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7화 〉조교 2일차 (5) (37/87)



〈 37화 〉조교 2일차 (5)

현우는 혜지의 창녀 선언에 그동안 참아왔던 웃음이 픽하고 터져나왔다.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스스로를 거침없이 깎아내린다. 그것도 팬티만 걸친 반나신의 상태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녀의 천박한 자기소개를  글자씩 곱씹어본다. 방금의 멘트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어수선한 느낌이 들어 그녀의 멘트를 정돈해주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이름을 말하는 것과 스스로를 인간으로 지칭하는 것을 특별히 허락했다.


모든건 현우의 추악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봐, 알려준 대로."

"저 정혜지는... 벌리라면 벌리고 빨라면 빠는 주인님 전용 창녀입니다. 주인님의 자지를 위해 평생 무료로 봉사하겠습니다."

"잘했어."


현우는 한 고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어 혜지가 간절히 원했을 미소를 흘려주었다. 이건 어젯밤 폭력을 용인시킨 것 만큼이나 기념비적인 일이다.

그녀가 평생 간직한 신념을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창녀라 선언하도록 만들었으니 웃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웃음이 혜지의 타락을 가속화시켰음은 당연했다.


무의식의 피맺힌 외침은 현우의 미소와 부딪혀 침몰해버렸다. 머릿속을 간질이던 꺼림칙함은 깊은 심연으로 곤두박질 쳤다.

오빠가 웃는다. 그녀는 그걸로 충분했다. 여지껏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다 빛을 발견한 기분이다.

어린 아이가 부모의 미소를 갈구하며 특정 행동에 빠져들듯, 혜지는 스스로를 창녀라 부르는 것이 점차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해보니 별 것 아닌 일이었다. 이런 일로 오빠의 미소를 되찾을  있다면, 오히려 남는 장사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밝게 웃는 현우를 따라 혜지의 미소도 점점 짙어진다. 현우의 미소가 그녀의 잃어버린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마법을 부렸다.

"음... 더 꼴리게도 해볼래? 알려준  뒤에, 내 취향일 것 같은 말 붙여봐. 아무거라도 괜찮아. 잘 할 필요는 없으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현우는 기본은 마쳤으니 응용으로  발짝 더 나아갔다. 이 여자가 환히 웃는 꼴을 보니 딱히 망설일건 없었다.


"아... 정혜지는... 벌리라면 벌리고 음, 빨라면 빠는 주인님 전용 창녀입니다. 주인님의 자지에 평생 무료로 봉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음... 혜지 보지 씹창내주세요... 주인님 자지만 보면 환장하는 걸레년으로 만들어주세요."

혜지는 화사한 웃음꽃을 만면에 일렁이며 조잘거렸다. 현우가 기특하다는 듯 볼을 쓰다듬어주니 방금까지의 긴장이  녹듯 사라지고 더 잘 하고 싶다는 의욕만이 가득 들어찼다.

"더. 계속 말해봐. 네가 얼마나 발정난 년이고  필요로 하는지."


"혜지는 주인님의 자지 없이는... 하루도 못 살아요. 매일 따먹힐 생각만 하는 걸레년이에요. 주인님이 박아만 주시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제발 걸레보지에 박아주세요."

혜지는 몹시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열기가 오른 목소리로 외쳐댔다.

현우가 칭찬해주고 쓰다듬어주니 흥이 오른 모양이었다.

방금까지 넋이 나간 그녀에게 할일을 쥐여주니 천박한 말들을 짜내는 것에 무섭도록 몰두한다.


그 광경은 현우가 소름이 끼칠 만큼 기이했다.

"창녀처럼 어필도 해볼래? 제품 홍보하듯이. 네가  잘하고 어떤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지 소개해 봐."

하지만 현우는 그 정도에서 그칠 생각이 없었다.


지금의 분위기를 몰아 그녀의 자존감이 가루가 될 때까지 마구 짓밟을 계획이었다.

불안감을 부추기며 절벽 끝까지 내몰았다가 붙잡아준 덕분인지, 그녀는 은혜라도 갚겠다는 듯 필사적으로 굴었다.


혹시 절벽으로 내민 범인이 현우였음을 까먹은 것일까. 현우가 보기에는 희한한 일이었지만 돈  푼 들이지 않고 창녀의 서비스를 즐기게 되었으니 고마울 뿐이었다.


그것도 그냥 창녀가 아닌, 손님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는 특A급 창녀. 비록 와꾸나 몸매는 예쁘장한 여대생 정도지만 봉사 정신이나 마인드가 남다르다.


그녀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자신의 장기와 재주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음... 저는 주인님이 가르쳐주셔서 대딸이랑 펠라를 잘하구요... 아, 정액도  먹어줄 수 있어요. 손에 뱉었다가 핥아먹는 것도 잘하고, 접시에 뱉어서 핥아먹는 것도 잘하고... 아, 뒷치기 자세도 예쁘게 잘 잡고요, 신음소리도 꼴리게 잘  수 있고..."


혜지는 평소에 현우가 해주던 칭찬을 끌어모아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입에 올렸다.

경매장에 오른 성노예처럼 자신의 조교 정도를 떠벌리는 꼴이 퍽 우스꽝스러웠다.


"그리고... 그리고... 싸고나면 자지 청소도 깨끗이 잘 할 수 있고, 음... 아, 보지도, 보지도 잘 쪼일 수 있어요. 전남친  명만 사용해서, 아 주인님은 빼고요. 여튼 그래서 아직 꽉꽉 물어주는게 기분좋다고... 주인님이 그랬어요."


그녀의 눈물 겨운 자기자랑은 기어이 스스로의 성기를 품평하는 수준까지 나아갔다. 현우가 그녀를 따먹으며 내뱉던 영혼없는 칭찬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구멍의 조임을 들먹인다.

어떻게 한 시간 만에 이 정도로 추락한 것일까.  여자가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님을 외쳐대던 여자와 동일인이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저 궁합이 좋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 여자의 넘치는 사랑과 현우의 추악한 성욕이 뒤섞이니 상상도 못한 혼종이 탄생했다.

"근데 어째? 쓸만한 보지가 지금 생리하느라 사용하기가 어려운데."


"아, 그럼 입보지로... 아니 목보지로 만족시켜드릴  있어요. 목 끝까지 밀어넣고 대딸 쳐드릴게요. 불알도 만져주면서요."


혜지는 당장에라도 자지를 삼킬 기세로 소리쳤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놈의 생리가 또 발목을 잡았다. 이대로 좋았던 분위기를 망칠  없어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래? 그럼 먼저 손가락부터 빨아봐. 자지 빠는 것처럼 존나 야하게, 발정난 창년처럼."


현우는 그녀에게 조소를 보내며 손을 내밀었다. 혜지의 펠라기술이라면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아마 현업 창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급의 솜씨이리라.

그녀는 먼저 야릇한 신음소리부터 만들어내며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갈라진 요도구를 혀로 찌르듯 손톱 밑부터 콕콕 찔러댄다.

그러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가며 손가락을 조금씩 삼킨다. 그 모습이 음탕하게 자지를 삼키는 창부의 모습을  빼닮아있었다.

그녀의 혀는 한시도 쉬지 않고 손가락의 모든 면을 원을 그리며 핥았다. 자연스레 그녀의 손도 바빠졌다. 현우의 손목이 불알이라도 되는 듯 꼬옥 붙잡고 부드럽게 주무르기도 하고, 부드러운 손끝으로 손바닥과 손등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손가락을 빨아대는 추잡한 쩝쩝 소리가 점점 커졌다.  끝을 입에 물고 앙앙거렸다가 촉촉한 입안 점막에 이리저리 비벼댄다.


그러면서도 눈을 마주치는 것과 옅은 눈웃음을 짓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입보지는 기분 좋으세요, 손...님?"


심지어 제법 깜찍한 말로 애교를 부릴 줄도 안다.

정말이지 남자의 정복욕을 충족시킬줄 아는 바람직한 암컷의 모습.

팬티만 걸치고 무릎 꿇은 채 현우의 손가락 하나에 갖은 아양을 떨어온다.

 모든 건, 현우가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가르친 오직 그만을 위한 맞춤형 펠라.


원래는 자지를 위한 기술이었지만, 현우가 손가락부터 내민건 이유가 있었다.

창녀라 말하고, 창녀가 할 법한 말들을 지껄이게 했으니, 이제 창녀처럼 행동하도록 하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지를 들이밀며 거칠게 다룬다면 혹시라도 거부감을 남길 수 있으니 일부러 단계를 조정했다.

그리고  결과는 훌륭히 합격점. 이 여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자격이 충분했다.


현우는 손가락을 빼내며 입을 열었다.

"입보지가 쓸만하네?"

"하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지도 빨아드릴게요. 걸레년의 입보지로 봉사하고 싶어요, 주인님."

혜지는 슬슬 현우가 가르친 말 말고도 그가 좋아할 법한 천박한 멘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틀 째의 조교. 시간으로 따지면 다섯 시간 정도에 불과한 시간이다. 그러나 현우가 착실히 쌓아온 사전 작업은 그녀의 노예 정신을 순조롭게 개화시켰다.

현우는 말대신 그녀의 입 앞에 발을 디밀었다. 아쉽게도 다음 단계는 자지가 아니었다.


"빨아."


혜지는 예상치 못한 지시에 당황했는지 잠시 몸이 굳었다. 현우는 그녀의 턱을 발로 툭툭 차며  번  명령했다.


"양말 벗기고 빨라고. 입보지로 봉사하고 싶다며."


"아..."

혜지의 눈동자에 잠시간 갈등이 스쳐지나가더니 이내 양말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남의 발을 빨아본 적은 없지만, 창녀까지 된 마당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원래 정도를 넘어선 충격을 겪고나면 그보다 사소한 일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게 사람 심리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그녀의 사고는 지금의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을 포기해버렸다.


그렇게 혜지가 양말의 끝을 손으로 붙잡고 조금씩 당기려던 순간.

현우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뺨을 발로 세게 밀어냈다. 그걸 이기지 못하고 풀썩하고 엎어지는 꼴이 같잖았다.

이제 이 정도의 폭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표정과 눈빛만 봐도 주도권을 완벽히 틀어잡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넌 손이 입이야? 입으로 봉사한다고 했으면 양말도 입으로 벗겨야 할 것 아니야."


"죄송, 죄송합니다. 주인님.”

"후... 똑바로 사과해. 멍청한 걸레년이라 죄송하다고 해봐."


"멍청한... 멍청한 걸레년이라 죄송합니다, 주인님. 다시 입보지로 봉사할게요.”


현우의 예상대로 고분고분히 멍청하다는 말을 따라한다. 창녀라 떠들어댄게 몇 분 전이니 멍청하다는 말에 대응할 자존감이 남아있을리 만무했다.

현우는 그러라는 듯 턱짓하고 그녀가 양말을 물어가는 모습을 구경했다.

양말의 엄지발가락 부분부터 조심스레 이 사이에 끼우더니 천천히 고개를 뒤로 빼며 잡아당긴다.

다음으로는 검지 발가락. 남은 발가락 개수를 고려하면 양말을 벗기는 데에만 한참이 걸릴 판국이라 한숨이 나왔다.

"양말 벗기다가  새겠다. 그거 하나 제대로 못 해? 확 물고 쭈욱 당기란 말이야."

현우의 타박에 혜지는 눈을 질끈 감고 양말을 입안 가득 집어넣었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뒤로 당긴다.

"다... 다, 벗겼어요."


"그럼 빨아."


혜지는 혹시라도 현우의 말이 농담은 아니었을지를 기대하며 되물었지만 그의 무심한 명령은 변함이 없었다.


크고 단단한 발. 집을 나오며 씻었기 때문인지 딱히 악취는 나지 않았지만 그것이 발이라는 사실이 본능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아까 손가락 쑤셔넣듯이 쑤셔넣으라고. 뭘 자꾸 꾸물거려? 내가 생각하지 말랬지?"


현우는 발을 앞에 두고 멈칫거리는 그녀를 힐책하며 입술에 발가락을 문질렀다.


"하... 아까까진 잘만 웃더니 이젠 웃지도 않네? 고작 발 하나 못 핥을거면서 봉사하니 뭐니 한거야?"

"아니... 아니에요, 주인님. 지금 바로 핥을게요."


혜지는 그 말에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엄지 발가락부터 입에 물었다. 그러나 처음이라 어색한 탓인지 발 끝만 조심스레 할짝거린다.


그런 그녀의 귓가에 현우의 명령이 내리꽂혔다.


"대가리 내쪽으로 향하고 복종자세 취해."

혜지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재빨리 바닥에 등을 대며 어젯밤 배운 자세를 취했다. 주먹쥔 양손을 가슴 옆에 붙이고 M자로 접은 무릎을 옆구리까지 들어올렸다.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는 혜지의 눈에 얼굴을 덮쳐오는 발바닥이 보였다.

현우는 그녀의 면상을 발로 짓누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녀의 인간성을  아래 깔아뭉개는 기분이었다.

"내가 분명... 손가락 쑤셔넣듯 쑤셔넣으랬지. 발바닥 핥으면서 똑바로 들어."

현우는 발바닥에 와닿는 혀가 조금 간지러웠다.  내민 혀를 앞뒤로 움직이며 핥아대기 시작하는게 아마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었다.

"창녀라고 해주니깐 헷갈리나본데,  지금 인격이 없는 도구 같은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현우는 말을 이어가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어절 단위로 끊어 외치며 발바닥을 세게 내리눌렀다.

혜지의 혀가 발바닥 밑에서 찌부러지는게 느껴졌다.

몹시도 굴욕적인 자세로 인격을 유린당하고 있음에도 조금의 저항도 보이지 않는다. 무력하게 손과 발을 바들바들 떨어댈 뿐이다.


기세를 몰아 폭풍처럼 몰아친 보람이 있었다.

긴장과 이완을 수차례 반복하며 서서히 고갈시켜온 정신이다. 현우는 그녀의 정신이 목표로 하던 기준치까지 바닥났음을 눈치챘다.

아무런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발을 내리누르는 대로 끅끅하는 신음소리만 토해낸다.


직감이 속삭인다. 그녀의 정신이, 마침내 작동을 멈췄다고. 이젠 마음껏 뜯어먹을 시간이라고.

조금 거세게 몰아붙이긴 했지만 이토록 빨리 바닥을 보일줄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 어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충격이 덧대어진 탓이겠지.


현우는 갈갈이 찢긴 그녀의 정신을 향해 잔혹하게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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