 각정도나 버티다니 대단해."

"아하하…, 하지만 겨우 이 각도 못 버틴 거야."

따악 이건 피하지 못하고 맞았다. 역시 봐준 거였나.

"이렇게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5할 정도의 힘은 쓰고 있었다고 그걸 피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야 너랑 나랑 차이가 종이 한 장 차이일지라도 그 종이는 엄청 두꺼워 화경과 현경 가깝기야 가깝지 하지만 그 가깝다는 건 상대적인 거야. 일평생을 노력해도 현경에 들지 못한 채 죽는 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 뭐. 어째든 조금은 자부심을 가지고 덤벼봐"

5할 이라... 그래도 반 정도는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니 위로하며 다시 검을 들었다. 

오행매화보에 이은 매화낙섬(梅花落暹),노매미려(老梅美麗)를 펼쳤다. 하지만 설화는 가볍게 피해내며 나에게 주먹을 날린다. 나는 노매미려에서 검을 곧바로 거두고 매화인동(梅花忍冬)으로 설화의 주먹을 막아내고는 암향표로 뒤로 물러났다. 그후 계속 되는 공방과 가끔씩 작렬하는 설화의 주먹의 매서움을 몇 시진동안 온몸에 새기고 나서야 수련이 끝났다.

"하아.. 하아..."

정말 힘들었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맞아야 할 것 같다는 엄청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설화는 왠지 굉장히 기뻐하는 듯한 표정이기에 나는 그 불길한 생각이 정말 실현될 것 같아 두려웠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내공 수련을 해 아마 평소보다 잘 될 거야. 그럼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외각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일어설 힘도 없기에 조금은 쉴까 하며 그 자리에 누웠다. 자리에 눕자 때를 노린 듯이 수마가 덮쳐왔다. 나는 너무나도 피곤했기에 수마를 거부하지 않은 채 기분좋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깐동안 잠을 청했다.

 '하아 피곤했어. 의외로 잘 하잖아. 류향, 그 녀석 정말 천재가 아닐까… 결과 파를 보는 눈을 익히는 속도도 그랬고 의외로 재능이 뛰어난데 말이야 흐음~ 이 참에 빙궁의 무공이나 한번 가르켜 볼까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류향이 자고 있었다. 

"하긴 피곤했겠지…"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며 류향에게로 갔다. 절대 내가 때려서 그런 것 아니야 피곤했을 거야. 나는 그렇게 애써 위안하며 미안한 마음을 감춘 채… 정말 잠에 깊이 빠진건지 내가 류향에 근처에 갔지만 류향은 깨어나질 않았다. 나는 이렇게 곤히 자는 녀석을 깨우기도 뭐해서 그녀석 옆에 앉았다.

"머리 아프게시리 땅에다 대고…"

나는 그렇게 말하며 류향의 머리를 살며시 내 무릎 위에 올리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 여자같이 뽀얀 피부에 여자 같은 얼굴 길고 짙은 속눈썹 그리고 오뚝 솟은 콧날에 석류처럼 붉고 도톰한 입술 여자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얼굴이다. 그 얼굴 밑에 목 젖이 없다면 정말 여자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오늘 다른 여자들에게도 이름으로 불렀지... 왠지 모르게 답답한 가슴… 역시 나는 류향을 좋아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녀석을 남에게 양보하기 싫다. 바람둥이같은 녀석이지만 싫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욱 매력적인걸까… 싫다~ 왠지 콩깍지 씌운 처녀같은 이 생각은… "하아~"

나쁜 녀석.

나는 괜히 심통이 나서 류향을 코를 잡아서 눌렀다. 

놓치고 싶지 않다.

다른 여자와 있는걸 보고 싶지 않다.

나만의 것으로 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건 안되겠지…… 이렇게 사랑스러운 녀석을 나 혼자 차지하는 건… 그렇지만 지금은 이렇게 단 둘이서 있고 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입에 나의 입을 맞추었다. 

이순간이 계속되기를 영원하며……… ----------------------------------------------

3인칭으로 써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색마환생기'는 1인칭을 계속 고집할것 같지만… 이 글이 언제 완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또 언제 다른 글을 써볼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생겨 글을 쓸수 있다면 3인칭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설은 여기까지하고…… 즐감하셨길…… 으음... 뭔가 부드러운 게 입술에 닿는다.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살짝 풍기는 달콤한 향기… 나는 그 향기에 이끌려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설화의 얼굴이다. 약간은 홍조를 띈 채 웃고 있었다.

"잘 잤어요? 기분 좋은 듯 깊게 자던데 후훗"

설화가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인다. 

"아아… 확실히‥ 깊게 잤을라나 두 번 다시 깨기 힘들 정도로 깊게 말이야 킥"

"~~~~~~~~~~읏"

웃으며 말하자, 설화가 그 속뜻을 알아챈 듯 고운 아미가 역 팔자로 휘어지며 볼을 꽈악 꼬집었다.

"아아아 아파 아파"

쭈우욱 내 볼을 잡고 힘껏 옆으로 당긴다. 아니, 정말 아픈데… "에휴우… 왠지 바보 같아 졌어‥ 밥이나 먹으러 가요."

그녀가 탁 일어나자 머리가 땅에 쿵 하고 찧는다. 어쩐지 편하다 했더니 그녀의 허벅지였나 "고마워…"

"뭐가?"

그녀는 아직도 화가 조금 난 듯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아니… 그냥"

"실없기는… 됐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내일도 하려면 체력을 보충해야겠지?"

설화는 피식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앞장서서 나가기 시작했다.

 방으로 돌아와서 설화의 말을 기억해 내어 운기조식을 했다. 확실히 평소보다 내기가 좀더 잘 쌓이는 것 같았지만 너무 미미해서 느끼기는 어려웠다.

"뭐… 조금이라도 더 쌓이는 거니 상관없나‥"

똑똑 누군가가 방문을 두들겼다. 설화인가… "들어와요" 

철컥. 

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뜻밖에도 하연이었다. 그녀는 약간 심통 난 듯 볼을 한껏 부풀린 얼굴로 들어왔다.

"그런 의외였다는 얼굴 하지 말아요"

얼굴에 다 드러났나… "그런데, 무슨 일이야?"

"~~읏 설마, 진짜‥?"

"…?"

내가 영문 모를 표정을 짓고 있자 그녀는 갑자기 얼굴을 화악 붉히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방밖으로 나갔다.

콰앙!

뭘 잘못 한 것일까… 음 모르겠는데…… 나는 좀더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그러자 번뜩 뇌리를 스치는 한마디가 떠올랐다.

'오늘밤 나한테로 찾아와요'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돌아왔을 때의 감동으로 인하여 하연과의 약속을 잊어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생각을 마치자마자 그녀를 뒤쫓아 나갔다. 

일단 하연의 방 앞에 서서 문을 살짝 두드렸다. 

똑똑 하지만 묵묵부답.

똑똑 다시 한번 두드렸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 안에 있다. 완전히 숨을 생각이 아닌 듯 기척을 전혀 지우지 않았다. 아마… 내가 들어오기를 바라는 것인 듯 했다.

"들어갈게요."

그리고 방문을 열었다. 방안의 침대 위에 하연이 이불을 코까지 끌어올리고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빤히 바라보는 눈빛은 약간은 기대에 차있으면서도 약간은 불안한 듯한 기색이 비쳤다. 

"미안해요. 그… 돌아왔을 때 감동이 너무 커서 말이에요‥ 지금부터라도…?"

조심스럽게 물으며 하연의 침대 위에 앉았다.

"……"

하연은 아직까지 대답이 없다. 하지만 얼굴이 더욱 더 홍시처럼 익어갔다. 그것을 허락이라고 생각하고 하연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하지만 그래도 반응은 없고… 그렇기에 나는 하연을 껴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으으읍 쮸웁"

거부하지 않는다. 그 반응에 힘을 입어 계속 입을 맞추었다. 몇 분이나 입을 맞대고 있었을까 갑자기 하연이 입술을 살며시 떼며 말했다.

"그… 야한… 여자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어디까지나 류향…, 당신 앞에서만 이런 거니까…"

하연은 엄청 붉은 얼굴로 엄청 부끄러운 말을 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이쪽의 기색을 살피듯 살짝 고개를 들어 촉촉한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본다. 굉장히 귀여운… 그녀의 별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태도에 나는 그녀를 세게 껴안으며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가벼운 입맞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입을 떼었다. 

"이게… 대답이에요"

싱긋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이제는 열정적으로 하연을 원했다. 여태껏 했던 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벼운 입맞춤부터 그리고 혀를 집어넣은 열정적인 입맞춤까지… 하지만 기분만은 첫 경험을 하는 소년과 소녀처럼 수줍었다. 이름으로부터 부르기 시작하면서 나는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저 몸만을 탐하는 그런 것이 아닌 마음마저 원하며 굉장히 수줍게 서로를 원했다. 소극적인 반응… 누구라 할 것 없다. 소극적인 몸짓, 손짓 그리고 표정까지… 마치 정말 지금 첫 경험을 하는 듯한 서로의 반응에 나는 그만 웃고 말았다.

"푸웃"

"헤헤헷"

서로 헤프게 웃는다. 끈적끈적한 기분 따윈 없다. 오히려 향긋한 그리고 달콤한 꽃의 향기와 그 꽃을 탐하는 벌의 향기로운 꽃밭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류향…, 왠지 굉장히 설레요. 처음이 아닌데 분명… 예전에 류향한테 몸을 빼기고 마음도 뺏겼는데… 또 다시 빼앗기는 것 같아요. 아니 다시가 아니에요. 지금은 이제 당신한테 완전히 '매료' 된 것 같아요. 당신 같은 바람둥이한테… 완전히 '매료'되었어요. 나 이제 어쩌죠…? 이젠 당신 없이 살기 힘들 것 같아요."

나는 그런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욱씬욱씬 거렸다. 뭔가 걸린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단지, 그녀만을 바라보지 못하기에 느끼는 감정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표정 짓지 말아요. 왜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을 해요?"

지금 내 표정이 그렇게 흉한가… 욱씬 욱씬 가슴이 자꾸 쑤신다. 뭔가… 뭔가가… 분명… 중요한게 있는데 그걸 깨닫지 못하는 나를 질책하는 듯한…… "쪽"

하연이 갑자기 입을 맞추었다. 짧은 순간에 가벼운 입맞춤… "그런 표정 짓지 말아요. 나까지 슬퍼지니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당신같이 매력적인 남자를 나 혼자 차지하려는 게 오히려 나쁜 것이겠지요? 당신의 곁에만 있어도 이상한 기분이 드는 나 같은 여자한테 그런 표정 보이지 말아요. 그렇다면 더욱 더 욕심부리고 싶으니까… 그저 첫 번째가 될 수 없다면 꼴지도 되고 싶지 않아요. 단지 중간쯤 가끔 아니, 가끔은 좀 그렇다. 헤헤. 그냥 자주 한번씩 안아주고 그냥 내 곁에 있어주면 되요.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아요."

그리고는 하연이 적극적으로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입술을 맞추고 핥고 혀를 넣어 타액을 교환하고 목덜미를 핥으면서 내 상의를 조금씩 벗겨나가며… 하연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기에 나도 적극적으로 그녀를 애무했다. 지금만이라도 그녀만을 바라보자. 지금만이라도 그녀만을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했기에 이불을 걷어 내었다. 이불을 걷어내니 이미 그녀의 잠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관능적인 속살이 살짝 살짝 비치는 관능적인 잠옷을 입고있었다.

"에헤헷…"

그녀는 실없이 웃고는 다시 나의 몸에 하연의 흔적을 남기었다. 나도 그녀의 잠옷의 단추를 풀어내고는 그녀의 과실을 한껏 베어 물며 하연의 몸을 희롱하고 괴롭히고 나의 흔적을 남기었다. 나는 굉장한 욕심쟁이다. 하연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녀를 남에게 주고 싶지 않다. 계속 내 옆에 있어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가슴이 욱씬거린다. 틀렸다고… 뭔가가 틀렸다고 계속 호소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에 틈을 줄 수 없다. 하연만을 생각해야하니까… "쮸웁 츄읍 할짝"

서로의 몸을 탐하는 소리만이 나며 주위는 완벽한 정적이 흐른다. 몇 분이나 서로의 몸을 탐했던 것일까 방안의 공기가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서로 통했던 것일까 이미 나체가 되어있던 서로의 눈이 맞았다. 어두운 방안 달빛을 반에 희미하게 빛나는 하연의 몸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었기에 나의 그것이 파열될 것 같이 부풀어올라 있기에 그렇기에 나는 그녀를 침대 위에 눕혔다. 그러자 그녀는 한껏 상기된 얼굴로 웃어주고는 나의 목에 그녀의 팔을 두르고 나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하연의 얼굴이 내 옆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해… 줘… 요."

띄엄띄엄 하지만 확실하게 하연이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그걸로 나의 제어가 풀려버렸다. 이성이라는 자물쇠가 부서지고 감정이라는 야수가 튀어나왔다. 하연에게 늑대처럼 달려들고는 아까의 부드러움 따위는 없다는 듯 거칠게 그녀의 유방을 잡으면서 나의 그것을 그녀의 꽃잎에 대었다. 흠뻑 젖은 나의 타액인지 그녀의 애액인지 알 수 없을 만큼의… 이미 준비는 아까의 애무로 충분히 끝냈기에 그녀의 꽃잎에 나의 잔뜩 부풀은 그것을 넣었다.

"아으읏~~! 하아~ 하아~ 들어… 왔네요"

하연은 자신에게 다짐하듯 눈을 꼬옥 감은 채 그렇게 말했다. 

허리를 움직인다. 하연의 뜨거운 질을 왕복한다. 나의 그것을 녹일 듯한 열기가 그녀의 비처에서 뿜어져 나온다. 

"하앙 하아 아 아아 아으읏~!"

허리가 움직일때마다 튀어나오는 내 밑에 깔린 그녀의 교성과 내 밑에서 흔들리는 유방 그리고 머리카락이 달빛에 반사되어 요염함과 음란함을 뽐내며 나를 더욱 더 미치게 만들며 나의 허리는 점점 더 빨라진다. 

"하앙! 아으읏…"

점점 소리가 높아지는 그녀의 교성과 교태로운 몸짓…… "우읏! 하아… 가, 갈 것 같아…"

하지만 하연은 침대의 이불을 꽈악 잡은채 그 쾌락에서 견디고 있었다.

"가, 같이… 하으읏!"

하연의 '같이'라는 그 한마디가 나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기에 나도 절정에 도달할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절정에는 금방 도달했다. 내가 뜨거운 것을 토해내자 그녀도 바로 절정에 도달했다.

"하아아앙~~!!"

"크으읏"

너무나도 기분 좋은 사정감… 오늘 설화와 힘든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한번 더 하고 싶은 감각… "하아, 하아, 기분… 좋았어요?"

자신의 기분은 아무래도 좋은 듯 하연의 나의 기분부터 물었다.

"응, 당연하잖아"

그렇기에 나는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였다. 

"다행이네요… 그, 그런데‥ 하,하,한번 더 할꺼에요‥?"

하연의 모습을 보자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그야 당연히 홍시처럼 붉게 익어버린 얼굴을 하고 눈을 아래에서 치켜뜨며 쳐다보는데 거절하기도 힘들지 않은가… 나는 그녀의 코를 살짝 잡고는… "에이잇~ 어쩔수 없잖아"

하연에게 묻듯이 답하고는 그녀와 다시 한번 몸을 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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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근 100일만에 돌아와서 그런지 조회수나 추천수나 낮네요.

역시 내 업인 것 이겠지요...

즐감하셨기를 바라며... 

코멘트좀 많이 달아주셨으면 합니다. 추천1개 보다 코멘트가 더 좋으니까요……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곳… 또 다시 그곳에서 대치하고 있는 나와… 나.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기억나는 것은 아까부터 똑같은 말만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일 뿐… "아직도 깨닫지 못하다니… 정말 어리석군. 이제 그만 그 거짓된 환상에서 깨어나라. 사실은 '아무도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깨닫고 있지 않는가 그걸 왜 인정하지 않는 거지? 너의 주의에 여자들은 너의 색공에 당해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다는 것을…"

"아니야… 틀려, 그렇지 않아‥"

"너도 정말 어리석군… 더 이상의 설득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군… 그렇다면 너의 마음대로 해봐라… 또 다시 만날 때까지…"

"또‥라니 무슨‥ 으으읏…"

순간 시야가 환해지며 의식은 사라진다. 도대체 뭐지… ……… …… … * * *

"……!!"

"하아… 하아…"

꿈‥인가 "무슨 일이에요…? 안색이 좋지 않아요"

하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고 있다. 

"아… 하연, 별일 아니에요. 단지, 악몽…을 꾸었을 뿐…"

그래 단지, 악몽일 뿐이다. 지금의 이 기분이 이 행복이 거짓이라니… 그럴 리가 없어, 아니 반드시 그렇지 않을 거야…!

"미안해요. 나 때문에 깬 거군요?"

"으응, 그렇지 않아요. 애초에 류향의 자는 얼굴이 보고싶어 일찍 일어난 것뿐이니까요 후훗"

하연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전 이미 씻었으니 먼저 씻어요."

"그럴 게요."

……… …… … "흥~♪"

"뭐가 그렇게 좋아요?"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하연에게 물었다.

"그냥요. 뭐랄까 류향이랑 같이 잔 건 꽤나 오랜만이니까요."

"그런데 조금 의외였던 게 있어요."

"응? 뭐가요?"

하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하연은 원래 남자를 싫어하지 않았던가요…? 별호도 독서시(毒西施)였잖아요 난 그래서 하연은 남자를 싫어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왜 내 곁에 남아 있는 거예요? 난 그게 항상 궁금했어요"

"으음… 뭐랄까. 류향은 특별하달까요…? 첫눈에 반한 건 아니지만… 뭐랄까 처음에는 그냥 그저 그런 얼굴 꽤나 반반한 남자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무공 솜씨도 좋고… 같이 있으면 두근두근 하달까 짜릿하달까 으음…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알았어요. 그냥 그저 그래요"

"헤에… 그렇구나.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내 곁에 있을까… 나는 나 같은 남자의 주위에 이렇게나 예쁜 여자들이 꼬인다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흐음… 모르겠어요. 아마 다들 목적이 있겠죠. 몇몇은 진심일수도 있고요. 하지만 다들 류향한테 호감이 있으니까 떠나지 않는 게 아닐까요…? 류향은 사실 배경도 좋고 외모도 좋고 그리고 무공실력도 뛰어나니… 이만한 남자는 아무데서나 낚기 힘들잖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유는…"

"그건 바로… 류향이랑 관계를 맺었으니 그렇죠"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가장 정확한 답일 수도 있다. 

"설화 언니들처럼 무공이 고강하거나 얼굴이 극히 예쁘거나 배경이 좋거나 하지 않다면 결혼 전까지는 처녀를 지켜야하죠. 그래야 좋은 남자에게 시집가서 사랑 받고 살죠. 내가 남자라도 내 여자가 만약 예전에 다른 남자와 놀아나며 같이 잤다는 건 순순히 받아들이긴 힘드니까요. 그러니까…! 류향은 저 채, 책임 지셔야해요…?"

하연은 처음의 의기양양한 표정과는 달리 마지막말만은 얼굴을 붉히며 물어왔다. 그렇지만 다른 남자와 놀아나다니… 표현이 너무‥ 뭐, 그래도… "물론, 책임 질 거예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여자가 나만은 바라보는 여자가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것도 이렇게 어여쁜 미녀가 하는 말인데 말이다.

"아! 류향~!"

큰 소리로 나를 부르며 한 소녀가 뛰어온다. 검은 궁장차림의 긴 생머리를 시원스럽게 묶어 청초하게 생긴 미녀가 말이다.

"아희, 잘 잤어요?"

"네, 그런데…"

아희는 그렇게 말하며 내 옆에 서있는 하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나에게 한마디했다.

"오늘은 나랑 자요"

강렬한 한마디를 했다. 그리고는 얼굴 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성숙하기보다는 아직 어린 소녀가 하기에는 너무나 적극적이며 노골적인 한마디에 내 옆에 있는 하연이 오히려 얼굴을 붉혔다.

"아, 아희야, 그, 그런 표현은 좀…"

"그래도 하연 언니는 류향이랑 같이 잤잖아요? 그러니까 오늘밤은 내가…"

얼굴이 더욱 더 빨개져 잘 익은 홍시를 연상케 할 만큼 하연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에 비해 아희는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렇게 얼굴을 붉히냐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자,자, 알았어… 하연은 그만 놀리고… 오늘 피곤하지 않으면 찾아갈게"

"네~! 그럼 밥 먹으러가요"

뭉클 아희는 적극적으로 나의 팔에 팔을 감고는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뭉클한 가슴이 닿는다. 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당기며 식당으로 걸어 나간다. 하연은 단지 뒤에서 조용히 미소지은 채 따라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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