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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함락]
“반대로요?”
“네. 아무래도 애무를 단순히 잘 한다고만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어느 정도 해결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서로 간에 애무를 주고받는 것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를 어렵지요. 프랑스의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애무의 주체는 존재의 양식이라고요. 우리는 그저 단순하게 상대방의 몸을 만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여기까지 말한 나는 조심스럽게 부인의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붉게 상기되어 있는 뺨에선 기분 좋은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 열기를 만끽하며 재차 말을 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쓰다듬고 있는 거지요. 속된 말로 우리는 놀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잡힐 듯, 안 잡힐 듯 아슬아슬한 놀이를요. 그러니 부인께선 그것을 깨우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 하겠어요.”
그러면서 나를 곧게 올려다보는 부인의 순종적인 모습에 나는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간단히 말해서 어떤 식으로 애무를 받아야지 상대방이 즐거워 할지, 그리고 또 애무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아셔야 된다는 뜻입니다. 애무는 절대로 혼자서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내가 아무리 애무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걸 제대로 받아드리지 못 한다면 금방 의욕을 잃게 될 테니까요.”
“아…….”
이 말에 부인이 작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예를 들어 부인의 남편 분께서 애무를 해주고 있다고 봅시다. 이 때, 부인이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 하신다면 남편 분께서는 분명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내가 너무 서툴렀나? 라고요. 이건 곧 자신감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남편 분께선 더 이상 부인에게 애무를 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그래서…….”
이러한 내 물음에 부인은 아차 싶은 표정을 띠우며 시선을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무언가 짐작 가는 게 있으십니까?”
“예전에 그 이가……. 딱 한번, 제게 애무를 해준 적이 있었어요.”
“어떤 식으로요?”
“제 가슴을 만진다거나, 아래를…….”
“그 때, 부인은 어떤 식으로 반응하셨습니까?”
“잘 모르겠어요.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그 땐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이러면서 울먹이는 부인의 모습에 나는 짐짓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처음이셨나 보군요.”
“네, 네. 남자한테 그런 식으로 만져진 건……. 처음이었어요.”
잠시 말끝을 늘리던 부인은 이윽고 수줍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끝마쳤다. 그 모습이 믿기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다른 남자의 여자라는 사실조차 한순간 망각하게 되어버릴 만큼 말이다.
나는 거세게 뛰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그, 그런가요.”
“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세요. 이제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경험을 해보면 되니까요.”
라고 말한 나는 바닥에 가지런히 접혀 있는 바지를 집어 들어, 주머니 안에 넣어두었던 진동 로터를 꺼내보였다.
“……혹시 이걸 사용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
내 물음에 부인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이 물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드문드문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진동 로터를 훔쳐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용해보신 적이 있으신 겁니까?”
“아, 아뇨! 대학생 때, 친구가 보여준 적은 있어요. 하지만 그 땐 너무 부끄러워서…….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는 부인의 모습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너무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니까요.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거나 그건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입니다.”
“아, 네…….”
“좋습니다. 그럼 이리로 오시겠습니까? 저기 소파에 앉아서 하도록 하지요.”
이 말과 함께 나는 부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
부인은 내가 내민 손을 바라보며 고민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막상 하려 하니 이게 과연 잘 하는 짓인지, 선뜻 결단이 내려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저기, 꼭……. 그걸 사용해야 되는 건가요?”
“너무 그렇게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험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기야 하지만…….”
“남편 분이 이걸 사용하려 할 때도 그러실 겁니까?”
나는 부인의 남편까지 들먹이며 그녀를 다그쳤다. 그리고 이런 내 다그침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모양인지, 부인의 얼굴에 갈등의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
부인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로 상당히 꽤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윽고 결단을 내린 모양인지, 부인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저, 할게요.”
목소리가 약간 떨리긴 했지만, 망설임은 그다지 엿보이지 않았다. 확실하게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부인의 손을 잡아주었다.
“자, 이쪽으로 오세요.”
이 말과 함께 내가 소파 쪽으로 부인을 이끌자, 그녀는 순순히 나를 따라 소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냥 앉아있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편히 앉으세요.”
이러한 내 말에 따라 부인은 얌전히 소파 위에 앉았다. 이에 나는 한쪽 무릎을 꿇어앉은 뒤에 양 손을 쭉 뻗어 부인의 길고 가는 다리를 좌우로 벌렸다. 그러자 새하얀 팬티의 표면이 애액으로 미약하게 얼룩져 있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부인의 팬티를 벗겨보고 싶단 욕망이 슬그머니 일어났다. 분명 이 안에는 성숙한 여인의 매혹적인 꽃봉오리가 아침 이슬에 젖은 것 마냥 촉촉하게 윤기를 내고 있을 테니 말이다. 군침이 절로 넘어가는 광경이라 할 수 있었다.
나는 부인의 음부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진동 로터에 전원을 넣었다. 그러자 윙윙거리며 진동 로터가 울음소리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몸에 긴장을 푸세요, 부인.”
라고 말한 나는 로터를 팬티의 표면에 조심스레 가져다 대었다.
“아, 응……. 아! 저, 저……. 세현 씨……! 거, 거긴……. 아!”
이런 행위가 익숙지 않은 모양인지, 부인은 당혹스러워해 하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원래 여기에 하는 겁니다.”
“그, 그렇지만……. 햐읏!”
일순 들썩하고 부인의 몸이 크게 튀었다. 기쁨에 몸서리치고 있었다. 상당히 민감한 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증거로 팬티의 표면에 그려진 얼룩이 점차 커지고 있었다.
“좀 더 긴장을 푸세요.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으면 느낄 쾌감도 느끼지 못 하게 될 겁니다.”
“그, 그렇지만……. 하으, 부끄러워서……. 아앙!”
이러한 내 행위에 부인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모양인지, 홀로 연신 중얼거리며 몸을 베베 꼬았다.
“흐으, 응, 조, 조금만 천천히……. 후으,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흣!”
부인의 다리가 크게 떨려왔다. 말로는 부끄럽다고 천천히 해달라고 하고 있었지만, 부인의 몸은 진동 로터가 주는 쾌감을 착실하게 받아드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클리토리스 쪽에 자극을 줘볼까?’
나는 팬티 표면에 그려져 있는 세로의 균열을 따라 로터를 옮기며 클리토리스의 위치를 짐작했다.
“아, 거, 거긴……! 흐읏!”
진동 로터를 클리토리스에 가져다 대자, 부인이 크게 당황해하며 몸을 벌벌 떨었다.
“하으으읏! 아, 세현 씨, 거, 거긴……. 아!”
여기가 바로 부인의 성감대인지, 일순 그녀의 몸이 떨려왔다.
“하으윽! 아, 하앙! 아! 으으읏!”
클리토리스에 대어진 로터의 진동으로 인해서 부인의 몸이 급속도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애액의 양이 점차 많아져, 팬티의 표면이 마치 실금이라도 한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갔다.
“좋은 반응입니다.”
라고 말한 나는 세로의 균열을 따라 진동 로터를 위아래로 문질렀다. 그러자 부인이 꺄읏하고 작고 귀여운 교성을 내뱉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분이 어떠십니까?”
“자, 잘 모르겠어요. 뭔가 붕 떠오른 것 같아서…….”
“남편 분께서 해주신 애무와 비교하면요?”
“그건…….”
짓궂은 내 질문에 부인은 곤란하단 표정을 지어보였다. 왠지 여기서 솔직하게 말하면 남편을 욕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자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 탓일 것이다.
나는 이런 부인의 속마음을 짐작하며 진동 로터로 팬티의 표면을 강하게 문질렀다.
“그럼 질문을 바꿔서, 남편 분께서는 보통 어떤 애무를 해주셨습니까?”
“후으, 아! 가, 가슴을 만지거나 키스를……. 하으, 응!”
점점 행위의 깊이를 더해가는 내 애무에 부인은 짧게 신음성을 내뱉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게 한번 보여주시겠습니까?”
“보, 보여 달라니요?”
“남편 분이 해주셨던 애무를 부인께서 그대로 똑같이 해주시면 됩니다.”
“흐읏, 꼭 해야 하나요?”
“혹시라도 남편분의 애무가 서툰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러한 내 말에 부인은 잠시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마지못해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신의 가슴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그리고는 그 때의 기억을 곰곰이 되짚어 가며 자기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 이렇게 문질러서……. 하아.”
양 볼을 붉게 물들인 채, 자기 가슴을 주무르는 부인의 모습이 더없이 요염하게 보였다. 흡사 부인이 자위하는 모습을 엿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때문일까? 이루 말할 수 없는 배덕감이 내 가슴이 차올랐다.
“그저 그렇게 문지르기만 하는 겁니까?”
“아, 네. 이렇게 계속, 몇 번…….”
“단순하군요.”
나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살짝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렇게나 크고 훌륭한 가슴인데, 단순히 주무르기만 하다니! 대여섯 살 먹은 꼬맹이도 저러진 않을 것이다. 정말이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남자다.
역시 그런 남자에겐 부인이 아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