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4화 〉 564. 타락한 사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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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사건은 나와 중앙 신전의 고위 사제들, 성기사들이 파견되고 나서야 수습을 할 수 있었어.”
그때의 그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지는 아니에스가 벌레라도 씹은듯한 표정으로 이어나갔다.
“정말 끔찍했지. 도시 하나 전체가 그대로 사령술사에게 점령당했으니까.”
언데드로 전락한 사람의 시신들의 숫자는 족히 잡아도 2만에서 3만 사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열세의 상황에서, 아니에스를 포함한 중앙 신전의 병력은 장장 열흘 동안 쉬지 않고 언데드들과 대적한 끝에 도시를 중심으로 주위에 퍼져 있는 모든 언데드들을 정화할 수 있었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잠깐의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쌓여가는 피로는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던 끔찍한 사건으로 그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콜로라스의 언데드가 모조리 정화되고 나서야, 숨통이 트이게 된 중앙 신전은 뒤늦게라도 사건의 조사를 개시할 수 있었지.”
어째서 콜로라스 지부는 언데드의 습격을 받았던 것일까.
이미 만들어진 결과를 통해서 과거의 사건을 역추적하여 그 전조와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중앙 신전의 이단심판관들이 수사를 개시했다.
가장 의심이 갔던 사건은 그때 당시 중앙 신전에서 다수의 견습 사제들을 교육하는 연수 기간에 벌어졌던 일이었다.
‘사교의 세력’으로 의심받는 누군가가 중앙 신전의 견습 사제로 잠입을 했다는 사건.
그 견습 사제에게 추천서를 써주었던 것이 바로 콜로라스 지부 신전의 주교인 벤터라는 것이 이단심판관이 주목하게 된 이유였다.
그리고 이후 정화가 완료되어 안전해진 콜로라스 신전 지부의 벤터가 사용했던 주교실로부터 다양한 비밀문서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동안 저질렀던 비리의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종류의 뒤가 구린 인간들은 자신이 자칫 잘못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과 함께 비리를 저지른 이들까지 엮어서 뒤통수를 칠 수 있을 만한 증거를 만들어두기 마련.
이미 벤터 주교가 처참한 몰골의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그 쓰임새를 잃은 증거들은 이단심판관들의 수사자료로 사용되어 그동안 신전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었던 다양한 비리들을 척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은 여기까지가 전부야.”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엘레노아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차례 마주했던 마리우스라는 시골 마을의 청년이 광인이 된 끝에 최악의 재앙으로 변모해버린 이야기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이야기를 마치자 두 여신과 세 사람 사이에 가라앉은 무거운 침묵은 더욱 입을 떼기 어렵게 만들었다.
“…미안해. 너희는 그 사령술사하고 한번 맞닥뜨렸던 적이 있었다며?”
“그렇긴…했죠.”
엘레노아는 작게 긍정하고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은현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마리우스라는 사령술사를 계기로, 은현에게 이상한 집착을 보이는 마녀까지 만났었던 그때의 그 기억은 은현에게 있어 최근 겪었던 가장 최악의 경험이기도 했다.
“정말…. 면목이 없네.”
아니에스는 순순히 자신과 신전, 에레니아 신성국 측의 잘못을 인정했다.
에레니아 신성국이 자국의 영토에 속해있는 콜로라스라는 변방의 지방 도시에서 행해지는 비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처벌을 하였다면, 마리우스 홀튼이라는 인간은 최악의 재앙이나 다름없는 사령술사가 아니라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그저 평범한 견습 사제가 되었을 터이다.
아니에스는 에레니아 신성국의 사람으로서, 국교인 베스타 신전의 대주교로서 이 사건에서 희생된 많은 사람의 목숨에 대해, 나아가 마리우스가 끼쳤던 모든 피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후에 할 수 있었던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체제를 다시 점검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끝이었다.
뒤늦게 부정부패를 저질렀던 신전 내부의 인사들을 모조리 척결하는 것만이 아니에스와 중앙 신전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치였으며 그것을 해준다고 입었던 피해가, 사망한 사람들이 되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외교적으로도 큰 책임을 물어야 하는 중대한 사실이었으나, 이것을 거리낌 없이 밝히고 인정한 것은 은현과 엘레노아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재앙이 페르니아스 왕국에도 적잖게 피해를 주었다는 것에 아니에스는 진심으로 미안한 듯 쓴웃음을 지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괜찮아.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추궁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게 아니야.”
“…그래.”
은현은 곧바로 쓴웃음을 짓고 있는 아니에스의 뒤에 있는 베스타를 보며 여신에게 물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래. 말하렴.]
마치 잘못을 추궁당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었지만, 베스타는 쓴웃음을 지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은현의 질문을 기다렸다.
“베스타님께서는 이번 일처럼 신성력을 그릇되지 못한 일에 사용하지 않는 이들을 독자적으로 처리하실 수 있는 수단이 없으신 건가요?”
“아.”
엘레노아는 작게 탄식했다.
그것은 그녀로서도 가지고 있는 의문점이었다.
베스타 여신은 악마들과 마수와 같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여신의 힘을 사용하여 이 하계에 은혜를 내렸다.
그 은혜를 통해서 발현되는 힘이 바로 신성력.
하지만 여신의 그 힘이 순전히 올바른 일에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엘레노아는 잘 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이번에 들었던 벤터 주교의 악행이나, 페르니아스 왕국의 페르닌 신전 지부의 주교였던 하르칸 주교의 악행이 그러했다.
여신의 은혜로 발현된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이들 중에는 무조건 인간들을 돕고 구원하는 선한자만이 있는 게 아니다.
은현은 그 점을 지적해왔다.
아니에스나 엘레노아처럼, 특정한 개인에게 막대한 신성의 축복을 내려주었던 것의 반대로, 특정의 개인에게서 신성력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꽤 아픈 질문이구나….]
베스타는 은현의 질문에 쓰게 웃고는 답해주었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가능하단다.]
그 대답은 은현도 예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미 한차례 아니에스가 그러한 사례를 보여주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직 그녀만이 여신에게 목소리를 올릴 수 있는 ‘간청’을 통해서, 아니에스는 하르칸 주교를 파면시키고 신성력을 쓸 수 없는 평범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에 성공했던 사례가 존재했다.
“네가 말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아. 하지만 그건 가능하다 할 뿐이지, ‘간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하는 조건과 제약이 만만치 않아.”
가장 큰 것은 간청을 이루어야 하는 주체인 아니에스가 직접 그 대상과 한 자리에 있어야한다는 것.
그리고 신에게 올리는 기도를 통해서 하계에 기적을 행사하는 것인 만큼, 막대한 신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신성력이라는 힘의 은혜를 내리긴 했지만, 그것을 자신이 특정하는 다수에게 직접 내려주는 형태로 발현되지는 않았다.
기적의 특혜는 내렸으나, 그 기적의 수혜를 받는 자는 베스타가 고를 수는 없었다.
이 하계의 규율은 이상한 곳에서 공평했으며, 이상한 곳에서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그만의 룰이 적용한 결과.
[내가 내 아이에게 ‘간청’과 그 권한을 부여한 이유는 나 또한 하계에서 나의 힘을 올바르지 않은 곳에 사용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하계에는 아니에스나 엘레노아와 같은 신성력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선한 용도로 사용하는 이가 존재하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자들 또한 있으리라는 것은 베스타 또한 예상하던 바다.
신성력이라는 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사상과 본성이 나쁘므로 발생하는 문제.
베스타라고 그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신성력의 은혜만을 하계에 내렸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 하계의 아이들이 나쁜 곳에 나의 은혜를 남용하고 딴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내 아이가 그들을 견제할 수 있게끔 역할과 신탁을 내렸단다.]
그것이 감찰의 역할을 부여받은 아니에스와 이단심판관들의 시초.
“그런데 그 부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거지.”
자신과 이단심판관의 숫자는 한정이 되어 있고, 에레니아 신성국의 영토는 너무나도 넓다.
특히나 지방의 소도시에 불과한 콜로라스와 같은 곳까지 포함하여 수사를 진행하기에는 너무나도 인력이 부족했던 것이 현실적인 문제였다.
“변명밖에 안 되겠지만…. 그냥 이게 우리의 한계였던 거겠지.”
아니에스는 자신에게 지워져 있던 역할과 책임이 너무 무거웠다는 것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나는 네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더라.”
“…내가?”
은현은 느닷없이 자신을 향해 존경에 시선을 보내오는 아니에스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의 페르니아스 왕국 내정 상황이 얼마나 개판이었는지는 나도 들은 게 있어서 알아.”
하르칸 주교를 파면시켰을 당시, 그가 처리했던 안건들과 비리 내용 사이에는 페르니아스 왕국의 주요 인사들도 다수 엮여 있었기 때문에 아니에스는 그 안건들을 대략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페르니아스는 다르잖아. 네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부정부패를 일삼았던 귀족들을 썩은 고름을 짜내듯이 모조리 쓸어버리고, 거기에 더해 새로운 여왕을 옹립시켰고 그 누구도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철옹성처럼 단단한 체제를 만들었다.
흑랑단을 통해서 음지의 정보를 모조리 긁어모으고 혹시라도 아직도 잘못된 생각을 품는 이가 나타난다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매정하고 비정한 체제까지.
썩어버린 고름을 모조리 짜낸 지금의 페르니아스는 아니에스가 품고 있던 ‘모두가 합심하여 앞으로 나아간다.’라는 이상에 가장 가까운 나라와도 같다.
그 시작과 틀을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은현이다.
“만약 내가 아니라, 네가 에레니아 신성국에, 베스타 신전에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
“모르지.”
은현은 작게 쓴웃음을 지으며 아니에스의 시선을 받아들였다.
만일이라는 상황을 가정해보아도,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은 많은 것이 낭비되는 쓸데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과 앞으로의 일.
은현은 다시 이야기를 재개했다.
“네가 페르니아스 왕국에 머무르고 있었던 진짜 이유는 마리우스 때문이었어?”
“맞아.”
아니에스는 은현의 질문에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페르니아스 왕국에서 있었던 사령술사와의 사건을 들었고, 그게 그 남자가 저지른 짓이라는 걸 바로 깨달았지. 한차례 교전을 벌였다는 이야기에서 그 남자의 이름도 들을 수 있었으니까.”
베스타 신전의 최고 전력인 아니에스가 이쪽에 아르미타스령에서 체류하고 있으면서도, 신전 본교 측에서 아무런 요청도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음을 깨달았다.
지금 베스타 신전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신들의 영토에서 만들어진 대재앙, 사령술사 마리우스를 처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네 곁에 있으면 언젠가 그자를 다시 맞닥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지금까지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괜찮아. 지금이라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
은현은 다시금 아니에스와 베스타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이제는 괜찮은 거지?”
그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는 물음이었다.
사령술사라는 재앙이 태어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자책하고 있는 그녀의 마음 상태.
그리고 또다시 이러한 문제가 재발할 우려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며, 현재 에레니아 신성국과 베스타 신전의 내정이 건재한지에 대한 것.
“괜찮아야지.”
아니에스는 괜찮다고 확답을 해주지는 않았다.
그것은 본인 스스로도 어떻게 예측을 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다.
단지 괜찮아야 한다고, 노력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을 뿐.
“지금은 우리 교황님도 나를 대신해서 그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체제를 재정비하고 이단심판관을 비롯한 다양한 인력들을 늘려나가고 있으니까. 그런 사건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돼.”
“그래. 그거면 됐어.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아니. 나도 이 이야기를 너한테 털어놓을 수 있어서 조금은 가벼워졌어. 오히려 내가 고맙지. 그리고…. 그자를 만나게 되면 좀 도와줬으면 해.”
이미 한차례 마리우스와 교전을 벌였던 은현은 아니에스에게 있어 아주 든든한 지원군이다.
상성 상 신성력을 다루는 자신이 마리우스와 싸움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겠지만, 나중 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
그리고 은현은 그 준비들을 차근차근해나가고 있는 상황.
[정말…. 나와 아이의 잘못으로 생겨난 재앙인데, 베르단디의 아이에게 짐을 지우게 된 것 같아 미안하구나.]
아니에스를 따라 베스타 또한 은현에게 면목이 없어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베스타님께서도 엘레노아에게 신경을 써주신 은혜 잊지 않고 있습니다.”
[후후. 어쩜…. 말하는 것도 기특하기도 하지. 어떻게 우리 아이랑 이렇게 틀릴 수가 있니.]
베스타는 천천히 은현에게로 날아와 작게 미소지었다.
[혹시 나의 힘도 받아들이지 않겠니?]
“예…? 베스타님의 힘이요?”
은현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순간 이해를 하지 못하여 되물었다.
[그래. 나의 힘. 그렇게 되면 아이는 더 강해질 수 있단다.]
그것은 평범한 인간에게는 할 수 없는 제안과 권유였다.
하계의 신성력이 아닌, 베스타가 가진 여신의 신력을 직접 받아들인다는 것은 평범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영역.
이것은 아니에스에게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오로지 신격을 갖춘 반신(半?)인 은현이기 때문에 가능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베르단디가 아이와 하는 것을 나와도 해야 한다는 뜻인데,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예…? 그건….”
머릿속으로 베스타의 제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늦어진 은현이 뒤늦게 당황을 한 것도 잠시.
베스타의 손이 은현의 뺨을 어루만지며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걱정할 것 없단다. 아이는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된다. 저 숙맥 여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줄 테니….]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지켜볼 리가 없는 둘이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절대로 안 된다!]
“베스타님. 장난은 여기까지만 해주세요.”
[어머나.]
아무리 자신이 모시는 여신이라고 하더라도, 단호하게 공과 사를 구별하여 선을 긋는 엘레노아의 당당한 행동에 베스타는 살짝 뒤로 물러나며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베르단디의 난입은 예상했지만, 엘레노아의 난입까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지라 더욱 재미가 있다.
[장난은 아니었는걸?]
[어딜! 내 아이에게 이상한 걸 가르치려 하지 마라!]
[너무 감싸고 도는 거 아니니? 이제는 인간도 아니고 명색의 반신인데. 아이에게도 다양한 걸 맛보고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지.]
[가, 가까이 오지 마!]
“베르단디님…. 저 이것 좀 놓아주시면….”
은현의 상체를 꼭 끌어안고 가슴을 밀어붙이고 있는 베르단디와 엘레노아, 그리고 베스타의 실랑이 사이에 끼어서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은현을 보고, 아니에스는 아까까지만 해도 지었던 면목이 없다는 표정을 지워버리고 인상을 찌푸렸다.
“X발. 진짜 X나 부러운 새끼.”
자신은 절대로 만져보지 못했던 베르단디의 가슴을 저런 식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에 짜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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