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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화 〉11.시빌스턴인지 시발스턴인지.에라이.-6 (85/86)



〈 85화 〉11.시빌스턴인지 시발스턴인지.에라이.-6

뭐라뭐라 세실 왕국의 왕은 떠들고 있었다. 늙은 토끼 이종족의  이름 따윈 기억하고 싶지 않으니, 어중이떠중이로 듣고 있었다.


"난, 세실 왕국의 왕, 호름이라고 하네. 성자 최현기, 자네는 우리 딸과 안면이 있다고 했지?"



최현기는 그 말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우리 딸 또한 아카데미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학교 친우끼리 만나면  좋아할 듯 하군."

딸 학교 친구쯤으로 생각하는 그의 눈 앞에는 방학되서 집안 놀러온 애들 쯤으로 최현기, 세린느, 엘리스, 레이나, 세렌시스, 아렐리오르, 퍼스티니, 엘리슨, 크리스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맞는 말이긴 한데, 조금 공주를 어린 애 취급하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든다.

"히메라! 들어오거라!"

마치, 공연의 옆 극단 인원들이 오가는 길인 양 그곳에서 토끼 이종족 공주가 나타난다.


"아버님을 뵙습니다."

전에 입었던 바니걸 같은 복장에서 윗가슴만 드러낸 하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그녀. 큰 유방이 눈에 띄는 것이 역시 믿고 보는 그녀였다.


"그래, 아카데미에서 방학이라고 친구들이 내려왔구나. 인사 나누려무나."

흐뭇한 표정을 짓는 왕. 뭐, 자기 입장에서는 히메라라고 하는 딸이 친구로 성자, 성녀, 마녀, 엘프수장, 기사등등을 사귀고 다니니, 우리 애가 친구 참 잘 사귀네하며 뿌듯하겠지.

"오랜만입니다. 공주."


예의를 갖추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그녀의 윗 부분에 눈이 쏠린다. 그것을 최대한 피하며 최현기는 그녀와 인사를 나눈다.

"아카데미 후로 오랜만이군. 성자 최현기경."
"그러하죠."

손을 내미는 그녀.

'입 맞추면 되나?'


예전 기사가 레이디를 만났을 때 하는 예법으로 손을 잡고 손등에 키스를 하는 최현기. 그러자 당황한 헤리나의 입에서 존댓말이 튀어나온다.


"...이건 무슨 예법입니까?"
"응?"
"미친 놈아, 이럴 때는 그냥 손만 잡고 흔들면 되는거야."

엘리스가 옆에서 천한 놈 보듯 귓속말을 해준다. 좆된 기분이긴 하지만, 최현기는 아가리를 털었다.


"헤론느 교단으로서 헤론느 여신님께 올리는 인사예법입니다."
"오오! 신에게 하는 경배어린 인사인가?!"


역시 여신이구만요하는 얼굴로 감탄하는 왕. 자, 이제 누가 더 천한 것이지?하는 표정으로 엘리스를 바라본다.


"찐?"
"진짜로."

구라임.

[그런 예법 한 적도 없으면서  팔아넘기시네요?]

뭐, 성자가 손등에 키스하는 변태새끼로 몰아가지는 것보단 낫잖아?

[좀, 전생에서 있었던 기억같은 것 좀 버리세요. 다른 문화권인데 정말...]


어차피, 성자가 올리는 예법이라고 세린느가 바라보는 것을 보아, 성기사들도 앞으로 레이디들에게 인사할 때 손등에 키스하는 예법이 유행할 듯 한데, 상관없지 않겠어? 내가 하는 일이 거의 법이니, 이 촌놈들은 그거나 따라하라고 그래.

"흠...여신님께 올리는 예법이라...그래서 그런지 뭔가 기분이 좋군."

살짝 달아오른 히메라의 볼.


"그렇죠? 이게 꽤 괜찮은 예법인거 같네요."
"그건 그렇고, 여긴 무슨 일이지? 진짜로 날 만나기 위해 온 것은 아닐테고."
"아, 여기 그, 악의 드래곤 시빌스턴이 있다고 해서요. 그거 잡으러 왔습니다."

그 말에 히메라도, 멀리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왕도 경악어린 얼굴을 짓는다.


"자네...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소린가?!"

그의 절규같은 목소리에 최현기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다.

"드래곤 잡는게 큰 일인가요?!"
"만약 드래곤과 싸우게 된다면 주변은 어떻게 될 것 같나?!"

개판이 나겠지. 아, 세실 왕국에서 싸우면 세실 왕국이 줘 털리겠구나?

"흠...어떻게 안 될까요?"
"절대 반대일세! 아무리 드래곤을 잡는 대업이라고 하지만, 그것 때문에 있을 세실 왕국의 피해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최현기는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여신이 주는 퀘스트 안 할 수도 없고...'

특제 구라를 깔 생각이 가득해졌다.


"시빌스턴은 여신님의 예언으로  세상에 드러나지게 될 것입니다."
"응?"
"아무리 시빌스턴을 건드려서 주변이 불바다가 된다고 해도, 본래 녀석이 본 힘을 되찾아 깨어나면 그게 더  피해로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흠..."
"이것은 아직 잠들어있는 시빌스턴을 잡는 성자의 성업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막연하긴 하지만 성공할 수 있는 잠자는 드래곤을 잡는 일과, 깨어난 드래곤과 늦게라도 달려들어 싸우는 중 뭐가 더 세실 왕국에게 큰 피해가 없을지 재고해주시길 바랍니다."

부리부리하게 왕을 노려보며 이야기하는 최현기. 본래는 엎드려 빌면서 이야기해야 하지만, 최현기는 세상에 하나 뿐인 성자였다. 그런 그는 왕을 이렇게 압박하는게 가능한 거의 유일무일한 직업군.


'나중에 책임질거냐라는 말만큼 압박을 주는 일도 없지.'


그리고 한 마디 더 붙여준다.


"그리고, 시빌스턴이 깨어나게 된다면 제가 이길 확률은 거의 미지수. 그렇기 때문에...헤론느 여신님을 모시는 입장으로서 교단이 잔뜩 있는 제국에서 만반의 준비를 거칠 예정입니다."
"그,그게 무슨 뜻인가?!"

말 그대로, 깨어난 시빌스턴과 싸우는건 좆되는 일이니, 제국에서 다구리를 까겠단 말이다. 시빌스턴이 유유히 세실 왕국을 파멸로 이끌어버릴 때 쌩을 까버리겠다는 말.


"성업 또한 시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세실 왕국은?! 세실 왕국은 중요치 않다는 소린가?!"
"그저 성업의 영역 안에서 말씀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본래의 성업대로라면 있을  없는 일이겠지요."

즉, 지금 시빌스턴 잡는거 말리지 않는다면 세실 왕국을 위해서 싸워주겠다 돌려서 압박을 주는 것이다.

[입만 열면 구라네요.]
'닥쳐.  퀘스트 하기 위해서 발악 중이니까.'


자신도 별 다른 말은 하기 좀 그런지 답이 없는 헤론느. 역시나 남한테 뭐라하긴 좋아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별 추진력도 없는 년 같았다.

"대신 조건이 있네."

근엄한 표정의 세실 왕국 왕은 뚫어지게 최현기를 바라본다.

"...무엇입니까?"

"그것은!"

.

성에 놓여져있는 인테리어가 말도 안 되게 단아한 집. 그 곳에 최현기와 여성들, 그리고 앞에는 헤리나가 앉아있었다.

"자, 드려무나."
"......."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흰 수염이 풍성하게 세실 왕국 왕이 내민 비스킷들이 담긴 접시를 바라보는 최현기.

"네...감사합니다."
"헤리나가 학교에선  어떻니? 맨날 말썽만 부리고 다니는데 문제야 문제. 뭐, 별 말썽은 안 일으키고? 어릴  온 왕국을 깡총거리며 뛰어다녔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세실 왕국 왕은 토끼 이종족으로서, 굴처럼 만들어진 작은 집에서 살아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가족으로 여럿 가족을 둬야  하지만 왕의 의무로서, 자식을 낳는것을 자제하게 될 수 밖에 없어, 현재 있는 자식이라곤 헤리나라는 딸  명 뿐.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 것은 그로선 불만이었지만 굴 같이 최현기 키보다 작은 작은 인테리어의  안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양반이었다.


'참, 괴상한 양반이네.'

이종족이 원래 그런 습성을 가졌다고 한다니, 인종 차별이 될까봐 별  하진 않지만...솔직히 이런 작디 작은 인테리어 안에서 손님을 접대하고 싶다니. 최현기 입장으론 으리으리한 왕국 안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그가 서민 체험하는 그런 느낌이라 엿같았다.


"아버님.  일을 꺼내는 건 좀..."
"하하, 우리 애가 정말 부끄럼도 많고 그렇다니까. 이거, 이젠 아비한테도 반박하는걸 보니, 귀여움이 많이 사라졌어. 그래서 동생을 한 명 계획하고 있는데 잘 안 되는게 나이가 들은 모양이야."

옆에 앉아있는 헤리나 어머니로 보이는 왕비가 자신의 주름을 손으로 살짝 가리면서 웃고 있다. 왕비의 편안하다는 얼굴을 보니, 이런 좁디 좁은 판자촌만한 작은 굴이 편안한 것이 왕의 이상한 욕망 같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진짜, 왕만 아니었어도 이런 편안한 곳에서 사람들 만나고, 애도 많이 낳고 하면서 토끼 이종족의 습성을 유지할 것인데 말이야."
"그러니까요. 저도 10명 정도는 낳아서 복작복작하게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은데."

왕비는 그런 말을 하면서 왕을 흘겨보고 있었다. 이런 굴에서 매일매일 박아대는 플레이라니. 나이가 좀 들어보이지만 헤리나가 중년이 되면 저런 느낌이라, 거대한 젖가슴과 마망같은 얼굴에 토끼귀는 참으로 어울리다 못해 유부녀라 아쉬운 그런 느낌이었다.

[ntr?]
'개인적으로 ntr은 선호하지 않아.'


게다가 왕국의 왕비를 ntr할 마음은 없었다. 그냥, 보기 좋은 그런 관상? 그런 것 쯤으로 왕비도 헤리나도 바라보며 비스킷이나 좀 먹을 뿐.


"그래서 말인데. 이번 시빌스턴을 잡는 것은 우리 딸도  번 가보게 하는 것이 어떻나?"

내게 질문하는 세실 왕국의 왕.


"왜요? 그 위험한 곳을."
"성자의 성업이라면 왕국의 공주가 갈 만한 그런 일 아닌가? 물론 위험한 일이긴 하겠지만, 지금 자네 일행들을 보니, 드래곤을 잡는 것도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고...또, 애는 낳으면 그만 아닌가?"

그걸  앞에서 지껄이는 것으로 보아, 진짜 이종족들은 이해가 가질 않는 그런 족속들 같다 생각이 들었다. 한 번에 10명 이상은 애를 낳는게 토끼 이종족이라고 하니...뭐 가치관 차이로 이해하려고 든다.

"저도 그럼 죽기 전에 임신이나 해서 애나 낳고 갈까요?"
"그럼 좋지."

왕과 공주의 대화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참 다른 세상의 멘트들이었다.


"어떤가? 성자라면 씨가 훌룡하겠지. 가기 전에 임신은 좀 시켜주는건?"


그대로 먹고 있던 비스킷을 떨굴 뻔 했다.

'이렇게 기회가 온다고?'

성자가 아니었다면, 넘보거나 윗가슴을 보는 순간 자지를 짤라버리겠지만, 인간계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성자였다. 그런 그의 유전자를 세실 왕국에 뿌려주면 그들 또한  없는 영광은 맞다. 귀족들이든 어디든, 최현기가 그냥 가서 아내를 보며 '어, 꼴리네. 한 번 하자.'라고 말하면 남편이 나서서 이부자리까지 깔아주는 그런 세상.

"번호표가 있다고! 처음 온 년은 줄을 서라고!"
"점수도 하나 없는 년이 어딜  봐?!"

다른 여성들이 가만히 있다가 난리가 났다.

"점수? 그게 뭔가요?"

헤리나의 의문. 그리고, 최현기는 천천히 현재 상황에 대해서 헤리나에게 이야기 해준다.


"어...그럼 점수를 100점? 아니 밤 잠만 자면 80점을 채워야 하룻밤이 가능한건가?"
"그렇지."
"그럼, 시빌스턴을 잡는 것을 왕국에서 허용해주고, 세실 왕국의 병력들 지원과 국고의 비밀 무기 같은 것까지 주면 얼만가?"
"잠시...진짜? 진짜로 나랑 하게?"
"성자랑 한 판 해서 애들  5명 정도만 낳아도 이득이겠지?"


벌써부터 애 아빠가 되긴 싫지만, 그녀의 흉악스러울 정도로 큰 젖가슴을 바라보니, 음심이 샘솟는다.

"...무기를 보고 결정해야겠죠?"
"아버님."
"흠...그럼 가져오지."

세실 왕국 왕은 굴처럼 만들어진 인테리어 속에 수납장 하나를 누르니, 쿠르르거리며 나타난 작은 구덩이에서 뭔가를 꺼내올린다.

"이건 어떤가? 사용자의 몸집에 따라 변하는 마나의 속성력을 담은 방패라네. 과거 이종족들의 여신, 하레니르님께서 축복을 내리신 성자의 무기였지."


[하레니르의 방패.
?????
??????
내구도 무한.
성자 전용 혹은 성자의  사용가능.
착용자의 크기에 따라 크기 변화.
방어력 + 1000
10만의 피해 감소 효과.  ]

"어..."
"어떤가?  정도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


딸과 하룻밤인데 오히려 왕이 나서서 점수를 따려고 한다.

"좋은 기회 아닌가?"



옆의 왕비 또한 웃으며 자기 딸을 팔아넘길 이야기를 제시하고 있었다.


"...총합 80점입니다."
"그럼 오늘  준비하고 오지."

웃으며 살짝 물풍선 같은 큰 젖가슴을 출렁거리며 웃는 그녀. 살랑거리는 토끼 꼬리를 흔들며 큰 엉덩이가 씰룩이는 것을 바라본다.

"...우와."

이런 공주를 바로 부모가 내주는 미친 왕국이라니.

[지가 성자라서 그런거지.]

헤론느는 자기 덕이라고 생각하라는 듯 압박을 준다.


'고맙다!!! 쌍년아!!!'


성자가 아니었다면, 최현기는 저 요망한 탐실거리는 헤리나와 하룻밤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100점 안 됬는데 그냥 쓸까.'

세린느와 아렐리오르는 착실히 점수를 모으며, 흥분되는 몸을 주체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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