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화 〉220. (H)위험한 날(2)
“…뭐?”
느닷없는 고백에 은현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내가 이해한 그 의미가 맞아?”
“맞아. 아마 내 안에싸면…임신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은현과 일리아나의 성관계는 대부분 일리아나의 요구에 은현이 응한 형태다.
정확한 횟수까지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비율로 따지자면 8 대 2 정도로 일리아나의 욕구 쪽이 압도적으로 높다.
많은 성관계를 해오면서, 신경을 써서 피임을 했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
이제 와 이런 말을 해온다는 것은 연인이 되고 1년 동안 웬만하면 생리의 주기도 조절을 하면서 요구를 해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가지고 싶어?”
“응. 너무나도.”
그리 말하면서 일리아나가 살짝씩 허리를 비틀어 움직이고, 자지를 삽입한 질내를 강하게 조였다.
은현은 욕조의 벽면에 몸을 기대고 부드러우면서도 풍만한 일리아나의 몸을 껴안았다.
“응…아, 후아아….”
은현의 자지를 삽입한 상태로, 은현의 품에 안긴 일리아나가 작게 교성을 흘렸다.
“마녀가 아이를 가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그래?”
“응. 마녀라는 혈통에 어떤 특수한 특성이 있는지, 마녀는 남자의 정자를 질내에 받아들이더라도, 임신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에 대한애착이 남달라.”
엘리시아가 자신의 아기를 은현에게 맡기고, 자신은 미끼가 되어 사형을 당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렇기 때문에 엘리시아의 핏줄이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오며, 끝에는 자신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이 많이 복잡했었다.
“상관없어.”
일리아나는 은현의 몸에 자신의 상체를 기대고 체중을 싣고는 천천히 허리를 들어 올렸다.
“흐으으….”
첨벙!
“흐아앗!”
있는 힘껏 아래로 내려찍으며, 보지로 자지를 삼키는 감각에 일리아나가 교성을 질렀다.
질내를 비집고 들어와 강하게 밀어 올려지는 자지의 감촉을 느끼고 일리아나가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하아…몇 번이고 박았는데도 네 자지는 정말…최고야….”
허리를 살짝씩 비틀어 움직이며, 천천히 자지의 맛을질 전체로 음미한다.
“한 번이 안 되면, 두 번, 두 번이 안 되면 네 번, 네 번이 안 되면…”
목에 팔을 두르고 껴안았던 팔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면서, 은현의 귓가에 속삭인다.
“여덟 번을 해서라도….”
그 말을 들은 은현이 오랜만에 오싹한 감각을 느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임신을 해서, 은현의 아이를 뱃속에 배겠다는 강렬한 집착.
“내 몸이, 내 뱃속이, 내 자궁이 네 씨를 원하고 있어.”
“…나도 노력할게.”
이제 와 은현도 아내가 되어 평생을 함께하게 될 일리아나의 그 요구를 거절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원하고 있다면, 응해주면 된다.
“하지만 그 전에….”
은현은 지금껏 가만히 있었던 손을 움직여 일리아나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욕탕에 잠겨있는 피부의 부드러움에 이끌려, 천천히 쓰다듬으며 엉덩이를 음란하게 어루만졌다.
그녀의 흉부에 달려있는 거대한 유방만큼은 못하지만,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엄청나다.
“흐앙.”
10개의 손가락을 모두 움직여 집요하면서도 최대한 음란하게 만지자, 일리아나가 기분이 좋다는 듯 교성을 내뱉었다.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는 그 교성을 들으며 은현은 부드러운 피부와 엉덩이의 탄력을 빠짐없이 만끽하며 즐겼다.
“손놀림이 너무 야하잖아.”
“싫은 것도 아니면서. 그리고 아까 넌 나보다 더했어.”
전신을 사용해서 은현의 몸을 달아 오르게 만들고, 핸드잡으로 자지를 훑어내던 그 능숙한 손놀림이 아직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후후, 누가 싫대? 좋아. 계속 만져줘.”
“원하신 대로.”
엉덩이를 움켜쥐고서 동그랗게 손가락들을 굴리고, 손바닥을 비비면서 미세하게 허리를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가를 반복했다.
“흐아아….”
강렬한 섹스가 아니었음에도, 삽입된 자지의 귀두가 자궁의 경부를 툭툭 건드리는 감각에 일리아나의 질내가 작게 떨리며 반응했다.
이미 잔뜩 젖어버려 애액을 분비시킨 일리아나의 질내는 강하게 조여졌다.
후덥지근한 애액이 자지 전체를 칠하듯 달라붙어옴에 따라 자지가 흐물흐물 녹을 것만 같은 기분 좋은 감각을 느꼈다.
작게 흔들리는 황홀한 감각이 전신을 휩싸아버리면서,그저 삽입하는 것만으로도 사정을 해버릴 것만 같다.
“하아, 읏…하아.”
“크윽!?”
달콤한 쾌락에 잠시 정신을 놓고 멍하니 있던 차에, 자지가 뽑혀질 것처럼 강제적으로 끌어 올려졌다.
정열적인 자극의 격렬함에, 은현의 의식이 단숨에각성했다.
“좋아…. 너무 좋아…!”
“일리아나, 갑자기…!”
“허리가…허리가 안 멈춰…! 흐아앗!”
첨벙 첨벙 첨벙
삽입을 한 채로 서로 애정을 나누고 있던 차에, 갑자기 스위치가 켜져 버린 일리아나가 거칠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애액을 잔뜩 분비하여 매끄러우면서도, 격렬하게 자지를 집어삼키기를 반복한다.
그녀의 허리의 움직임에 맞춰, 욕탕 안의 물이 강하게 파도를 치며 일렁였다.
애액에 흠뻑 빠진 은현의 자지가 경련하고, 머리의 혈관이 끊어질 것만 같은 강렬한자극을 느꼈다.
“아, 아아앗!”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지고 기대고 있던 은현의 상체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으면서도, 더욱 강렬한 자극을 탐하여 멈추지 않는다.
“아아아! 간…다아!”
“크으…!”
뷰르륵!
“흐아앗!”
함께 절정을 맞이하면서, 이를 꽉 물고 참았던 사정감을 폭발시키며 어마어마한 양의 정액을 일리아나의 질속에 사정시켰다.
“아…나온다…. 정액이 가득….”
뱃속을 가득 채우는 따뜻한 정액을 느낀 일리아나가 절정을 맞이하면서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의 목에 팔을 두르고 껴안고 있었기 때문인지, 일리아나의 절정에 의한 경련이 평소보다 더 잘 전해져 왔다.
은현의 자지는 아직도 일리아나의 보지 속에 삽입된 채로 꿀렁거리며 남아있는 정액들을 그녀의 자궁 속에 계속 흘려보내고 있었다.
뱃속을 가득 채우고도 남은 정액이 두 사람의 성기가 결합 된 결합부에서 흘러나와 하얀 백탁의 물들이 욕탕 위를 둥둥 떠다녔다.
“하아아….”
일리아나는 크게 숨을 내쉬며 아직도 절정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나 안아줘. 현아.”
그녀의 요청에 응하여 은현은 그녀의 등을 꽉 끌어 안아주었다.
“으응, 츄으.”
절정의 여운이 담긴 키스는 처음만큼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은현의 애정을 갈구해오는 키스였음에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은현의 혀를 탐하고 타액을 교환하면서, 일리아나는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했다.
“후으…후후, 아직 단단하네?”
한 번 사정을 한 후에도 발기를 유지하여 자신의 보지에 삽입되어있는 자지의 상태를 확인한 일리아나는 싱긋 미소지었다.
이미 몇 번이나 몸을 섞어본 만큼, 은현이나 일리아나나, 한 번 만으로 만족을 하지 못한다는 건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역시…한 번 가지고는 임신하기 힘들겠지?”
딱 한 번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뱃속을 가득 채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을 토해내어 이미 들어갈 장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평범한 여성이었다면, 이미 이것만으로도 임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고도 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그냥 이렇게 한 번으로는 만족하지 못 해서 굳이 핑계를 대는 것에 불과하다.
“후후, 우리 한 번만 더할까?”
미소지으며 또 한 번 자신을 유혹해오는 마녀의 목소리에 은현은 피식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요구에 응하려 했지만.
드르륵
“어…?”
힘차게 미닫이문이 열어젖히자, 서로를 껴안고 있던 은현과 일리아나가 화들짝 놀라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네글리제로 갈아입은 엘레노아가 가만히 서서 은현과 일리아나를 바라보았다.
“…….”
어딘가 굉장히 서운한 듯 두눈을 가늘게 뜨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엘레노아의 얼굴을 보고, 두 사람도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침을 삼키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적당히 하시고 식사하세요.”
“…넵.”
“아, 알았어.”
자신도 모르게 결혼하기 이전처럼 존댓말이 튀어나온 은현과 묘하게 당황하여 고개를 끄덕인 일리아나를 뒤로하고, 엘레노아는 다시 욕실문을 닫았다.
드르륵
그렇게 엘레노아가 자기 할 말 만을 하고 다시 문을 닫자, 욕실 안에는 어색해진 분위기가 계속 맴돌았다.
“엘레노아한테서 엄청난 위압감을 느꼈는데, 현이 너도 그래?”
“…나 방금, 나도 모르게 존댓말 튀어나왔던 거 모르겠냐.”
“후후. 우리끼리만 즐기니까 서운했나 보네.”
일리아나는 재미있다는 듯 피식 미소지었다.
아무리 자신의 기분을 신경 써서, 은현과 둘만의 시간을 가지도록 양보를 해주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둘이서만 서로를 탐하면서 오랜 시간을 욕탕에서 나올 기색을 보이고 있지 않으니, 엘레노아의 입장에서는 외로움과 서운함을 느꼈을 법도 하다고 생각했다.
“엘레노아도 참 귀여운 구석이 있단 말이야.”
“그냥 씻고 나갈까?”
“응. 그러자. 뭔가 김샜어. 너도 발기 풀려버렸고.”
삽입된 자지를 빼내고, 일리아나가 몸을 일으키자,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은현이 사정했던 정액이 흘러나왔다.
그 선정적인 모습을 보고 자연스레 자지가 다시 단단해져 기둥을 세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은현도 뭔가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일리아나를 따라 욕탕에서 몸을 일으킨 은현은 여행을 출발하면서 챙겨왔던 바디워시와 목욕용품들을 이용해 몸을 씻었다.
“나 씻겨줘.”
느닷없이 자신의 몸을 씻겨달라는 여왕님의 요구는 이젠 익숙해져 늘 상 있는 일이다.
연인이 되고, 어느 날부터인가 함께 욕실에 들어가게 되면 항상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몸을 씻기는 은현의 손길을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렇다고 미성년자인 에린이 있을 때는 함께 욕실에 들어가거나 선정적인 스킨십을 자제하고는 했지만, 이 신혼여행 속에서는 그런 자제심을 발휘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에, 터무니없는 요구도 자연스레 나왔다.
“알았어.”
그런 그녀의 어리광도 은현은 그렇게 싫어하지만도 않았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요구에 응했다.
“하아아, 좋다….”
바디워시를 듬뿍 머금고, 거품이 일은 샤워타월로 일리아나의 몸을 정성스레 닦아주자, 일리아나가 기분이 좋다는 교성을 내뱉었다.
은현도 그런 아내의 반응을 즐기며 그녀의 몸을 씻겨나갔다.
때로는 맨손으로 풍만한 유방을 살며시 움켜쥐고, 유두를 손가락으로 튕기자 살짝 몸을 떨며 킥킥거린다.
“간지러워.”
샴푸로 머리를 감겨주고, 린스와 트리트먼트까지 정성이 잔뜩 들어간 관리를 받고 개운한 몸으로 욕실을 나온 두 사람은 엘레노아가 거실의 테이블에 차려둔 보존식 식사들을 발견하고 곧바로 테이블에 앉았다.
엘프의 주방 시설을 이용해본 적이 없었던 상황이니만큼, 도착하자마자 먹는 저녁 끼니는 미리 준비해둔 보존식들로 해결을 보자고 미리 합의해둔 내용이었다.
하지만 말린 고기와 적당한 조미료가 가미된 따뜻한 스프와 빵들은, 맛있게 배를 채우기엔 매우 흡족한 식사다.
“후후, 엘레노아. 미안해. 우리끼리만 즐겨서.”
“아뇨…. 꼭 그런 것 때문이….”
자신의 속내가 일리아나에게 모두 들켰다는 것이 민망했는지, 엘레노아는 얼굴을 붉히며 일리아나의 시선을 피했다.
“걱정하지 마. 우리가 널 두고 우리끼리만 계속 재미를 볼 리가 없잖아.”
엘레노아의 옆에 앉아서 밥을 먹던 일리아나는 엘레노아 쪽으로 몸을 살짝 젖히고, 일리아나의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속삭였다.
“네 목에 채웠던 개목걸이, 아직 가지고 있어.”
“……!”
일리아나의 속삭임을 들은 엘레노아의 어깨가흠칫 떨린다.
“우리, 저녁 먹고 밤에 또 산책이나 나갈까?”
타락해버린 성녀를 또다시 유혹해오는 마녀의 목소리.
이미 그 쾌락에 몸을 맡겨버리고 완전히 각성한 자신의 성벽을 자극시키는 마녀의 유혹을 성녀는 거부하지 못했다.
“네…. 좋아요….”
“아니, 여기서는 그 플레이 하지 마. 제발 좀.”
엘프들은 예민한 감각을 가졌기에, 보통의 인간들보다 시력은 물론 청각까지 뛰어나다.
촌락 마을에서 했었던 야외 플레이를 비슷한 인간의 마을에서 한다면 모를까, 엘프의 마을에서 야외 플레이를 하는 것은 전제조건 조건부터가 틀리다.
“아….”
“쳇….”
직접적으로 은현이 금지를 시켜버리자, 아쉬운 탄식과 툴툴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
두 아내들의 반응을 보고, 은현은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