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본 그녀는 낯선 공간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숨을 삼켰다. 곧 그녀는 아까 전의 광경을 떠올렸다. 아이레폴리스로 여행길을 떠났던 그녀는 리자드맨들과 조우했고 리자드맨들은 사병들 모두 죽여 버린 뒤 그녀의 어머니를 무참히 강간했다.
정확히는 유네아가 직접 강간하는 장면을 보지는 못하고 기절했지만 녀석들이 로텐 남작부인의 옷을 거칠게 찢어버렸던 광경은 그녀의 머리에 생생히 남아있었다. 아마 놈들이 로텐 남작부인의 옷만을 찢은 뒤에 그녀를 가만히 두었을 리는 없으리라.
"여긴……."
유네아는 여기가 어딘지 궁금했다. 그녀가 기절한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가 궁금했다. 그녀의 어머니인 로텐 남작부인은 어디에 있는 지가 궁금했다. 다행이 그녀를 속박하는 것들은 없었기에 유네아는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나 막연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위에 잔뜩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 빛 하나가 비춰지고 있었다. 유네아는 그 빛 하나만을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왠지 걸어갈수록 이 장소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정확히 여기가 어딘지는 떠오르지가 않았다.
"하앗! 하으읏! 아아, 주인님……. 좀 더! 아앙……."
빛은 어느 방의 문틈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 유일한 빛에 가까이 다가가자 유네아는 묘한 소리를 들었다. 유네아는 왠지 그 소리 때문에 부끄러워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소리의 정체와 이 곳이 어디인지 알기 위해 조심스럽게 빛인 나오는 방안을 바라보았다.
"!"
방안의 광경을 바라본 유네아는 비명이 나오려는 것을 용케 참아냈다. 그녀는 눈을 의심했다. 방안의 광경은 그녀가 단 한 번도 상상해지 못했던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명의 여인이 남자에게 들여 올려진 채로 그 남자의 페니스를 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녀의 음부의 안으로 남자의 커다란 페니스가 출납했다. 그 음부와 페니스의 접합부에서는 여자가 흘리는 애액이 질척거리는 소리를 냈다. 두 남녀는 성교 중이었다.
하지만 그건 유네아가 비명이 나올 정도로 놀란 이유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녀가 놀란 것은 바로 그 남녀가 이 후작령을 다스리는 주인인 자하크와 그의 쌍둥이 누이이자 유네아의 친구였던 아를린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아, 좋아요. 주인님……. 더, 더, 세게……. 하읏! 아를린의 보지를 마음껏 범하세요!"
아를린은 자하크에게 들여 올려진 채로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한껏 취해있었다. 그녀는 지금 노예로서 주인에게 범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어렸을 때에는 마치 친구와도 같았던 남동생은 이제 그녀에게 있어서 몸을 바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할 주인이었다.
두 사람의 성교를 바라보는 유네아는 그 광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근친은 제국은 물론이요, 이 세계에서 금기시하는 일 중 하나다. 때문에 유네아는 비록 쌍둥이 자매가 노예가 되었지만 자하크의 밑에 있기에 나름 편안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몇몇 이들이 자매들이 자하크에게 범해졌다고 말하는 것을 미친 헛소리라고 치부했었다.
허나 지금 이 광경은 그들이 옳았고 그녀가 틀렸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들은 남동생의 노예로 전락했다. 그것도 성노로. 주인에게 자신의 몸으로 쾌락을 제공해야하는 그런 비천한 존재로 전락하고야 만 것이다.
"아으으읏!! 주인님의 정액이……!"
결국 자하크는 아를린의 안에 사정을 했다. 유네아는 머리가 더욱 멍해지는 것 같았다. 어머니인 로텐 남작부인이 리자드맨들에게 범해지기 직전의 광경보다도 더욱 충격적이었다.
자하크가 아를린의 안에 사정을 했다. 이는 곧 임신을 할 위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자하크와 성교한 여자는 임신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그녀는 기절할 것만 같은 충격에 정말로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유네아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 로텐 남작부인이 리자드맨들에게 범해지기 직전에 기절한 것과 다르게 정신의 끈은 이번에는 단단했다.
한편 자하크는 유네아가 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를린을 범하는 것을 재개했다. 이제 겨우 그는 한 번 아를린의 안에 사정했을 뿐이다. 뱀왕이 되면서 얻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정력은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었다.
자하크가 아를린을 또다시 범하는 것을 보며 유네아는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또 왠지 주위가 더워진 것만 같았다. 처녀인 아직 자신의 신체반응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 유네아는 아를린이 남동생에게 범해지는 광경을 보면서 흥분하는 것이었다.
저도 모르게 유네아는 그녀의 치마 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그녀의 속옷이 살짝 젖은 것이 느껴졌다. 유네아는 그 느낌에 놀랐다. 그리고 스스로를 질책했다. 저런 광경을 보고 이런 모습이 된 것이 부끄러웠다.
그렇게 유네아는 자하크가 아를린의 안에 다섯 번이나 사정하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보았다. 그녀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자하크의 정력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듣기만 했지만 저것은 분명 비정상적이었다.
"어때, 대단하지?"
"꺄악──!"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유네아는 놀라 비명을 지르고 뒤로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뒤에 서서 미소를 짓고 있는 샤리나가 보였다. 유네아는 샤리나를 경계했다. 아를린이 다섯 번이나 범해지는 것을 보며 유네아는 이미 그녀의 친구가 완전히 노예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쌍둥이이고 자하크에 의해 노예가 된 샤리나가 아를린과 마찬가지일 가능성은 높았다.
유네아는 도망치기로 했다. 이미 여기가 어디인지 그녀는 파악했다. 아라반드 후작령을 다스리는 영주가문인 아라반드 가의 저택. 쌍둥이의 친구로서 저택을 드나들었던 그녀는 이미 저택의 지리에 대해서는 꿰차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과 다르게 유네아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밧줄에 묶인 것만 같은 느낌에 유네아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데리고 와라, 샤리나."
"네. 자, 가자. 유네아."
"자, 잠깐! 샤리나! 안 돼!!"
자하크의 권능에 의해 몸이 속박당한 유네아를 샤리나가 끌고 왔다. 졸지에 자하크의 앞에 끌려온 유네아는 범해지느라 지쳐서 쓰러진 아를린을 보고는 외쳤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알고 있나요, 자하크 후작님!"
"아아, 이거 말인가? 주인이 성노를 범하는 것이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서, 성노!? 다, 당신! 지금 자기 누나들에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자하크의 대답에 유네아는 기가 막혀 자하크에 대한 존대도 잊었다. 이미 유네아의 마음속에서 자하크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누이들을 범한 미친 작자였다.
"나는 내 친구들이 당신을 얼마나 아꼈는지 잘 알고 있어! 그런데 그런 내 친구들에게 당신이란 짐승은 어떻게 그런 짓을 벌일 수 있는 거야!? 미쳤어!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어떻게 내 친구들에게 그……!"
자하크에게 소리를 지르던 유네아는 뺨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뺨을 때린 존재를 바라보았다.
"샤리나……!?"
"그만하렴, 유네아. 주인님에게 더 이상의 폭언은 내가 용납하지 못해."
"왜, 왜 그러는 거야?"
유네아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분노하는 이유는 다 그녀의 친구인 샤리나와 아를린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샤리나에게 뺨을 맞은 것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어! 저 녀석은 너희들이 보내는 사랑을 철저히 배신한 거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주인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해주신단다. 매일같이 우리를 범해주시고 자궁 안에 정액을 주시지. 우리는 그 때마다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행복하단다. 자, 유네아. 여길 봐."
샤리나는 그녀가 걸치고 있는 드레스를 벗고 유네아에게 자하크가 찍은 낙인을 보여주었다.
"주인님께서 내가 당신의 소유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찍어주신 낙인이야. 그리고 곧 있으면 또 주인님의 노예라는 증거로 내 유두에 구멍을 뚫고 링을 달 예정이지. 클리토리스도 마찬가지고."
"아아……."
말도 나오지 않았다. 유네아가 받은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 계속 되는 충격에 내성이라도 생긴 것인지 유네아는 정신을 잃지 않은 자신이 미웠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당장이라도 정신을 잃고 싶었다. 지금 정신을 잃고 깨어나면 모든 것이 꿈일 것만 같았다.
"그리고 유네아도 이제 우리랑 함께인걸."
"무, 무슨 소리야?"
샤리나는 유네아의 몸에 달라붙었다. 유네아는 샤리나의 말에 영문을 몰랐다. 함께라니? 유네아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왠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샤리나의 말뜻은 이걸 보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 거다."
자하크가 유네아의 눈앞에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그것은 자하크가 안드레이 폰 베르노프 남작과 그의 휘하에 있는 정보조직의 요원들을 시켜 조사하게 만든 로텐 남작의 비리와 그의 반란계획에 대한 보고서였다.
유네아는 종이에 적힌 것들을 읽고는 하얗게 질렸다. 아버지인 로텐 남작의 반란기도는 오늘 쉴 새 없이 받아온 충격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거짓말……."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이다. 로텐 남작은 현재 아라반드 후작령의 정책에 대해 반감이 많은 가신들을 모아 나를 죽이기 위한 계획을 짰지. 곧 그들은 사냥제에서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들으며 붙잡히고 처형당할 것이다. 똑똑한 너라면 그 반역자들의 가족이 어떤 신세가 될 지는 잘 알고 있겠지?"
"……."
"이제 친구끼리 함께인 거야, 유네아."
"후훗, 여길 봐. 유네아. 주인님께서 내 안에 가득 정액을 주셨어. 하아……. 아깝게 다 흘러버리네."
샤리나와 어느새 정신을 차린 아를린이 유네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유네아는 속으로 간절히 기원했다. 지금 이 순간은 그저 악몽이기를 원했다. 꿈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그 청초함을 자랑하던 친구들이 거리의 창녀보다도 음란하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자하크는 샤리나와 아를린을 내보냈다. 방안에 남은 것은 자하크와 유네아뿐. 자하크는 새로운 사냥감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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