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8화 〉178. 종속 계약(1) (178/730)



〈 178화 〉178. 종속 계약(1)

정령이란, 자연에 존재하는 마나가 응집된 곳에 영혼이 깃들고, 자아가 싹트면서 스스로의 존재를 자각한 초자연적인 존재들.
자연에서 태어나는 존재들인 만큼, 정령들은 자연의 속성을 타고나며 태어나며, 그것은 그림자 속에서 태어난 엘빈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의 엘빈은 인간이 아닌 정령이며, 은현과 일리아나의 기술로 인공적으로 탄생된 정령이기 때문에 자연의 태생과는 거리가 멀다.
엘빈이 살아있었을 당시, 은현은 엘빈을 죽이기 전에, 일리아나와 함께 그의 조영술을 담아낼 수 있는 아티팩트를 제작했다.
그러면서 은현은 엘빈에게 아티팩트에 담겨있는 그림자 속에, 그의 사념을 모두 이전시킬 것을 명했다.
본래라면 사람의 영혼이나 사념을 다루는 마법은 사령술을 제외하고는 절대로 불가능한 영역이었지만, 엘빈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가 사용하는 조영술을 사용하는 방식은 자신의 그림자에 ‘공격성’이 담긴 자신의 사념과 마력을 담아 형체를 고정시키고, 그림자를 조종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엘빈의 공격성이 담긴 사상을 먹고 조금씩 성장한 그림자는 갈수록 흉포해지기 시작하고, 주인인 엘빈의 이성을 먹어치우며, 최종적으로는 몸을 잠식당하고 제어권을 빼앗기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존재한다.
란델은 이런 엘빈의 케이스를 본받아, ‘공격성’이 아닌 ‘방어성’의 사념들을 부여하여 그림자들을 사용하거나, 마수의 시체를 그림자에게 먹어치우도록 하여 자신이 아닌 마수의 시체가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영술을 개량했다.
은현도 엘빈에게서 들은 조영술의 정보를 듣고, 그만의 방법으로 가능성을 모색하여 그가 인간으로써의 생을 마감하고 되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낸 것이다.
그것이 비록 인간이 아닌, 인공 정령이라는 존재로 되살아나는 것이라 할지라도, 엘빈에게는 다시 한 번 건강해진 여동생의 얼굴을 볼  있게  것만으로 만족했다.
결국 스스로 그림자에 먹히는 것을 순응하고, 엘빈의 그림자가 통째로 봉인  아티팩트 속에서, 엘빈과 그림자의 주도권을 빼앗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으며 최종적으로는 엘빈이 승리했다.
언젠가 아티팩트의 바깥을 나가서, 에린과 다시  번 마주하고 싶다는 엘빈의 집념이 승리한 결과였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런 리스크 없이 그림자를 제어할 수 있는 정령이 되었다는 거지.”

육체를 버린 현재, 완전히 마력과 그림자와 동화된 엘빈은 더 이상 자신의 머릿속과 몸을 좀먹어가는 그림자의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가 없었다.
엘빈 자체가 그림자 정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정령이라…앨리스는 이 사실을 알고 있나?”

“모르지. 근데 반응은 대강 예상이 되네. 아마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하지 않을까?”

자연의 마나에서 탄생되는 정령을 신성시 여기는 과거의 옛 동료, 정령술사인 그녀는 인공적으로 정령을 탄생시킨 은현과 일리아나가 벌였던 일에 대해서 탐탁지 않아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남성과 여성이 관계를 맺고 아이를 잉태시키는 과정이 아닌, 모종의 기술을 통한 전혀 다른 과정을 통해서 아이를 만드는 행위와도 같다.
고대의 지구 문명에서 인간이나 가축을 복제시키거나, 유전자 조작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윤리적인 문제가 거론되던 것처럼.
정령이라는 존재는 순도가 높고 정갈한 마나의 집합체에서 싹트는 자아의식으로 탄생된 존재로 정령술사들에게는 자신들에게 힘을 빌려주고,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사제들이 자신들의 신성력의 근원인 베스타 여신을 신성시여기는 것처럼, 정령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고 있는 정령술사들의 입장에서는, 죽은 인간을 인위적으로 정령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존재했다.

“뭐, 상황은 닥쳐봐야지 아는 거니까.”

“아니, 무조건 화낼 것 같은데요…. 아무리 현이 형님이시라도 앨리스에게 있어서 이건 정령들을 욕보이는 걸로 보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제라드는 미묘한 시선으로 가만히 서있는 엘빈을 흘끔거리며 말했다.
리오드 또한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잘도 저질렀군. 죽은 인간을 정령으로 만들었다니…. 점점 갈수록 막나가는  같은데.”

“내가 생각해낸 방법 아니야. 현이가 생각해낸 방법이지. 애초에 나는 이런 방식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마법으로 정령을 창조해낸다니, 상식적으로 누가 이런 걸 시도했겠어. 게다가 저건…정령이라고 설명은 했지만, 우리 눈에 보이기도 하잖아.”

정령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다.
자연 친화의 특성을 가진, 극소수의 일부 인간들이 정령술사로서의 소양을 갖출 뿐, 일반인들은 정령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존재를 연구하려고 해도,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기 때문에 정령은 특수한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엘빈은 마나와 그림자로 구성된 자신의 몸을 실체화 시켜, 이곳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다.

“저어….”

세 영웅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중, 카인이 손을 들어 발언을 요청했다.

“그럼 저…엘빈 헤르샤…라는 인, 아니, 정령은 마녀님과 남편분이 탄생시키신 겁니까?”

“뭐, 그렇게 되려나?”

“만약 폭주해서 페르닌에 위험을 끼칠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따로 자극하지 않는 한, 없겠지.”

“만약 자극해서 불상사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그것을 통제할  있는 수단은 있으신 겁니까?”

“…….”

에린은 자신의 오빠인 엘빈을 통제할  없는 괴물처럼 대하면서 염려하는 카인의 태도에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의 그 우려와 질문이 페르닌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생전의 엘빈이 흑마법사였다는 사실에서 나오는 걱정이었기 때문에, 에린도 별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나라의 안전을 염두 해두고 있었던 질문이었다.
그것까지 뭐라하기에는 엘빈의 입장이 너무 안좋은 것도 사실이다.

“아,  부분은 걱정  해도 돼. 그 부분은 현이가 생전의 엘빈을 죽이면서 계약을 맺었던 모양이니까.”

“…계약입니까?”

“정령으로 만들어주는 조건으로 엘빈은 현이와 계약을 맺었거든. 정령술사와 정령이 맺는 정령계약과 비슷하지.”

“이, 일리아나님. 그 말씀은….”

일리아나의 설명을 들은 에린이 표정을 굳혔다.

“응. 엘빈은 현이의 명령을 거스르지 못해. 만약 여기서 정말로 거스른다면, 이번엔 현이가 직접 엘빈을 소멸시킬 거야.”

엘빈의 생사여탈권은 그때 자신의 인생을 은현에게 맡긴 시점부터 이미 정해져있었다.

“…….”

“불안하니?”

“네?”

“지금 아가의 표정. 만약 현이가 정말로 네 오빠를 소멸시키려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야.”

“아….”

에린은 정곡을 찔렸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현이가 이렇게까지 해서 엘빈을 살릴 준비를 하고, 정령으로 만들어내고 제약을 걸어서까지 되살린 이유. 아가는 알지?”

“…네.”

에린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만날 수 있어. 걱정하지 마.

은현은 직접 엘빈을 죽였다고 이야기하면서, 언젠가 다시 엘빈을 만날 수 있다고 확신에  목소리로 에린을 다독여주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은현이 자신과 자신의 오빠가 재회할 수 있는 이 순간을 마련해주고,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주고 있었다는 것을 에린이 재차 깨닫는다.

“감사해요. 감사해요. 정말로….”

“고맙다는 인사는 현이한테 해야지. 나는 그냥 도움만 줬을 뿐이니까. 저 녀석의 처우를 결정한  현이야. 나중에 집에 오면 제대로 고맙다고 인사하는 거야?”

“네!”

“후후. 기특하네.”

일리아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에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감사합니다. 다시   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게, 저를 되살려주셔서.”

“너도 감사의 인사는 현이한테 하도록 해. 그리고 너는 이번에야말로 우리한테 피해를 끼치면 그때는 정말로 소멸이라는 거를 명심하고. 현이와의 계약 잊으면 안 된다?”

“…물론입니다.”

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리아나의 경고와도 비슷한 충고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혼속에 새겨져 있는 ‘계약’이라는 종속의 강제성을 새삼 실감한다.
엘빈이 없는 동안 여동생을 지켜주고 지금까지 성장시켜 이끌어준 은현과 일리아나라는 존재는 엘빈에게 은인이나 다름이 없었다.

“자, 그럼 얘기는 대강 정리됐고.”

일리아나는 이내 리오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얘기를 듣자하니, 제국 마법사의 아들이 살아있었다며? 심지어 독학으로 흑마법의 일부를 익히기까지?”

리오드는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게다가 그것뿐 만이 아니다. 신전의 지하 감옥에 구금되어 있는 애슈턴을 뒤에서 부추기고, 페르니아스의 귀족들이 비리를 저지르도록 유도한 인물이다. 흑마법도 성가시지만 페르니아스에 걸어온 수작질들이 아주 악질적이고 귀찮아서 골치군. 이제는 약까지 사용하여 아이테르의 학생들을 중독 상태로 만들기까지….”

“그런데 제라드가 죽였다며.”

“아, 그거 말이죠. 아무래도 살아있는  같습니다.”

“…이건  뭔 소리야?”

“정확하게 목을 베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쉬웠어요. 마치…위장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기분이 참 찜찜한 게 말이죠. 게다가…. 제가 죽인 그자의 시체는 인간이 아니었어요.”

“흐음. 어떻게 생각해?”

일리아나는 리오드를 응시하며 그의 의견을 물었다.

“현 단계에서는 이렇다 할 단서도 없는 상황이군. 일단은 그자를 통해서 페르닌에 마약을 유포시키고 있는 건달들과 조직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상 피해가 확산되어서는  돼.”

“뭐어. 그렇겠네.”

일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에린에게서 다시 회수한 검은 구슬을 들어올렸다.

“슬슬 안으로 들어가. 이건 아직 개량의 여지가 남아있는 아티팩트니까. 다시 들어가서 힘을 보존해.”

“알겠습니다.”

“오빠…. 가는 거야?”

잔뜩 아쉬움이 남아있는 에린의 목소리가 구슬 속으로 들어가려는 엘빈의 몸을 저지시켰다.

“다시 만날 수 있어.”

“저, 정말이지?”

“그래.”

“나 진짜로 오빠랑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 그러니까…기다릴게.”

그동안 자신이 겪어왔던 이야기들, 참아왔던 것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서 모두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우뚝 섰지만, 에린은 지금이 자신의 가슴에 쌓인 울분을 모두 풀어내는 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참았다.

“알았어.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못생긴 얼굴이 주름져서  못생겨 보이니까.”

“아주 끝까지 밉상이야!”

◆ ◆ ◆

“쯧….”

정신을 되찾고, 몸을 일으킨 란델이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매만지며 굳이 확인을 하는 것은, 죽기 직전 경험했던 제라드의 일격이 아직도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페르닌까지 쫓아왔을 줄이야…. 실수했군.”

인간의 모습을 본떠 만든 의태, 호문쿨루스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의태에 연결시켜두었던 란델의 의식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본체로 돌아온 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아지트인 저택으로 무사히 돌아왔음을 확인한 란델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곤란하게 됐어. 하필이면 우수한 전력인 사냥개들까지 잃어버리고, 개량한 조영술도 완벽하게 파훼 당했고 게다가 기껏 만든 마약들과 대금들까지 잃었으니….”

페르닌의 귀족 자제들을 자신의 손안에 넣으면서 귀족들을 옭아매고 최종적으로는 나라의 혼란을 조장시킬 목적이 완벽히 무산되어버렸다.
게다가 계획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로운 수를 찾아야해…. 안 그러면 아버지가….”

[어서, 어서 그분의 부활을….]

계속해서 재촉하는 목소리가 란델의 영혼을 간질인다.
평생의 숙원으로 ‘악마 소환’에 모든 것을 헌신하여 계획을 수행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영웅들에 의해 저지되고, 제국은 멸망했다.
제국의 황제와 함께 파멸했던 제국 마법사, 람펠 매버는 자신의 아들인 란델의 영혼에 흑마법의 저주를 걸었던 것이다.
자신의 유지를 이어 황제와 람펠의 최종 목적이었던 ‘악마 소환의 계획’을 달성하라는, 아버지가 걸었던 단 하나의 명령이자 저주는 란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의 인생을 강제하고 있었다.
지금의 란델은 오로지 제국의 망령들에게 붙잡힌 악마의 노예의 신세와 마찬가지였다.
정작 란델 본인은 아버지가 걸었던 저주의 정체를 알지도 못하고 자각도 하지 못한다.
지금 자신의 행동과 생각들 모두가 저주에 의해서 강제된 행동이 아닌, 스스로의 바램과 의지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젠장…. 일단 마력의 회복을….”

그렇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려던 찰나, 란델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고 걸음을 멈췄다.

“……?”

저택의 복도의 중앙에 물끄러미 서있는 은색머리카락의 한 남자를 발견하고 이해 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란델은 자신의 아지트에 결계를 쳐두고 누군가가 침입을 해온다면 곧바로 자신에게 경보가 울리도록 조치를 취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 경보가 울렸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눈앞에 떡하니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도리어 섬뜩하기까지 하다.
마치 눈에 띄지 않는 장식마냥 자신의 존재감을 극한까지 감추고, 맹수도 섬뜩하게 만들 정도로 매섭게 뜨고 란델을 응시하고 있는 붉은 안광은 어두운 저택 속에서 더더욱 밝게 빛을 내고 있었다.

“드디어 왔네.”

“…….”

“거의 일주일을 이 저택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네가 나타날 때까지.”

의식이 없는 빈껍데기의 자신을 죽이지 않고, 자신의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는 은색머리카락의 남자의 말에 란델이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의태를 만들어서 그 가짜 육신 속에 의식을 연결시켜 조종하는 건 괜찮은 방법이지. 특히나 너같이 자신의 목숨을 철저하게 아끼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암약하는 쫄보에게는 더더욱. 나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네 놈은…누구냐.”

“나를 몰라?”

“뭐?”

도리어 어째서 자신의 얼굴을 모르고 있는지, 의아한 표정을 짓는 은색 머리카락의 남자.

“네 사냥개인 바론이 이야기 하지 않았나?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내 머리카락이나 눈의 색깔이 그렇게 흔한 편은 아닌데.”

“설…마! 은색뱀…!?”

“그래. 맞아. 지금까지 네 계획을 모두 저지한 사람이지. 페르니아스에서는 ‘수은의 뱀’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고.”

경악스러운 란델의 얼굴을 확인한 은현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은현이 언제든 의식이 없는 란델을 죽일 수 있었음에도, 죽이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를 죽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의태에 의식을 연결시켜둔 상태에서 본체를 죽인다면,  의식은 끊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의태가 본체가 되면서 기존의 본체를 버릴 수가 있는 것인가?
답은  수가 없다.
은현이라고 모든 흑마법의 존재와 지식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의태에 연결된 의식을 끊고 본체로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존버라고 하던데. 결국 성공하긴 했네. 이렇게 너를 죽일 수 있게 되었으니.”

자신만의 공간으로 너무나도 쉽게 침입한 은현을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는 가운데, 은현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끝내자. 제국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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