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화 〉5화입니다. (5/75)



〈 5화 〉5화입니다.

숲으로 들어온 지 사흘째 였으나 상단의 행렬은 여전히 숲 속을 지나고 있었다.


본래라면 진즉 숲을 빠져나와 알레스에 도달했어야할 시간이었으나 노예가 탈출하는 소란을 겪은 탓에 속도가 늦어지고 있었다.

세구지오는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오늘도 도착하기는 글렀군.”


숲의 밤은 빠르게, 그리고 더욱 어둡게 찾아온다.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들을 이끌고.

벌써부터 이곳을 노려보는 맹수와 마수의 시선이 느껴져 오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밤을 보낸다.”


“예!”


그의 말에 부하들이 대답했다. 당초 이끌고 왔던 수의 절반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끙끙 거리며 마차 안에 있거나이전에 있던 야영지 위에 싸늘하게 누워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이전 날 탈출한 노예를 제압하려는 도중에 다친 이들이었다.

세구지오가 이끄는 병사들이 고작 뼈 한두 곳 부러졌다고 죽는이들은 아니었으나 그것도 아무 일도 없을 때의 이야기. 그런 부상을입고 마수를 상대하는 건  다른 이야기였다.


본래라면 이정도의 손실이 있어서는 안됐다. 고작 신병 몇이나 다치고 말았을 호위 임무가 이렇게까지 된 것은 전부 그 노예 하나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부하 탓을 할 순 없었다. 그가 먼저 나섰더라면 이정도 까지는 손해를 입지 않고 손쉽게 제압을 했을 테니까.


‘하지만 그 움직임은…’

세구지오는 전날을 회상했다.


탈출한 노예는 백토 공주라는 이름의 마물이었다. 그리고 직접 생포한 노예이기도 했다. 다만 그정도의 무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가 잡았던 어느 백토 공주들처럼 무력했다.

하지만 눈빛은 다른 녀석들과 달랐다. 겁에 질려 제대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던 것들과는 달리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힘의 차이가 명백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달려들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그때부터 다른 백토 공주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아니, 무력하다는 것도 아니었나.’

어쩌면 힘을 숨기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그때 백토 공주가 도망갈  있는 방법은 완전히 없었으니까. 순순히 잡혀서 우리가 방심할 때를 노려 탈출을 시도하려고 한 것일 수도 있었다.


제 생각이 맞다면 상당히 영리한 녀석이었다. 멍청한 마물이라고는 생각할  없을 정도로.

그렇게 생각하며 세구지오는 백토 공주가 타고 있는 마차를 바라봤다.

‘조금 주의를 하는 게 좋겠군.’

-


영진은 눈을 떴다.


이제는 신기할 것도 없는 어둑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이릴이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자신의 목을 조르던 것이 떠올랐으나 영진은 화를 내거나 행패를 부리지 않았다.


달리 마음을 고쳐 먹은  아니었다. 그저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았다.


기절해 있는 동안 꾸었던 슬픈 꿈이 아직도 잔재로 남아 가슴을 짓누르고있었다.

동트는여명에 사라지는 밤처럼 깨는 순간 내용은 기억 나지 않았으나 무척이나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들었던 목소리. 마치 노래를 부르는 듯한 잔잔한 멜로디를 떠올리자 영진은 슬펐던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그 목소리의 주인이 이릴이라는 것을 알  있었다.

그쯤 되니 영진은 이릴에게 화를  수가 없었다. 오히려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어째서 고마움 따위를 느끼는 건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지만.


혼란스러운 기분에 영진은 머리를 헝클고 싶은심정이었다. 애석하게도 두 팔이 묶여 있어서 그럴 수도 없었다.

할 수 있더라도 그녀가 깰 까봐 하지 않았을 테지만 말이다.


제게 팔베개를 해주고 옅은 숨소리를 내쉬며 잠들어 있는 이릴을 바라봤다.

그녀는 미인이었다. 간혹 광고에서 보았던 어느연예인과 비교했을 때도 손색 없을 정도로, 아니  이상으로.

서구적인 특징도 그 평가에  몫 했으리라.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금발이나 눈꺼풀에 가려진 푸른 눈은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던 영진에게 신비하게 보였다.

"으음…"

너무 뚫어지게 쳐다본 탓일까, 이릴이 몸을 뒤척이는가 싶더니 곧 눈을 떴다.


흐리멍텅하던 눈은 곧 총기를 띄며 영진을 마주했다. 그리고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그 인사에 대답해주지 않고 영진은 몸을 일으켰다.

썩 매몰찬 모습이었으나 이릴은 그것을 고깝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깨어나자마자 난동을 피우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목을 조르는 것은 과격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방법 밖에 없었다.


미안해 하는 목소리로 이릴이 말했다.

“목은 괜찮아?”

“누구 덕분에 말야. 꽤 자주 해봤나 보지?”

“미안해. 이런 곳이 아니었다면 그런 방법은 쓰지 않았을 텐데…”


비아냥 거리는 말에도 순수하게 사과하는 모습에 영진은 더  말을 찾지 못했다.


정확히는 그럴 기분조차 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영진은 재주 좋게 엉덩이를 밀며 벽에 기대어 앉았다.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니마차가 움직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 판자로 막힌 출구를 바라봤다. 달이 구름에 가려져 있는 건지 한치 앞도 보이지않았다. 이따금 소란스러운 소음이 들렸다 잠잠해졌다는 반복했다.


싸움이라도  걸까 생각하는 영진의 옆으로 다가온 이릴이 말했다.


“알레스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는 숲에는 마수가 많이 살고 있거든. 아마도 그것들을 퇴치하고 있는 걸 꺼야.”

“그러냐.”


“원래라면 숲을 돌아서가는  일반적인데 아무래도 빨리 가려고 했던  같아. 아마도 호위 하는 인원을 믿은 거 겠지.”

“그래.”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영진이었으나 이전처럼 날카로운 기색은 없었다. 이릴 역시도 그녀의 변화를 알아차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주로 이릴이 주도하고 영진이 단답으로 대답할 뿐인 대화였으나 만난 이후로 그들은 아주  시간동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간간히 영진 역시도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가령 이릴이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냈을 때 였다.


“우리 아버지는 귀족이야. 남작이라는 높지 않은 작위였지만, 다스리는 영지가 있어서 이름만 귀족인 사람들 보다는 나은 형편이었지.”

“귀족이라면  잘 사는 녀석 아닌가?”

“일반 평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그런데도  때문에 팔려오다니.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야.”

“하하…”

신랄하게 말하는 영진에게 이릴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 아버지는 가족과 영지를 지켜야 했을 테니까.”

그녀도 어째서 그렇게 큰 돈이 필요했던 건지는 잘 몰랐다. 다만 당시 혼란스러웠던 집안의 분위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불안에 떠는 사용인들과 이따금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들려오는 고성. 아무래도  사건이 터졌고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으리라.


악명 높은 리베치오에게 손을 벌릴 정도로 말이다.

이릴은 제 아버지의 결정을 존중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노리고 접근한 걸 거야. 나는 하프 엘프거든.”


손으로머리카락을 치우자 평범한 사람보다는 길쭉한 귀가 보였다.


하지만 영진은 시큰둥한 얼굴이었다. 애초에 엘프가 뭔지도 몰랐으니 당연했다. 그리고 엘프가 얼마나 희귀한 종족인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이릴 역시도 그것을 알았기에 다른 말은하지 않았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끊겼으나 곧 영진이 물었다.


“원망 같은 건 하지 않는 거냐?”

“글쎄, 어쩌면 나중에는 할 지도 몰라. 괴롭고 슬픈 일을 겪은 뒤에라면 어째서 나여야 했냐고 소리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릴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이,그 아이가 이런 일을 겪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거야. 만약 그 아이가 나를 대신해서 이곳에 왔다면, 분명 나는 죄책감에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을 지도 몰라.”


“피가 반 밖에 섞이지 않은 주제에 끈끈하구만.”

“물론 너와 만나지도 못했을 테니까. 그건 무척이나 아쉬웠을 거야.”


“징그러운 소릴.”

질색하는 표정으로 대답한 영진은 잠시 사색에 빠졌다.

형제라. 제게 형제란 단어는 퍽 낯선 것이었다.

태어났을 때도 외동이었고 부모가 사고로죽기 전까지도 외동이었다.

보육원에 들어갔을 때는 자기를 형으로 부르라는 녀석이 있기는 했지만, 주먹으로 대화한 끝에 형식적으로 나마 형이나누나라고 부른 사람은 없었다.

당연히 동생으로 여기던 녀석도 없었다. 애초에 그때의 영진은 누구에게나 공포와 기피의 대상이었기에 보육원에서도 혼자였다.


‘하지만 만약에 있었더라면…’


자신에게 형제나 남매가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물론 동생이었다면 지금과 비슷한 모습일 수도 있었지만, 자신을 보호해주는 형제자매가 있었더라면 아마도 달랐을 것이었다.

가령, 이릴 같은...

쿵!

“뭐해?”

“졸려서.”

벽에 뒤통수를 박은 영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온갖 쌍욕을 퍼붓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에 오래 있으니 미친  분명했다.


이릴이 누나였으면 하고 생각하는 꼴이라니. 마음 한 편으로는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불쑥 고개를 쳐들었으나 영진은 그것을 억눌렀다.

그건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다.

“영진은 어때?”


“뭐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릴이 말했다.


“여태까지 내 이야기만 했잖아. 네가 하는 이야기도 듣고 싶어.”


내 이야기라. 영진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평소라면 고민도 하지 않고거절했을 것이었지만, 어쩐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별로 재미 없을 건데.”


“괜찮아. 딱히 내 이야기도 재미 있던건 아니었는데 뭘.”

그것도 그랬다. 따지고 보면 이릴의 이야기도 결국 노예가 되는 과정이었으니 말이다.


영진은 잠시 생각하는  하더니입을 열었다.

“우선 나는 남자였어. 넌 안 믿는 것 같지만.”

“아냐. 믿고 있어.”

“퍽이나.”


영진은 코웃음치며 말했다. 이릴은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어쨌든 평범한 인간이었단 말이지. 지금처럼 머리통 위에 귀가 달려 있지도 않았고 머리도 눈도 평범하게 검은 색으로 말이야.”


“검은 머리랑 검은 눈은 여기서도 별로 평범하지 않은 조합인 걸.”


“우리 쪽은 그게 평범했어. 아무튼, 나는 지금처럼 여리여리하지도 않았고 네가 입이 닳도록 예쁘다고 칭찬하던 모습은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였지. 저 바깥의 놈들과 비슷할 정도로 덩치가 컸고 험상 궂은 얼굴을 가졌었어.”


“세구지오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얼굴에 칼자국 새긴 녀석이랑 어떻게 비교해? 난 그 놈보다는 잘생겼어.”

뻔뻔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으나 영진은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했으니 말이다.


“뭐 어쨌든,  평범한 인간이었고 당연히 부모님도 있었지.”

“어떤 분들이셨는데?”

“공무원. 표정을 보니 여기에는 그런 게 없나보군. 대충 국가에서 일하는 분들이었다고 생각하면 돼.”

“관리 같은 거구나. 그럼 너도 귀족이야?”

“아니, 두 분 다 말단이셨지. 그리고 내가 살던 곳에는 귀족이라는 게 없었어. 물어보고 싶다는 표정은 알겠는데 나도  모르니까 물어보지마.”

영진은 잠시 입을 다물고는 숨을 골랐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해본 적은 처음이었기에 꽤 벅찼다.

“내가 어릴 때는 평범한 가족이었어. 사고가 일어나기 전 까지는.”

“사고?”


되묻는 이릴의 모습에 영진은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었다. 어린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준 부부는 출근하기 위해 차에 올라탔고 직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를 당해 세상을 뜨고 말았다.

멀어져가던 자동차의 모습이 영진이 기억하는 부모님의 마지막이었다.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걸려온 전화에 아무것도 모른 채로 원장의 손에 이끌려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곧 상주가 되었다.


일곱 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훗날 듣기로 부모의 차량은 화물차 두  사이에 끼어 겨우 형체만 알아볼 정도였다고 했다.


시신은 당연히 끔찍하게 훼손되어 있었기에 어린 영진은 볼  없었다.


부모의 차량을 뒤에서 덮친 화물차의 운전사는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고 한다.

사고가 일어난 뒤 장례식장으로 찾아와 영진에게 무릎을 꿇으며 사과했으나 그는 어째서 눈앞의 아저씨가 자신에게 사과하는지도 몰랐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찢어 죽였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영진은 뿌득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그 부분은 넘어가자. 어쨌든 이 사고로 부모님이 죽고 나는 고아가 되었지. 친척들이 있었지만, 누구도 날 데려가길 원치 않았어.그런 주제에 부모님의 남긴 유산은 지들끼리 나눠 먹었지.”

"그럼 넌? 어떻게 되는 거야?"


"친척들에게도 거부당한 내게 선택지란 없었어. 보육원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지."

보육원에서 보낸 시간들은 영진에게 썩 나쁘지 않았다.


원장은 자애로웠고 의무감으로 뭉친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린 영진에게 있어 그런 것은 하등 중요치 않았다. 하루아침에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상이 뒤집혔을 때 영진 역시도 비뚤어지고 말았다.


"그때부터 지금 네가 봤던 내가 됐다고 보면 돼. 외형적인  아니라 성격 같은 게 말야.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됐고성격대로 살다 칼에 찔려 죽었지."


그렇게 말하고  영진은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허무한 인생이었다. 그렇게 아득바득 살아서 복수하고 싶은 놈들이 잔뜩이었는데 어처구니 없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졌지 않은가.

급격하게 찾아온 무기력감에 허탈해하고 있을 때였다. 옆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니 이릴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우냐?"


"어린 영진이 너무 불쌍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쌍하다며 동정하는 소리에 주먹이 먼저 나갔을 영진이었으나 지금은 그저 머리를 주억거릴 뿐이었다.


"그래, 불쌍한 꼬맹이었지. 결국 커서 불량한 어른이 되었지만."

"만약에…"

훌쩍거리면서 이릴이 말했다.

"만약에 내가 영진의 남매였더라면 너를 혼자 두지 않았을 텐데."


"실없는 소릴."

그렇게 말하는 영진이었으나 상상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만약 이릴과 자신이  피붙이였더라면, 그녀의 동생이 받았던 애정과 보살핌을 받았을 것이고 훗날 칼에 찔려 길 위에 싸늘한 시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게다가 본래 생각하던 복수 역시 그녀에게 감화 되어서 잊어버리고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살아 갔을 수도 있겠지.


'부질 없는 생각이군.'

한참을 이어가던 생각을 끊어낸 영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결국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한 말이었다.


영진은 결국 차가운 길 위에서 싸늘한 시체가 되었고 지금 이곳에 있었다. 무슨 말을 한들 그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다만 영진은 몸을 당겨 이릴의 가까이 붙었다. 어깨에 맞닿은 부분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훌쩍이던 이릴이 고개를 돌려 영진을 바라봤다. 그녀는 아닌 척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으나 그것이 영진 나름대로의 위로 방법이라는 걸 깨닫고는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영진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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