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7.총구 한 번 머리에 들이밀면 모두가 분노조절잘해.3
이 세상은 꽤나 합리적이다.
미쳐있으며, 또 범죄가 비일비재하고, 옆에서 말 걸었던 사람이 언제 배에칼을 꽂을 지 모르며, 그에 따른 방비책보단 그로 인한 파급효과를 계산하는 곳이라고 해야할 법 하다.
[제임스씨?]
[아, 제임스씨는 어제 동료들에게 강간당하고 죽었습니다. 남색가들에게 잘못 걸린 듯 하더군요. 항문이 아주 그냥 코끼리 다리도 들어가겠더라구요. 하하.]
[흠, 그럼 제임스씨 대타로 있던 다른 분을 정규직으로 승급해야겠군요. 톰슨씨?]
[예! 제임스씨 대타 톰슨! 열심히 하겠습니다!]
[네, 톰슨씨는 운이 좋길 바래요.]
[하하, 걱정마세요. 레슬링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엎치락 뒷치락해서 상대의 구멍을 뺏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
[믿음직하네요. 호호.]
이런 씨발같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세상.
처음엔 귀가 잘못된 것인 줄 알았다.
[이번에 새로온 여자 모험가 있잖아?]
[아, 그 엉덩이가 좀 탄탄하다고 했던?]
[어어, 그래서 레이븐씨가 접근해서 어떻게 꼬시려고 했다나봐.]
[흐음. 그렇군. 그래서 성공 했데?]
[어...성공은 성공인데 알고보니 여장게이였나봐. 까고나서 으어억! 씨발 뭐야!라고 하니, 흐뭇하게 웃으면서 '왜? 넌 나 싫어하니?'라고 하면서 완력으로 레이븐씨를 따먹었데.]
[흠, 레이븐씨는 그럼 지금 어디있는가?]
[타락해서 현재 게이길드에 들어갔데.]
[그의 앞날을 빌어줘야 겠군.]
돌겠네.
[이번에 새로 들어온 그 좀 어린 남자 모험가 있지?]
[아, 사무엘?]
[넌 어떻게 신참 애들 이름을 다 외우고 있냐?]
[흐흐, 눈에 띄는 애들은 맛도 좋을 것 같으니 간보면서 이름이나 외워두는거지.]
[어쨋건 걔네들은 저번에 뭐라더라...마탑에서 온 그 젊음은 유지하는데 나이 많은 그 할망구 있지?]
[아, 그 미녀처럼 보이는데 그 나이 많다던? 그거 얘기하면 통구이로 만들어버리는?]
[응, 그 여자가 데려갔데. 이미 바지 벗기고 빨아주고 있을걸.]
[흐음, 남아날 기도 없어지겠군.]
[그 할망구는 기충전 하는거지.]
여기가 그 모험가 길드인지, 아니면 조건만남 길드인지 헷갈리는 수준.
인간 폐급 하루살이 모험가들이 모이는 장소이다보니, 그들끼리도 서로를 노리는 그런 사정까지 와버렸다.
오늘도 새로운 뉴비가 들어오며, 그 녀석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는다.
그저 탱탱한 엉덩이를 흘겨보며 혀를 훔치는 모험가들이 있을 뿐이다.
.
"그러니까, 걔네들한테 접근했다가 따먹힐 바에야 우리 같은 높은 위치에 있는 기사지망생을 뽑는게 유리하다는거지."
마탑의 마법사들이나, 고위층 귀족들 또한 필요한 퀘스트를 하사할 때, 정말 필요한 일이면 아카데미 기사를 고용하는 경우가 꽤나 있는 모양이다.
학비 때문에 꽤 돈이 필요한 그들은 모험가들보단 안전하고, 또 기사들보단 값이 싸니 대체제로 꽤나 적재적소의 사람들인 것.
"예, 그건 잘 알겠는데요."
이미, 볼캄이란 이도교 집단을 궤멸시키기 위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엘라슨과 크리스나.
이 정도라면 전문적으로, 최현기의 정보를 사고 파는 집단도 있지 않을까 싶다.
"저 돈 없는데요."
"성자를 호위하는 퀘스트니 우리에겐 실적으로 꽤나 필요한 일이다. 돈은 자원봉사 개념이니 필요없어."
엘라슨이 흥하며 맡겨달라는 듯 콧김을 뿜는다.
거 고맙긴 한데...
'오히려 모험가들보다 더 위험한 애들이 니네들이야.'
홀리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미니 게틀링건까지 끼고 있으니 이제 엘라슨과 크리스나 정도라면 손쉽게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나가서 언제든지 플레이트만 입고 다닐 수도 없거니와, 맨 몸으로 자고 있을 때 언제 덮쳐질지 알고 그녀들을 고용한단 말인가.
제일 큰 적은 내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도 1인 파티는 좀 그렇지...'
신성력을 무력으로 사용할 뿐, 힐링이나 버프 혹은 몸빵도 없다.
어지간한 잡몹들이야 '이게 신의 뜻이다 그지깽깽이들아!!!'라고 하면서 총알 빵야빵야☆를 하면 되겠지만, 만일 총알을 버틸 수 있는 강한 가죽을 가진 몬스터 혹은 총알이 박혀도 무시되는...예를 들어 스톤골렘 같은 것들이 몰려들면 어찌해야 할까.
'흠 무리지.'
결국, 엘라슨과 크리스나의 파티신청에 꽤 고심해야 할 법한 사항이다.
'총알이 다 떨어지면...'
자신도 어떻게 보면 근거리 딜러로 변신해버리는데, 절대! 가까이서 싸우는 것은 질색인 그로썬 앞에서 정리해줄 탱커가 확실히 필요했다.
물론, 가끔씩 실수로 다치게 된다면 치료해줄 힐러 또한 마찬가지.
'모험가들보단 안전하려나.'
갑자기 잭슨이 왜 생각날까.
[브로, 걱정말고 내일은 내일 해가 뜨니 자자고.]
라고 하면서 웃는 그 녀석이, 뒤에서 따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곤 엉덩이를 절대 보이지 않고 살아온 과거가 있다.
남자보다야...라는 생각이 불쑥 들긴 한다.
'그리고 성기사들보다야...'
저 성기사 미친 존재들은, 마을사람들이 최현기와 살짝 트러블만 생겨도 '이도교 새끼들이다!!!'라고 하면서 메이스로 대갈통을 쥐포를 만들 놈들이다.
걔넨 죽어도 무리.
'다른 여자들도 꽤나 바쁜 것 같고.'
치료 센터에 얼마나 누워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성기사들만 주둔시키고 그녀들은 전부 없던 것을 보아, 뭘 바쁘게 하고 있을 것이다.
굳이 그녀들을 부를 필요 없이 볼캄에 가서 박살 좀 내주고 돌아오면 그만 인 것.
[외부활동 허가서.]
직원이 피가 나도록 이마를 찢은 보람이 있었다.
성자이신 최현기님이 자퇴를 하게 되신다면 아카데미는 그 날도 반 쯤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최고참 직원의 눈물의 똥꼬쇼를 보고 나서, 언제든지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허가서를 받아왔었다.
"흐음..."
혼자서 가는 것보다야, 셋이 낫긴 하다.
그리고 그녀들의 무력은 어지간한 모험가들보다 상위권.
모험가 출신의 베테랑 엘라슨이 있으니, 어디에 가서 눈 뜨고 코 베이는 일도 없거니와, 망한 귀족 출신인 크리스나가 있으니 고위층을 만났을 때 할 예법 또한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대인간 전용 탱커들.
몬스터들보다 더 미친 새끼들인 인간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그녀들.
"그럼 잘 부탁하기로 하죠."
고민은 길지 않았다.
다행이라는 그녀들의 얼굴과 함께 양 손을 내밀어 그녀들과 악수를 한다.
이세계 처음 가는 파티.
반 년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퀘스트를 하게 되었다.
.
"어쨋건 지금 머리는 가려야 할 것 같은데."
엘라슨이 진심어린 조언으로 최현기에게 말을 건다.
심히 눈에 띄는 후광으로 인해 멀리서도 '아, 저것은 성자님의 빛!'이러면서 무릎을 꿇어대고 있으니 뭘 할 수가 없는 것.
물론 모두가 착한 사람들일 경우, 칭송과 함께 축복을 받으니 상관이 없겠지만 '씨발 내 인생 좆같은데 성자가 뭔 상관이야? 주머니 두둑하나? 빛나는 창남으로 어디 바니걸 복장을 입히고 봉춤 추는 곳에 팔아버려야겠군.'같은 사람들과 '흐음, 팔을 위로 묶어두고 생선처럼 걸어서 물을 뿌려야 겠군. 촉촉하게 만들어주지.'같은 사람들이 노릴 수도 있다.
"아니, 예시가 왜 이리 씨발같으세요?"
"이건 모험가들 중 매너가 좋은 편에 속하는 것들이야. 더 심한 것들도 많다고."
애송이 쳐다보는 듯 후훗하는 엘라슨이지만, 진심으로 더러운 이야기를 해주는 그녀이기에 고마워 해야할지, 아니면 모험가 베테랑인 그녀를 혐오해야할지 의문이 들었다.
"해보셨어요?"
"많이 보긴 했지."
욕하고 싶은데, 처음 맘마물 엘프 퍼스티니를만났을 때 당했던 스트립쇼 비화를 생각해보니 '생각해보면 뭐 별 것 아닌 이야기인가?'싶은 합리화까지 도달되어 일단 고개를 끄덕여본다.
일단이지, 그녀를 혐오하는 감정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모험가는 세 단계로 분류가 되어."
"잠시만요. 그...브론즈, 실버, 골드, 플레티넘, 다이아 순 아니었어요?"
"그건 그냥 좆밥새끼들끼리 계급 나눈 것이고, 진짜배기 심연으로 들어가보면 모험가들이 나누는 계급은 세 가지야."
듣기 싫지만, 선배의 조언이라기에 일단 들어본다.
"첫 째, 뉴비이자 대부분 아래에 위치한 피식자 모험가. 당하고 살거나, 얼굴이 좆빻았어서 당하지 못하는 뭐 그런 애들이지."
처음부터 듣기 싫어진다.
"둘 째, 당하다 당하다 결국 즐기는 것까지 간 상태. 그 때부터 계급은 상관없어져. 미친 변태 고인물 새끼들이 어떻게든 자신과 파티를 맺게 할려고 쩔파티를 존나 해줄 것이니까."
아헤가오 더블피스가 왜 생각날까.
"세 번째는 뭘까?"
"그 미친 변태 고인물이 세번 째 아닐까요?"
"아니, 세 번째 마지막 계급의 모험가는 따먹으면서 동시에 따먹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지. 개씹완전무적최강 변태새끼들이라고 하지."
뭐야 씨발, 윤회인가?
무릇 생명은 생명을 빼앗고 생명을 나눠주는 그런 존재로서 하나의 중생의 도리를 다한다고 하는데...
아니, 따먹으면서 따먹힌다니.
어떻게 그게 대체...
"상상이...안 가는데요?"
"그렇기에 더욱 대단한 것들이지. 따먹는 것도, 따먹히는 것도 전부 즐기는..."
"엘라슨님은 어떤 계급이었는데요?"
"나? 나는 첫번 째지. 아 못생겨서가 아니라 강해서."
강한 축에 드는 남녀들 또한 아무 것도 당하지 않는 피식자의 위치에서 그냥저냥 살아간다는 모양이다.
물고기로 따지자면, 복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건드리면 좆되니 건드리지 못하는 그런 부류.
아, 그러고보니.
'퍼스티니는...'
약탈자 엘프로서 건드리면 안되는 종족의 수좌.
먼저 약탈을 한다는 것으로 가해자의 위치이자, 당하는 것도 꽤나 관심이 있어보였다.
즉...
'세 번째?!'
정말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특별히 본래부터 검이나 능력이 출중한 자들을 제외하고, 모험가로 오래 굴러먹으면서 세 번째 단계일 수록 아까 말했던 등급 또한 비례해서 높아지지."
"그럼 다이아 같은 사람들은..."
"나 같이 존나 쎈 사람 아니곤 다 쌉변태 새끼들이란 거지."
놀라운 정보.
아니, 정확히는 알기 싫었던 정보였다.
여기의 신은 사람들이미치면 미칠수록 더욱 능력을 확장시켜주는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의 돌아가는 마력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의 집중력과 비례해서 상승시켜준다는데, 그 변태짓을 하며 얻는 쾌락같은 부분이 능력 상승에 어떤 비례조건이 될 수도 있다.
[오, 예리한데요?]
여신의 대답을 통해, 이 세계가 왜 더 더러워지고, 변태스러워지며 광기스러워지고 고어스러워졌는지 잘 알게 되었다.
죽음과 관련, 성욕과 관련 쾌락을 한 번에 파박하고 상승시켜주는 그런 행위들이 인간의 육체적인 조건과 이능력 조건들을 상승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냥저냥 '아 씨발 왔더니 미친 세상임'이러고 이해하면 그만인 아포칼립스적인 세상이면 좋겠는데, 적당적당히 굴러가는 미친 세상이라 더욱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
"오다 주웠다."
뭐 경상도 아이가 하면서 가오 부리는 부산 상남자 로맨티스트 혹은 그거 따라하면서 좆허세 부리는 병신이세요?
엘라슨은 최현기에게 얼굴을 전부 가릴 수 있는 투구를 건네주었다.
"흐음..."
도색 또한 금색, 은색으로 풀플레이트와 어울리는 색깔이며, 무난하게 얼굴을 덮고, 눈 부위와 코 부위에 십 자로 구멍이 나 있어 빛도 잘 새지 않을 것 같다.
"고맙습니다."
"흥! 이런 것이나 챙겨줘야 하다니. 역시 모험가 뉴비란."
모험가 될 생각도 없습니다.
뭐, 퀘스트 하러 다니면 그게 모험가 아니겠는가?
편한 마음가짐으로 걸음을 옮긴다.
"필요한 구비품들은 챙겼어?"
"아뇨?"
아무 것도모른다는 천진난만한 얼굴의 최현기.
그 모습에 엘라슨은 화를 내려다, 풀플레이트를 입은 그리고 십자 투구를 쓴 기사같은 최현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젓는다.
"왜 뉴비를 보면 미친듯이 달려들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는군..."
"네?"
"아니다. 일단 잡화점으로 가자. 도매상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이 싸게 살 수 있는 법이야."
뒤를 따르는 최현기와 크리스나.
크리스나 또한 외부 수업을 주로 받지 않은 부류이다 보니, 모험을 하는 것에 대해 엘라슨처럼 전문가는 아니었다.
조용히 뒤를 따르는 두 사람에게 한 번 신경질을 내주며 잡화점을 향하는 그녀.
"왜 시선이 느껴지지..."
성기사들이 아직도 쫓아오나 그런 생각이 들어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만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지 않아 착각으로 생각해 머리를 긁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