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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계획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 또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게 느껴진다.
어디 보자…. 안나와 세아는 아니고, 또 아랫배를…. 어 또 미나네?
얼마 전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얘 또 스킬 마스터했나?
내가 일어난 걸 눈치채고 스르륵 안겨 오는 미나.
그러더니 아침이라 잔뜩 기상해 있는 내 아랫도리로 손이 쑥 들어온다.
"음…."
나도 모르게 입에서 작게 소리가 나왔다.
물론 남자는 여자처럼 만져지거나 손이 닿는다고 해서 바로 느끼거나 하진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묘하다.
의도가 느껴지는 기분. 내 물건을 귀엽다는 듯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가만히 누워 그 기분 좋은 손길을 느끼다가 손을 뻗어 미나의 가슴으로 가져간다.
가슴이 만져지자 내 물건을 만지는 손길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미나.
참 솔직한 반응이야. 반응이 귀여워.
그렇게 이불 안에서 서로를 만지작거리며 잔뜩 야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둘.
잠시 뒤 미나는 내 바지에서 손을 빼더니 이불 안에서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지? 라고 생각할 때쯤 미나가 내 바지를 잡고 내린다.
살짝 엉덩이를 살짝 들어 그녀를 도와준다. 그렇게 내 바지를 벗긴 미나가 내 몸 위로 올라왔다.
하반신에 느껴지는 매끄러운 미나의 몸매.
아래를 모두 벗은 미나. 그렇게 나에게 몸을 바짝 밀착시키며 내 몸을 쓰다듬는다.
배 사이에 낀 내 물건에 힘이 들어가 불끈불끈했고 미나 역시 그걸 느꼈나 보다.
몸을 조금 들더니 다시 내 물건을 어루만진다.
조금 애태우듯이, 살살 희롱하듯이.
그렇게 조금 더 만지작거리던 그녀는 내 물건을 자신의 아래쪽에 맞추더니 천천히 집어넣는다.
따듯한 감촉. 남자라면 싫을 수가 없는 느낌.
게다가 그게 사랑스럽고 이쁜 여자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머리에서 뭔가가 팡팡 터지는 기분.
몸이란 신기하지?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할 때마다 이렇게 확실한 반응을 보이잖아?
그렇게 자신의 몸 안에 나를 넣은 미나는 다시 내 품에 안겼다.
그리고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내 귓가에 작게 소곤거린다.
"오늘도…. 방해받을 수는 없으니까."
지난번에 세아에게 방해받은 걸 묘하게 신경 쓰고 있었나 보네. 아쉬웠나 봐.
몸을 움직이면서 조금씩 야한 숨결을 내뱉는 미나. 덕분에 덮고 있던 이불 안은 열기로 가득 찬다.
너무 덥기도 하고 미나의 모습도 볼 수 없기에 이불을 치웠다.
그리고 방안의 무드등을 키자 미나가 살짝 부끄러워한다.
"불은 왜…."
"너무 어두워서."
"부끄러운데…."
"우리 사이에 부끄러워?"
"아무리 그래도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거예요."
대체 왜 부끄럽지. 이해를 못 하겠네. 하지만 어차피 나는 불을 꺼줄 생각은 없다.
벙커라서 이렇게 무드등이라도 켜지 않으면 방안은 빛 한점 들어오지 않잖아?
남자는 시각으로 흥분하는 생물이다. 아무리 좋은 느낌이 나도 촉감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
야한 모습을 봐야 한다고. 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으니 어쩔 수 없어. 불을 켜야 해.
약간 어슴푸레한 무드등 불빛을 받으며 미나의 슬랜더 한 몸매가 내 몸 위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그래. 이런 거. 이런 모습을 봐야지. 이 좋은 걸 어떻게 안 보고 있을 수 있어.
조금 벼르고 왔는지 미나의 움직임은 본격적이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혼자서 다 할 기세.
내 위에서 몸을 움직이는 그녀의 가슴이 출렁이는 것을 보고 있으니 아래쪽이 불끈불끈해진다.
"아…."
안쪽에서 커지자 낮은 신음으로 반응하는 미나.
머리를 조금 숙이면서 그녀의 긴 머리가 사르륵하고 쏟아져 내린다.
멈추지 않고 내 물건을 몸 안에 넣고 하반신을 계속해서 움직이는 모습. 굳이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도 자극이 크다.
어우. 왜 이러지? 오늘은 신기하네.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느낌이 오잖아?
하지만 미나는 아직인 거 같다. 잔잔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 크게 온 거 같진 않다.
남녀관계에 있어 섹스는 스트레스 요인이 많다.
특히나 조루. 뭐, 나는 조루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컨디션이라는 게 있잖아?
생각보다 일찍 싸버리거나 여자가 전혀 만족하지 못했는데도 찍 하고 싸버리는 경우는 남자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
남성성의 과시와 남자의 자존심 같은 것. 아무리 겸손한 남자라고 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
하지만 그걸 내려놓으면 오히려 마음 편하게 섹스할 수 있다.
매번 하는 섹스를 최상의 만족도로 항상 만족하게 해줄 수만은 없다. 언제나 잘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기에 이른 사정에 대해 스트레스받으면 안 된다. 언제나 만점짜리 사격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조금 모자란 섹스라도 상관없어. 다음에 또 하면 되지. 그땐 잘하면 되니까.
참고 참았지만 결국은 올라오는 사정감. 안쪽 깊숙하게 들어가 있는 미나의 몸 안에 왈칵 사정한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빙긋 웃는 미나. 내 양쪽 뺨을 붙잡고 얼굴을 가까이하며 속삭인다.
"그렇게 좋았어요?"
"어…. 너무 야해서 참을 수가 없었네."
아까 부끄럽다느니 어쨌느니 했던 여자치고는 상당히 요염한 모습. 살며시 내 입술에 키스해 주는 그녀.
하지만 사정을 했는데도 아직 팔팔하게 서 있는 내 물건을 느끼더니 나를 보고 말한다.
"아직도…. 건강하네요."
"그러게. 다 미나 덕분이지 뭐."
"네?"
"질병 해제 때문이니까."
"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미나.
그래. 아무래도 질병 해제가 맞을 거야.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들어보고 싶은데.
승규 형한테 물어봐야 하나. 아 캐슬에 그 누구냐. 서예준이. 그놈도 질병 해제니까 거기 주변 남자들에게도 물어봐야 하나?
만약 그게 사실로 된다면 질병 해제는 최고의 스킬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거다.
안 그래도 좋은 스킬인데 정력에도 좋다고? 그럼 뭐. 올타임넘버원이지.
"그럼…. 이러고 조금 더 있어도 되죠?"
그러면서 다시 몸을 살짝씩 움직이는 미나.
나는 약간 갈라진 목소리로 '응'이라고 말했고, 그런 목소리를 들은 미나는 '쿡' 하고 웃는다.
미나의 자기만족을 위한 움직임이 조금 더 이어졌고, 충분히 만족한 듯한 그녀는 내 품에 안겼다.
하지만 아직 물건은 안에서 빼지 않고 있는 그녀. 아직 발기가 안 풀린 나도 대단하네.
"스킬 마스터 했나 보지?"
"네. 어떻게 알았어요?"
"미나 성격이 그렇잖아? 잘했으니 칭찬해달라고 조르는 모습 같아서."
"내가 무슨 강아지도 아니고…."
그렇게 말끝을 흐리지만 내심 속마음을 들킨 게 뜨끔했나 보다.
강아지가 아니라니요. 미나 너는 누가 봐도 개과 여자라고.
"데미지 감소 마스터 한 거잖아?"
"네."
"그럼 패시브 나왔지? 강한 의지랑 생존 의지?"
"네."
"그럼 그거 찍고…. 미나 니가 스킬 열한 개 마스터지?"
"맞아요."
이야. 정말 감개무량하다. 스킬 열한 개 마스터라니.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내 손으로 이룬 성과물. 물론 노력은 그녀들이 했지만, 내지분이 높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 못 할 거다.
미나뿐만이 아니다. 승희, 세아, 안나…. 전부 내 손으로 만들어 낸 걸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거 조금 뿌듯해지네. 아직 멀었다는 게 문제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대단하지.
"그럼 티어12네. 그럼 스킬 반경 증가랑 지속시간 증가가 6인가?"
"네."
"그럼 그것도 찍고. 아. 코인은 넉넉하지? 테이밍으로 코인 주운 거 파티로 계속 들어왔을 테니? 지금도 종종 들어오고 있으니까."
"그렇죠. 530만 정도 있어요."
"그래. 코인이야 뭐 테이밍만 계속 돌리면 일단은 문제없고…. 결국 스킬을 뭐로 하냐가 문제네."
이제 방어에 필요한 스킬들은 다 배웠으니 이제 공격 스킬 트리를 잔뜩 올릴 시간이다.
광역 딜러의 포지션인 미나. 혼자 다닐 일이 없으니 탐지 같은 건 천천히 배워도 된다.
"미나야."
"네."
"천국의 문이랑 지옥. 어느 게 더 맘에 드나?"
"아아. 그거요…."
"말해놓고 나서도 되게 웃기네. 천국과 지옥이라니. 되게 중요한 선택 같잖아."
"그쵸.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스킬 숙련하는 내내 고민했거든요."
"그래? 그래서 본인의 생각은?"
"지옥은…. 망자의 지대하고 역병이 필요 스킬이잖아요?"
"어."
"망자의 지대까지 포함해서 스킬 세 개만 마스터 하면 지옥 스킬을 배울 수 있죠? 아니, 망자의 지대는 숙련 안해도 될 거 같으니 스킬 두 개면 되죠. 역병은 이미 배웠으니까."
"응. 그렇지."
"근데, 이건 스킬들만 봐도 어느 정도 어떤 스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아요?"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망자의 지대에 역병이라니. 대충 주변 지역을 지옥같이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싶어. 스킬 이름이랑 선행 스킬에 힌트가 너무 많아."
"네. 스킬에 대해서 아직도 잘 모르는 저지만, 그런 저도 그렇게 연상이 가능할 정도예요. 근데 천국의 문은…."
"감도 안 잡히지. 대체 무슨 스킬일지."
"맞아요. 그래서…. 저는 천국의 문으로 하고 싶어요."
"아. 그래? 보통은 반대 아닌가?"
"그런가요?"
"뭐가 나올지 모르는 도박보다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걸 선택하지. 보통은."
"음…."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지옥이라는 스킬이 크게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아요. 선행되어야 하는 스킬들의 구성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르고 이름 때문일 수도 있죠. 그래서 천국의 문으로 하려고요."
"뭐, 그건 니 선택이니까. 그렇게 하겠다면 나는 말리지 않아. 사실 나도 궁금하긴 하니까."
"후후. 고마워요."
"그럼 스킬은 여섯 개를 마스터 하면 되네. 어차피 메테오랑 눈보라는 배우면 바로 넘어갈 테니까. 파이어 볼, 마그마 샷, 화염 지대, 얼음 화살, 소규모 동결, 서리 폭발. 이렇게 여섯 개."
"그럼 뭐부터 올리죠? 불? 얼음?"
"아. 이젠 또 그게 문제네."
미나의 매끄러운 살결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한다.
섹스하고 나서 아직 안 씻었기에 아래쪽이 살짝 찝찝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나와 미나의 몸에서 나온 거니 상관없다.
하지만 미나는 그런 내 행동에 눈치를 챘는지 씻으러 가자고 말한다.
그렇게 둘이 손을 잡고 화장실로 가서 간단하게 아래만 씻었다.
그리고 다시 침대. 옷을 입고 있지만 미나를 품에 안고 한결 개운해진 상태로 스킬에 대해서 생각한다.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러시아란 말이지."
"네."
"추운 곳에서 불 스킬을 쓰는 게 나을까? 아니면 얼음 스킬을 쓰는 게 나을까?"
"아. 그거 어렵네요."
"그치? 이게 묘하게 양쪽 다 타당성이 있단 말이지. 불쪽 스킬을 쓰면 따듯해지니 좋을 거고 얼음쪽 스킬을 쓰면 안 그래도 추운 동네에서 효과가 더 좋을 거란 말야? 뭐가 나을까나."
"으음."
미나 역시 잠시 말없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조용한 방안. 안고 있는 두 남녀. 손이 자꾸 미나의 가슴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없다.
아. 스킬 생각해야 하는데 자꾸 이놈의 손이 멋대로 움직이네. 진짜. 훌륭한 녀석.
"혹시, 그 스킬들 본 적 있어요? 쓰는 거?"
"그 스킬? 아. 메테오랑 눈보라 배우기 전에 쓰는 스킬들?"
"네."
"어…. 파이어 볼은 봤지. 마그마 샷이랑 화염 지대는 못 봤고. 파이어 볼은 제법 쓸 만해. 처음엔 되게 쓰레기 스킬인 줄 알았는데 마스터 한거 보니까 좋더라. 얼음 화살도 마찬가지지. 역시 쓰레기지만 마스터하니 굉장히 쓸만 하더라고. 아. 소규모 동결도 봤네. 그것도 나쁘진 않았어. 달리는 차를 그대로 멈추더라고. 제법 빨리 달리던 차였는데 말이지."
"헤에…."
"서리 폭발은 본 적이 없네. 아무튼, 그 정도야."
"으음. 그럼 얼음부터 할까."
"사실 둘 다 좋아 보이면 뭐부터 찍든 상관은 없지. 편한 대로 해."
"그럼 얼음 할게요. 얼음 화살."
"그래. 숙련하기는 편하겠네. 아무래도 파이어 볼 보다는 조용하겠지."
"아. 그런 것도 있네요. 하긴 번개 스킬 배울 때도 상당히 요란했죠. 아. 그럼 우리 그때 백령도 다시 가요?"
"아냐. 여기 계속 있어. 이젠 뭐…. 너희가 아주 위험한 상황까지는 아니니까. 물론 그렇다고 방심하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안 해요. 방심 같은 거."
"그래. 좋은 자세야. 패시브 다 찍었어?"
"아뇨 이제 찍어야죠."
"50만, 50만, 60만, 60만, 거기에 얼음 화살 10만. 합이 230만이네."
"예전엔 20만 이런 거로도 놀라고 그랬는데."
"말도 마. 나는 지금 스킬 하나 마스터 하면 천만 넘게 나가."
"아. 맞다. 그거 한계 돌파인가 그거 말이죠?"
"어. 그거랑 스킬 최대 수치 증가."
"우리는 그거 어떻게 배우죠? 지금부터 열심히 모아놔야 할까요?"
"글쎄. 열심히 짱개들을 죽이는 수밖에 없지."
그렇게나 조용조용하고 소심했던 미나지만, 어느샌가 코인을 모으는 거에 대해 거부감이 없어진 그녀다.
물론 그렇게 만든 건 나지만…. 뭐,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거나 후회하진 않는다.
살아야 할 사람은 살아야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당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