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413화 (413/703)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정보전

이 빌어먹을 세계에서 내 전공이 뭐냐고 말한다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매복.

탐지가 없던 시절에도 하던 짓이다. 그 뭐냐. 군대. 아니지 군대가 아니고 특수 부대?

그런 데서 며칠 동안 한자리에서 하는 매복? 그런 걸 했던 사람이 봤다면 피식하고 웃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나는 자신 있다.

내가 가진 좆같은 불면증이 유일하게 장점이 되는 시간.

그건 탐지가 생긴 다음 압도적으로 효율이 높아졌다.

항상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고 주변에 누가 있나 의심하고 고민할 필요도 없어졌으니까.

그리고 지금, 스킬이 미친 듯이 많아진 지금은 다른 짓을 할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주변의 인간들을 모두 제압했으니 이제는 옮겨 놓을 시간.

돌아다니면서 봐둔 의심스러운 녀석은 총 열 명. 그놈들은 전부 게이트를 열어 수원으로 보내버렸다.

그리고 평범한 짱개놈들은 일단 남겼다.

이들의 목숨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게다가 이놈들의 존재는 내 은폐에 도움을 준다.

탐지를 돌려도 주변에 이놈들이 이렇게 있으면 그 사이에서 묻어갈 수 있으니까.

아직은 죽이면 안 되지.

자…. 이제는 편안하고 느긋한 기다림의 시간.

건물 안쪽에서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공격 쪽은 12시 쪽과 4시 쪽에서 두 명씩 사라져서 각각 세 명이 되었고 방어 쪽은 생각보다 많이 줄었다.

일단, 공격 측이랑 같은 층이거나 위에 있는 놈들이 없다. 전부 아래쪽에 있어.

공격 측이 지상은 모두 접수하고 지하로 진입하길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

아. 보고 싶네. 저 안에서의 싸움은 어떨까? 주먹과 주먹이 오가는 격렬한 뽜이팅의 세계일까?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스킬을 못 쓴다고 맨손이나 무기로 싸워? 병신같은 소리지.

투칵

녀석들을 기다리며 공기총 쏘는 연습을 한다.

음. 역시 에임이 병신이네. 나 같은 놈은 FPS 게임을 하면 안 되는 놈이야.

어차피 할 수도 없게 됐지만.

아니지. 온라인 게임이 안될 뿐이지 오프라인으로 할 수는 있잖아?

에이. 근데 그러면 AI랑 싸우는 거잖아. 그럼 재미없지.

투칵

이 공기총은 옆에 위력을 바꿔주는 조종간? 조정간? 암튼 그런 게 달려있다.

가운데로 놓으면 맞고 안 죽을 정도. 아래로 내리면 맞고 죽을 정도 인가보다.

소리가 달라. 소리가.

망해버린 대호 그룹의 유산. 이런 식으로 내가 쓰게 될 줄이야.

근데 영 자신이 없다. 과연 이걸 제대로 맞출 수 있을까?

그렇게 총을 쏘며 무료하게 기다린다. 안쪽의 상황은 딱히 변함이 없다.

이상하네. 공격한 놈들은 병신인가? 시간을 끌면 자기들이 불리한 거 아닌가?

뭔가를 기다리는 건가? 잘 모르겠다. 설마 스킬 사용 불가 지대가 끝나길 기다리나?

마스터라면 2시간인 스킬. 만약 티어9 정도의 놈이 패시브를 다 찍었다면 3까지 찍었을 수 있으니 60퍼센트 증가.

그럼 192분. 3시간 12분 지속.

길다. 게다가 끝나는 순간 다시 또 걸 수 있잖아?

스킬 쓴 놈은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 있을 거다.

결국, 끝나길 기다리는 건 멍청한 짓이라는 소리.

근데…. 저 건물 안에 몇 개나 깔린 거야? 4개 가지고 저 영역이 다 커버가 되나?

음. 될 거 같기도 하고…. 아니지. 어차피 한 놈이라는 보장은 없지. 뭐, 그거야 그렇다 치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아는 건 어렵지 않았다.

조금씩 위치를 이동해가면서 블링크를 써보면 된다.

블링크가 안 써지는 곳은 스킬 사용 불가 지대의 영역이라고 보면 되니까.

그건 이미 주변 정리를 하면서 다 확인해 놨다. 바닥에 살짝 표시도 해놨고.

그렇게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갑자기 안쪽이 분주해졌다.

4시에 있던 공격 측 세 명이 빠르게 12시 쪽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여섯 명이 된 공격 측은 빠르게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음. 뭐지? 갑자기 행동이 빨라졌는데?

아래층. 땅보다 낮은 곳이니 아무래도 지하실이겠지?

아무튼, 지하에 있는 방어 측은 다 하면 서른 가까이 된다.

그런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격측 녀석들.

으음. 궁금하다. 궁금해. 천리안과 투시가 시급하다.

근데…. 천리안이랑 투시가 있어도 저 스킬 사용 불가 지대 안쪽을 볼 수 있나?

와. 이건 좀 어렵네. 될것 같기도 하고 안될 것 같기도 하고.

둘 다 말이 된단 말이지. 이거는 해보는 수밖에 없나?

어쨌든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탐지로 안쪽을 살펴보는 수밖에.

어? 잠깐. 스킬 사용 불가 지대지만 내 탐지는 저 안쪽을 파악하고 있잖아?

뭐야. 그러면 천리안이랑 투시도 되겠네.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구나?

아…. 빨리 배워야 하나? 관음 레벨을 올리려면 그 두 개가 필수인데.

그걸 배우는 순간 나는 진정한 관음 마스터가 될 수 있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안쪽의 상황은 흥미진진하게 변해가고 있다.

공격 측은 정말 기척으로만 보고 있는데도 느낌이 다르다.

쭉쭉 안쪽을 정리해나가고 있는 모습.

뭐지? 다들 무술의 고수들인가? 아니면 나이프파이팅의 달인들?

아니지. 아니야. 저들도 에어건이 있을 수 있지. 그래. 그러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전부 다 짬뽕 돼 있을 수도 있다.

특수 부대 출신에 특공무술에도 능하고 나이프파이팅은 기본이고 에어건까지 들고 있는 놈들.

음.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그렇게 상정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지.

어쨌든 공격 측 여섯이 뭉쳐서 아래를 팍팍 쓸어버리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 깊다.

탐지로 보는 기척은 누가 누군지 구분할 수 없다. 이름표가 달린 게 아니니까.

하지만 저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뭉텅이로 움직이는 저 공격 측.

하나하나 기척이 꺼져가는 방어 측.

공격 측은 한층 더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또 기척 두 개가 꺼졌다.

이제 방어 측의 남은 기척은 다섯.

그렇게 많았을 때도 쭉쭉 쓸려나갔는데 다섯이면 뭐…. 금방이겠네.

근데 조금 상황이 달라졌다.

공격 측이 다섯이 있는 쪽으로 붙더니 다섯은 공격 측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갔던 길을 돌아가는 공격 측.

머리가 맹렬하게 회전한다. 대체 무슨 상황이지?

아! 이제야 알겠네. 저 공격 측은 저 다섯을 구출하러 간 거구나!?

그래. 이제야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 것 같다.

이 건물은 그러니까 감옥이다. 감금되어 있던 놈은 다섯.

공격 측은 시선을 분산시켜서 다른 곳에 메테오를 떨구고 사람을 빠져나가게 한 뒤 이쪽을 공격한 거다.

그렇게 메테오가 끝나자마자 이쪽으로 와서 합류했고, 결국 그들은 지금 목표를 달성했다.

다섯을 구출한 여섯. 그래. 이게 맞네. 말이 된다.

이 건물은 아무리 봐도 짱개들의 건물. 그럼 저 공격한 놈들은 분명 짱개들에게 반기를 든 녀석들.

홍콩이든 위구르든 티벳이든 상하이든 상관없다. 뭐든 짱개의 적이라는 게 중요하다.

으으으음.

저것들을 죽이면 내가 손해일까?

그냥 놔두면 계속해서 짱개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놈들이다. 그렇다면 놔두는 게 이득일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내 생각을 지웠다.

무슨 병신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그냥 다 죽이는 거지.

어차피 다 내 정보 소스고 코인 지갑이다. 놔주고 자시고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웃기지.

아이고 성철아. 많이 말랑말랑해졌구나. 어떻게 그런 안일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야?

잠시 나에 대해 반성을 하고 녀석들을 바라본다.

최우선 목표는 납치. 안되면 사살. 이건 변함없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병신같은 놈아.

탐지로 계속 녀석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그리고 탐지를 돌린 상태에서 여자를 생각해봤다. 탐지에 걸리는 건 두명.

음. 어쨌든 두 명은 여자라는 이야기네. 공격 측에 여자가 있었나? 아니면 포로 중에 여자가 있었나?

아무튼, 이 기능은 좋아. 쓸만해.

녀석들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게이트를 쓰겠지?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비행으로 날아간다든가 하는 멍청한 생각을 하진 않을 거다.

그럼 노려야 하는 타이밍은 언제인가? 그건 확실히 알 수 있다.

녀석들이 스킬 사용 불가 지대 경계까지 와서 게이트를 여는 바로 그 순간. 그때가 목표다.

녀석들은 이제 지상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12시 쪽으로 다 같이 이동한다.

나는 바로 11시 쪽 공중으로 이동했다. 살짝 비스듬한 위치. 이래야 거리감이 잘 느껴지지.

여기 있으면 녀석들이 건물에서 나오는 게 훤히 보일 거다.

기척이 움직이는 모습으로 봐선 감금되어 있던 놈들을 하나씩 업고 나오는 거 같다.

와. 체력도 좋네. 진짜 특수 부대 출신인 거 아냐?

그렇게 건물 바깥쪽으로 점점 나오는 놈들. 이제 곧 모습이 보이겠네.

녀석들이 멈췄다. 건물 바로 안쪽. 거기에서 멈춘 녀석들.

그러더니 팔 하나가 쑥 나온다. 손에 들고 있는 건…. 거울?

오. 그립네. 예전에 나도 썼던 방법인데.

그렇게 한참 주변을 살피더니 손이 쑥 들어간다.

그리고 한 녀석이 자세를 낮추고 빠르게 바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깊은 밤이라 녀석의 모습은 탐지가 아니었다면 잘 안 보였을 거다.

그렇게 나온 녀석은 내가 표시해둔 곳까지 나왔다. 스킬 사용 불가 지역의 경계 밖.

그러더니 안쪽을 향해 빠르게 손짓한다.

그러자 안쪽에 있던 네 명이 한 명씩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바깥을 향해 나온다.

으음. 뭔가 허술한데? 특수 부대까진 아닌가?

밖에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저렇게 나오는 거야?

아. 그래. 탐지를 썼구나?

경계 바깥까지 나와서 바로 탐지를 돌렸겠지. 그리고 딱히 수상함은 못 느낀 거다.

주변엔 나 말고 짱개들이 더 있잖아? 어차피 걔들은 다 테이프 칠 되어있긴 하지만.

어쨌든 녀석들은 스킬 사용 불가 지대 바깥으로 열심히 나오고 있었다.

자. 나와라. 빨리 나와라. 아…. 떨리네. 잘 될까 모르겠네.

이건 타이밍이 중요하다. 내가 수면을 걸 수 있는 놈은 일곱 명.

그리고 저기엔 여자가 두 명 있다. 그럼 합쳐서 아홉. 결국, 두 명은 놓칠 수밖에 없다.

이 공기총. 이걸로 두 명을 잡을 수 있을까? 인간이 저렇게 많으니 어떻게든 쏘면 두 명 정도는 제압할 수 있겠지?

녀석들이 전부 영역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바로 열리는 포탈.

나는 바로 광역 스킬 무효화를 썼다.

게이트는 바로 사라졌고, 나는 바로 여자 둘에게 매혹부터 걸었다.

"주변 놈들을 제압해!"

그렇게 외치면서 공기총을 쏜다. 손가락으로는 방아쇠를 당기면서 서 있는 놈들에게 계속 수면을 걸었다.

투칵 투칵 투칵 투칵 투칵

허공을 가르는 공기총 소리. 녀석들이 쓰러지든 말든 계속해서 갈긴다.

그렇게 쏘아대자 결국 전부 바닥에 쓰러졌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계속해서 공기총을 갈긴다.

탄창 하나를 다 비우고 나서야 그제야 총격을 멈췄다.

수납을 열어 장전해 놓은 다른 공기총을 꺼낸 다음 이번엔 살상 모드로 바꿨다.

그런 다음 아무나 맞고 죽으라는 심정으로 녀석들을 향해 쐈다.

투칵!

얼래. 안 맞았나? 이거 봐. 이래서 에임이 구리면 안 돼.

투칵!

하나가 빛이 되었다. 좋아. 그럼 다시 한번.

투칵!

또 하나가 빛이 되었다. 좋아. 그럼 남은 건 아홉.

여자는? 오. 두 명. 죽은 건 여자가 아니네.

여자 둘에겐 다시 매혹을, 남자 일곱에겐 수면을 건다.

후후후후. 좋아. 상황 끝!

깔끔한 마무리. 맘에드는 마무리다.

공기총을 수납에 넣고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213,5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4,774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뭐야. 코인이 왜 이렇게 극단적이야? 존나 웃기네.

어쨌든 녀석들의 바닥에 수원행 게이트를 열었다. 전부 다 게이트로 빠져버린 녀석들.

바로 순간 이동해서 가보니 녀석들은 비행장 바닥에 곱게 누워있다.

하나, 둘, 셋…. 아홉. 좋아. 다 있어.

수납에서 테이프를 꺼내 하나씩 감기 시작했다. 아이고. 모자라진 않을까 모르겠네.

겨우 다 테이프 질을 하니 청테이프는 이제 겨우 두 개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와. 그 많은 걸 이제 다 썼네. 다시 또 구하러 가야겠어.

아니지. 나 바본가? 다 쓴 테이프 심만 있으면 회귀 쓰면 되는 거 아냐?

으음…. 되려나? 되겠지? 일단 그건 나중에 하고.

뿌듯한 수확. 얻은 게 참 많다. 아. 정말 짜릿해. 몰려오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피로를 싹 잊게 해준다.

이제 이놈들의 기억을 뒤지는 일만 남았지? 아…. 아니다. 그 전에….

아까 그 건물 주변에 테이프로 감아놨던 짱개들. 걔들은 어쩌지?

어차피 한 놈당 500코인 이런 놈들밖에 없을 텐데.

귀찮긴 하지만 또 그놈들을 남겨둘 순 없지. 내 흔적을 남기는 건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잠시 녀석들을 비행장 바닥에 놔두고 다시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번거로운 작업을 한다. 코인도 얼마 안 되는 짱개들을 빛으로 만들어 주는 일.

대부분이 500코인이었다. 근데 두 놈은 아니었다. 하나는 4,500코인. 하나는 12,000코인.

캬. 이 두 놈은 밀고자인가?

근데 12,000코인을 먹을 정도면 이야…. 이 새끼는 정말 대단한 놈이네.

어쨌든 모든 정리는 다 끝났다.

아까 메테오 떨어졌던 곳에 있던 건물. 거기도 둘러보긴 해야 하지만, 일단 기억 읽기가 우선이다.

후우. 힘드네. 힘들어. 저 많은 놈들의 기억은 언제 다 읽냐. 어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