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반드 후작령 내의 어느 거대한 저택. 주인과 그 일가는 일레인의 사건으로 인해 자하크의 숙청으로 죽거나 그 신분을 잃었고 저택은 아라반드 후작령의 재산으로 귀속되었다. 자하크는 이 저택을 노예시장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저택의 지하에는 노예들을 가두기 좋은 넓은 공간이 있었고 그곳에서 자하크가 고용한 조교사 루카벤을 비롯해서 카로네스 백작령이 망해 노예시장까지 폐쇄된 이후, 직업을 잃은 루카벤의 동료들이 모여들어 다시 그들이 할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드디어 아라반드 후작령의 안에 새롭게 탄생한 아라반드 노예시장의 첫 개장일이 바로 오늘이었다.
알게 모르게 주위의 영지에 새 노예시장의 개장이 알려졌기에 노예시장의 고객들은 의외로 많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가리기 위해 제각기 화려한 가면을 쓰고 좌석에 앉아 있었다. 제각기 자신들이 데리고 온 노예의 시중을 받으면서 그들은 이번 노예시장에서 판매할 구족출신의 암컷노예들을 어서 보기를 원했다.
이들의 사이에는 자하크도 있었다. 이 아라반드 노예시장의 후원자로서 그는 과연 노예시장이 얼마나 호황을 누릴지 직접 지켜볼 생각이었다. 마침 오늘은 사냥제의 전날이다. 즉 오늘 노예들을 팔아치운 뒤, 다음 날에 또 노예로 만들 계집들을 잔뜩 붙잡을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저 중에는 네 어미도 있겠지?"
"네, 주인님."
자하크는 노예시장에 루카벤이 이 곳에 와서 제일 먼저 조교한 소녀인 밀리나를 데리고 왔다. 그녀는 다른 노예들처럼 주인의 시중을 들면서도 노예시장의 무대에 시선을 옮겼다. 이번에 판매될 노예들은 밀리나의 동기(?)라고 할 수 있었다. 과연 그녀들이 어떤 사람에게 팔리게 될지 그녀는 궁금했다.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귀빈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오늘은 아라반드 후작령에서 노예시장이 첫 개장을 하는 날입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이 부디 저희들이 판매하는 암컷노예들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사회자가 나와 노예시장의 개장을 알렸다. 그리고 한 건장한 남자가 개목걸이를 찬 나체의 여인 한 명을 무대 위로 끌고 나왔다. 남자에 의해 끌려온 그녀는 무대의 중심 위에 섰다.
일레인의 사건에 휘말리기 전까지 한 귀족 남성의 아내였을 그녀의 모습은 귀족 여성으로서 지니는 귀품과 암컷 노예가 지니는 음란함이 어우러져 있었다. 그녀의 유두와 클리토리스는 피어싱이 되어있었고 그 어깨에는 자하크가 새로 만들어준 아라반드 노예시장 전용의 낙인이 찍혀 있었다.
보통 노예시장에서 낙인은 등이나 엉덩이에 찍는 편이지만 자하크는 낙인을 찍을 도장을 작게 만들고 특이하게 어깨에 찍는 것이 어떻겠냐고 루카벤에게 제의했다. 루카벤은 자하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아라반드 노예시장의 노예는 어깨에 낙인을 찍히게 되었다.
사회자는 노예를 고객들에게 소개했다. 그의 사회는 매우 천박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지금 나온 여자가 귀족 가문의 여인이 아니라 한낱 노예라는 것을 확연히 드러내주고 있었다. 경매는 열이 붙었다.
보통 유부녀는 그 가격이 높지 않고 경쟁에 열이 붙지 않지만 귀족 여인이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격은 일반 유부녀의 몇 배는 뛰어 넘어간다. 고객들은 이 쪽 세계에서 인정한 카로네스 백작령의 조교사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돈을 지불하는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여인 혹은 소녀들이 팔려 나갔다. 아이를 둘 낳은 유부녀도 있었고 막 신혼의 단꿈에 젖어야했을 신부도 있었다. 아직 세상의 떼를 모를 것 같은 소녀도 아라반드 노예시장의 상품이었다. 심지어 이번 상품에는 이제 갓 10살이 넘은 아이도 있었다. 물론 그 아이의 유두와 클리토리스는 피어싱을 했고 낙인도 찍혀있었다.
"자,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이번에 판매할 노예는 여러분들을 위한 특별 공연을 벌이도록 하겠습니다."
"아, 엄마……."
밀리나는 이번에 끌려나온 노예를 보고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어머니인 드네프 남작부인이 이번에 판매될 노예였다. 자하크에 의해 죽은 남편의 시체 앞에서 백성들에게 윤간되었던 그녀는 남자에게 끌려나와 무대의 중앙에 섰다.
자하크는 드네프 남작부인을 바라보았다. 밀리나의 어머니다게 그녀는 밀리나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그는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딸은 한 남자의 변기노예가 되어 입과 질로 오줌을 받아내는 신세가 되고 이제 어미는 노예시장의 상품이 되어 팔리게 되었다. 정말 재밌는 모녀의 인생이었다.
"노예의 산란을 부디 즐겨주십시오."
사회자가 신호를 보내자 드네프 남작부인은 다리를 살짝 벌리고 가만히 섰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질 안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내 그것은 그녀의 질 안에서 나와 바닥에 떨어져 깨져버렸다. 그것은 작은 새의 알이었다.
드네프 남작부인이 보여준다는 쇼는 바로 질 깊숙한 곳까지 집어넣은 알들을 오직 질근육의 움직임만을 통해 빼내는 일이었다. 그렇게 점점 커다란 알이 그녀의 안에서 빠져나왔다. 고객들은 그녀가 알 하나를 빼낼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대단한걸, 네 어머니는……. 마치 한 마리의 암탉과 같아. 후훗, 딸은 변기에 어미는 암탉이라. 어때 보이지, 밀리나?"
"엄마는 분명 좋은 노예가 된 것 같아요."
"후훗, 확실히 훌륭한 노예인 것 같군. 하긴 그런 어미의 뱃속에서 너 같은 딸이 나올 수가 있는 거겠지 모녀가 똑같이 천박하기 짝이 없는 음란한 암컷이야."
"아으읏! 주인님……."
자하크는 밀리나가 입은 원피스의 안에 손을 집어넣고는 유두에 달린 링을 잡아당겼다. 밀리나는 신음을 애써 억눌렀다. 그렇게 자하크는 밀리나의 유두를 희롱하며 드네프 남작부인의 쇼를 즐겼다.
"자, 이제 마지막 알입니다!"
마지막 알은 놀랍게도 알의 절반이 드네프 남작부인의 자궁 안에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작부인에게 그것은 아까까지의 산란보다 좀 더 힘들 뿐이었다. 이미 밀리나라는 딸을 낳은 경험이 있고 오늘의 쇼를 위해 루카벤에게 특별히 교육을 받은 그녀는 자궁에 절반이 들어간 알을 가까스로 빼내고 이내 지금까지 빼낸 알 중 가장 큰 그것을 밖에 빼냈다.
"쇼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이 암탉의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드네프 남작부인의 경매가 시작되고 그녀는 지금까지 팔린 노예들 중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밀리나는 어머니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노예가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예경매는 호황이었다. 경매 상황을 지켜보던 자하크는 예상보다 수익이 많을 것 같다는 사실에 기뻤다. 노예시장은 확실히 벌이가 짭짤한 장사였다. 그는 내일이면 또 많은 노예가 될 계집을 제공할 로텐 남작과 그에게 동조한 귀족들에게 고마움까지 느껴졌다.
디아카와 아젤 남작이 부디 남겨달라는 두 명을 제외한 모든 노예가 팔리고 자하크는 밀리나를 데리고 총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루카벤에게 다가갔다. 루카벤도 이번 장사가 호황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자하크를 보자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후작님. 어떻습니까? 저희들의 장사는?"
"아주 마음에 들었네. 앞으로도 수고해주었으면 좋겠군."
"여부가 있겠습니까. 언제든지 노예로 교육시킬 계집들만 저희에게 주신다면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암컷노예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아, 밀리나. 오랜만이구나. 네 어머니는 정말 엄청난 값에 팔렸지."
"다 루카벤 님 덕분이에요. 어머니도 자신이 그런 가격에 팔렸다는 사실에 루카벤 님께 고마워하고 계실 거예요."
"흐흐, 그래. 그녀라면 아마 새로운 주인에게 예쁨 받으면서 살 거다."
잠시 노예시장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루카벤은 자하크에게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그런데 후작님. 정신이 나가서 도저히 조교할 수 없는 계집들은 어떻게 처리합니까?"
"흐음, 그 계집들은 도저히 가망이 없는 것인가?"
일레인의 처형 당시 윤간을 당한 여자 중 몇 명은 완전히 정신이 망가져 도저히 구제의 방법이 없었다. 또 이번에 새로 자하크의 노예가 된 유네아의 어머니인 로텐 남작부인도 리자드맨들이 행한 윤간에 대한 충격인지 미쳐버리고 말았다.
"가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계집들을 처리하는 방법은?"
"네 가지 정도 있습니다."
"말해보게."
루카벤은 목이 마른지 동료에게서 받은 가죽주머니에서 물을 좀 마시고 말을 이었다.
"보통 미친 계집들은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처리합니다. 하나는 병사들에게 제공하는 겁니다. 전쟁 시에 성욕을 배출하고 싶은 병사들이 애용할 수 있게 만드는 거지요. 다른 하나는 노예시장의 쇼에 사용하는 겁니다. 좀 하드한 쇼는 괜히 멀쩡한 상품들에게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 외의 하나는 근처 몬스터들에게 먹이로 주는 것입니다. 어차피 사용할 수 없는 계집들이니 몬스터들이나 배부르게 해서 굶주린 놈들이 괜한 사람들을 해치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는 박제로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찾는 이는 적지만 간혹 미녀의 박제를 원하는 작자들이 있지요. 그들은 박제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억만금을 아끼지 않습니다."
자하크는 루카벤으로부터 들은 네 가지 방법 모두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특히 세 번째는 리자드맨들을 휘하에 넣고 있는 자하크이기에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네 번째 같은 경우에는 쉽게 상상할 수가 없는 방법이라 호기심이 났다.
"다들 괜찮은 방법이군. 근데 박제로 만들면 뭐가 좋은 거지?"
"말 그대로 저택을 꾸미는 인형 하나를 갖게 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수한 처리로 살아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몇몇 이들은 살아있는 여자보다도 박제를 즐기는 경향도 있다고 하는군요."
잠시 자하크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는 루카벤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다. 자하크의 말을 듣고 루카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하크는 루카벤에게 수고하라는 의미해서 어깨를 몇 번 두드려준 뒤 밀리나를 데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내일에 있을 사냥제에 대비를 해야 할 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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