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73화 (673/703)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프로 관음러

민희가 불 지르고 간 정욕은 아키와 지연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잘 잠재웠다.

물론 아키는 자기가 도와줬는지도 모르긴 하지만.

어쨌든 사실상 정력이 무한해진 지금이라면 밤새도록 섹스하고 다녀도 될 거 같다.

못할 건 없지. 여자는 많고 방법도 얼마든지 있잖아?

세계 각지에 여자를 구해 놨으니 로테이션 돌려서 원할 때마다 가서 하는 것도 가능하고.

아직 그 정도는 아니기에 오늘은 여기서 멈추지만…. 나중에는 정말 그렇게 될 거 같다.

얼마든지 어려지게 만들 수 있는 몸, 무한한 정력, 장소에 구애받지도 않는 능력.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들은 이런 것까지 예상했을까?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거고 예상했다면 의도가 뭔지 궁금해지네.

어쨌든 됐다. 지금은 개운해졌으니 다시 스킬 숙련을 하러 간다.

사람이 없고 스킬 숙련하기 편한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다가 그냥 라스베이거스로 왔다.

기왕이면 밝은 곳에서 숙련하고 싶어서.

어두운 곳에서 숙련하면 눈이 아프잖아? 번쩍번쩍 한단 말이지. 번개는.

철근 생성으로 타겟을 하나 꼽아놓고 번개를 쓴다.

일단 탐지 범위 안에서는 사람의 기척은 하나도 없지만, 이렇게 번개를 쓰면 분명 탐지 거리 밖에서도 보일 거다.

과연 누가 올까?

약간 그런 마음도 있었다. 누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직 뭔가 비밀이 많은 미국 땅.

지금은 호라이즌의 정례 회의 말고는 실마리가 전혀 없는 상황.

막연히 15일을 기다리느니 뭔가 단서가 될만한 녀석들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잖아?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주변은 조용하고 나타나는 놈들은 전혀 없다.

아마 멀리서 천리안과 투시 같은 거로 지켜본다고 하더라도 나를 발견할 수는 없을 거야.

나는 축소를 쓰고 있으니까 발견하는 건 무리지. 모르겠다. 정말 운이 좋으면 가능할지도?

아무리 스킬 숙련 시간을 줄여도 하루 만에 스킬 마스터가 안되는 건 조금 아쉽다.

분명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

지속 체력 회복 증가 같은 패시브 같은 걸 하나 더 조합해내면 될 거 같은데.

일단 지금은 뭔가 조합되는 게 없다.

원트의 스킬 조합은 뭔가 무궁무진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편협하다.

이건 좀 아쉬워.

스킬 밸런스 때문인가? 아무래도 그런 거 같긴 하다.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들이라고 해도 스킬 밸런스 패치는 쉽지 않지. 아무렴.

아직 안 배운 스킬 중에서 가장 조합이 많이 될 스킬을 생각하면 역시 증폭이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스킬. 짱개 연구소에서도 적당히 연구하다 만 스킬.

증폭은 단어 뜻 그대로 그냥 스킬의 효과를 강화하는 스킬이다.

짱개놈들이 연구한 것에서는 공격 스킬의 위력이 늘어나거나 성장 범위가 넓어지거나…. 뭐 그런 효과만 있었다.

사실상 크게 효과는 없는 스킬.

어차피 증폭 한번 쓰고 스킬을 쓰느니 그냥 스킬 두번 쓰는 게 더 나으니까.

하지만 이런 스킬도 내 눈에는 좋아 보인다. 스킬 효과가 아닌 조합 재료로.

어쨌든 뭔가를 강화해주는 거잖아? 그러니 한번 배워볼 만 할 거 같다.

일단 번개 같은 반사신경을 먼저 찍고 나서 고민해 봐야지.

무료한 스킬 숙련.

위시로 선글라스 하나를 생성해서 그걸 끼고 느긋하게 번개를 떨어뜨린다.

그렇게 스킬 생각을 열심히 해보지만 결국 내 생각은 민희의 생각으로 넘어간다.

참 희한한 여자야.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홀리지?

솔직히 말하면 민희가 승희나 미나, 세아, 안나보다 더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눈을 떼게 만들 수 없는 매력 같은 것.

내 생각에는 그건 남자만 통용되는 건 아닌거 같다.

민희랑 어울린 여자들도 다 그녀에게 금방 친해지는 걸 보면 말이지.

이유가 뭘까? 분명 그녀는 도도한 여왕님 같은 성격인데.

민희를 본 사람 중에 그녀에게 호의를 보이지 않는 사람은 없어 보였어.

아. 하나 있네. 고영준. 그 병신 새끼.

30살이 넘으면 필요 없다고? 으휴. 병신같은 놈이라니까.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하니까 잡혀 죽은 거야. 처참하게.

어쨌든 민희가 퇴근하는 시간만 기다려진다.

참나. 무슨 어린이날을 기대하는 애들도 아니고.

다른 짓이라도 하고 있자. 이거 이러다가 내 목이 빠지겠어.

다른 짓이라고 해봐야 추적을 걸어둔 녀석들을 한 번씩 훑어보는 일밖에 없다.

번개를 왕창 쓰고 체력을 빼놓은 다음 30초에 1회분씩 체력이 차는 동안 훔쳐보는 거지.

먼저 고성연부터 확인해 본다.

얼래? 식당에 있네? 보아하니 식당일을 돕는 거 같다.

하긴, 방주 안에서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노동은 식당일밖에 없겠지.

시설 보수나 이런 건 기술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거고 식량 생산은 성장 스킬이 있어야 하니까.

스킬에 세 개 있다고 하지만 그걸로 방어조 쪽에 들어갈 수는 없을 정도고.

어쨌든 그녀는 크게 문제는 없어 보인다.

성연의 시선으로밖에 볼 수 없기에 그녀의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주변 사람들과 말하는 걸 보면 제법 괜찮은 거 같다.

근데 주변에서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약간 거슬리네.

짜식들. 그래 성연이도 존나 이쁘긴 하지.

게다가 아무리 주방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녀 자체에서 느껴지는 기품이라는 게 있다.

아마 싫어하는 여자는 어지간히 싫어할 거야. 생태계 파괴 종이니까.

그게 민희와 성연의 차이 아닐까? 적을 만드는 타입과 적을 만들지 않는 타입.

어쨌든 잘 있는 거 같으니 다행이다. 괜히 신영이처럼 우울해하고 있거나 그러면 골치 아프지.

뭐, 애 엄마라서 그렇게 얼빠진 짓은 못 할 거라는 계산이 있었으니까 걱정은 안 했지만.

그럼…. 다음은 위치스.

얘들은 뭔가 좀 냉랭한 분위기 인 거 같다. 하긴, 기억을 다 지워놔 버렸으니 그럴 만하지.

서로 모여있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은 아니다. 서로 경계하는 느낌?

그래도 호스티스 출신인 레나는 아마 저기 네 여자 중에서 가장 멘탈이 좋을 거다.

어지간한 일로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겠지. 게다가 본인의 능력도 출중하잖아?

솔직히 말해서 저기 있는 다른 세 여자를 전부 잡아 죽이는 건 일도 아닐 거다.

어쨌든 그녀는 일본의 절대 강자 타이틀까지 얻었던 여자니까. 사람 죽이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지.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제법 여유롭다.

저택 바깥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을 지키고 있는지 정원을 거니는 레나.

눈앞에 보이는 바다와 잘 다듬어진 정원을 보고 콧노래까지 부르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대단하긴 하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가인이랑 엠마 역시 만만치는 않다.

짱개에게 사로잡혔다가 뇌제 놈에게 구출되긴 했지만, 가인 역시 짱개들과 목숨 건 싸움을 했던 여자다.

게다가 지금 스킬도 그렇게 적은 것도 아니고.

만약 레나가 싸우자고 들어도 호락호락하게 당할 정도는 아닐 거야.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니지. 스킬로만 따지면 알 수 없긴 하겠네. 쟤도 있을 스킬은 다 있으니까.

단지 경험 차이일 뿐이지.

어쨌든 그녀 역시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혼란스럽긴 하지만 그리 걱정은 안 하는 거 같다.

그저 지금 상황이 제대로 이해가 안 가서 의아해하는 느낌?

엠마도 어쨌든 히어로의 사이드 킥으로 있던 여자인 데다가 체술 같은 것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여자다.

뭐…. 스킬 앞에서 체술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예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녀는 지금 굉장히 침울해 있다.

아마 지금 위치스의 넷 중에서는 가장 침울한 거 같은데.

그녀는 지금 침대 위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방바닥만 바라보는 중이다.

아마…. 미스터 샤이닝의 죽음 때문에 그런 거겠지?

쟤는 내심 그 녀석을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괜히 알려줬나? 저 정도로 유리멘탈일지는 몰랐는데.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던 건 아니었을 텐데, 저 정도로 침울해할 줄 몰랐네.

가장 관심 있는 건 역시 신영이다.

얘는 지금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쓰고 있다. 얘는 진짜 쓰는 거 좋아하네.

자기 나름대로의 정리 방법인가?

혹시나 해서 예전에 일기 쓰던 노트인가 해서 봤지만 그건 아닌 거 같다.

그건 내가 치워버렸으니까. 있을 리가 없지.

아마 저택에 있는 것 중에서 쓸만한 걸 하나 구해서 끄적거리고 있는 거 같은 모습.

매혹에 걸려있을 때는 안 하던 짓인데. 매혹이 풀리니 바로 저러고 있네.

쓰여 있는 내용은 조금 웃기다. 일단 나에 대한 호칭이 가장 인상적이다.

수상한 놈.

신영이는 나를 수상한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긴, 그게 맞지.

지금 그녀의 상황에서는 나보다 수상한 놈이 어딨겠어. 가장 의심스럽겠지.

그녀의 가장 큰 궁금증은 역시 그거다. 자기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

그래. 그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이해 못할 거야.

그녀의 상식선에선 미국은 너무나도 먼 나라다.

아무리 대호 그룹이라도 차기 후계자를 구하러 갈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먼 곳.

그런 미국에 자기가 있으니 어처구니없긴 하겠지.

아마 엠마가 없다면 여기가 진짜 미국인지도 의심했을 거야.

어쨌든 의문은 가득한 거 같지만 그거야 당연한 거다.

저 상황에서 의구심이 들지 않으면 그건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니까.

뭐…. 상관 없다. 저들은 그냥 무난하게 있어 주기만 하면 된다.

미국에 묻어놓은 도토리들이잖아? 보험, 스페어, 현지처…. 뭐 그런 거니까.

나중에 미국을 쓸어버릴 때 쓸 도구기도 하고.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저렇게 놔둬도 상관없어. 그럼 쟤들은 됐고….

하와이 녀석들은 뭐…. 만족도 높은 삶을 즐기고 있는 거 같다.

추적 걸어놓은 한 놈의 시야를 확인하니 존나 몽롱한 시야로 섹스를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새끼…. 이거 마약 하고 섹스하는 중인가? 아무래도 그런 거 같은데?

뭔가 굉장히 이질적인 장면이다. 분명 섹스긴 섹스인데…. 혐오감이 들 정도야.

여자 역시 마약에 취했는지 오우 오우 거리면서 짐승 같은 신음을 내고 있고 남자 놈은 연신 퍽예를 외치며 여자의 엉덩이를 때리는 모습.

아. 진짜 싫다. 이놈들은 이게 좋으니까 이 짓을 하고 있겠지?

정말…. 마약은 안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내가 아무리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서 있다고는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확 드네.

게다가 그나마 여자 시점으로 안 봐서 다행이다.

이걸 여자 시점에서 봤다면 존나 정신 나갈 것 같았을 거야.

어우. 그만 봐야지. 머리가 오염되는 기분이야.

이제 회장 놈을 볼까?

당연히 회장 놈이 사무실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녀석은 지금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었다. 그것도 전혀 알 수 없는 곳에서.

뭐지? 어디지? 위치를 알고 싶지만 일단 대화 내용을 듣는다. 그 내용이 더 흥미로웠으니까.

[그래서. 아프리카는 거의 다 정리가 됐다고?]

[그 '거의다'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책임한 단어인지 알아?]

[그래그래. 당신 표현대로 하지. '기존에 있던 인구조사 자료의 97퍼센트' 됐나?]

[그 역시 정확한 것은 아냐. 어쨌든 아직 많이 남아있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도 추정 인원만 해도 4,350만이라고.]

[그래도 아직 징그럽게도 많네. 근데 사실상 거의 끝난 거 아닌가? 그럼 대체 ROF PROJECT는 왜 필요한 거지?]

[그 계획이 수립될 때는 아시아 쪽이 남아있었을 때니까. 이렇게 급변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

[그래. 그렇긴 하지. 근데 그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나? 아시아의 상황이 그렇게 된 것?]

[글쎄. 과연 그걸 밝혀낼 수 있을까가 의문이네. 필립이 뭔가 단서를 잡았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자기가 놀고 있다는 걸 어떻게든 감추려고 변명하는 거로 밖에 안 보이니까. 그 녀석이 하는 일은 체계적이지가 않아. 아직도 원시적이라고.]

[그거야 그랜드마스터께서 알아서 해주시겠지. 우리가 판단한 일은 아냐.]

[그렇지. 그건 당연하지.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냐. 나야 아프리카 일만 잘 마무리하면 되니까.]

[후. 나도 ROF만 신경 썼으면 좋았을걸. 괜히 유럽까지 맡게 돼서.]

[투덜거리지 마. 그랜드마스터에게 신임받는 걸 고마워하라고. 내 눈에는 그저 행복한 비명으로 밖에 안 보여.]

[자네는 내 고충을 몰라. 그나저나 손님을 맞이하는데 대접이 허술하군?]

[자네가 그렇게 성격이 급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나?]

그렇게 말하면서 서로 장난삼아 농담을 던지는 녀석들.

그러면서 여자를 부르고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바니걸 의상을 입은 여자들이 술병을 들고 들어오고 녀석들의 양옆으로 앉는다.

뭐...이 뒤까지 볼 필요는 없겠지.

나이든 인간들이 여자끼고 추잡하게 노는 걸 볼 필요는 없어.

어쨌든 좋은 정보를 얻었다.

생각해보니 저 회장 놈에게 그랜드마스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생각만 했지 저 7인의 위원회 놈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정확하게 알아본 적이 없었어.

기억을 한 번 더 읽으러 가긴 해야겠네. 일단…. 저놈들의 대화가 심상치 않았으니까.

역시 미국이라 이건가? 아시아 쪽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고?

하긴….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게 이상한 거겠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