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15화 (51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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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번째 스킬

기억을 주무른다.

적당한 위치에 기억을 만든다. 아무런 움직임 없이 생각만으로 하는 작업.

추상적이고 막연한 작업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게 어떻게 되나 신기할 정도.

근데 그런 의문은 가질 필요 없다. 그냥 하면 된다. 그럼 스킬이 알아서 완성해주니까.

그렇게 성연과 신영의 기억을 만들어가다보니 드디어 기억 조작을 마스터 했다.

"하아."

잠시 머리를 식히며 벗고 있는 두 여자의 몸을 만진다.

이러면 더 달아오르는 거 아냐? 방법이 잘못됐나?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제는 스킬 확인을 할 시간.

일단 보이는 패시브들. 다 찍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배우는 패시브 인생.

이 반경 증가하고 지속시간 증가는 끝도 없이 나오네. 벌써 14인데. 어디까지 나올 셈이지?

한계 돌파와 최대 수치 증가는 8단계. 좋아. 코인 1,880만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와. 끔찍해. 진심으로.

그래도 아직 2천만은 남았네. 다행이긴 하지만 또 코인을 조달할 방법을 찾아야겠는데…. 역시 답은 짱개인가.

이제 새로 생긴 스킬을 찾자. 보자…. 아. 이거네. 혐오의 씨앗.

의심, 불신 그다음은 혐오인가? 점점 나쁜 느낌이 강해지는 느낌이네.

다음은 뭐지? 이거 슬슬 무서워질 정도야.

이 씨앗 트리는 배우게 되는 날이 올까? 스킬 트리가 있는 데다가 티어도 높으니 분명 효과는 시시하진 않을 텐데.

그래. 새로 나온 스킬은 됐어. 지금 배울 스킬은 아니니까.

내가 확인하고 싶었던 건 따로 있다.

스킬 설명 하나 없는 이 불친절한 놈들에게서 뭔가를 유추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이놈들이 만든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이 필요했다. 스킬을 마스터하고 스킬을 찍을 수 있는 이 타이밍.

그리고 준비물은 스킬 삭제.

이걸로 히든 스킬의 유무를 알아낼 수 있을 거다. 내가 생각한 게 맞다면.

그럼…. 바로 해본다. 일단 어디 보자.

비행. 비행부터 해볼까?

['비행' 스킬을 삭제하는데 1억 코인이 소모됩니다.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 비행은 비행을 선행 스킬로 삼는 스킬이 없다.

그러니 이렇게 지울 수 있다고 뜨는 거지. 아. 근데 비행 지우면 세상 좀 신나지겠네.

모두의 기동력을 박살 내는 거잖아? 문제는 나도 비행을 못 쓴다는 거지만.

암튼 그건 됐고.

['주변 인간 탐지' 스킬은 '동물 탐지' 스킬이 삭제되지 않아 삭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 이렇게 선행 스킬인 스킬들은 그 뒤에 파생된 스킬들을 지우지 않으면 지워지지 않지.

이렇게 친절하게 띄워주잖아? 그렇다면….

['잠금 해제' 스킬은 '???' 스킬이 삭제되지 않아 삭제할 수 없습니다.]

크으으으. 나이스. 나이스. 나이스으으!

좋아. 메시지가 떴다. 근데 ???로 나오네. 하지만 나는 저 ???가 뭔지 알고 있다. 저건 제약 해제 스킬이겠지.

아마 나에겐 조건이 개방되지 않아서 물음표로 나오나 보다. 후후. 그래. 좋아. 이거면 됐어.

나는 이걸로 하나하나 기본 스킬들을 찍어보기만 하면 된다.

단점은 이미 파생 스킬이 있는 것들은 안뜰 수도 있다는 거지만…. 그게 어디야.

그럼 바로 해봐야지? 뭘 망설여?

번개는 이미 우레 폭풍 트리가 있으니 안 해봐도 될 거고.

얼음 회오리. 이거는 트리가 없지? 이거부터 해보자.

['얼음 회오리' 스킬은 '???' 스킬이 삭제되지 않아 삭제할 수 없습니다.]

이예! 좋아. 시작부터 하나 찾았네. 이런 식이지. 계속해본다. 하나하나 찾을 때마다 좋아할 시간 없어.

그렇게 스킬을 모두 찍어봤다.

그리고 나는 최소 열두 개의 스킬들이 히든 스킬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얼음 회오리, 번개 파동, 광선, 채찍, 식물 조종, 염력, 발화, 금속화, 성장, 축소, 추적, 그리고 잠금 해제.

잠금 해제야 이미 알고 있었으니 그렇다 치고. 대신 스킬 이름들은 모른다. 그저 ???로 표시돼서.

게다가 스킬이 더 있을 수도 있다. 이미 다른 스킬의 선행 스킬들은 이 방법으로 알아낼 수 없으니까.

어쨌든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수확이 크다. 근데 존나 많네. 뭐가 이렇게 많아?

잠금 해제의 히든 스킬인 제약 해제는 생각보다 스킬 효과가 좋았다.

물론 확인한 건 수납 한가지뿐이었고 어디까지, 어떤 스킬들에 적용되는 건지는 정확하게 다 파악 못 하긴 했지.

그래도 그 정도를 생각한다면 저 열한 개의 히든 스킬들도 결코 어설프거나 허접한 스킬들은 아닐거다.

무려 히든 스킬인데 시시할 리는 없겠지.

근데 이러면 고민이네. 고민이야.

잠금 해제를 먼저 배운 다음 제약 해제를 배울까?

아니면 다른 히든 스킬을 먼저 확인해 볼까?

가장 찝찝한 건 잠금 해제 마스터를 한다고 제약 해제가 나오느냐는 건데.

내 생각엔 나올 것 같다. 확신이 안 들어서 문제지.

근데 적어도 잠금 해제가 제약 해제의 조건인 건 확실하게 알았으니까…. 일단은 배워두는 게 맞겠지?

맞겠지. 맞을 텐데.

고민이네. 고민이야. 많이 생각해봐야 나아지는 건 없으니 10분만 고민해보자. 10분만.

벗고 있는 성연과 신영의 가슴을 계속 만지면서 머리로는 스킬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음…. 근데 다른 스킬을 배워본다고 해도 뭘 배우지?

얼음 회오리, 번개 파동. 이거 두 개는 나름 스킬로도 나쁘진 않다.

예전에도 무서웠지만, 블링크가 있는 지금은 훌륭한 공격 스킬들이잖아?

게다가 패시브 덕분에 거리도 엄청날 거다. 그래. 일단 그렇고.

광선과 채찍. 광선은…. 좀 실망스러운데. 이건 쓸 수가 있나?

펜스의 지원이가 썼던 걸 봐선 실전에 쓰기 힘든 스킬이다.

아. 나는 패시브가 있으니 멀리서 저격으로 쓸 수 있으려나?

한계 돌파로 이것도 위력이 세지거나 하려나? 음….

채찍도 비슷하네. 거리는 확실히 늘 텐데. 게다가 위력도 좋았고. 차도 뎅겅뎅겅 잘랐으니까.

근데 바로 배울 생각은 안 든다. 일단 패스.

식물 조종. 이건 많이 봤지.

게다가 지속시간 증가랑 범위증가 효과는 톡톡하게 받을 거다. 근데 어쨌든 식물이 있어야 하는 게 흠이네.

염력. 염력. 음. 이건 좀 좋네. 안 그래도 패시브로 좋아진 스킬이라고 생각했었잖아.

일단 찜. 그리고….

발화. 불 지르는 스킬인데. 이것도 펜스의 송이가 쓰는 걸 봤지. 애매한 스킬. 이건 넘기자. 기대가 안 돼.

금속화. 이것도 나쁘진 않은데.

안 그래도 방어수단 하나 없는 나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게다가 이걸 배우면 나도 강철 쥬지를 가질 수 있는 건가?

...딜도네? 좀 그렇다.

성장. 성장. 오. 성장.

성장은 배워도 절대 손해는 안 보겠지. 굶어 죽지는 않을 테니.

그래. 이것도 일단 찜. 그리고….

추적. 이건 나랑 상성이 별로다.

광역 스킬 무효화와 페이즈 아웃을 숨 쉬듯 쓰는 나에겐 의미가 없어. 패스.

축소. 아. 이것도 좋긴 한데. 탐지에 안 걸릴 수 있다는 것과 페이즈 아웃을 안 쓰고 어딘가 침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숨기 편할 테니 당당하게 근처에서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아.

근데 순위는 좀 밀리겠네.

결국, 추리고 보니 몇 가지 남지 않았다. 염력이랑 성장. 그 정도?

성장은 급한 게 아니니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염력을 고를 거다.

그럼 염력을 배우느냐 잠금 해제를 배우느냐의 문제인데.

염력. 염력으로 하자. 잠금 해제는 승희를 시켰으니까. 승희 결과를 보고 해도 되겠지.

염력은 그 스킬만으로도 쓸만할 테니까. 효과를 알고 있는 것도 있고.

그렇게 정했으니 고민하지 않는다. 고민은 사치야.

스킬이 꽝이더라도 차라리 마스터 빨리해버리고 다음 스킬 배우는 게 낫지.

['염력' 스킬을 배우는데 1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10만. 소소하네. 바로 예를 눌렀다.

스킬 창에 뜬 염력. 좋아. 그럼 바로 써야지.

"염력!"

어차피 이것도 상상력으로 쓰는 거겠지. 그리고 이런 건 익숙하다.

음. 안 보이는 손이 있다고 생각하고…. 뭔가를 들어보자. 일단 베개.

가볍게 들었다. 크. 이거 좋네. 아주 좋아.

그때 언제냐. 그래. 대학교 행정관. 거기서 진영이랑 현정이 남매. 걔들 구했을 때.

거기 있었던 그 술 먹던 놈들. 그중에 염력 있던 놈이 있었지.

그놈이 그때 알려준 정보가…. 고급 염력일 때 지속시간이 15초라 그랬어. 거리는 10미터. 무게는 12킬로 넘게 든다고 그랬고.

근데 난 패시브가 있잖아? 고급이 15초면 아마 하급은 5초 아니면 10초 일 거다. 근데 아직도 저 베개는 안 떨어지고 있다.

역시 패시브가 개사기야. 그럼 시간을 재보자. 일단 염력이 끝나면.

베개가 떨어지고 이번엔 스마트폰을 꺼내 스톱워치를 누르며 외쳤다.

"염력!"

그리고 또 베개를 든다. 과연 몇 초에 떨어질까.

57초. 음. 그래. 그럼 하급은 5초네. 중급은 10초, 고급은 15초. 마스터면 20초.

음. 거의 4분은 유지된다는 거구나? 좋네. 4분이면 40명도 죽일 수 있겠어. 만세다. 시발.

아. 그럼 이것도 되겠지?

"수납!"

수납에 넣어둔 마체테를 꺼냈고 염력으로 받아 마체테를 들었다.

"오오오."

공중에 떠 있는 마체테. 그리고 휘둘러본다.

부웅! 부웅!

크. 이게 바로 이기어검의 경지. 세상에. 내가 이렇게 절정고수가 되다니.

잠깐. 근데…. 한 개만 조종되나? 어디….

오오오! 됐다. 맙소사. 공중에 떠 있는 마체테와 베개. 두 개를 동시에 띄우는 게 가능했다.

그럼…. 몇개까지 되나 보자. 일단 마체테는 넣어놓고.

수납에서 이것저것을 꺼냈다. 가벼운 물건들 위주로.

염력을 쓴 뒤 하나씩 들어봤고 총 아홉 개를 동시에 들 수 있는 걸 확인했다.

음. 아마 기본 한 개에 스킬 최대 수치 증가8의 적용을 받아서 아홉 개가 된 거겠지?

그럼 마스터 했을 때 열두 개까지 동시 운용이 가능하다는 거네. 내가 그럴 자신만 있으면.

좋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럼…. 이제 무게. 무게를 얼마나 들을 수 있는지 까지만 확인해 보면 되겠네.

수납에서 무거워 보이는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봤다.

근데 다 들린다. 아. 그래. 패시브 적용이 됐으니 단순하게 열 배라고 잡아도…. 몇 킬로야? 계산이 안 되네.

고급일때 12킬로는 넘게 들었지. 하급이면 3킬로라고 잡아보면 열 배에 30킬로.

얼래? 근데 30킬로는 더 들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고민하는 내게 다 벗고 있는 신영이 보였다.

이 여자는 몇 킬로 될까? 염력으로 들 수 있을까? 뭐…. 해보면 되겠지?

"염력!"

보이지 않는 손으로 신영을 받치고 드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염력은 그걸 해냈다. 무리 없이.

"와."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이 여자가 가벼운 거야? 아니면 염력이 좋은 거야?

그렇게 테스트를 해본 결과 대략 50킬로까진 들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와. 그럼 마스터 했을 때 200킬로야?

패시브가 없으면 고작 5킬로, 마스터했을때 20킬로 들 수 있는 스킬인데.

패시브 덕분에 열 배로 뻥튀기되니 마스터 하면 200킬로가 넘는 무게를 들 수 있게 된다.

이야…. 200킬로면 어지간한 인간은 잡고 내던질 수 있다는 소린데.

기회 되면 한번 해봐야겠네. 이거 완전 사기잖아?

게다가 수납과 연계하면 활용도 무궁무진하다.

아. 그러고 보니 그 김포 그놈도 염력이었지. 그놈처럼 쓰면 되겠네. 단검도 던지고 식칼도 던지고…. 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냥 쭉 늘려서 찔러도 되겠구나. 범위가 10미터라고 하지만…. 나는 패시브 덕분에 115미터도 가능하잖아.

그래. 알겠다. 스킬이 사기가 아니고 패시브가 사기야.

티어를 올리고 패시브를 올리면 잡스킬도 개사기로 만들 수 있어.

어쨌든 됐다. 이정도면 조오오오온나 만족스럽다.

히든 스킬이 아니어도 이 스킬을 고른 보람이 있어.

염력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들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단순하게 물건을 들고 있는 것부터 공격과 방어, 그리고…. 이런 것도.

염력을 써서 성연의 양쪽 유두를 살짝 잡아당겼다.

그리고 신영의 양쪽 유두도.

나는 가만히 있는데 두 여자의 네 유두가 잡아 당겨져 있는 모습.

미치겠네. 돌았어. 고티어에게 염력은 개사기다. 개사기야.

공격 스킬? 그런 거 필요 없어. 그냥 염력이 다 씹어먹을 거 같다.

지금…. 내가 기억 조작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네. 가서 염력 테스트부터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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