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와 누나, 타무라 모녀의 경우 중편 그 2
결심하고 꺾이고, 생각하고 관두고. 잔뜩 헤맨 끝에, 토라노스케는 조부의 서재를 방문했다.
동동(東棟)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은, 툇마루로부터 저녁놀이 비쳐 붉게 비춰지고 있었다. 뒷마당을 둘러싸듯이 있는 숲으로부터는, 히구라시(매미의 한 종류)의 소리가 조용히 들리고 있다.
뜻을 정해 복도에서 말을 걸자, 방에 틀어박힌 호겐의, 무엇인가 마음을 추스르는 것 같은 기색이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용무냐……?」
토라노스케를 안에 맞이하자, 기록의 도중이었던 것 같은 호겐은, 독서대의 위를 정리하면서, 조금 딱딱한 표정으로 물었다.
토라노스케는 쭈뼛쭈뼛 손에 든 것을 보여주었다.
「장기판, 인가?」
호겐이 말했다.
「그……자, 장기」
「음……」
「장기를 두지 않으실래요」
「나와, 말이냐」
「네」
「…………」
침묵. 당황해 토라노스케는 말을 더했다.
「바, 바쁘시면 괜찮습니다. 그 정말로 괜찮으시다면, 해서」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 허약한 상태로, 토라노스케는 조부에게 장기를 권유했다. 한 번 침을 삼켜, 가만히 조부를 본다.
호겐은 잠시 말없이 있었지만--
「꽤나 낡은 것이구나. 말도」
잠시 후, 토라노스케가 꺼낸 도구를 들어, 바라보았다.
「아……으, 응. 이거 할아버지가 옛날, 사 준 거. 나 쭈욱 소중히 사용하고 있었어. ……요」
「무리하게 경어를 쓰지 않아도 돼」
다시 말하는 토라노스케에게, 호겐은 차분한 어조로 말해.
「이런 싸구려를, 10년 이상이나인가--」
중얼거리며 감개 깊은 것 같은 눈으로, 흠집이 군데군데 있는 그것들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가부좌 자세인 채, 얼굴을 아래로 향했다.
……목을 떨며, 무릎을 강하게 잡고.
호겐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그런 조부의 모습에 토라노스케는 어찌 해야 할지 모른 채, 단지 그 장소에 내내 서있었다.
「할아버지?」
「아아--. 두자--. 두자꾸나, 토라노스케. 앉아라」
「으, 응」
파앗 눈을 빛내며, 토라노스케는 조부의 앞에 앉았다.
◇ ◇ ◇
붉은 석양.
매미의 소리.
서적의 냄새. 툇마루에는 고양이가 등을 둥글게 만 채 자고 있다.
호겐은 옆에 있던 작은 나무 상자에서 담배를 집어, 손에 익은 행동으로 들이마시며, 말을 옮겼다.
정좌한 토라노스케는, 진지한 눈으로 반상을 응시하고 있다.
대화는 없었다. 책에 둘러싸인 열 다다미 정도의 방에, 목제의 말의, 타각, 타각 하는 소리만이 조용하게 흐르고 있었다.
……온화한 시간이었다.
30분정도 지났을까.
「토라노스케는, 담배는 피지 않는 건가」
반면을 차분히 보면서, 문득. 호겐이 그런 말을 물었다.
토라노스케는 목을 좌우로 저으면서, 말을 옮겼다.
「그래……. 이것도 꽤 나쁘지 않다고」
펴 보겠나.
그렇게 말해, 호겐은 피던 담배를 토라노스케에게 건넸다. 토라노스케는 흠칫흠칫 그것을 받았다.
「폐에는 넣지 마라」
이런 조부의 말에 따라, 그 약간 가는 여송연을 입에 문다.
「――――붓」
한 모금 들이마셔. 바로 토라노스케는 기침을 했다. 기침하며, 조부에게 담배를 되돌렸다.
「무, 무리야, 할아버지」
「……그런가, 이건 연기도 적고, 부드러운 편이지만」
호겐은 조금 유감스러운 표정을 띄웠다. 토라노스케는 그 눈에 눈물을 모으면서, 호겐을 보았다.
「이게 맛있는 거야?」
「음. 담배는 천사와 자는 맛--서양은 그런 속담도 있을 정도로 말이지. 담배 파이프나 시가에도 각각 좋음은 있겠지만……하지만 그 중에서도 담배는 정말로 좋은 것이다」
「냄새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뭐, 익숙해져라. 익숙해지면 중독이 된다. 술과 같다」
「나는 알코올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런가」
호겐은 수긍했다. 수긍해, 미소 짓는다.
「담배나 술도 하지 않는가. 그럼 여자는 어떠냐」
「여자?」
음. 말하면서 봉현은 말을 옮겼다. 토라노스케의 진에 파고든 보병이 마른 소리를 냈다.
「연인은 있는 건가?」
「연인--」
「너도 이미 여자를 안을 수 있는 때겠지」
뭐라 대답해야할 것인가.
토라노스케는 헤매었다. 여자라면 많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솔직하게 대답할 수도 없어, 그는 시선을 공중에 방황했다.
「과연」
그 침묵을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가.
호겐은 팔장을 껴, 담배 연기를 흩트리면서, 조금 생각이 깊은 눈초리가 되었다.
「아직 여자를 모르는 건가」
「에? 에에또, 그, 그건--」
말하기 주저하는 토라노스케에게, 호겐은 「아아, 됐다」라고 손을 하늘하늘 저었다.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돼. 경험이 많으면 좋다는 것도 아니니까」
「아, 으, 응」
토라노스케는 숙였다. 말에 손가락을 보낸다.
왜 조부가 갑자기 여자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는지……알 수 없는 토라노스케였다.
「흐으음…… 금을 받지 않고 은관을 만드는가. 묘하게 능숙한데」
토라노스케의 실력을 보고, 호겐은 감탄한 것 같은 소리를 냈다. 말을 끊는다. 조금 사이를 두고 나서,
「너무, 말이다. 여자라는 것을 무겁게 받지 마라」
그렇게, 약간 주저하면서, 계속했다.
토라노스케가 의문의 눈을 향한다.
호겐은 한 번 턱을 쓰다듬어, 반상에 눈을 돌렸다.
「이 집의 남자는 너 혼자니까 말이지. 여자를 안을 기회도 증가할 거다. 과연 동정이라는 것은 안 좋아. 이제부터는 여자의 취급 방법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에……? 할아버지……?」
「놀라지 말라는 것도 무리겠지. 하지만, 네 역할인 것이다. ……여자의 상대를 하는 것도」
근심스런 얼굴로 말하는 호겐의 얼굴을, 토라노스케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종가의 남자는 자꾸자꾸 여자를 잉태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말한 아츠코나 사치의 말을, 그는 뇌리에 떠올리고 있었다.
(그건 진짜였던 건가)
「여, 역할이라니, 즉 그, 여성과 섹스 하는 것이?」
「사실 그대로 말하면 그런 것이 된다」
「농담이 아니고?」
「음……. 유감이지만, 말이지. 사실은, 나도 이런 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뭐, 아마 어떻게든 되겠지. 분가 포함해서, 타무라의 여자들은 모두, 종가 남자?즉 너를 말하는 거지만--이것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쓸데없는 착각을 하고 있어서 말이야. 또 옛날부터 그런 방식으로 이어온 것이니까, 생각을 고치려고 해도, 이것이 잘 되지 않아. ……그런 이유로 말이다. 네게는 미안하지만, 이 한 여름 사이에는, 그녀들의 상대를 하게 되겠지. 뭐, 별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발정한 개나 고양이를 상대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다행히 타무라의 여자들은 모두, 외관과 몸만은 좋고. 질리지 않을 정도로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 너를 진심으로 해칠 것도 없겠지……. 뭐 컨디션에는 상당히 주의는 해야 하겠지만……」
라고 호겐은, 그것만이 걱정이라는 얼굴로 손을 움직였다.
「기분이 내켰을 때에라도 씨를 주면 되는 것뿐이다. 그걸로 만족한다. 그리고 피임은 하지 마라. 그래서는 저 정 깊은 여자들은 납득 안 해. 임신해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네 책임은 아니니까 말이다. ……자……어때, 비차 양잡기다」
「씨, 씨라니」
반 혼란하면서도 토라노스케는 조부의 손에 응했다.
장기의 차를 버려, 금장을 자군에 불러들인다.
「뭐? 비차를 버리는 건가」
「응. ……그러면, 잡겠지 비차」
「잡지. 그, 그야 말이지. 잡겠지만--」
당황하면서, 비차를 잡은 호겐.
「그럼 자, 이것」
「음. 장군인가. …………음, 뭐. 이렇게 피할 수밖에 없군」
「응. 자. 왕수비차잡기」
「! 기, 기다려!」
「타임? 좋아」
「이쪽으로 피하면 양잡기를 당한다. 여기는 이 녀석을 잡아야 하겠지. 좋아, 좋아……흐흥」
「응, 그렇지. 그럼 자」
「윽. 여기서, 각행 자르기(角行打ち)라고……. 와, 왕의 갈 곳이」
바득바득 이를 갈면서, 자진의 방비를 굳히는 호겐이었지만, 거기에 토라노스케의 공격은, 차례차례 추적한다. 대해 토라노스케의 옥장은 딱딱하게 지켜져 있어, 조금도 파고들 틈이 없다.
「잘 모르겠는데. 내가 필요한 거야? ……나 같은 놈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거야」
「……깊게 생각하지 마라. 외형이나 능력의 문제는 아니야. 녀석들에게 도리는 통하지 않아. 여자를 안는다는 것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너는 마음 편하게 있어라. ……음, 크, 계, 계인가」
「마음 편히라니, 정말 그걸로 괜찮은 거야? 할아버지. 나, 이 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믿어버릴 거야?」
「오오, 믿어라 믿어. ……움, 이 수는 조금 기다려」
「응」
「미안하군. ……으으음」
신음하는 호겐이었다.
토라노스케는 한숨을 쉬면서, 멍하니 장기판을 응시했다.
(뭔가―. 놀랍기는 하지만. 별로 동요하지 않게 된 것 같아, 최근. 아, 그래도 아케미 씨들에게 변명할 필요는 있을까)
자신의 탐닉하는 성활을 이제 와서 생각하는 토라노스케였다.
(엣찌도 좋지만, 이렇게 할아버지와 함께 장기 두는 쪽이 기쁘네, 지금은……)
기쁜 듯이 생긋 웃으며, 장기를 둔다.
토라노스케가 어릴 적부터 바래왔던 행복. 그것은 확실히 있었다. 석양이 비치는 방의, 온화한 세계에 있었다.
「타, 탄마(잠깐)다-」
고양이가 하품을 했다.
……호겐의 목소리는 점차 커져간다.
◇ ◇ ◇
토라노스케가 떠난 후의 서재에서.
호겐은 혼자 담배를 피고 있었다.
멍하니. 흠집이 많은 장기판을 바라보면서, 살그머니 말을 움직인다.
토라노스케가 갖고 돌아가려 한 장기판을, 호겐은 자신의 서재에 두고 가게 했다. 다음에 또 리벤지 매치를 한다. 이것은 그 연구를 위해서 두고 가. 네게는 다음에 새로운 것을 사 줄테니까. 그런 이유를 이것저것 붙여서.
「어르신, 부르셨나요?」
맹장지 너머로 목소리가 나돈다.
「왔나. 들어와 주게」
얼굴은 장기판에 향한 채로, 호겐은 말했다.
맹장지를 열어, 한명의 여성이 들어온다.
……여자는 숙녀였다.
해는 30 정도일까. 기모노가 어울리는 미녀. 긴 머리카락을 뒤에서 묶어 올려 목 언저리로부터는 목덜미와 목덜미의 가냘픈 선이 보이고 있다. 눈은 크고. 그러면서도 시원하게 흐르는 선으로, 사물을 본다. 조금 도톰한 입술은 새빨간 빨강이 젖은 것 같은 염으로 칠해져 있다. 입가에는 점이 있다. 제대로 숨겼을 육체로부터는, 그야말로 요염한 색향이 숨길 수도 없이, 풍풍 나고 있다. 굉장한 볼륨의 젖과 엉덩이는, 의복을 속에서 밀어 올려 그 존재를 주장하고 있다.
인상 깊은 여자였다.
여자는 호겐이 손에 든 장기 말을 봐, 미소를 띄웠다.
「어머나. 장기인가요?」
드물다. 그렇게 말해 다다미에 공손한 행동으로 앉았다.
「……토라 녀석이 가져와서 말이야」
「어머나, 도련님이? ……그건 좋으셨겠네요. 틀림없이, 기쁜 일이잖아요」
「음……」
「도련님은 어르신을 잊지 않았던 거네요오」
「음……」
통절한 말투로, 호겐은 대답했다.
「저 녀석의. 어머니(쿄코)에 대해서」
「네」
「사과하니까……」
「네」
「울고 있었다」
「어머나……」
호겐은 장기판의, 그 표면을 쓰다듬으며 눈을 감았다.
「원망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어. 쿄코도, 토라노스케도, 말이다」
「그렇습니까. 그건 다행이네요」
「쿠레하」
「네, 무엇이신 가요」
「부탁한다. ……토라노스케를 잘 이끌어다오. 이렇게 빈다」
호겐은 앉음새를 바로잡아, 제대로 된 모습으로 머리를 숙였다.
「어, 어르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당주다. 남자니까. 너나 아츠코 같은 힘은 없어. 하지만, 나는 토라노스케가 누구보다 사랑스럽다. 저 녀석을 괴롭게 하고 싶지는 않아. 부탁한다. 제발 상냥하게 대해줘. 부서지지 않게. 모두 너희들에게 맡긴다. 하지만 그 만큼, 소중히 해줘. 저 녀석의 부친처럼은 되지 않게 해주게」
「어르신……」
쿠레하 라고 불린 여자는, 호겐의 손을 상냥하게 잡아.
탁 하고 자신의 가슴을 두드렸다. 그리고 그야말로 철화같은 모습으로,
「맡겨주세요, 어르신. 모두 이 쿠레하에게. 예, 도련님은, 이 제가 확실히 맡았습니다. 괜찮아요, 우리 타무라의 여자가 모이면, 어떤 난제도 적수가 되지 않아요」
그렇게 믿음직하게 말했다.
호겐은 조금 당황한 모습으로,
「아, 아니. 그러니까, 그 너희들이 불안한 거다만」
「괜찮습니다, 어르신. 종가에 태어난 남자가, 운도 재능도 여계에 빼앗긴 결과, 대신에 불행을 짊어져 요절한다니?오호호, 그런 건 미신일 게 뻔하잖아요. 생각해보세요, 나나 앗 짱 같은 좋은 여자가 전신전령으로 돌보는 걸요. 행복이 아닐 리가 없어요」
「아니. ……아니아니. 달라. 다르다고, 나는 말이다, 너희들이 그렇게 금방 우쭐해 무겁고도 무거운 방향으로 몰아가니까--」
「그런데 어르신?」
「뭐, 뭐냐」
몸을 내미는 쿠레하에게, 호겐은 진심으로 싫은 듯이 그 몸을 떼어 놓았다.
「도련님은, 동정인가요?」
「음……그, 그것은」
「그것은?」
「아무래도 동정 같더군」
「어머. 어머 어머나! 그, 그럼 후데오로시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뭐, 뭐어, 그렇겠지」
「어르신은 누구에게 부탁할 생각이셨던 건가요? 설마 앗 짱이나 마이 짱에게 시킬 리는 없겠지요?」
「그것은 안 되겠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갑자기 육친과 시켜 미쳐도 곤란하다. ……나로서는 사치나, 오보로 등에게 부탁하려고 생각했지만」
「저로 어떠세요?」
「뭐, 뭣」
오싹 해, 호겐은 뺨을 경련했다.
「저도, 아직 남자분의 총애를 받기에 어울리는 몸을 유지하고 있다고. 그렇게 자부하고 있습니다만」
「그, 그야 뭐. 확실히 외면만 보면, 얼핏보면 20대로 통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그러나」
「아이도 아직 만들 수 있고」
「뭐, 뭐라고. 네 녀석, 그 나이에 아이까지 만들 생각인거냐」
아연한 호겐을 향해 쿠레하는 생긋 뺨을 붉혀.
「그건 물론. 저도 여자인 걸요. 도련님에게 정을 받을 수 있다면, 그건……」
「나, 남편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있잖나, 너에게는」
「그 사람……정자가 없잖아요? 거기에 이미 쭉 발기부전이고요. 저, 그 사람에 대해선 그야 사랑하고 있습니다만, 밤이 외로운 것만큼은 어떻게 해도 괴로워서. 아아, 괜찮아요. 그 사람에게는 제대로 이야기한 다음에 납득시킬 테니까요. 아마 생길 것은 여자일거고, 태어난 아이는 카노 가의 후계로 한다고 하면 아무 말 없겠지요. 할 수 있으면 세 명 정도 원하니까, 연년생으로 내년과 내후년의 여름도. ……아아, 아니요, 그냥 차라리 도련님은 이쪽에 살게 해 버리면 되네요. 그 편이 안정기에 들어가도 즐길 수 있고, 다른 아이도 기뻐하겠지요. 예, 그렇게 정해졌으니 앗 짱에게 약을 준비해 받을까요. 분명히 새로운 배란유발제도 완성했다든가--」
신이 난 채. 그런 말을 하면서 쿠레하는 일어섰다.
호겐은 멍하니, 그 등을 배웅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