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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마
당가에 진입한 순간, 단삼은 깨달았다.
“좆됐다...씨발.”
사천당가 안의 무사들은 누구 하나 다친 흔적이 없었다. 불길에 옷이 그을린 정도를 제외하면 불에 피부가 탄 흔적도 없었다.
바깥에서 던지는 수많은 횃불에 누구 하나는 면상을 얻어 맞을 법도 하건만, 누구 하나 다친 이가 없었다. 불꽃은 당가의 수호신처럼 당가를 보호하듯 타오르고 있었다.
화륵.
단삼은 볼에 스치는 열기에 피부가 쓰라렸다. 자신들이 내던진 횃불은 당가를 태우는 불꽃이 아닌, 습격자들을 태우는 불꽃이 되어 돌아오는 듯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단삼은 주변을 급히 살폈다. 습격자들은 모두 한 명에게 시선이 꽂혀있었고, 단삼도 그에게 의지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제 살아나갈 길은 하나 뿐.
"검담!!"
사천당문을 비롯하여 사천 최강자로 군림하게 된 그를 믿고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크, 흐아아아!!"
일곱 자루의 검을 뽑아 쌍검으로 드는 그는 짐승처럼 귀기를 뿌리며 당가의 무사들을 향해 검을 겨눴다.
“당가...죽인다!”
검담의 노도와도 같은 기세에 당가의 무인들은 움찔거리며 몇 발자국이나 물러났다.
‘역시 검담!’
단삼은 안도했다. 방금 전까지의 걱정이 한순간에 불꽃과 함께 날아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허허허!”
호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멋드러진 콧수염의 중장년이 검담의 앞을 막아섰다. 단삼은 그의 정체를 깨닫고 자신도 모르게 검을 집어던질 뻔 했다.
“독귀 당오독!”
“여전히 나를 독귀라고 부르는 것이냐? 흐흐. 뭐 상관은 없다만, 너희들은 적보다 아군을 더 잘 모르는 것 같구나.”
독귀는 장포를 좌우로 펼쳤다. 그는 옷 안에서 단검 두 자루를 꺼내 손잡이에 걸린 명주실을 잡고 휘휘 돌리기 시작했다.
“이 자가 검담이라니, 장난도 유분수지!”
“뭐...라고…?”
단삼은 독귀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방금전까지 승리를 확신하던 열기가 싹 가시고 전신의 핏기도 가셨다.
“흐하하! 어디서 들은 건 있어가지고 검을 일곱 자루나 챙겨오다니! 검담은 검 두 자루 만으로도 사천을 호령했다! 일곱 자루로 사람들을 속이려 드는 게 아니더냐!”
“거, 거짓말 마라!”
단삼은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가 검담이 아닐 리가 없다!”
그래야 했다.
사실상 이 습격은 검담 한 명을 믿고 따라온 것이다. 검담이 가짜라면, 당연히 습격의 성공 확률도 지극히 낮아진다.
검담이 존재하면 성공하지만, 검담이 없다면 실패한다.
검담이 아닐 리가-
‘나는 왜 저 남자가 검담이라고 확신했지?’
단삼은 전신의 털이 쭈뼛섰다. 자신은 정확한 의지나 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색마들의 습격을 따르고 있었다.
뢰연이라는 여자의 선동에 넘어가버렸고, 당가의 복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기세로 습격에 참가하고 말았다.
'도대체 왜?'
단삼은 검담이라는 자의 정체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래서 막연히 '사천 일대를 호령한 엄청난 강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들리는 소문에 따라 현경급 강자라고만 생각했다.
"어리석은 놈들아, 이 자는 검담이 아니다! 제법 강한 고수이기는 하지만, 검담만큼 강하지 않지!"
"뭐...라고...!"
"쯧쯧쯧."
당오독은 단검을 집어던졌다. 검담-이라고 하던 자는 검을 급히 휘둘러 눈을 노리는 단검을 튕겨냈으나, 당오독의 투검이 더 빨라 눈가가 단검에 의해 찢어졌다.
"크아아악!!"
"검담이 내 암기술에 당할 리가 없지! 흐흐흐, 이 자는 검담이 아니다!"
"닥쳐라----!!"
검담은 괴성을 지르며 쌍검에 검기를 불어넣었다.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듯한 검기에 습격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내가, 검담이다!!"
검담은 당오독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단삼은 뒤로 뛰었다.
'검담이 아니다.'
단삼은 검담이 싸우던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눈앞의 존재가 검담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분명 알 수 있었다.
검담은 결코 적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광오한 자로서, 강자가 어찌 하수에게 먼저 덤벼들 수 있단 말인가.
"젠장...."
당했다. 뢰연에게 속았다. 검담과 비슷한, 자신을 검담이라고 착각하는 초절정 고수를 섭외하여 사람들을 속인 것이다!
'내가 초절정인지 현경인지 어떻게 구분하냐고!'
같은 절정 고수라면 모를까, 어찌 자신보다 윗물에서 노는 이들이 어느 하늘에 있는지 구분할 수 있을까! 단삼은 몸을 돌렸다.
"도망가야-"
"소용없어."
화르륵.
불꽃의 담벼락은 하늘로 높이 치솟았다. 그리고 세가 안을 습격한 이들에게 비처럼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만천화우(滿天火雨)...."
암기의 비가 아닌, 불꽃의 비가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 * *
"흐하하하!!"
나는 달렸다. 천마신공을 극성으로 일으키며, 내가 아는 최강의 경신법으로 땅을 박차고 달렸다.
'역시 빠르긴 하네.'
도망치는 걸 감지하자마자 이시아와 입맞춤을 하고 뛰었건만, 뢰마는 제법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이 거리면 내 추격을 눈치채지도 못했을텐데, 그녀는 내 추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도주했다.
"어딜 도망치려고."
반드시 붙잡아야했다. 뢰마는 내 심기를 거슬리게 만들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했다.
하나, 감히 계획을 세움에 있어 내가 황보세가를 습격했던 것을 멋대로 따라한 것.
둘, 검담의 이름을 사칭한 것.
셋, 비천염마를 습격한 것.
넷, 모처럼 염마와 소천마 둘과 함께 침대에서 뒹굴어보려고 했는데, 하필 그 시각에 당문을 습격한 것.
'죽어마땅하다.'
비천색마와 지린뢰마의 관계라거나 하는 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그녀를 이대로 놔두면 다음에 더 귀찮을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
"흐하하하하!!"
나는 일부러 광소를 터뜨리며 달렸다. 초상비로 나뭇가지 위를 밟고 뛰며 거리를 좁혔다.
파지직!
전류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 나는 손에 내공을 실어 쏜살같이 날아온 전격을 튕겨냈다.
'동침(銅針)!'
순간 금인 줄 알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쉽게도 전격을 머금은 비침은 구리였다.
그리고 비침이 날아왔다는 건 그녀가 내 추격을 깨달았다는 말이기도 했다. 나는 전방을 달리는 그녀를 향해 호기롭게 소리쳤다.
"이 년! 어딜 감히 도망가느냐!!"
뢰마의 경신법이 아무리 빠르다고 한들, 그녀는 땅을 박차고 달려야 한다. 중간에 구릉이라도 나타나면 아래로 훅 꺼지듯 내려가 위로 올라야 했다.
허공을 밟으며 직선으로 달리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했고, 당연히 그녀는 나의 가시거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파바박!
비침이 날아와 또다시 나를 견제했다. 나는 이번에는 그걸 피하지 않았다.
카앙, 카앙, 카앙!
비침이 닿는 곳만 호신강기를 집중적으로 둘러 튕겨냈다. 급소를 노린 비침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나는 허공을 크게 디디며 뛰었다.
"비(飛)."
호흡은 짧게, 그리고 몸이 앞으로 쏠리는 관성을 모조리 이용하여, 충격은 발끝에 모은다!
"천마패륜각----!!"
나는 등뒤로 중려신화정을 방출했다. 거대한 열기가 폭발과 함께 나를 전방으로 밀어냈고, 나는 폭발의 힘과 함께 앞으로 다리를 힘껏 앞으로 내밀었다.
"...뭣?!"
대나무 숲길을 도망치던 뢰마는 등 뒤를 돌아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강대한 나의 기에 놀란 것이 첫번째요, 내공이 터지는 폭발음에 놀란 것이 두번째요, 이미 지척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거리에 세번째.
빠---악!
나는 그녀의 등판에 천마패륜각을 때려넣었다. 뢰마는 앞으로 달려나가던 자세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커흑, 아아악!"
뢰마는 각혈하며 앞으로 굴렀다. 아래로 내려가는 비탈길에서 앞으로 자빠지는 바람에 몸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우두두둑!
뢰마는 굴러가며 내공을 사방으로 방출했다. 천마신공으로 발현되는 뢰마의 무공에 나는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도망치려고? 어림도 없지!"
나는 뢰마보다 앞으로 더 빠르게 뛰었다. 막 자세를 수습하려던 뢰마의 지척으로 다가가, 앞으로 그녀가 굴러가기 직전 등판 아래 발을 밀어넣었다.
"!!"
"천마상승비상각!"
나는 뢰마를 높이 올려찼다. 수직에 가깝게 튕겨올라간 뢰마의 몸은 깎아지른 대나무보다 더 높게 뛰어올랐고, 나는 좌우로 대나무를 번갈아 밟으며 번개처럼 뛰어올랐다.
"큭...!"
공중에서 몸이 뒤집힌 채 돌고있던 뢰마는 몸이 뜬 와중에도 자세를 바로잡으며 나를 공격하려고 했다. 나는 회전의 묘리가 실린 그녀의 비침을 손으로 다시 튕겨낸 뒤, 뢰마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술래잡기는 끝이다."
할짝!
뢰마는 얼굴을 붙잡은 내 손바닥에 혀를 훑었다. 혀끝에서 튀어오른 전격이 내 손바닥에 닿아 팔 전체가 저릿했으나, 나는 그녀를 오히려 더 강하게 붙잡았다.
"너 때문에 내가 황보세가에서 여자가 무서워 도망친 남자가 되었지 않느냐."
"!!"
뢰마는 금방 깨달은 눈빛으로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깨닫든 말든, 주먹을 말아쥐며 그녀의 명치를 향해 내질렀다.
"천마신권!"
콰------앙!!
천마의 힘이 담긴 벽력신권에 뢰마의 몸은 대나무숲 아래로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커헉...!"
철퍽!
진창같은 흙바닥에 떨어진 뢰마는 등부터 떨어져 살아남았다. 흑의에 진흙이 잔뜩 묻었고, 떨어진 충격을 호신강기로 보호하려고 해도 피가 터져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중려신화정으로 씻겨내면 딱인데.'
더러워진 건 중려신화정으로 씻어내면 되지만, 지금 사용했다간 당서희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셈이다. 나는 중려신화정을 배제하고 바닥을 기어가려는 뢰마의 목덜미를 잡아 들어올렸다.
"크, 크으윽...!!"
뢰마는 내 손목을 붙잡고 아둥바둥거렸다. 자신의 목을 붙잡은 내 손목에 양 손을 할퀴듯 움켜쥐며 전격을 튀겼다.
"허허, 앙칼진 반항이구나."
나는 뢰마를 다시 진창에 처박았다. 얼굴부터 떨어진 그녀는 바닥에 제대로 엎어졌고, 나는 뢰마가 움직이지 못하게 다리부터 점혈했다.
"이, 이 놈...!"
"어라, 외모는 20대인데 말투는 노파같구나."
"!!"
뢰마는 정곡을 찔렸다. 그 사이 나는 그녀의 골반을 잡고 들어올린 다음, 뢰마의 혈 이곳저곳을 눌러 고정시켰다.
"아, 하악...!"
포졸에 의해 구속된 죄인을 본 적이 있는가? 바로 지금 뢰마가 딱 그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손을 뒤로 당긴 다음, 그녀의 치맛자락을 찢어 예쁘게 묶었다.
"놓아라!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관심없다."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알 필요도 없다.
"가, 감히!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를 범하려고 하다니!!"
"씨발, 남자가 여자 따먹는데 이유가 있나?"
짜악!
나는 뢰마의 엉덩이를 때렸다. 가슴은 볼품없지만 골반은 펑퍼짐하여 아이 정말 잘 낳게 생긴 뢰마는 하체만큼은 정말 봐줄만 했다.
'경신법 고수들은 하나같이 궁둥이가 예쁘다니까.'
부우욱.
나는 손톱을 세워 엉덩이골을 따라 세로로 길게 그었다. 치마의 중앙이 세로로 길게 찢어졌고, 나는 그걸 끝까지 잘라 좌우로 펼쳤다.
"이러니까 좀 볼만하군."
"크, 으으으...!"
살면서 뢰마가 이런 굴욕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상반신은 진창에 처박은 채, 하반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뢰마는 치욕스러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네놈을...반드시 죽일 것이다!"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냐?"
"......."
뢰마는 침묵했다. 뢰마 입장에서는 갑자기 사천 어디선가 튀어나온 자가 자신을 붙잡아 겁간하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흐흐흐, 오래 전부터 지켜봐왔지. 천산에서 이 오리궁둥이 흔들고 다닐 때부터 지켜봐왔다."
미래의 얘기지만.
"...! 네, 네놈 설마...!"
나는 아래에 깔린 그녀의 치마 위에 무릎을 꿇었다. 하체를 조금 더 반듯하게 세우니, 딱 박기 좋은 위치로 굳어졌다.
"기, 기다리시게! 어째서인가! 원로면 원로답게 행동하시게!"
"어쭈?"
뭔가 착각을 하는 듯 하다.
원로.
'천마신공 썼다고 내가 은퇴한 마인인 줄 아는 건가?'
"옛 정이 있지 않은가! 지, 진정하고 내 말을 들어! 나는 지금 마교를 위해 대공자의 명으로 움직이고 있다!"
"옛 정? 흐흐,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하구나."
나는 바지를 벗어 양물을 꺼냈다. 엉덩이 위에 턱하니 올리자, 뢰마는 몸이 굳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대공자고 나발이고, 너를 따먹으러 왔다니까?"
"기, 기다려라! 나를 범하면 네가 어떻게 되는 지는-
푸욱.
양물을 쑤셔넣자마자-
파지지지지지직!!!
내 남근을 향해 짜릿한 전격이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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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마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