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저녁..
학원 화장실 거울속으로 아까 미용실에서 새로 커트한 머릿결을 비쳐본 후
복도를 향해 걷는다.
시끌벅적스런 강의실 문을 연다.
[씨바..존나.. 재수없......]
여느때처럼 소란스런 강의실이 순간 조용해 진다.
제각각 다른 교복을 입은 남녀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교재를 펴고 있다.
교탁위에 교구류를 올려 놓으며 새로 장만한 간지나는 무선마이크를
새로 장만한 거금의 간지나는 양복옷깃에 꽂는다.
휘경여고 1학년 [김서희] 학생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앉아 똘망똘망한 두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연다.
"오늘따라 피곤한 저녁이네요.. 이 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열중하는 여러분도 많이
힘들죠??..."
[네에......]
"자.. 다들.. 앉은 자리에서.. 두팔을 머리위로 쭈욱 뻗고...."
[...........]
[김서희]..
새하얀.. 피붓결의 팔목과 샤프를 쥐어든 손가락이 유난히도 길어 보이며..
매혹적인 입술은 유난히도 붉어 보였다.
그렇게 오늘 나의 마지막 열강이 끝나고.. 교구를 챙겨 학생들과 섞여 강의실
밖 복도로 빠져나왔다.
복도끝.. 계단실 앞 자판기에.. 고1치고는 커다란 키에 긴 생머리의 [서희]가
허리를 숙여 종이커피 하나를 뽑아 들고 있다.
허리를 구부렸을 때의 그 자태와 슬쩍 들려진 교복치마 아래의 하얗고 탐스러운
허벅지가 눈이 부실 정도이다.
순간 눈을 감았다.
'미쳤다... 나는 분명히... 미친.. 개새끼다..'
내안의 내 자아가 나를 자책하고 있다.
자판기 앞의 서희가 나를 보자 슬쩍..내 눈빛을 살핀 채 고개를 숙인다.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서희]에게 준비되지 않은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하하...학생은 항상.. 4층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더 하고 가더니 오늘도 야간 자율이야???.."
".....흐음... 조용해서여..."
"그..렇군.. 음.. 하하.. 공부하는데.. 뭐.. 어려운건 없고??..."
"....네에...."
"그래... 하하.... 흐음음!!.. 그래..그러면.. 열공하고...??..."
"....네에.. 들어가세여어~...."
[서희]가 나를 지나쳐 4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간다.
돌아서서 눈을 감아 버렸다.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힘이 없게 느껴진다.
심장소리가 쿵쾅쿵쾅 스테레오 서라운드로 뇌속에 쳐박혀 들려온다.
"아.... 씨바...."
"자.. 그래프를 그려보면.. 어떻게 됩니까??... 이렇게~... 이렇게..되겠죠??..."
[..........]
"아니??..교점이 하나도 없네요.. 그쵸??... 따라서 판별식은 어떻게 된다???..."
[..........]
"디는 영보다 같거나 작다.... 따라서 정답은 사번이네요... 이문제 체크해주시구요.."
[..........]
"자.. 다음문제 풀어봅시다.. 제작년도 수능에 출제되었던 문제네요..
정삼각형 에이비씨에서.. 에이제곱 프러스 사비제곱 프러스 사씨제곱의 최소값을
구하라네요... 단.. 내점 피는 임의의 점이라고 했습니다.."
[..........]
학원 강의실안 20여명 남짓한 축늘어진 피곤한 머리통들..
그 머리통을 내려다 보며 오늘도 한창 열강중이다.
늦여름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밤 열시가 다가오는 이시간까지.. 지친몸으로 공부에 임하는 학원생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문득 고등학교3학년 때.. 혼자 미친듯.. 공부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의 열정으로 내가 이사회에 맞섰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변방의 보습학원 강사짓꺼리
를 안하고 살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뒤늦게 나마 이렇게 정신차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어제처럼 오늘도 왠지.. 의기소침해지고.. 무기력한게 평상시의 내가 아닌것 같다.
휘경여고 1학년인 [김서희]가 이틀 연속..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일찍와서 앉아있던 창쪽 자리에는 지각한 남학생놈이 앉아 있고..
나의 천사는 도대체 어제오늘 왜 학원을 안나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께 4층 독서실에서 밤늦게 공부를 하던 [서희]에게 캔음료 하나를 건네 주었다.
[서희]는 처음에는 흠칫 놀래는 표정을 짓더니.. 쑥쓰러운듯.. 받아들며 목례를 주었다.
내가 왜.. [서희]를 보고.. 이상야릇한 감정에 휩싸였는지.. 어제서야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서희]가 오래전.. [민서]누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과 너무 닮아서였다.
바보같이.. 그런것도 생각 못하고.. 마치 짝사랑에 빠져버린 미친놈처럼... [서희]를
생각했었다는 내 자신이 무척이나 우습게 생각되었다.
아련한 기억 저편의 [민서]누나의 아름다운 모습..
아버지와 [현준]이녀석과 큰집 뒷산으로 벌초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훌쩍 성숙해진
[민서]누나와 단둘이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던 기억들..
그리고 그 고추밭 언덕 소나무 아래에서 겪었던 섹스....
너무나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그때의 [민서]누나가 지금의 [서희]와 비슷하다보니.. 무의식적으로.. 내안의 자아가
내면에 잠재되어있던 [민서]누나의 그리움에 그만 흠뻑 취해버려.. 나도 모르게 [서희]를
사랑하는것 처럼 생각이 들었던 거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촌지간이라는 비운의 운명적 사랑 때문에.. 끝내 이루지 못한
나의 가련한 첫사랑이 낳은 씁쓸한 결과일 뿐이다.
학원의 불이 꺼지고.. [서희]가 없는 독서실의 불만 켜진 건물 앞에 주차되어 있던
내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오피스텔로 향한다.
[현주]에게 전화를 건다.
내일이 놀토라.. [현주]와 함께 가까운곳으로 주말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라.. 주말특강일정 빵꾸난걸.. 때우는 자리에 내가 나설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신호음이 몇번 울리고 [현주]목소리가 들려온다.
"엉~... 끝났어???.."
"응...."
"어떻게..?? 오늘밤 출발하는거양??..."
"그냥.. 우리집 앞으로 와야겠다.."
"치이.. 결국 주말 특강 잡혀버렸구나??.."
"시키는데 어쩌냐..다다음주나 가자.."
"알았엉~..."
"풋........"
"자기 왜에??.."
"말투가 그게 뭐냐??... 나이는 먹어가지구..."
"씨이~!!..희주니 너 주우겄어??..."
"큭큭......하여간 바로 출발해..오늘 왠지 이 형아가 술이 좀 땡긴다.."
[현주]와 함께 오피스텔 근처의 왁자지껄한 먹자골목의 호프집안에 자리를 잡았다.
금요일 밤이라.. 수많은 젊은이들과 직장인들이 인산인해에 불야성을 이룬다.
[현주]가 생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하얀 거품콧수염을 묻힌 채 입에서 잔을
떼어내었다.
귀엽다.
그리고 언제나 봐도 이쁜 얼굴이다.
나이살 때문인지.. 오래전 대학때의 사진속 [현주]보다는 얼굴살이 붙었지만..
아직 시집을 안간 처녀라 그런지.. 요즘 젊은 괜찮은 여자애들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는 스타일이다.
"우리.. 희주니.. 오늘 왠지 무거워 보이네??.. 여행 못가서 그런거야..??.."
"아냐.. 그냥 뭐.. 요즘 사는게 그냥 우울하다 보니까.."
"짜아~식...힘내.. 언제나 니 옆에는 내가 있잖아~..."
"체.. 우웩이다...."
"니 인생이 언제는 안 우울했냐??..그때마다 니옆에 내가 항상 있어줬고..
안그래?? 새삼스럽기는.."
"그래..그래... 눈물나게 고맙다..."
[현주]와 단 둘이 오붓하게 나와서 마시는 술이 참 오랜만인것 같다.
[현주]의 말처럼.. 언제나 우울했던 내 인생의 곁에는 [현주]가 있어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렇게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
내가 조용하자.. 밝은 성격의 [현주]역시.. 차분한 척 애를 쓰려 한다.
괜히 시끌벅적스러운 호프집 주변을 빙~ 둘러보더니.. 핸드폰의 문자를 확인한다.
물어볼까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현주]에게 [서희]의 안부를 물었다.
"니네반.. 김서희학생 있잖아..."
"참... 걔 요즘 학원 안나오지??.. 아마 당분간 못나올꺼야...."
"...왜??..."
"엄마가 많이 아프셔.. 나도 오늘 낮에 걔랑 친한애들이랑 일산국립암센터에 가봤거든..."
"...그래??... 암???..."
"위암말기.... 의사말대로 아마 이번주말이 고비라고 한다는것 같던데..."
"후우... 그렇군..."
"서희 걔.. 밤샘 엄마병간호에..학교생활에..학원독서실공부에..공부도 항상 1,2등이고..
참 부지런하고 괜찮은 녀석이었는데..너무 안됐어..차분하고 진짜 착한 애였거든..."
"그렇군....에효~ 진짜 안됐다...갑자기 우리 아빠 돌아가실적 생각나네.."
"걔네는 가족도 없어.. 아무도..."
"뭐????...."
"아빠는 서희 낳기전에 돌아가셨다지.. 형제도 없지.....벌컥벌컥...."
순간 너무 충격적이어서 뭐라 할 말을 잃었다.
'그랬었군....'
[서희]의 얼굴을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었다.
다시 조심스레 [현주]에게 입을 열었다.
"..... 그럼 걔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냐??.."
"일단..서희 어머니 돌아가시면 따로 상담을 해야겠지.. 물론 학교는 당연히 다녀야
하는거겠고..."
"진짜.. 불쌍하다.."
"그러게.. 참 세상 불공평 한거 같애.. 그렇게 착한 애한테.. 왜 그렇게 불행을 주는건지.."
"쭈욱~....크하아.... 쩝쩝쩝쩝..."
"나이를 먹다보니까.. 그런게 느껴지더라구..."
"어떤게??..."
"장례식장에 가는 횟수가...."
"....."
"대학졸업전까지는 장례식장 한번도 안가봤거든.. 내 주변에 돌아가시는 분이 없으셔서.."
"......."
"근데.. 몇년에 한번... 요새는 이상하게.. 일년에 한번꼴이야..."
"훗.. 생각해 보니 그렇군...그 횟수의 간격이.. 마치 영으로 가는 극한값처럼.."
"울엄마아빠도 언젠가 돌아가실꺼 생각만 해도 넘~가슴아퍼...아마 난 죽어버릴지도 몰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막상 그런일 닥치니까..
그냥..뭐 무덤덤한게 믿겨지지가 않더라구.."
"그래??..."
"응.. 발인하고도 믿겨지지가 않았어.. 그리고 한참 후에 후회많이 했지.. 못난 아들모습
만 보여드렸다는게... 꼴에 장남인데.. 자리잡고 돈벌고 장가가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게.."
"너도 나중에 후회 할 지도 모르니까.. 빨랑빨랑 시집가서 애기 낳아서 손주 재롱도
보여드리고 해..."
"치이..........시~러..."
"싫음 시집가..."
"뻬에~...재미 없음...."
"훗....큭큭큭.... 나이는 먹어가지고..."
[탁!!!!...]
"씨이!!... 자꾸 그말 한다??..."
나의 천사 [서희]에게 그런 일이 닥쳤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니.. 무척 난감하고..
더 우울해지는것만 같았다.
어쩌면 당분간이 아니라.. 영원히 못만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긴 하다.
어디까지나 지난날의 [민서]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서희]라면.. 그래서 지금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거라면.. 차라리 안보는게 나을 수 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안타까운 심정은 깊은 이성적 호감이 느껴지는 미성년 제자에 대한
연민일까... 아니면 단지 착실한 여학생이 겪기에는 너무나 버거워 보이는 불행한 인생에
대한 연민일까??..
어쩌면 둘 다 일까???
[서희]에 대한 나의 감정은 뭐라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내자신이 사회규범상 모럴리티적 관념으로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을 한다 해도.. 솔직히
그애를 보고 [민서]누나를 떠올리며.. 깊은 호감을 느끼던 중이었으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안에서만의 범죄이다...
절대... 겉으로 드러나서는 안될...
하긴.. 나이차이가 몇년인지 계산도 안되는데.. 그런 애를 사랑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건 헐리우드에서나 가능한 얘기니까...
하지만..헐리우드는 지구상에 붙어 있는.. 엄연히 존재하는 지역이 아닌가??
갑자기 복잡해지는 머리속을 술이라도 가득 채워 뒤엉킨 잡념을 익사시키기라도 하듯..
술을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알딸딸하게 취한 채.. [현주]와 함께 밖으로 나와버렸다.
"쭈운~ 우리 노래방 가서 신나게 놀깡???..."
"그냥.. 자러가자..피곤해.."
"시러!!!...쫌 놀자..응??... 아~빨랑~..."
"에이.. 진짜.. 싫음 시집이나 가라니까.. 나이는 먹어가지고...."
빈말로 내뱉았는데.. 느닷없이 [현주]가 나를 확~ 매섭게 째려보기 시작이다.
참.. 어이가 없다.
이놈의 노처녀 히스테리가 또 도졌는지... 이럴땐 그저.. 숨죽이는게 상책이다.
내가 맞장구로 큰소리를 치면.. 분명히 또 크게 싸우고.. 심지어 울어버리기 일쑤니까..
"야!!.. 김희준!!.. 너 그 농담..내가 싫다고 했지??... 나 그거 재미없다니까???..."
".....재미없음... 그냥..흐음... 시집가든지...."
"씨이... 야!!.. 나 시집간다.. 시집가~.. 어???? 됐냐???..."
"왜.. 갑자기 화를 내??... 그냥.. 빈말인데..."
"대신... 너한테는 안가!!... 알았냐????...."
"...!!!......."
여지껏 참고 있었는데.. 부글부글 끓던 솥단지의 뚜껑이 갑자기 열려버리고야 말았다.
"야!!!.... 내가 언제.. 나한테 시집오라 했냐???... 어?????..."
"됐어.. 노래방 가기 싫음 마~.. 나혼자 갈테니까..."
소리를 대뜸 질러버리니.. 그전처럼 대들지 않고.. 오히려.. 새침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고 획 돌아서서 노래방으로 걸어 내려가 버리는 [최현주]..
'아휴..저걸 그냥...'
결국 시집못간 노처녀 [최선생]의 뒷꽁무니를 ?아 지하의 노래방으로 향했다.
도우미로 보이는 젊은 영계들이 바삐 캔맥주를 들고 방들로 들락거리고.. 여기저기서
꽥꽥~ 거리는 열창소리가 비좁은 복도에 가득차 있다.
복도 맨 끝의 비교적 아담한 작은 방으로 들어온 [현주]와 나는 쇼파에 앉았다.
[현주]가 터질듯한 가슴으로 꽉낀 브라우스를 내보이며 얇은 자켓을 벗더니..
리모컨을 들고 칠렁거리는 앞머리를 위로 올리며 좁은 스테이지 앞으로 걸어나간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또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요즘 노래를 부른다.
[Go away]...
오래전에는 [아브라카타브라]를 부르며 시건방춤을 추더니만... 참.. 웃긴다.
하긴.. 그 때 무척 섹시해보이긴 했다.
물론 그날 그 분위기를 몰아 오피스텔에서 열섹에 즐섹을 하고야 말았지만..
그러고보니.. 얘랑 단 둘이 노래방에 온게 벌써 1년전 얘기다.
나이어린 고삐리들을 가르치려면 그들의 사고방식에 눈높이를 맞춰줘야 한다는
[최선생]만의 교육철학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너무 치사하잖아~너답지못하잖아~지금 적응이 안돼~ 어!!어!!어지러워 왜.."
"풋......."
[현주]가 귀여운 표정에 제스쳐까지 취하면서 랩을 해댄다.
"내 걱정 말고 고웨이~집착없이 사라져줄게..매달릴줄 알았겠지..역겨워~ 착각하지마~
더멋진 사람~만날게~ 널 후회하게 만들어줄게.. 슬픔은 지금뿐야..보이"
"..........."
빠르게 모니터안을 지나가는 가사를 보니 가관이 아니다.
'고어웨이??..쟤 지금 나보고 꺼지라는거야??...으휴.. 저거..진짜.. 언제 철들래나....'
'참내..가짢아서...증말....'
확 일어나 진짜로 꺼져버려 저 커다란 두눈에 또 눈물 펑펑 흘리게 만들까보다
라는 생각도 순간 들었지만.. 그냥 시집못간 노처녀가 나를 약올리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귀엽게 봐줘야 할꺼 같다.
하지만.. [현주]의 본심이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것과 틀릴지도 모른다는게
요즘 느껴진다.
나를 무척 사랑하고.. 나와 결혼하려고.. 내곁을 맴돌며 저렇게 늙어가며 기다렸는줄
알았는데.. 어쩌면 여지껏 내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주]가 노래가 끝나고 마이크를 놓더니.. 내 맞은편 쇼파로 커다란 히프를 들이밀며
앉으려 했고 순간 손을 뻗어 [현주]의 팔목을 잡아 끌어 내 옆에 앉혔다.
"씨이... 절루가.. 미워..."
"아라써.. 꺼져줄테니까.. 대신 오늘밤은 아니야.."
"노래 안해??.."
"조금 이따가.."
"치이... 느끼하게.. 왜이래???..."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섹시해서 그래.. 현주 찌찌좀 만지자.."
"아앙~.. 미쳤어!!.. 누가 들어오면 어쩌려구??..."
"누가 들어온다그래??.. 혹시..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스릴있고 잼있잖아..."
내 옆에 앉은 [현주]의 터질듯한 브라우스의 위태위태한 단추를 보니..
방금전까지의 가짢은 생각은 어딜가고 느닷없이 성욕이 솟구쳤다.
"아이 참!!....여기서는 싫다니까....."
"싫으면 시집......."
순간 다시 화난듯.. 나를 바라보는 [현주]의 눈빛을 피해.. 나오려던 말을 끊은 채..
시선을 떨구며 하던일을 계속한다.
[현주]의 앞가슴을 만지려 브라우스의 단추를 몇개 풀자...
[현주]가 길게 쇼파뒤로 기대며.. 손을 뻗어 내 머릿결을 만져댄다.
[현주]의 커다란 젖가슴의 가슴골로 손을 집어넣으며
[현주]의 반쯤 감긴 두 눈으로 다가가서 슬쩍 열려진 [현주]의 도톰한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현주]의 물컥한 젖가슴을 만져들며 끈적이는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후움...쪼옵..쪼옵..쪼옵..쪼옵..."
옆방에서는 꽥꽥거리는 열창소리들과 불투명한 창밖으로는 바삐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의
형체가 비쳐질 뿐.. 단 둘만의 공간안에서 은밀한 스킨쉽을 즐기는 우리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없다.
물론 이러다가 술취한 옆방 손님이 문을 잘못 열고 들어오면 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기겠지만.. 그런 구데기가 무섭다고 해서.. 즐섹의 장을 못담글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윽고 [현주]의 젖가슴을 실컷.. 탐한 내 손길이.. [현주]의 탐스러운 허벅지로 내려간다.
스타킹을 안신어서 그런지.. 익숙치 않은 공간에서 만져지는 허벅지의 맨살이 주는 느낌은
참..아찔하기만 하다.
[현주]의 허벅지를 만지던 내 손이 [현주]의 탱그런 허벅지를 타고 치마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 꽉낀 [현주]의 팬티와 만나자 [현주]가 키스하던 입술을 슬쩍.. 떼어내며..
나를 슬며시 밀치려 한다.
"이따..우리 오피스텔 가서 같이 자면서 하자.. 여기서는 싫어..."
"어때?? 색다르잖아??..."
"아이참... 누가 들어올까.. 겁난다니까..."
"그럼 만지기만 할께..."
"씨이.. 진짜..."
"너도 좀 만져봐.."
[현주]의 왼손을 덥썩 잡아 내 자지위에 얹어 놓았다.
그리고는 [현주]의 귓볼을 슬쩍 입술로 간지럽히며.. 다시 손을 [현주]의 치마속으로 집어
넣었다.
내 자지위의 [현주]손이 제법 압력을 가하며 내 물건위를 문질러대기 시작이다.
[현주]의 입술에 다시 입술을 포개어.. 잔잔한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현주]팬티위 씹두덩의
골짜기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문질러 대었다.
"쪼옵..쪼옵..쪼옵..쪼옵.."
이윽고 손가락이 [현주]의 팬티를 비집고 보지털위에 다다른다.
어느덧 [현주]의 손이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안쪽으로 슬~쩍 들어와서는
내 팬티위를 더듬었다.
[현주]의 게슴츠레한 두눈을 보며.. [현주]의 혀와 내 혀가 점점 더 거칠게 엉켜들고..
[현주]의 보지둔덕아래의 클리를 문질러 대던 내 가운데 손가락끝이 슬쩍 젖어들어..
그만 [현주]의 질구로 쳐박혀 들어가 버렸다.
"하아으......."
[현주]가 낮은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키스를 멈춘다.
하지만 어느덧 내 팬티속.. 자지를 움켜쥔 [현주]의 손은 어느새 발기된 내 자지를
힘껏 쥐고 있었다.
[현주]의 질펀한 보지속으로 가운데 손가락이 계속해서 들락 거린다.
"...희..희주나.....으흐으....으으으으읍........"
"..현주야...꼬츄 빠라줘....."
[현주]의 뒷통수를 슬쩍.. 내쪽으로 향하게 압력을 가하니.. [현주]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내 자지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나의 벨트를 풀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