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7화 〉행성 우주선 카이론 (207/207)



〈 207화 〉행성 우주선 카이론

즉 카이론에게 중상위의 챌린저 능력을 지닌 아주 뛰어난 안드로이드는 없었지만, 몇 명의 안드로이드가 협공해서 어느 정도만 버티면 놈들은 우리 챌린저의 정보를 분석해서 챌린저를 이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상위의 첼린저 능력을 지닌 아주 뛰어난 안드로이드가 없고  사이어돈의 정보도 분석 할 수 없으니 카이론이 사이어돈을 처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내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아가 또 같이 나가겠다고 나섰다. 그녀가 나를 걱정해 주는 마음은 알지만 그녀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도사라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편법적인 술법을 쓴다면 순간적인 위기는 모면할 자신이 있어 사실은 혼자 가는 편이 더 마음 편하기도 해 그녀를 간신히 설득해 끝내는 혼자 가기로 합의를 봤다.

그녀를 달래고 내가 지아 아빠인 사령관에게 가서 자초지정을 말하자 사령관이 고개를 흔들며 역시 너무 위험하다며 지아와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지아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하자 역시 사령관도 지금의 상황을 인지하고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사령관은 나 혼자 내보낼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내게 마스터 2명과 다이아 50여명 그리고 플레티넘과 골드 천여 명을 붙여주려 했다.
허나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없어 그 이유를 사령관에게 설명해 주었다.

“사령관님, 그렇게 어정쩡한 숫자가 사이어돈에게 가봤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정도 숫자가 가봐야 가자마자 카이론군 아니면 사이어돈에게 순식간에 몰살당하는 것은 물론 놈들의 이목만 더 끌 뿐입니다. 지금 사이어돈과 카이론 군들이 싸우고 있는 중이니 저 혼자 간다면 카이론군의 이목은 그리 끌지 않고 사이어돈의 이목만 끌 수도 있을 겁니다.”

나 혼자 나가서 해야 할 작전을 이미 모두 구상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무의미한 전력 낭비는 원치 않았고 또 도움도 되지 않았다.
내가 방금 한 말처럼 랭커들의 그런 희생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개죽음이나 마찬가지였다.

말을 마치고 곧바로 사령관에게도 내가 구상한 작전을 말하자 사령관도 그제서야 나 혼자 나가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지아가 또다시 걱정되는지 내 손을 꼭 잡고 조심하라고 당부하자 사령관이 나와 지아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썰렁한 농담을 했다.

“조심하게, 우리 지아 과부 만들지 말고.”

지아와 나만 아는 썰렁한 농담을 하자 지아가 아빠를 흘겨보며 애교를 부리듯 말했다.

“아빠도 그런 농담   아시네요. 그런데 과부가 뭐예요, 촌스럽게.”

“오래전에는 그런 말이 있었지.. 홀아비 과부란 말이. 뭐 지금도 그런 말은 가끔 농담으로 사용하잖니.”

오래 산 존재답게 사령관의 눈치는 백단, 아니 천단이 넘은 것 같았다.
하긴 지아가 지금 내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눈치가 백단 아니라 1단만 있어도 충분히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이기는 했다.

곧바로 사령관에게 내가 구상한 작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더 상세히 말하고 나자 그것을 총사령관에게도 보고를 했다.

총사령관 또한 내 존재를 알고 있었고 지금으로서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 해야하기 때문에 내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나가려하자 사령관이 내게 한마디를 더했다.

“이제 후속 지원군들이 속속 도착할 것이니 만약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돌아와야 되네.”

“알겠습니다.”

사령관이 말은 비록 그렇게 했지만 지금도 계속 죽어나가는 랭커들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후속 지원군이 도착학도 전에 전력이 반 이상이 줄어들 것은 뻔해, 나는 급히 함선 입구로 가서 밖으로 나와 사이어돈과 카이론 군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비록 20만 키로에 달한 거리였지만 우주공간에서 펼치는 축지술은 땅이 있는 지상에서 펼치는 것과는 비교도   없을 만큼 빨라,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푸른빛의 암흑 물질과 그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어돈 그리고 개미떼처럼 그 주위를 돌며 공격하고 있는 카이론 군들이 눈에 띄었다.

그곳으로 날아가며 나는 마음속으로 이제껏 연습한 마음속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그러자 지금까지의 연습이 헛되지 않아 머리가 길어지며 파란색으로 변하며 몸 주위에 역시 파란색의 전기막과 같은 스파크가 내 몸 전체를 감싸고돌았다.

‘확실히 느껴지는 파워가 전보다 훨씬 세졌어.’

69레벨에서 변신했을  사이어돈과 상대해 죽지 않고 에너지를 흡수  수 있었는데, 이제 142레벨에서 변신하니 내가 얼마나 더 강해졌는지는 나조차도 모를 일이었다.

더군다나 내가 이렇게 혼자 당당하게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믿고 있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한 그 존재들이란 당연히도 사신수와 내 분신들이었다.

사신수야 말할 것도 없고 분신들도 이제 내가 변신한 파워만큼 강해졌을 것이기에  명 정도 만들어내면 7-80% 정도의 내 능력은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부적술이 아닌 순수한 도력인 오러검의 힘만을 쓸 수 있었지만 말이다.

당연히 4-5명을 만들어  수도 있었지만  파워는 그만큼 줄어들어 이 상태에서는 두  정도가 제일 적당했다.

문제라면 사신수가 한번 소멸이라도 되어 다시 소환하려면 2시간 정도 흘러야 했고, 분신이 한번 소멸되면 다시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그만큼 파워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변신한 내 파워의 7-80% 파워라면 웬만한 놈들은 내 대적도 못할 것이 틀림없었다.
사신수나 분신들 또한 카이론이 분석을  수 없으니 이들 각각은 웬만한 마스터보다 훨씬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쉽게 소멸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 어느 정도는 안심하고 있었다.

특히 사신수의 융합은 지금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  있을지 나조차 알 수 없었다.

아직은 사신수나 분신을 소환할 때가 아니라 나는 어느 정도 다가가서 멈춰선  전투가 벌어진 곳을 주시했다.

사이어돈을 상대하고 있는 카이론의 숫자는 얼핏 보기에도 7-8만여 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하지만 거대한 놈의 근처에 다가가는 족족 기계군단은 모두 파괴되거나 휴먼 안드로이들까지도 놈의 날개짓이나 휘두르는  그리고 입속에서 쏘아지는 거대한 불덩이에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기 일쑤였다.

현재 7-8만여 명이라면 처음 사이어돈을 상대했을 때는 최소 10만여 명은 넘었다는 뜻이었다.
놈에게 다가가면 손짓 한번에 묵사발이  카이론들이 어느 순간부터 멀리 떨어져 기파로 원거리 공격 가했지만 사이어돈의 질긴 가죽을 뚫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놈은 더 많은 움직임이 있는 전함이 있는 곳으로 가려했기 때문에 원거리 공격을 했다가도 놈이 그쪽 방향으로 괴성을 지르며 날아가자 곧바로 놈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사이어돈과 근접전을 벌이며 그 자리에 묶어두려 하고 있었다.

확실히 카이론 군의 천적은 사이어돈인 것이 분명한 듯 놈들의 무자비한 공격력에도 놈은 끄떡도 하지 않고 있었다.

만약 사이어돈이 전함 있는 곳으로 간다면 지원군들은 물러서거나 잠시 다른 곳으로 피하면 되겠지만, 카이론 전함은 지원군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 임무이기 때문에 진용을 흐트러뜨릴 수 없었다.

지원군쪽에서는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들어가려고 해도 카이론 전함이 뒤쫓아올 것이고, 그리고 지금은 사이어돈이 지원군쪽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곳으로 선회할 필요가 없었다.

지원군과 카이론 그리고 사이어돈이 서로 얽히고 설킨 가운데 지금 가장 불리한 쪽은 카이론이었다. 놈들은 말 그대로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이곳을 사수해야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죽기를 각오해야했다.

물론 카이론 군은 기계와 안드로이드들이기 때문에 아픔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생명체와 달리 팔이나 다리 한짝이 부러져도 전투력에 있어서는 생명체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 않아 무척 유리했다. 하지만 놈들은 지원군과 사이어돈 양쪽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상당히 애를 먹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지금도 7-8만 명이 막지 못한다면 이곳에도 지원군을 보내야 할 처지라 놈들로서는 이 사이어돈이 정말 원수 중에 원수로 느껴질 터였다.

한편으로는 적의 적은 아군이  수도 있다는 말이  상황에  들어맞는 얘기라 생각하며 사이어돈이 설마 이렇게 우리 쪽에 도움이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해 헛웃음이 나오기까지 했다.

지금 상황을 보니 마스터들이 합심해서 생성시키는 1키로 길이의 거대 검은 사이어돈을 막는데 무척 효용적이라는 것을 알  있었다.
하지만 카이론 군이 랭커들처럼 거대검같은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카이론은 보통 사이어돈을 만나면 무조건 피하는 것이 일반적인  같았다.

한마디로 카이론은 사이어돈에 대한 대책은 아무것도 세워놓지 않은  사이어돈을 만나면 무조건 피하기만 했던 모양이었다.

하긴 카이론으로서는 약점을 분석하지 못하는 사이어돈과 굳이 싸워야 할 필요가 없었고, 도리어 자신들처럼 생명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존재이니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며 맞서야  이유 또한 없을 터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카이론군들의 전력이 다시 일만 명가량 줄어들자 놈들은 다시 숨을 고르기 위함인지 멀리 떨어져 기파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상 시간을 끈다면 지원군의 희생이 크기에 나는 놈들이 떨어져 나가자 사이어돈이 있는 옆쪽으로 날아가며 사신수와 분신 두 명을 소환해냈다.

‘사이어돈도 생각을 할 줄 아는 지성체라는 말이 사실이길..’

예전 지아가 한 말에 따르면 사이어돈도 인간처럼 생각을 할 줄 아는 생명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해 밝혀졌다고 했었다.

적군의 적은 아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지금 나는 증명해보이려는 것인데, 만약 사이어돈이 전문가들의 말대로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살육과 파괴만을 일삼는 것이라면,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작전은 물거품이 되어 나는 양쪽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어 무척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사신수의 덩치는 이제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거대해져 백호와 현무의 덩치는 이제 300여 미터에 달했고 몸체가 길쭉한 청룡이나 날개를 편 주작은 그 크기가 무려 400여 미터에 달해 있었다.

지금  자체만으로도 사신수 각자는 마스터 하위 레벨은 충분히 될 터였지만, 카이론군들을 상대하려면 지금은 숫자보다 강력함이 나을 것 같아 나는 사신수에게 융합할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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