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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밤꽃무림 세계에 갇히다 (18/90)



〈 18화 〉밤꽃무림 세계에 갇히다

"네? 지, 지금은 집에 없다고요!?"


"사실, 어제 돌아오신다고 했었는데 무소식이세요. 아무래도, 광서로 가는 임무 수행 호위대로 가셨을 것 같아요"

'차라리, 이렇게 될 거였으면 어제 돌아온다고 말을 하지 마시지'

소혜는 괜히 걱정만 더 되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 아닐까, 걱정되어 일이 손에 잘 잡히질 않았다.

"그런데, 가가와는 무슨 관계에요?"


"가..가?"

가가라는 말은 연인 관계의 여자가 남자를 애정을 담아서 부르는 말이었다.

선하는 같은 집에 살아 가까운 관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저 단어를 들으니 무언가 김이 확 죽었다.

"아.. 아, 저는  남, 남자를 잘 몰라요, 다만-"


"다만?"


"전해줘야 할 말이 있어요. 그 남자는 저랑 운, 운명적인 관계일지도 모르거든요"


"운, 운명-!?"

소혜는 기겁한 표정으로 선하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찾아와서는 운명적인 관계라니.


아까부터 느낀 건데, 이 여자는 조금 4차원인  같았다.

문제는 본인이 4차원이란  모르고 있다는 것이지만.

"저, 이곳에서 좀 지, 지내도 될까요?"

"지낸다고요?"

소혜는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엄마를 떠올렸다.


일단, 엄마를 깨우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엄마 성격이라면 분명 잠시 지내고 가는  허락할 게 분명했다.

"네, 그 남, 남자가 돌아올 때까지만-"

"혹시 뭘 하려는 건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제가 사실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어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그 남,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미, 미래에 대해?"

소혜가 다시  번 기겁했다.


이 여자를 이대로 계속 집에 방치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얌전히 지내고 있었다.


심심한지 집 청소도 했고, 나름대로 도움이 되려 노력도 했다.


잠에서 일어난 엄마는 선하가 예쁘다며 이것저것 챙겨주었다.


가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도, 엄마는 딱히 표정이 크게 바뀌지 않고 한결같았다.


저게 연장자의 여유인 걸까.


"그런데, 밖에 나와서 뭐하세요?"

"무공 단련이요-"


저녁 식사 이후, 어두운 밤에 혼자 밖에 나온 선하를 소혜가 발견했다.


성격만 보면 친하게 지낼 수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같은 또래로 보이는 선하에게 관심이 갔다.


"무공을  줄 아세요? 혹시 무림인?"


"아, 아뇨. 전 그저 사부님한테 배운 무공이 전부에요. 무림에 출, 출타 같은 건 하지 않았어요"

"그렇구나. 와 멋지다, 무공이라니. 저도 무공을 배울 수 있을까요?"


소혜는 무인한테 무공을 배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세히 몰랐다.

무인에게 있어 무공은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것으로, 생면부지 남에게 알려준다는 것은 제자로 들어온다거나 은원이 얽혀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물, 물론이죠.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어요

문제는 선하 역시, 무인이 무공을 알려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해 무감각했다.

선하는 소혜에게 무공 이전에 체력 단련이 먼저라며, 기마 자세를 알려주었다.

"하아하아- 너, 너무 힘든데요.  힘드세요?"

"이, 이 정도는 기본이에요"


"전 죽을 것 같은데- 어후우우- 가가는 어떻게 이런 걸 계속 하셨대"

소혜는 태수가 매일같이 몸 단련을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이건 비교도 안될 정도의 고강도 훈련이었다.


소혜는 마룻바닥에 드러누우며, 선하가 단련하는  지켜보았다.


'몸 정말 예쁘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저런 꾸준한 무공 훈련으로 몸이 군살이 없어진 것도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다.


'나도 저렇게 훈련하면 가가한테 더 예쁨받을 수 있을까?'

태수가 예쁘게 봐줄 것이라 생각하니, 갑자기 몸에 의욕이 불타올랐다.


"저어- 저희 친구할래요? 몇 살이세요?"


"친, 친구하자고요-?"


선하는 이런 상황이 어색한 듯, 주춤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선하 언니는 왜 이렇게 예쁘세요?"


"나? 난, 모르겠어. 부모님한테 버려지고 가난하게 고아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사부님한테 거둬졌었거든.  이후로는 사람들과 잘 만나질 않아서-"

"아, 미안해요. 제가 괜한 이야기를-"


"아냐, 괜, 괜찮아. 뭐 어때 사실인데"


소혜의 나이가 18세였고, 선하의 나이가 20세였다.


자연스럽게 소혜는 선하를 선하 언니라 불렀고, 선하는 소혜를 동생이라 부르기로 했지만 아직 동생이라는 호칭은 어색해 쓰고 있지 않았다.


"그 태, 태수라는 남자는 어떤 사람이야?"


"정말 멋진 분이세요. 뭐랄까, 엄청 의지가 되고 일단 사람 자체가 강해요"

"강해?"

"단순히 육체적 강함, 아- 육체적으로도 엄청 강하고, 정신적으로도 강해요. 세심한 부분도 있고. 아무튼 전 그런 부분이 정말 멋있더라고요. 다만-"


"다, 다만?"


"여자를 엄청 좋아해요-"

소혜가 선하를 조금 노려보며 말했다.


선하가 그런 소혜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 그렇구나-"

'미래시에 담겨져 있는 태수라는 남자의 근처에 여자가 엄청 많았던 것 같기도-'

선하는 그 사실을 소혜에게 말할까, 하다가 이내 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의 미래시로 인해 아직 겪지도 않을 일에 대해 걱정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태수라는 남자는 자신의 미래시를 한 번 뒤튼 존재였다.

원래 자신의 미래시에는 중원무림의 멸망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고, 그 와중에도 중원무림 단체의 밥그릇 다툼만이 그려지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태수의 등장으로 미래가 바뀐 것이었으니까.

"언니, 소설 좋아해요?"


"소설?"


"네, 여기 이런 것도 있는데-"

무공 훈련이 끝나고, 따뜻한 목욕탕에서 도란도란 떠드니 아까보다 더 친해졌다.

역시, 땀을 내고 같이 씻는 것이 친해지는 데 탁월한 듯했다.


"술 마실래요?"


"술?"

"최근에 우연히 얻어왔는데 먹을 만해요, 언니"

소혜가 포도주를 건넸고 선하가 신기하다는 듯, 포도주를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소혜가 보여준 소설에 꽂혔다.

"제, 제목이 조금 야하네?"


-옆집 공자님과의 뜨거운 하룻밤

"에이, 이 정도면 야하지도 않죠"


"그, 그래?"


선하는 생전 처음 술을 마셨고, 남녀의 정사 장면이 나오는 야설을 읽었다.


산 속에서 순수하게 자라온 선하에게, 그러한 것들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우으-"

소혜는 얼굴을 붉히며 '어머'를 연발하는 선하를 보며 킥킥거렸다.

"언니, 지금 흥분하신 거 아니에요?"


"내, 내가?"

선하는 소설책에 눈을 떼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부끄러워 말은 못했지만, 자신의 은밀한 곳이 아려오는 느낌이 있었다.


꽃잎이 촉촉해졌을지도-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된거지 힝-'

선하는 소설책에 집중하면서도 지금 이 상황이 신기하기만 했다.


태수를 만나기 위해 이 집에 왔건만- 여기서 야설을 읽게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실, 이런 건 미래시로  수가 없었다.

'제 머리를 중이 못 깎는다는  이런 걸까-'

밤은 깊어갔고 '언니 이제 그만 좀 자세요, 시간은 많으니까 소설은 내일 읽어요'라는 소혜의 말을 듣고 나서야 선하는  모녀가 있는 곳으로 가 잠에 들었다.


'아, 야설 너무 재미있었어-'


선하는 야설에서 보았던 장면을 상상하며, 달콤찬 잠을 청했다.

그 장면은 아주 멋진 남자와 자신이 관계를 맺는 장면이었고, 어느 덧 선하는 규칙적인 호흡을 하며 수면 상태에 이르렀다.

-어?


멋진 남자와 관계를 맺는 장면은 흐릿해지더니, 하늘의 균열이 일어나는 장면으로 변했다.

균열은 곧 구멍이라 부를  있을 만큼 커졌고, 그 구멍 속에서 이계의 침공이 시작되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이계의 구멍에 사람들은 당황했고, 무림은 순식간에 혼돈에 잠식되었다.


그리고, 그 장면과 태수가 광서 마을 안에서 임무 보고를 하는 장면과 겹쳐졌다.

"하아하아-"

대략 5~6시간 만에 일어난 선하는 미래시의 내용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미, 미래가 또 바뀌었어-"


원래 이계의 침공은 이렇게 가까이 있지 않았다.


대략 2~3달 후에 일어나는 일이었다.


최근에 들어 미래시가 자꾸 바뀌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태수라는 남자와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거의 그랬다.


선하는 광서로 올라간 태수 일행의 안전을 기원했다.

사실상, 이제 미래시에 보이는 무림의 유일한 희망은 태수, 그 한 남자밖에 없었다.




[이름] - 태수
[레벨] - 22
[특성▼]
[특성 포인트] - 2
[무공▼]
[무공 포인트] - 0
[보유 CP] - 2
[스탯]
 - 94(+40%)
체력 - 88(+40%)
내공 - 108(+40%)
외공 - 78(+40%)


임무 수행 2일차, 점심.

광서에 도착한 태수 일행은 지정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청독각마공은 동공, 좌공 그 어느 자세에서도 가능하니, 내공 스탯이 잘 오를 수밖에 없어-'


숙소에 들어온 태수는 청독각마공을 하루종일 운용했다.


그 결과 내공 스탯이 1이나 상승했다.

사실, 대성의 성취를 이루었기 때문에 자동으로 운용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청독각마공은 계속해서 일을 했다.


청독각마공은 진공청소기처럼 자연에서 내공을 흡입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정기가 가득한 산 속이나 정기를 끌어들이는 기문술식이 있는 연공실이 아니었음에도 폭발적인 내공 스탯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인님-"


혜수는 거의 반 발가벗은 채로, 태수의 숙소에 들어왔다.

그녀의 몸은 붉게 달아올랐는데, 어젯밤 태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녀의 보지는 애액으로 젖어갔다.

하지만, 태수는 그닥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였고, 야영을 하고 있는데 그녀 역시 그런 짓을 하는 건 아닌가 싶어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저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구요-'

혜수가 덮쳐왔지만, 태수는 그녀의 몸을 두 손으로 밀어냈다.


혜수는 힘없이 밀려나며,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혜수가 충격받은 얼굴로 태수를 바라보았다.

"주, 주인님-?"


"이번에는 일하러 왔으니까, 일에 집중하자고-"

"알, 알겠어요-"

태수를 유혹하기 위해, 일부러 옷매무새를 가볍게 하고 왔던 혜수였다.


그런데, 가볍게 거절당하니 태수가 조금은 야속했다.

"아무리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고는 했지만, 분명 관에서는 의심하고 있을 거야. 그래서 네 연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해"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주인님?"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하는 모습? 많이 사랑했기에 슬퍼하는 모습.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


"연기로라도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꺼림칙하지만,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혜수가 그렇게 말하고는, 교태를 떨며 다시 태수의 몸에 안겨왔다.

태수의 눈이 힐끗 혜수의 음부로 향했고, 이미 그녀의 속곳이 젖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을 운영 보고는 확실히 할 수 있겠지?"

"그럼요, 사실  노인네 일도 잘 못했어서, 제가 맡은 부분이 많았어요"

혜수는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듣기로 무림맹 광서 지부에서, 진사의 아들이 현무대주로 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 새엄마긴 해도 실제로 만난 적은 있겠지?"

"그 녀석은 말도 마세요. 정말, 쓰레기 같은 놈이니까요-"

혜수는 정실부인으로 올라오며, 진사의 맏아들 진무를 처음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진무는 혜수를 차갑게 대하며, 거의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엄마 취급은 물론, 새엄마 취급도 안하는 듯했다.


그리고, 가끔 보이는 경멸에 찬 눈빛은 마치 창녀를 보는 듯했다.

더욱 화가나는 건, 진무가 그런 태도를 보여도 진사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없다는 것이었다.

'난 애초에, 제대로  부인 대접조차 받아보지 못했었지-'


"흐음-"


태수는 왠지 진무가 신경에 거슬렸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았다.


혜주가 열심히  해주는 것이 중요했기에, 힘도 북돋아 줄 겸, 그녀의 몸을 잠시 갖고 놀았더니 어느덧 정기보고회의 시간이 되었다.

"하운 마을은 관의 대리인인 진사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관계로, 그의 아내되는 사람이 대신 참석했습니다"


회의의 서기가 사무적으로 그렇게 말하자, 회의 안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진사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는 말이 쉬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관의 대리인끼리 모임하는 경우가 잦았기에, 친우나 다름없는 진우의 사망 소식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회의에 앞서, 관의 대리인인 진사가 왜 죽었는지 좀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이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혹시, 누군가의 암살이라면 관의 명예가 실추되기 전에 확실히 진상조사를 해야합니다"

"맞습니다-!"


"확실히 밝혀주셔야 합니다"

회의장에 누군가 그렇게 크게 외치며, 선동하자  주변 사람들도 잇따라 선동하며 따라했다.

"네, 보고로는 임무 수행길 중에 산적과 조우했다고 합니다. 통행세를 내려고 했지만, 워낙 높은 통행세를 불러 산적이 기습을 감행했고 그 결과 진사가 사망했고 호위대 몇몇이 죽었다는 것이 보고의 끝입니다"


"하운 마을의 대리인에게 묻고 싶습니다. 진사 외에 누가 죽었는지 정확히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독사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그렇게 질문하자, 혜수는 마치  남자를 벌레보는 듯한 표정을 일순 보이더니, 이내 그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 회의의 분위기에 정말 슬픔을 감추지 못하겠어요"

"그게 무슨-?"

"하늘처럼 모시던 남편이 죽어서, 가장 슬픈 건 저인데 어떻게 이렇게 차갑게 몰아부칠  있으신지요?"


혜수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그 사건으로 가장 슬픈 건 저인데,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다들? 이제 간신히 그 이를 떠나보내려고 하는데- 흐흐흑-"

눈시울을 붉힌 혜수가 그리움에 사무친다는 듯, 손으로 가슴을 치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죽이세요-! 당시에 남편과 같이 죽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가슴이  무거웠었는데, 여기서 다들 저에게 다시 한   가슴에 못을 박으시네요, 흐흐흐흑-!"


혜수는 그렇게 절규하듯 외치며, 가슴을 치던 손으로 자연스레 스쳐가듯 가슴 앞섶을 헐렁이게 만들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골이 드러나자, 회의에 참가한 대부분의 남자들은 가슴골에 시선이 떠나가질 못했다.

'후후훗- 남자들이란'


혜수는 연기를 하면서도 남자들의 시선이 어디에 가있는지 일일이 전부 다 확인했다.

"이, 이래서 여, 여자들이랑은 일을  수 없다니까! 쳇- 넘어갑시다'"

처음에 가장 먼저 선동한 남자는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감을 느끼며, 결국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네, 그러면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서기는 조금 가라앉은 회의의 분위기를 확인하고는 회의를 계속해서 진행해나갔다.


 마을의 대리인은 마을 운용 상태에 대해 일일이 보고했고, 광서의 담당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음'만을 말했다.


"네, 하운 마을의 대리인입니다-"


혜수의 차례가 오자, 사람들은 과연 저 여자가 보고를 잘할 것인지 관심을 표현했다.

'분명, 실수를 남발하겠지. 아예 모른다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은 이러했다.

하지만, 혜수는 그 예상들을 완전히 박살냈다.


혜수는  흐르듯 하운 마을의 상태에 대해 보고했고, 이어지는 질문에도 막힘없이 응했다.

그렇게 회의가 무사히 끝나고, 혜수는 주인님한테 칭찬받을 생각에 가슴이 들떴다.

'이 정도면 잘한 거겠지? 날 많이 사랑해주실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하운 마을 일행이 있는 숙소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이 씨발년- 가긴 어딜 가!?"


"꺄아아악-!"

"너지? 우리 아버지를 죽인 게 너지? 난 다 알아. 너가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 이 창녀 같은 년아-!"

숙소 앞-

한 남자가 혜수의 머리채를 끌며,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곳으로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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