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오래되고 더러운 존재여!!"
[슈익 솩!]
[위잉!]
써니는 달려가며 자신의 날개를 펼치곤 한뭉텅이 깃털을 뽑은후 손에서 노란 빛을 형성하여 그것을 단검처럼 뾰족하게 변형시켰다.
"써니야 안돼!!"
"성훈아!!!"
써니를 말리기위해 소리지르는 태연과 성훈에게 위험을 알리기위해 소리치는 제시카...
그러나 어떠한 소리도 성훈에게 돌진하는 써니를 멈추지 못했고,
[득식!]
써니의 공격은 정확히 성훈에게 들어갔다.
가슴을 움켜쥐던 성훈의 손을 관통하며 성훈의 심장쪽에 박혀있는 써니의 단검.
[프드득!]
성훈의 근육들이 놀라며 몸에 들어온 날카로운 물체를 감쌌고,
써니는 확실히 루시퍼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일념하에 성훈의 몸에 박힌 단검을 어거지로 돌리고 있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어!!!!"
날카롭게 갈라지는 써니의 목소리..
살육이라는 행위에 그녀는 이성을 잃은것마냥 소리질렀고,
태연과 제시카는 허망하단듯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털썩]
다리에 힘이 풀리며 자리에 주저앉고마는 태연...
"안돼..안돼...."
그녀는 허망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성훈을 바라보았다.
루시퍼의 죽음...
그녀는 한번도 루시퍼가 죽는다는 상상을 한적이 없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을 뒤짚듯이 그녀의 눈앞에서 그녀가 사랑하는 남성의 살해장면을 보고 말았다.
써니를 향한 분노도,
루시퍼의 죽음에대한 슬픔을 느끼기도전 그녀가 느끼는건...
오로지 '허망함'
바로 그순간...
[피시식!]
[덮썩!]
죽은줄 알았던 성훈이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손과 가슴에 박힌 써니의 단검을 뽑곤 써니의 목을 움켜쥐었다.
흐리멍텅한 성훈의 눈...
그저 붉디 붉은 그의 눈은 멍하니 써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컥컥!! 컥컥!! 크흐윽!!!"
[슈슈슉!!]
써니는 성훈에게 잡힌체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성훈을 향해 수많은 깃털들을 날렸고,
[푸푸푹!!]
깃털을 남김없이 성훈의 몸에 박혔다...
뾰족한 깃털들이 성훈의 몸에 박히며 고통에 얼굴을 찡그릴법도 하였으나,
성훈의 얼굴은 계속하여 무표정 하였다.
"죽.어"
감정없이 내뱉는 성훈...
그와 동시에 써니목을 잡은체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다.
[퍼쿵!!]
[콰드득!]
금이가며 갈라진 바닥은 써니모양으로 움푹 파여들어갔고,
바닥과 함께 써니의 뒤통수가 깨졌는지 사방으로 써니의 피가 튀며 소름돋도록 끔찍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죽.어.라"
써니의 복부를 찌를려는듯 무서운 속도로 손을 써니의 복부쪽으로 뻗는 성훈...
붉은 오로라에 휩싸인 그의 손이 날카롭게 써니의 복부를 향해 날아드는 찰라
"In his Greatest name! Heavens spear!"
[슈익 - ]
노랗고 길다란 창모양의 빛이 성훈을 향해 날아들었고,
성훈의 얼굴을 스치며 벽에 꽂히더니 그데로 소멸해버렸다.
멈칫하는 성훈...
조금만 늦었어도 성훈의 손은 써니의 복부를 관통해있었으리라...
"루..루..루시퍼....이게 당신이 말하는....휴..휴전인가요? 우리 천족들을 이렇게 공격하는게....당신이 말한.....크흑...흑흑"
태연은 문장을 끝내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세어나오는 슬픔을 참아낼려는듯 손으로 입을 막는 태연...
명령을 어긴 써니의 잘못도 있었지만,
방금 성훈이 가할려던 일격은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써니를 죽이겠다는 분명한 목적이...
그리고 그것은 분명한 천마종전 협정인 중립론에 위배되는 행위...
태연은 계속하여 눈물을 흘렸고,
성훈은 방금전 스친 공격에 의해 찢어진 자신의 뺨을 한번 쓱 닦더니 태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네년이....크흑!! 아아악!!!"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지는 성훈...
[지지직 - !! 지직!! 지지직!!!]
감전되듯 머리는 따끔거려왔고,
성훈은 검은 공간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도 공간의 개념도 안느껴지는 공허한 공간...
스스로의 존재조차 느낄 수 없는 공간...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여기까지 왔군"
'신'이 성훈에게 말하는듯 하였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그동안 느껴졌던 평소의 조소는 느껴지지 않았다.
"대체...."
성훈이 영문을 알 수 없단듯 두리번 거리자 입을 여는 '신'.
"이곳은 무의 세계...알파의 세계이자 오메가의 세계...그리고 감마의 세계도 되는곳. 니가 이곳까지 오다니...결국 본질을 깨달은것인가?"
"아니! 그렇진 않아 저녀석은 아직 자신의 본질을 몰라"
'신'의 말에 반박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또다른 '존재'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머리에 인자해보이는 눈과 얼굴.
어디선가 많이본 느낌이었지만 성훈은 그를 기억해낼 수 없었다.
"그렇담 이녀석이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거지?"
약간은 불안한 목소리로 다른 '존재'에게 말하는 '신'.
그러나 다른 '존재'는 별일 아니란듯이 '신'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래..우린 확실하게 처리했지. 그리고 '그것'에 오류란 없어. 단지 이것은 '우연'. 그뿐이야. 니가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꺼야"
"크큭 그런가? 가거라 어서 이곳에 도달해보아라. 가라! 그래서 기억해내라! 그리고 날 즐겁게 만들어다오!"
점점 작아지는 '신'의 목소리...
몽롱하고 아득하던 성훈의 정신이 맑아지면서 눈을 떳다...
눈에 보이는 회색의 천장...그리고 주홍빛 불빛..
점점 시야가 또렷해지면서 바로 들어오는 수심가득한 태연의 표정...
태연은 충혈된 눈으로 전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훈은 곧바로 일어나고자 했지만,
갑작스런 덜컹거림에 다시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성훈...
티파니와 써니를 제외한 소녀시대 멤버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내 그곳이 소녀시대 밴이라는걸 깨달았다.
"으윽!"
다시 몸을 일으킬려던 성훈은 가슴의 통증때문에 신음이 나왔고,
그 소리에 성훈을 쳐다보는 소녀시대 멤버들...
"성훈아 괜찮아?!"
"성훈아 괜찮은거야? 오빠!! 성훈이 정신들었어!!"
걱정스럽게 묻는 수영과
그녀들의 매니저에게 성훈이 일어났음을 알리는 효연...
그러나 태연을 비롯한 타 존재들은 복잡한 표정만 지은체 그저 침묵하고 있었다.
"야 너 괜찮냐?! 하이튼...거기서 창렬씨가 폭발할줄이야...써니도 저지경이고 파니도 놀랐는지 기절해버리질 않나...그래도 고맙다 다 니덕분이다"
"네??"
영문을 알 수 없는 성훈...
매니저의 말을 하나도 알아 들을 수 없는 성훈이었다.
그가 기억하는것이라곤,
끊임없이 몰려오던 고통...그리고 파괴욕....
그외 다른 기억은 하나도 없는 성훈...
그가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은 창렬을 말리는 그의 모습...
그후에는 장면보다는 그저 고통과 파괴욕을 느꼈다는 흐릿한 감각만 남아있을뿐이었다.
"니가 써니 지켜줬다며? 창렬씨가 술취해서 애들 막 때릴려고 행패부려서. 그러다 너도 다친거고. 무슨 방이 방음시설을 그렇게 잘해놨는지 바로 옆방이었는데 우린 아무소리도 못들었었다. 진짜 미안하다 성훈아"
"제, 제가 어...ㄴ....."
성훈이 매니저의 말에 반박하려하자 얼른 이야기를 돌리는 태연...
"오빠 성훈이 오늘 술도 많이 마셨고, 충격도 받아서 안정이 필요할꺼야...얼른 집에 데려다주자. 병원은 내일 다녀와서 우리한테 연락달라고하면 돼잖아?"
과학자 다윈이 말한바 있다.
[생물은 환경에 의해 진화한다] by 진화론...
그말이 정말 딱이었다.
거짓말에 눈꼽만큼도 재주가 없던 태연은 정말 놀라우리만치 거짓말에 능해지고 있었다.
모든 뒤수습을 태연이 해냈던 것이다.
성훈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후 벙쩌있던 태연은 정신을 추스르곤
자해해여 살쩜이 떨어져나간 성훈의 가슴을 치료하고,
움푹파인 바닥과 두동강난 테이블을 원상복귀시킨후
서현을 시켜 써니의 상처, 창렬의 치료까지 완벽히 해낸후
악마인 제시카와 윤아, 유리에게 지금은 일단 돌아가자고 제안하였다.
역시나 충격에 휩싸인 소녀시대네 악마들도 벙찐 표정으로 태연의 말에 동의하였고,
모든 상황 수습이 얼추 마무리되자 매니저들을 데려온것.
티파니와 수영, 효연의 기절. 난장판인 룸의 상태는 모두 창렬에게 뒤짚어 씌워버렸다.
창렬의 파이터 기질을 아는 매니저들은 태연의 말을 곧이 곧데로 믿었고,
창렬의 매니저는 연신 죄송하다고 인사하며 술자리가 마무리되었던것...
그러나 태연에게 그런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제일 그녀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것은 성훈.
루시퍼 그 자체...
은색머리에에 붉은 눈을 지닌 존재로 변해버렸던 루시퍼의 모습.
천사와 악마의 날개를 동시에 지녔던 그의 모습...
각성전에는 자신이 루시퍼의 기억의 파편을 가지고 있었기에...기억의 봉인이 아닌 기억의 분리였기에 그런거라고 생각하며 넘어가고 싶었지만,
각성후에도 기이한 날개를 보였던 그를 태연은 이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현재 태연의 눈앞에 다시금 붉그스름한 머리와 푸르른 눈동자로 돌아온 그의 모습.
아무것도 말이 돼지 않았고,
뭐가 뭔지 그녀조차 이젠 알 수 없었다.
'대체 이게...이걸 어떻게....설명하란 거야? 우린 이제 어떻게...정말 나도 이젠 아무것도 모르겠어...'
복잡한 심정에 표정을 찡그리는 태연...
성훈은 그런 태연이 신경쓰여 태연에게 말을 걸고자 했지만 태연은 성훈과 말할 생각이 없는지 계속하여 성훈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었다.
'하아...태연아...우리 결국 이런 운명인걸까?'
성훈 역시 포기한체 몸을 겨우겨우 일으키곤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에 흐릿하니 비쳐지는 뒷좌석의 모습...
써니와 티파니가 누워있었다.
꿈이라도 꾸는지 얼굴을 움찔움찔 거리는 티파니...
식은땀을 흘리는 티파니의 모습에 성훈은 걱정이됐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마음속으로 걱정할 수 밖에는...
성훈의 집이 있는 삼성동으로 향하는동안 누구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다들 저마다의 복잡한 심정때문에 입도 벙긋하지 않았고,
밴안은 티파니가 가끔 내는 신음소리와 써니의 숨소리외에는 적막하니 고요하여다.
***
어느덧 도착한 삼성동 성훈의 집이 있는 오피스텔앞...
매니저는 성훈을 내려주며 연신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였고,
성훈은 대강 무슨 상황인지 눈치챘기에 괜찮다며 집을 향해 들어갔다.
마지막 들어가기전 떠나가는 소녀시대의 밴을 바라보는 성훈...
'미안해...모두....태연이도...시카도...파니도....모두..미안해....'
뒤숭숭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서는 성훈...
휭한 집안...
가구도 침대도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의 집은 아직도 휭하였다...
마치 그의 심리를 대변하는듯한 집안...
루시퍼로써의 각성을 이루었지만 성훈은 솔직히 어디에도 소속된 기분이 안들었다.
악마들의 수장으로 돌아가자니 태연이 마음에 걸리었고,
그렇다고 자신을 그동안 믿고 기다려준 악마들을 버리고 자신의 첫사랑이자 유일한 사랑이었던 태연에게 돌아갈 수도 없었다.
"하아...도데체 나보고 어쩌라고!!!!"
답답함에 소리치는 성훈...
자신도 모르게 오로라를 개방해버렸고,
집안은 성훈의 검은 오로라로 체워져서 어둡게 변하고 있었다.
얼굴을 감싸쥔체 고개를 숙이는 성훈...
스스로의 우유부단함이 싫었다.
뭔가 선택을 해야하는데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그는 몰랐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것인지...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잘못된것인지...
순간 스치는 '신'이 그에게 했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