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355화 (355/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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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역의 색마는 나야

사천에는 색마가 거의 없다.

정확히는 아주 유명한 한 명의 색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씨가 말랐다고 표현하는 쪽이 올바르리라.

멸색사태 류서시.

일단 아미파가 있다.

아미파의 여인들은 류서시를 필두로 주기적으로 색마들을 제압하러 다녔고, 많은 색마들이 아미파의 소청검법에 멸색되었다.

그리고 또 사천에는 당가가 있다.

괜히 어여쁜 여인을 건드렸다가 알고보니 당가와 관련이 있는 여인이다?

당가의 가주 아래 무사들이 바로 뛰쳐나가 독으로 색마를 제압한다.

아니면 당가에 의뢰하여 색마를 암살하거나 제압해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가에서는 색마를 통해 다양한 독을 연구하고, 피해자는 무력으로 통쾌한 복수를 하고, 관아에서는 슬쩍 눈을 감아주는 것으로 색마를 제거하고 뒷돈을 챙기는 등 잘 맞물려 돌아갔다.

여기에 하나 더.

새삼스럽지만 사천에는 구파일방 중 또다른 한 문파인 청성파가 있다.

청성파!

이미 구파일방의 말석으로 뒤쳐져 종남파에게도 밀려버렸다.

특히 사천 최악 최강의 색마, 유검담에게 장문인 이하 12장로가 모두 패배한 것을 계기로 청성파는 거의 반쯤 봉문을 하게 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와중에, 청성파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스스로 추색살 사천지부가 되기를 자처했다.

창천신룡 방도림!

그를 필두로 한 추색살 사천 지부는 나름 열심히 활동을 하며 아미파 장문인 멸색사태의 부재를 잘 메웠다.

일류 이하의 색마들은 방도림의 청풍검법 앞에 무릎을 꿇었고, 절정 이상의 색마들은 12장로 중 일부가 직접 나서서 제압했다.

유검담은 한 번 날뛴 이후로 아주 조용하게 지내고 있으니, 사실상 사천은 가장 색마가 활동하기 힘든 장소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소 타성에 젖어있었다.

색마가 나타나더라도 자신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런데 화경 색마가 나타났다?

"이런 젠장…!"

류서시는 아미파 산문의 아래에서 욕지기를 내뱉으며 이를 갈았다.

"이 비겁한 놈들. 감히 아미산에 흙발로 들어와 점거를 하다니…!"

아미파의 수치. 류서시는 평소보다 더 흥분한 얼굴로 검을 휘둘렀다.

"크아악!"

"크윽!"

앞을 가로막은 흑의인들은 류서시의 검에 목이 달아났다. 몸을 피할 겨를도 없이 전부 일격에 처형당했고, 류서시를 필두로 아미파의 고수들은 산을 올랐다.

"그만!"

커다란 호통과 함께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류서시와 장로들은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은 노인에게 이를 갈았다.

"백보살색…!"

"그래! 나와 검을 앞두고 누구도 100보 이상 빠져나가지 못했다. 이 몸이 이곳에 나왔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겠지?"

탈흑쌍마의 동생이 직접 검을 들고 앞으로 나왔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형님께서는 지금 재미를 보고 계시니까 방해하지 말거라. 흐흐, 물론 형님 차례가 끝나면 내 차례지."

"이, 이 음적이…!"

"음적이라니! 말이 심하구나. 남자가 여자를 원하는 것은 천하의 진리이거늘."

"말로 해서는 안 될 놈이로구나!"

장로들은 일제히 검을 들어올렸다. 백보살색은 검기를 일으키며 비릿하게 웃었다.

"덤벼라. 오늘, 남자가 하늘이라는 걸 너희들에게 똑똑히 가르쳐주마."

백보살색의 검기는...완연한 화경.

"나를 쓰러뜨릴 수 있는 자는 보이지 않는구나. 흐흐흐."

탈흑쌍마가 둘이서 현경이라고는 하지만, 화경이라는 경지도 어지간해선 이겨낼 수 없는 경지였다.

"멸색사태. 너를 검으로 꺾고 네 정절도 취하겠노라. 크하하하!"

"......이것만은 꺼내려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류서시의 몸에서 서서히 은빛의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8:2."

"뭐?"

"...네놈 뒤에 더 강한 존재가 있으니, 실력의 2할 정도는 아끼겠다는 거지."

류서시는 백보살색을 업신여기며 앞으로 달려들었다.

* * *

"흐흐흥."

여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손을 만지작거렸다. 그녀의 아래로 여러 흑의인들이 가마를 들고 있었고, 여인은 수십 명에 이르는 흑의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남하하고 있었다.

"호호, 역시 대공자야. 권력 확실하네."

여인은 허리를 살짝 손으로 두드리며 기지개를 켰다.

"대공자 님의 권력에 너무 취하지 마십시오."

여인의 보좌를 위해 따라나선 뢰마는 진심어린 목소리로 충고했다.

"사천은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어디서 어떤-"

"흥. 내가 그런 놈들에게 당할 것 같아? 빙마나 염마나 둘 다 배신한 자들일 뿐이야. 배신자의 말로는 언제나 좋지 않았지."

여인은 가마 옆에 놓은 기다란 창을 만지작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뢰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물론입니다."

"그렇지? 아무리 뢰마가 소공녀의 유모였다고 한들, 대공자님의 유모였던 것도 마찬가지잖아? 자고로 어떤 집단의 권력은 적장자가 이어야지. 그래야 잡음이 생기지 않아."

여인은 손으로 눈두덩을 만지작거렸다. 손으로 가려진 눈동자는 반쯤 붉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건 말이야, 침대 권력이라는 것도 있지."

여인은 쿡쿡 웃으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배신자를 사로잡아 바치고, 그걸 빌미로 대공자 님의 아이를 가진다면...나는 다음 대 천마부인이 되는 거야. 그리고 천마의 자식을 낳는 거지."

여인은 뢰마를 향해 싱긋 웃었다.

"그 때도 내 자식을 잘 키워줄 거지, 유모?"

"...물론입니다."

뢰마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천마의 자식이라면, 제가 목숨을 걸고 지키겠습니다."

뢰마의 시선은 남쪽을 향해있었다.

* * *

꺄아아악!

아미파에는 비명이 가득했다. 여인의 수치심과 공포, 경악이 가득한 비명이 아미산 전체에 울려퍼졌다.

“흐흐, 아랫도리를 보자!”

중년사내는 우악스러운 손길로 여제자 한 명을 잡아다 몸을 점혈했다. 순식간에 제압당한 여제자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형틀에 묶였다.

“움직이면 많이 아플 것이야.”

“으, 으으...!”

여제자는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한 채, 이미 가장 순결한 곳이 희롱당한 사제들을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서걱, 서걱.

사내는 여인의 바지 부분을 잘랐다. 허벅지 부분부터 골반까지의 부분을 찢어 활짝 열어놓은 뒤, 속옷을 손으로 잡아뜯어 음부를 훤히 드러냈다.

“흐음. 생각보다 많군.”

“흐끅, 으윽, 으으으....”

여인은 수치심에 혀를 깨물고 싶었다. 남자에게 제압당해 가장 소중한 곳을 강제로 보인 것이 얼마나 억울하고 슬픈 일인가.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약간의 안도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 남자는 일단 지금 여인을 희롱하고 있지만, 범하지는 않는다는 것!

“나는 말이다, 여인들은 꾸미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남자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한가득 준비한 통에서 무언가를 한바가지 퍼냈다. 찰랑거리는 바가지 안에는 점성가득한 하얗고 끈적한 무언가가 질척거렸다.

풀.

창호지에 바르는 접착제가 상당히 끈적하게 바가지 안에 담겨있었다. 남자는 바가지에 담겨있던 풀을 천천히 여인의 음부 근처에 붓기 시작했다.

“아, 아악, 아아악...!!”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여인의 공포를 만끽하며, 넓은 붓을 들어 풀을 여인의 밀림 근처에 넓게 펴발랐다.

“그럼 마르는 동안 기다리거라. 나는 저기 마른...흐흐흐.”

“시, 싫어어!!”

앙칼진 여인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다른 여제자들과 달리, 가장 거칠게 저항하던 삼존녀 중 한 명-아연사태였다.

“그, 그만둬라! 차라리 나를 범해! 차라리 나를 범하고 제자들을 더는 괴롭히지 말란 말이다!!”

“이게 괴롭히는 거라고? 아니다, 나는 여인들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남자지.”

남자는 손바닥으로 관자놀이부터 가볍게 눌러 당겼다.

“현역시절부터 벼르고 있었다. 오랜만이구나, 아연사태! 나는 반로환동을 해도 고작 30대가 끝이었는데, 너는 어느새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파릇파릇한 20대가 되었구나!”

“으, 으으...!”

살각, 살각.

남자는 아연사태의 하복부까지 뻗친 하얗고 딱딱한 것에 손톱을 살짝 밀어넣었다. 다른 제자에게 펴바른 것처럼 풀은 넓게 펼쳐져있었고, 아미산의 바람에 따라 아주 딱딱하게 말라있었다.

“나중에 동경에 비춰보면 정말 예쁠 거다. 크으으.... 너희 삼존녀를 범하겠다고 날뛰던 내 지인들이 이걸 보고 죽었어야 했는데...!”

“이...변태같은 놈! 여인을 범할 것도 아니면서 여인을 이렇게 희롱하다니!!”

“희롱이라니? 마교에서 이 몸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남자는 싱글벙글 웃으며 손톱을 완전히 안으로 밀어넣었다. 사각거릴 때마다 아연사태는 금방 칼에 찔릴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아픔은 한순간일 뿐이다.”

“아, 아아...!”

사가가각.

“이 몸, 탈흑염살(脫黑髥殺)이 단번에 끝내주마.”

부우우욱!!

“아아아아악!!”

마치 피부가죽을 벗겨내듯한 소리와 함께, 아연사태의 비명이 아미산을 뒤덮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고통에 그녀는 눈에 눈물까지 맺힐 정도였다.

“크하하하! 아주 잘 뜯겨나왔구나! 그래, 이거지!”

탈흑염살은 손뼉을 치며 아연사태의 음부 주변에 다시 풀을 붙인 뒤, 작은 면도칼로 잔여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헉, 허억, 허억...!”

아연사태는 공포감에 호흡이 가빠졌다.

음부 주변을 다른 이에게 희롱당하는 것도 두려운데, 인체의 가장 급소에 날붙이가 움직이며 피부 위를 쓸어간다.

이 얼마나 공포스럽단 말인가!

차라리 범하기 위해 옷을 강제로 찢고 양물을 쑤신다면, 이미 이전에도 겪은 익숙한 고통과 쾌락이 함께할테니 감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털이 뜯겨나가고 잘려나가는 이 감각은 말로 할 수 없을만큼 수치스러웠다.

“네놈...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지옥? 크흐흐, 염라대왕도 내 손기술을 보면 자기 부인을 내게 맡겨 제모해달라고 할 것이다.”

탈흑염살은 미온수를 가져와 아연사태의 아래에 부어버렸다. 그리고 마른 수건으로 아연사태의 음부 주변의 물기를 모조리 닦아냈다.

“음, 완벽해!”

“네, 네놈이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야...!”

“이유? 이유는 없다! 단지 보기 싫은 걸 지워버리고 싶을 뿐.”

화륵.

탈흑염살은 면도칼에 삼매진화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찬물에 집어넣고 몇 번 뒤흔든 뒤, 아연사태의 음부 위에 수건을 덮고 다른 여인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디 슬슬 마른 사람이 없-”

크아아앙---!!

멀리서 짐승의 포효가 들려왔다. 탈흑염살은 급히 몸을 뒤로 날리며 면도칼을 날렸다.

퍼억!

면도칼은 무언가에 의해 바닥에 꽂혔다. 투검의 원리로 내기까지 담겨있었으나, 면도칼은 애꿎은 바닥만 찔렀다.

“누구냐!”

“누구냐고 묻는다면...이 동네에 사는 주민이라고 해두지.”

동문서답일까, 아니면 일부러 놀리듯이 대답하는 걸까.

“탈흑염살. 만나서 반갑군. 동종업계의 사람을 만나는 건 반갑지만, 서로의 영업구역은 지키셔야지.”

“...네놈, 상당히 강해보이는군. 아아, 그렇군. 네놈이 바로 그....”

“그래.”

갓을 쓴 남자는 양손에 검을 들고 어깨를 으쓱였다.

“지나가던 검담이다.”

“...사천제일색마!”

* * *

그 시각, 사천 중부. 검각.

“...어머나, 이건 또 뭐람.”

대공자의 명령을 받아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남하하던 여인, 탁요선은 눈앞에 나타난 두 명의 여인을 보며 입술을 비틀었다.

“뭐야. 지금 남자들한테 윤간당하겠다는 거야? 아주 벗고 오셨네.”

“후후, 요즘 천산은 아직도 구닥다리 무복을 두루 걸치고 있나봐?”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갈 의복 문화의 선두주자라고 하죠.”

탁요선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앞길을 가로막은 두 여인, 염마와 빙마는 요염을 넘어 탕녀를 의심케하는 복장으로 앞을 막아섰다.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파격적인 복장. 옷이 몸에 착 달라붙어 움직이는 것이 불편해보일 정도였고, 옷에 가려진 가슴의 모양이 훤히 드러나보였다.

“월녀복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하네요.”

“...후후, 좋아. 예쁜 건 인정하지. 하지만 당신들 크게 후회할 거야. 내 할아버지들이 다 화경인 거 알지? 그리고....”

철컥, 철컥.

흑의인들이 일제히 무기를 빼어들었다. 그들의 눈은 핏발이 서있었고, 아랫도리에 혈기도 왕성하게 몰려있었다.

“남자들이 대부분인 마교인들을 상대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다니. 좋아. 대공자님께 바치기 전에 일단 몇 번 돌려주고 보낼게.”

“훗. 개소리.”

“나중에 똑같이 돌려드리죠.”

“하, 둘이서 무슨 자신감으로 이렇게 당당하게-”

화륵.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다. 수 장이 넘는 얼음벽이 아래에서부터 솟아나기 시작했다.

“비천여염마.”

“비천여빙마.”

“나의 지옥화염대법...그냥 농담인 줄 알았어? 그냥 횃불가지고 장난치는 줄 알았지? 멍청한 년.”

“빙백신공.”

“......미친.”

탁요선은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애병을 집어들었다.

“씨발, 이게 무공이냐.”

“중려신화정!!”

“설라지망.”

화르르르륵!

천지를 뒤덮는 얼음의 그물 속에 뜨거운 불꽃이 검각을 뒤덮기 시작했다.

[작품후기]

브라질리언 vs 레이저시술

<일러>

원래는 묵혀두려고 했는데 유월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시아랑 같이 공개합니다.

강호의 도리는...나중에 나올때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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