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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제
뇌제 놈의 일렉트릭 에리어는 꺼질 기미가 없다.
아니…. 그보다 이게 지속시간이 있는 스킬인지도 잘 모르겠다.
연구소장의 기억에서 봤던 정보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얼마나 지속한다는 정보가 없어.
수납을 열어서 연구소장이 남긴 기록물도 살펴봤다. 결국, 찾아낸 건 한 문장.
'시전자가 해제할 때까지 유지'
귀찮네. 존나 귀찮아. 기억 읽기를 해야 하는데 접근을 못 하잖아.
음…. 저 일렉트릭 에리어는 장애물을 뚫지 못하지? 그럼 일단 이걸로 어떻게 해볼까….
그렇게 주변에 장애물을 가져다가 앞을 막아가며 녀석에게 접근까지는 했지만 소용없다.
만질 수가 없잖아. 녀석의 온몸을 기준으로 스킬이 발동되는 거라 결국엔 의미가 없네.
마음 같아서는 그냥 확 죽여버리고 싶지만…. 녀석에게는 알아내야 할 것이 많다.
흙으로 묻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결국은 녀석과 나 사이에 장애물이 있으면 기억을 읽을 수가 없다.
딜레마네. 딜레마야.
혼자 힘으로는 안된다는 이야긴데.
다행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혼자 할 수 없으면 도움을 받으면 되지.
바로 도쿄로 순간 이동해서 레나를 찾았다.
매혹된 녀석들을 자동 사냥시켜놓고 혼자서 느긋하게 앉아있는 레나.
“레나. 따라와.”
“꺅! 엣찌하러 가는 거에요!”
“좀. 닥치고.”
왜 레나만 가냐고 신영이도 따라오긴 했지만, 뭐 상관없지. 구경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렇게 넘어간 오사카.
"어머머! 저 녀석…. 혹시 뇌제에요?"
"보시다시피."
"역시 주인님에겐 저런 녀석 따위는 별거 아니군요오!? 역시 대단해! 멋져!"
사실은 겁나 고생했는데 말이지.
"일단 저 녀석…. 매혹해봐, 아 마리오네트도 상관없고. 마리오네트가 낫겠다. 근데 자고 있는데 마리오네트를 해도 깨어나게 할 수 있나?"
"어어…. 그건 안 해봤는데요."
"자는 놈을 조종해본 적은 없어?"
"있긴 있어요오."
"그럼 자는 놈을 스킬 쓰게 할 수 있나?"
"네에. 그건 가능하죠?"
"아. 그래? 그럼 저놈 마리오네트 해서 '일렉트릭 에리어 해제'라고 말하게 해봐."
"마리오네트!"
가만히 멈춰선 레나. 그리고 뇌제 녀석이 몸을 움찔거렸다.
덩달아 나도 움찔하긴 했지만, 녀석의 머리 위에 아직 수면시간이 떠 있기에 가만히 있을 수 있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이 불안한 느낌이네. 자는 놈이 움직이다니.
"일렉트릭 에리어 해제."
자는 놈이 잠꼬대하듯 중얼거렸고 드디어 저 좆같은 스킬이 꺼졌다.
염력을 움직여 녀석이 터치가 가능한걸 확인하고 바로 레나에게 말한다.
"됐어. 이제 그만해도 돼."
감았던 눈을 뜨는 레나. 그러더니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며 말한다.
"잘했어요? 잘했죠! 잘했죠! 그러니까 상 줘요. 상. 상. 잘했다고 머리 쓰다듬어 달란 말이에요오."
자연스럽게 안기면서 몸을 비비는 레나. 액션이 과하다는 생각은 여전히 들지만…. 순간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이크. 씨발. 이렇게 역조교가 되는 건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네. 괜히 유혹의 마녀가 아니야.
"이제 돌아가. 이따 자정에 다시 돌아갈 테니까 그때 보자고."
매정하게 게이트를 열자 낑낑거리며 마지못해 들어가는 레나. 그
리고 아련하게 나를 한번 바라보고 역시 게이트로 들어가는 신영.
좀 그렇네. 이거 문제가 되겠는데.
정을 붙이면 안 되는데…. 그러면 필요한 순간에 쳐내지 못하고 주저하게 될 거야.
많이 무뎌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면 결국 내가 손해 보게 될 텐데. 곤란하네.
게이트를 닫아버렸는데도 아직 저 여자들과 나 사이에 가느다란 실 같은 게 이어져 있는 느낌이다.
하아. 내게 소중한 건 승미세안 넷뿐이야. 거기에 굳이 하나를 추가한다면 민희 정도.
저들은 아직 내 담장 안에 들어온 사람들이 아니다. 하루카도 레나도 마찬가지.
지금 당장 죽어도 아쉬울 뿐이지 슬플 정도는 아닌 여자들.
그런 여자들에게 자꾸 휘둘리면 안 돼. 정신 좀 차리자.
여자 생각은 그만하고 눈앞에 다시 쓰러져있는 뇌제 녀석에게 신경 쓴다.
함정이 제거된 보물 상자. 이제는 열어보기만 하면 되는 상황.
여기서 이러기엔 좀 그렇지? 수원 게이트를 열고 잠든 뇌제 녀석을 집어 든 뒤 들어갔다.
그리고 테이프 질. 하아. 테이프를 대체할 만한 좋은 수단은 영영 나오지 않는 걸까?
그렇게 이틀간 기억을 읽었다. 보물 상자는 생각보다 크고 들어있는 게 많았다.
진짜…. 잡은 보람이 있네. 역시 이 세상에서 정보만큼 훌륭한 자원은 없지.
정보와 코인. 망해버린 이 세상을 유지하는 근간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소홀하면 그대로 아웃 돼버리는 세상.
그런 면에서 뇌제 녀석은 상당히 이런 세상에서 생존하는데 소질 있는 녀석이었다.
그저…. 나랑 마주친 게 운이 없었던 거지.
오사카의 모든 인간을 죽이고 불을 꺼서 암흑도시로 만든 건 이 녀석의 작품이 맞았다.
생각해보면 대단한 거야. 이 녀석도 상당히 재능이 넘치는 놈이다.
망해버린 세상에서 재능이 폭발한 예라고나 할까.
물론 녀석은 완전 혼자는 아니었다. 무리가 있었고 그 무리의 대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자기 무리까지 전부 죽이고 뇌제라는 이름을 얻었다.
남자 놈의 과거는 뭐…. 더 알고 싶지도 않고 중요한 것도 아니니 넘어가고.
녀석에게서 얻은 정보 중에 핵심적인 건 딱 세 가지였다.
히든 스킬, 무명 놈의 정보. 여자.
이놈에게는 중국놈들도 모르는 히든 스킬이 있었다.
번개같은 반사신경.
이름만 봐도 알겠네. 이게 그 보도블록을 피한 방법인가?
스킬 효과는 간단하다. 내가 본 것과 같이 날아오는 물체 정도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
아니….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다. 모든 신체 반응을 다 빠르게 해주는 스킬. 게다가 패시브다.
한번 배우기만 하면 그대로 언제나 적용된다는 말.
녀석이 여자들을 죽일 때 블링크를 연속적으로 쓸 수 있던 것도 이 도움이 컸다.
일반인에겐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없어 보이는 움직임.
저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겠지만, 이놈에게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을 거다.
그래…. 이런 건 만화나 게임 같은 데서도 많이 나오지.
전기 능력으로 신체 반응을 강화하는 효과 같은 거.
대라고 하면 몇 가지도 댈 수 있을 거다. 자주 나오는 거니까.
웃긴 건 이 스킬의 등장 조건이다.
필요 스킬이 번개, 번개 구체, 썬더 필드, 우레 폭풍, 그리고 번개 파동이라는 것.
개사기 패시브인 만큼 등장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아마 이놈이 번개 스킬에 미친 놈이 아닌 이상 발견하긴 쉽지 않았을 거야.
솔직히 우레 폭풍 트리를 탄 놈이 번개 파동을 배울 이유는 거의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티어 13이상 까지 가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 그래서 짱개놈들이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근데…. 그렇다면 의문이 든다.
번개가 있다면 불과 얼음은?
불과 얼음도 스킬 트리가 있잖아. 메테오 트리와 눈보라 트리.
그리고 불에는 발화가 있고 얼음에는 얼음 회오리가 있다. 그렇다는 건 분명 이쪽에도 패시브가 있다는 소린데.
상당히 궁금해지네…. 적어도 시시한 성능은 아닐 거다.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효과가 좋은 건 국룰이잖아.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나에겐 미나가 있다. 이거…. 군침이 싹 도네. 미나가 할 일이 아주 많겠어.
천국의 문 찍기도 바쁜데 할 게 많아. 게다가 번개 파동과 발화, 얼음 회오리는 전부 히든 스킬도 있잖아?
이거…. 잘하면 미나가 세계 최강이 되는 것도 일도 아니겠는데?
어쨌든 스킬에 대한 건 그렇다. 그거 말고는 딱히 특별할 것 없는 녀석.
어차피 상관없다. 다른 정보들이 있으니까. 특히…. 무명 놈.
뇌제 이 녀석은 큐슈를 벗어난 무명과 함께 오키나와와 대만을 거쳐서 홍콩으로 넘어갔다.
존나 뜬금없는 새끼들이야. 갑자기 대만에 홍콩이라니.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현명한 놈들일 수도 있다.
좁은 땅에서 만족 못 한 무명.
큐슈를 어느 정도 정리한 녀석은 제 딴에는 일단 일본을 먼저 정리하려고 동쪽으로 진출했지만, 그 녀석이 본건 이미 깨끗이 정리된 오사카였다.
그리고 뇌제와의 만남. 서로의 목숨을 노리고 몇 날 며칠을 싸우다가 녀석들은 서로 의기투합했다.
씨발…. 로망이 있는 새끼들이네. 무슨 소년만화야 아주.
그렇게 힘을 합치게 된 녀석들은 일본에서는 더 얻을게 판단하고 빠르게 중국에 진출하기로 했다.
바로 상하이로 가지 않고 남쪽으로 간 건 의아했지만, 뇌제 녀석은 의외로 무명의 말을 잘 따랐다.
큐슈 최남단에서 점점이 이어져있는 섬들을 따라 오키나와로, 대만으로 이동한 녀석들은 결국 중국 샤먼에 상륙한다.
그리고 이어진 신나는 학살.
나름 일본에서 절대 강자 소리를 듣던 놈들이니 짱개놈들의 지급 파견대 수준으로는 막을 수 없었다.
간간이 성급 파견대도 몇 팀 박살 내면서 결국 홍콩까지 진출한 무명과 뇌제.
홍콩은…. 녀석들에게 좋은 사냥터가 되었다.
짱개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던 홍콩 독립파, 그리고 그걸 제압하려 하는 짱개들.
그 사이에서 교묘하게 치고빠지기를 하면서 잇속을 챙겼으니까.
아마 뇌제 녀석이 오사카에 잠시 들릴 일이 없었더라면 나는 이 비어버린 오사카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을 거야.
그래. 녀석이 오사카에 돌아온 이유. 그것도 나름 중요하다.
여자. 녀석은 오사카로 한 여자를 데려왔다. 홍콩에서 구한 여자. 짱개에게 잡혀있던 여자였다.
심한 고초를 겪은 그녀에게 반한 뇌제 녀석은 그 여자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오사카로 데려온 거였다.
그러다가 불 켜진 건물들을 발견하고 내 덫에 빠진 거지.
암튼 그건 그렇다 치고…. 드디어 위치스의 세 번째 맴버를 찾은 거 같다.
이쁘고 매혹 스킬이 있는 여자. 딱 위치스의 마지막 맴버로 삼기 좋은 조건.
홍콩 여자긴 하지만…. 홍콩은 짱개가 아니니까. 살려둬도 상관없겠지.
섹스도 하라면 할 수 있어.
어쨌든 이로써 다국적 3인조 빌런이 결성됐네.
씨발. 미국 놈들아 기다려라. 아시아의 매운맛 위치스가 간다!
어쨌든 이제 뇌제 놈은 더 필요가 없다. 능력은 좋지만…. 제어할 수 없는 남자 놈은 의미가 없어.
정보를 많이 줬으니 편안하게 죽여줘야지. 게다가 코인도 많은 거 같은데.
염력 촉수가 휘둘러졌고, 녀석은 편안하게 빛이 되었다. 그리고 나온 왠지 탐스럽게 생긴 거 같은 코인 주머니.
[12,489,44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크으…. 달다. 달아. 씨발. 역시 이래서 솔플하는 놈은 좋다니까.
영양가 높은 짱개들을 독식한 녀석. 분명 무명 놈도 이만큼은 있겠지.
5등분을 하고도 천이백만이라니. 거의 6천만을 들고 있던 거잖아?
컨셉 과몰입치고는 훌륭했어. 정말…. 잡아 죽이는 보람이 있는 놈이네.
일단 녀석을 잡아 죽였으니 이제 그 여자를 영입하러 가자.
위치는 알고 있으니 빨리 가야지. 그사이 도망가지는 않았겠지. 잡혀있다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으니까.
게다가 그 여자도 자신을 구해준 뇌제 놈에게 약간 호감이 있어 보였다.
아쉽네. 썸이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려서.
오사카 옆 동네, 고베. 거기의 한 료칸.
여자는 거기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곤히 자고 있던 여자.
페이즈 아웃으로 건물로 들어가 사각에서 해제한 후 바로 무효화와 매혹을 걸었다.
크. 이제 이 여자도 내 거야.
아아. 썽철 엔터테인먼트에서 알려드립니다.
위치스의 세번째 맴버 영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서 기쁩니다.
맴버 공개와 프로필은 곧 발표되니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매혹을 무사히 걸었기에 잠시 서서 여자를 내려다봤다.
사실…. 여자만 보면 이 여자가 한국 여자인지 일본 여자인지 홍콩 여자인지 구분은 가지 않는다. 그냥 이쁘다는 것뿐.
역시 세상은 불공평해. 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라면 어지간해선 죽을 일이 없잖아?
물론 죽는 게 나을 정도의 취급을 받을 수는 있겠지. 그래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내가 남자라서 잘 모르는 걸까?
어쨌든 투시로 살펴본 여자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정도다. 얼굴도 이쁘고 가슴도 크고 허리도 잘록하고 골반은 크고….
암튼 맘에 들어. 당장 한번 하고 싶을 정도.
아. 할까? 해도 되잖아? 뭐 안될 거 없네?
온종일 기억을 읽어서 조금 피곤하긴 한데…. 한 번 정도는 괜찮겠지.
거봐. 자지도 불끈불끈하잖아. 이러면 뭐 안 하는 게 이상하지.
그대로 자고 있는 여자의 이불을 걷었다. 일본 료칸 특유의 그 가운을 입고 있는 여자.
이러니까 왠지 일본 료칸 AV 느낌이네. 참…. 신세 많이 졌는데.
가운 허리띠를 풀자 투시로 보는 게 아닌 실제 여자의 몸이 드러난다.
아름다운 곡선. 탐스러운 가슴. 구경만 할 필요 없지. 무슨 박물관 전시품도 아니고.
바로 옷을 벗는다. 잔뜩 빨딱 선 자지 녀석은 빨리 여자의 안쪽에 들어가고 싶어서 껄떡거린다.
어휴. 그래. 이럴 때 보면 확실히 자지는 남자의 뇌랑 별도로 움직이는 게 확실해.
아주 제멋대로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