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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화 〉하드랭크 게임 (53/207)



〈 53화 〉하드랭크 게임
처음 놈이 거대할 것이라고 짐작해  수 있으면 빠른 움직임으로만 승부를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놈이 막상 나타나자 그리 크지 않은 몸집임을 알고 그 생각은 이내 바뀌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무거워 보이는 갑옷과 투구 그리고 대검을 보고는 다시 속도전으로 싸우면 어렵지 않게 처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헌데 지금 놈이 쿵쿵거리면서 달려오는 모습은 보니 그 빠르기가 결코 보스개미에 못지않았다.
아니 나에 못지않은 빠르기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 빠른 움직임만으로는 놈을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힘 하나는 장사인 모양이군.’

놈이 뛰어오자 나도 우선은 놈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마주 뛰어갔다.


헌데 한순간 놈이 10여 미터 앞까지 다가오더니 믿을 수 없게도  무거운 쇳덩어리들을 입은  허공 5미터는 될 듯한 높이로 떠오르며 대검을 번쩍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닌가.


놈 또한 내 악력이나 순간적인 반응 속도를 시험해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체하지 않고 나도 마주 달려 나가며 속도를 유지한 채  탄력을 더해 곧바로 놈과 같은 높이로 날아올라 놈을 향해 쏘아져갔다.


차차창!

곧바로 공중에서 한번 스치는 잠깐 사이 대검과 오러검이  차례 부딪히며 내 몸이 지상으로 낙하했다.
놈의 대검은 평범한 검임에도 불구하고 오러가 입혀진 내 검을 힘으로써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곧바로 내가 놈의 힘에 밀려 거꾸로 떨어질  했지만 공중에서 재주를 한번 넘어 무사히 발이 땅에 착지하기는 했다.

쿵!


헌데 놈도 바로 땅에 내려서더니 그래도 내가 약하지는 않았는지 세 발자국을 연이어 뒷걸음질 치더니 이내 중심을 잡았다.

뒤로 밀리고  놈이 한순간 몸을 한차례 부르르 떨며 두 눈이 더욱 불타오르는 듯 했다.
아마 내 검에 자신도 밀렸다는 것이 믿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힘에서 밀린  알고 인상을 살짝 찡그리던 나는 놈의 그런 모습을 보고 결코 나만 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렇지, 7급인 내가 터무니없게 밀린다면 말이 안되지.’

이제 나도 브론즈 티어 내에서는 어엿한 중상급 플레이어다.
그런 내가 저런 놈에게 압도당한다면 그건 7급까지도 안전지대로 갈수 없다는 뜻이었기에 어딘가 이치에 맞지 않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나는 경험이라고 할 수도 없는 비록 미천한 경력이었지만 그래도 세 번의 랭크 게임에 참가하며, 도사라는 내게 부여된 직업의 우월성 때문에 같은 급 레벨자보다 조금은  뛰어난 편이라고 자체 평가를 내린 상태였다.
때문에 이렇게 서로 힘으로 엇비슷하다면 생명력이 없고 지적 능력이 떨어져 보이는 저런 단순한 놈에게 결코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힘으로 엇비슷하다면 기술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된다.
그리고 검을 다루는 기술은 어렸을 때부터 교육원에서 기본적으로 꾸준히 익혀 내 본업인 도술만큼이나 자신이 있던 터다.

한순간 놈이 몸을 한차례 떨며 나를 노려보는 사이 이번에는 내가 먼저 선공을 취했다.
곧바로 품속에서 부적을 하나 꺼낸 나는 부적을 바로  땅에 던지며 주문을 외쳤다.


‘지파결!’

순간 부적이 타오른 땅바닥이 물결치듯 출렁이며 마치 계단이 이 움직이듯 놈이 있는 방향으로 급격히 뻗어 나갔다.
순간적인 황당한 현상에 놈이 놀란 듯 한순간  눈의 불꽃이 크게 일렁이고 있었다.

키기기긱.

그리 넓지 않은 간격이었지만 급격히 뻗어나가는 대지의 출렁임과 이내 맞닥뜨리자 놈이 괴성 소리와 함께 휘청거리며 중심을 잡으려 애쓰고 있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리 없는 내가 곧바로 다시 앞으로 달려 나가 점프를 한 후 순식간에 놈 앞으로 떨어져 내리며, 아직까지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하는 놈의 머리를 향해 오러검을 힘껏 내리쳤다.


쏴아앗.


하지만 놈은 휘청이는 그 와중에도 내 검을 막아내려 대검을 급히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후훗..’

하지만 머리를 내리치던 내 검은 들어올린 대검의 검신의 타고 흐르는 미끄러져 내리다가 교묘하게 급선회를 하며, 두 발이 땅에 착지하는 동시에 오러검으로 놈의 옆구리와 배를 동시에 훑듯 지나갔다.

그그그극.


헌데 이상하게 오러의 검이 놈의 배를 강하게 훑었지만 쇳소리만 날 뿐이었다.
순간 나는 뭔가 잘못됐다고 판단해 재빨리 몸을 뒤로 물리려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이미 땅의 출렁거림이 멈춘 놈의 몸이 중심을 잡고, 방어를 하려고 들어 올렸던 대검으로 오히려 내 머리를 쪼갤  내리쳐오는 것이었다.


‘이런 씨발!’

뒤나 옆으로 피하기는 이미 늦어 있었다.
나는 할  없이 다급히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이제는 반대로 방어를 해야 했다.
한순간.


차창!

“우웃!”

커다란 쇳소리와 함께 엄청난 힘이 실린 놈의 대검이 내리치는 힘과 합쳐져, 들어 올린 내 검을 찍어 누르듯 한순간 정수리까지 밀고 내려왔다.

놈은 그 힘을 이용해 그대로 내 머리를 쪼개려는 듯 또다시 괴소를 흘려내며 대검에 더욱 힘주어 내리 누르고 있었다.

‘크으웃! 놈의 갑옷도 방어구인가..?’

머리 위를 막아선 내 검이 놈의 힘에 밀려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중에도 나는 궁금했다.
언뜻 보니 방금 전 내 검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길게 흠짐만 남았을 뿐 뚫거나 찢겨진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순간 마리속에 알림음이 전해져왔다.

[아다만티움 헬멧의 내구력이 70%로 감소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놈의 대검이 내려와 내 머리를 지긋이 짓누르고 있었다.
만약 헬멧이 없었다면 내 머리통은 서서히 쪼개지며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어 버렸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도력을 두 팔에 더욱 주입해 대검을 들어 올리려 했지만 한번 떨어져 내린 대검은 요지부동이었다.

[아다만티움 헬멧의 내구력이 65%로 감소했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끝내 헬멧의 내구력이 모두 감소하고 체력마저 모두 떨어져 죽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순간 나는 검자루를 잡고 있던 두손  오른손에만 최대한 도력을 주입한 채, 왼손은 재빨리 품속에 넣어 부적을 꺼내 곧바로 코앞에 있는 놈의 가슴을 향해 날려 보냈다.

‘빙결!’


불이나 바람의 공격으로는 아무래도 강력한 갑옷에 충격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그래도 실질적인 물리력이 있는 압축된 얼음이 그나마 나을 것 같아 급히 얼음 덩어리를 놈의 가슴에 날려 보냈다.
한순간 드럼통만한 얼음이 생성돼 비록 가까운 거리였지만 놈의 몸체를 밀어버려 다행히 놈과  사이를 갈라놓았다.

하지만 놈은 아무 충격이 없는 듯 밀려나자마자 곧바로 다시 달려 나오며 내 몸을 마치 단숨에 쪼개버리려 하는 듯 엄청난 힘을 실어 대검을 휘둘러왔다.

슈아악.. 파아아앙

놈이 대검을 휘두를 때마다 바람이 찢기는 듯한 파공성이 일어나며 감히 맞받아칠 엄두가 나지 않아 계속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쉬아악. 파팟!

쩌정.

쿠우우웅!


한순간 내가 나무 뒤로 숨어버리니 놈의 대검이 거침없이 커다란 나무 밑둥을 가르자, 거대한 나무는 3분의 2이상이 마치  잘리듯 깨끗이 잘려나가며 한쪽으로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기어이 한쪽으로 쓰러져 버렸다.


2미터 길이의 대검을 휘두르는 놈의 완력은 엄청나 마치 단도를 다루듯 했지만 위력에서는 이런 느티나무를 단번에 자를 정도로 엄청났다.

내 도력이 놈의 완력과 비슷하다고 해도 대검의 무게가 있어서인지 위력은 내 오러 검보다 오히려 더 강력해 보였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역시 장점 또한 있는 법.

놈이 커다란 덩치로 대검을 휘두르니 아무래도 기동력 면에서는 역시 내가 조금은 앞서 있어, 나는 마치 다람쥐처럼 놈의 공격을 힘겹게나마 요리조리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피하고만 있다가 재수 없게 한번이라도 맞는 날에는 더욱 낭패를 본다!’


이제 강철 방탄복의 내구력도 25%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만약 놈의 대검에 한번라도 제대로 적중당한다면 내구력은 단숨에 감소돼 방탄복은 사라질 것이 뻔했다.


한동안 요리조리 피하며 재빠른 동작으로 검과 도술로 놈의 배며 가슴 옆구리 심지어는 등까지 공격해 보았지만, 놈의 갑옷은 약간의 흠짐만 날뿐 도저히 뚫을 수가 없었다.

“하앗!”

슈라라랏

이번에도 놈의 공격을 재빨리 피한 후 의미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계속 피할 수만은 없어 우연히 놈의 머리를 향해 일검을 날려보냈다.


키기기긱!

순간 놈이 웬일인지 대검을 머리 앞으로 내밀어 방어를 하며 처음으로 뒤로 살짝 물러났다.


‘...... 뭐지?’

몸통을 공격할 때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다가 머리를 공격하니 괴소와 함께 뒤로 물러난다..?


왠지 모르겠지만 지금껏 보인  없는 수상한 행동임에는 틀림없었다.
곧바로 나는 다시 시험해 보기 위해 이번에는 몸통을 다시 공격해 보았다.
하지만 역시 몸통을 공격하니 놈은 피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들어오며 나를 향해 대검을 휘둘러왔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다시 머리통이다.


놈의 공격을 피한 후 재빨리 몸을 빙그르 회전시켜 다시한번 얼굴을 공격하니, 순간 놈의 투구 속에 들어 있던 두 눈빛이 더욱 활활 타오르며 다시 대검을 들어 얼굴을 방어한 채 또다시 뒤로 주춤 물러나는 것이었다.

한순간 나는 느끼지는 바가 있어 표정이 환해지며 나도 모르게  눈빛이 반짝 빛났다.


‘거기가 약점이었군. 넌 이제 뒈졌다!’

어떠한 공격도 먹히지 않아 무척 난처한 상황 속에 마치 어둠속에서 빛을 본 듯 힘겹게 놈의 약점을 찾아내자 나도 모르게 거친 말이 마음속에서 튀어나왔다.

놈은 대검을 다루는 검사답게 힘에 있어서는 나보다 확실히 조금은 우위에 있었지만 기술이나 속도 면에서는 내가 앞서고 있었다.

놈이 물러나자 곧바로 나는 다시 놈에게 다가가 전후좌우를 오가며 한동안 몸통만을 공격했다.
재빠른 내 공격에도 놈은 갑옷의 위력만을 믿고 있는 듯 몸통 공격은 전혀 방어를 하지 않은 채, 오로지 나를 두 쪽 낸다는 일념뿐인지 연신 거칠게 대검만을 휘둘러대고 있었다.

한순간 놈의 공격을 피하며 머리위로 뛰어올라 재주를 넘어 얼굴을 다시 공격하려하자, 역시 놈이 주춤거리며 휘두르던 대검을 급히 회수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이때 놈의 머리 위에 떠있던 나는 재빨리 뛰어넘어 뒤로 돌아간 후 놈이 돌아서기도 전에 오러검으로 놈의 등짝을 힘껏 찔렀다.

티팅!

역시 검 끝이 튕겨나가며 뚫을 수는 없었지만 내가 놈의 몸체를 공격한다는 신호는 보내준 셈이다.
곧바로 뒤돌아선 놈이 한동안 내가 몸통만을 공격한 것에 적응이 됐고  방금 몸체를 공격하자, 당연히 이번에도 몸통을 공격해 올지 알았는지 얼굴 앞에 세웠던 대검을 돌아서자마자 나를 향해 뻗어냈다.
순간 나는 놈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던 터라 대검이 찔러들어 오자 재빨리 옆으로 살짝 피한 후, 대검의 검신을 타고 흐르듯 몸을 다시한번 회전시켜 놈의 앞까지 다가갔다.


순간 내 한쪽 입꼬리가 말려 올라가며 오른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번개 같은 빠르기로 어두컴컴한 투구  얼굴에 찔러 넣자 순간적으로 놈의 두 눈이 활활 타올랐다.

푸욱.. 쩌정!

카아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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