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293화 (29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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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상에 익숙해진다는 것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공중을 나는 것은 상당히 무서운 일이다.

게다가 그게 자신이 나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긴 거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차가운 바람과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 겁먹은 세희.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그건 바로 아래 내려다보이는 곳이 눈에 익숙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작게 중얼거렸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약간 애틋하고 아련한 듯한 목소리. 그래. 정세희도 저런 목소리를 낼 줄 아는구나.

그대로 하강해 학교 안으로 들어간다.

탐지에 걸리는 기척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이 근방에 있는 것은 나와 정세희. 둘 뿐이다.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과방.

그곳에 도착한 정세희는 묘한 표정이 되었다. 마치 스무 살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

정신이 망가졌다고? 기억이 온전하지 못해?

모르겠다. 뭐 때문에 그런지. 그런 게 가능한지.

매혹을 유지하느라 제대로 된 생활을 못 해서? 아니면 매혹을 당하고 혹사당해서?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게다가 그렇다 치더라도 그게 뭐 어쩌라는 거지?

정신이 온전하든 온전하지 않든 어차피 이 여자의 기억엔 내가 없다.

매혹에 당했을 때는 정신이 온전하게 돌아온다고? 거기에도 내 이름은 없었다.

나는 그저 이 여자에겐 호구 17이었던 거다. 이름도 내용도 기억나지 않는 호구 17.

"하아."

감회가 새로운지 과방을 둘러보는 세희.

그래. 본인에겐 좋은 기억만 있는 곳이었을 거다. 이곳은 세희의 왕궁이었으니까.

그녀가 과방에 들어오면 남자 놈들은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다른 여학우가 있긴 있었지만, 그녀들은 세희 때문이라도 과방에 잘 들리지 않았다.

세희를 추종하지 않는 남자애들도 마찬가지였다. 와봐야 별로 좋은 꼴은 못 봤잖아.

그렇기에 과방은 오로지 그녀의 왕궁이었다.

화학과의 여왕벌. 그녀의 벌집.

"너…. 권성철."

세희가 나를 보고 입을 열었다.

마치 그때 그 시절의 모습으로.

"초록색 체크 남방, 백 팩, 얌전한 머리, 범생이, 권성철."

마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해냈다는 듯 나를 보고 중얼거리는 세희.

하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여기 오니까 기억이 났다고?

신기하고 편리한 기억이네. 대단한 기억이야.

그럼…. 나는 나를 기억해 내준 세희에게 감동하면서 함께 눈물을 질질 짜야 하나?

지랄하네. 진짜 지랄을 한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기억났다며. 그래서? 더 할 말은 없고?”

“무슨 할 말….”

나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머리채를 잡아 소파로 내팽개쳤다.

그래. 이 순간에도 뭔가를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꺅!"

세희의 롱패딩 지퍼를 거칠게 내려서 벗기고 홀복처럼 생긴 치파오의 앞섶을 잡아 뜯었다.

"뭐 하는 거야!"

짝!

뺨을 얻어맞은 세희의 머리가 휙 하고 돌아간다.

어이없음과 분노가 섞인 눈동자로 나를 노려보는 세희.

짝!

그 눈깔이 보기 싫어서 다시 한번 뺨을 때렸다.

그리고 코스프레 옷과 다름없는 치파오를 마저 쫙쫙 찢어버렸다.

벙커 안에 있을 때는 거의 알몸으로 있게 해서 별 관심도 없던 몸뚱이.

불과 아까까지만 해도 고깃덩이와 크게 다른 바가 없던 세희의 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를 기억해낸 여자. 그래. 그녀는 무기물에서 여자가 되었다.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가슴과 음부는 탐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몸을 노골적으로 바라보며 바지를 벗었다.

바지는 물론 속옷까지 모두 벗자 놀라서 소리치는 세희.

"미친놈아!"

내가 발로 배를 차니 적지 않은 고통에 그대로 몸을 구부린다.

그런 모습을 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가슴을 강하게 움켜쥔다.

"큭…. 아파!"

짝!

더 말을 하고 싶진 않다.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없다.

내가 세희에게 줄 수 있는 건 이제 몇 가지 없다. 일단은 최악의 기분을 만들어주는 것.

손가락을 세희의 보지에 쑤셔 넣는다. 메말라 있는 보지 속으로 손가락이 들어가자 아픈 듯 인상 쓰는 세희.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말을 하진 못했다.

입을 열기만 하면 내가 후려칠 거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었으니까.

불쌍한 여자의 몸은 그런 상황에서도 보지 안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인해 젖어 들어간다.

끔찍한 일이다. 몸의 생리현상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은.

그렇게 적당히 젖은 걸 확인한 나는 그대로 다리를 잡고 벌렸다.

다리를 너무 벌려 아프다고 소리치는 세희.

하지만 나는 그런 건 가볍게 무시하고 세희의 몸속에 내 자지를 처박아버렸다.

"큭…."

세희를 알게 된 지 5년. 드디어 이년의 몸 안에 내 자지를 쑤셔 넣게 되었다.

바래진 복수심과 정복감이 다시 거세게 고양되는 기분.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해진 자지를 거칠게 안쪽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는다.

아파하든 말든 상관없다. 곧 그런 건 상관없게 될 거야. 그리고 이년은 내 장난감이잖아.

그동안 정조대를 차고 있어서 자극을 느낄 수 없었던 세희의 보지는 빠르게 젖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얼굴은 끔찍하다는 표정이지만, 몸은 그렇지 않다.

보지는 머리가 무슨 기분인지, 들어오는 자지가 누구 것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질 속을 꽉 채우는 자지가 조금 더 원활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애액을 내뿜을 뿐.

피가 날듯이 입술을 깨물고 있는 세희.

느껴지는 쾌감을 거부하기 위해 미간에 잔뜩 인상을 쓰고 있지만 그건 그저 그녀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잡혀있는 가슴과 보지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외면하고 싶어도 그 강도가 점점 세지니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모습.

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저 거칠게, 강하게 쑤셔 박는 것만 반복하는 나.

완급조절 없이 박아댔기에 금방 그녀의 질 속 깊은 곳에 사정하게 되었다.

"허억…. 허억."

내가 자지를 빼내자 드디어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겨우 참아냈다며 안도하는 세희.

하지만 그건 그녀의 착각이다.

나는 바로 세희의 몸을 돌렸고 다시 빳빳해진 자지를 뒤로 밀어 넣었다.

"윽…."

참지 못하고 내버린 신음과 비명의 중간 정도 되는 짧은 한마디.

역시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그저 내 안에 쌓여있는 모든 미련과 찌질함을 다 뱉어내는데 전념할 뿐이다.

한 손으로는 세희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다른 한 손으론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허리를 밀어 넣을 때마다 소파에 처박히듯이 밀리는 여자.

그리고 그것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년이 명기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거칠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금방 두번째 사정을 하고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는 자지를 뽑아낸다.

두번이나 당했지만, 아직 멀쩡한 내 자지를 보고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는 세희.

나는 그런 세희의 머리를 잡은 채로 그녀의 입에 내 자지를 쑤셔 넣었다.

애액과 정액 범벅이 된 자지를 입에 물게 된 여자.

입안에 자지가 있긴 하지만 그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모습.

어차피 나도 이년이 정성스럽게 빨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그렇기에 그저 머리를 움직여 목구멍 안쪽 깊숙하게 쑤셔 넣을 뿐이었다.

"컥…. 컥…."

기침을 하든 구토를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세희의 목구멍을 강간할 뿐이다.

하지만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다. 이걸로 쌀 수 있긴 한 거야?

자지를 빼고 세희의 머리를 소파에 처박았다.

다시 짐승처럼 양손으로 엉덩이를 잡고 보지 속에 쑤셔 넣는다.

더는 섹스라고 부를 수 없는 모습. 이건 그냥 고문이다. 성고문.

이걸 섹스라고 부른다면 강간은 짝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

조금의 반응도 없는 세희에게 세 번째로 사정하고 포션을 하나 들이켰다.

이번엔 소파에 반듯하게 눕히고 허리를 흔든다.

목석같이 얌전히 누워있는 세희. 헐떡이며 허리를 흔드는 나.

순수한 경멸과 혐오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세희.

그런 그녀에게 네 번째 사정을 하고 나니 이제야 조금 개운한 느낌이 든다.

개운하다기보단 모두 게워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미련이든 뭐든 더는 남아있는 게 없는 느낌.

텅 빈 내 고환처럼.

짧은 시간에 네 번이나 엉망진창으로 범했지만, 세희는 그렇게 처참한 몰골은 아니다.

가만히 누워서 비릿한 웃음만 짓고 있을 뿐.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한 거겠지?

물론 그럴 거다. 나는 애초에 이 여자를 만족하게 하거나 절정에 보낼 생각이 없었으니까.

세희를 보낼 곳은 따로 있잖아.

"세희야."

아무런 대답이 없는 그녀.

"고생 많았어."

내 말에 그녀의 표정이 살짝 변한다. 그래. 심상치 않음을 느꼈겠지.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데 눈치 못 채면 그게 병신이지.

"너!"

"정종찬에게 안부 전해줘. 다시 만나면 서로 싸우진 말고."

"너…. 너!!"

무효화와 수면이 바로 그녀에게 걸렸다.

뭔가를 말해보려고 했지만, 그 자리에서 쓰러지며 잠들어버린 세희.

나는 롱패딩을 다시 가져와 세희의 알몸에 입혔다. 나도 바지를 입은 뒤 그녀를 안고 바깥으로 나갔다.

"비행."

하늘 위로 올라간 나는 그렇게 잠시 기다렸다.

상당히 추운 상공. 찬 바람이 계속 불어와 몸이 얼어붙는 느낌이다.

추위 때문인지 미간을 찌푸리는 세희. 그러더니 몸을 부르르 떨며 눈을 뜬다.

"허억!!!"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더니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얼굴이 사색이 되는 여자.

"사…. 살려줘. 살려줘. 이러지 마. 갑자기 왜 이래!"

"왜 이러긴. 몰라서 물어보는 건 아니지?"

"미친놈아! 갑자기 왜 죽이려고 하는 거냐고!!!"

"내 맘이지. 별다른 이유는 없어."

"아니야. 아니야. 이러지 마. 나 살려줘. 죽기 싫어. 하라는 대로 할게. 응? 제발. 제발…. 이렇게 빌게…. 이렇게…."

비굴하게, 구차하게 나를 보고 두 손을 열심히 빌고 있는 세희.

"그냥…. 당당하게 죽는 게 오히려 나에게 상처를 줬을 텐데."

"미친놈아! 죽음 앞에 당당함이 어딨어!!!"

나에게 소리 지르는 세희는…. 추했다.

정말 추했다. 물론 그녀의 말은 맞다. 당당한 죽음이 어디 있을까? 명예로운 죽음? 그런 건 없다.

죽음은 죽음이다. 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진리다.

하지만…. 뭐가 됐든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면…. 지금 세희의 방식은 별로 좋은 방법은 되지 않는다.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에게 영원히 남지 않는 상처라도 줘야 하잖아? 그게 의미가 없더라도?

나는 그런 여자들이 있었다. 예지, 민지. 아직도 기억나는 여자들.

물론 지금은 그녀들 때문에 아프거나 괴롭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 뇌리에선 잊히지는 않을 거다.

앞으로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그녀들은 내 머릿속에서 한 번씩 생각나겠지.

정세희. 너는 어떨까?

적어도 너는 예지나 민지보단 더 큰 상처로 남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추하게 변해버린 세희는 기억에 남기야 하겠지만…. 그 정도로 크게 남진 않을 거 같다.

아니면, 정말 보잘것없이 잊힐지도 모르지.

"마지막까지 별로 아름답진 않네. 잘 가."

들고 있던 세희를 그대로 놔버렸다. 하지만 내 소매를 잡고 대롱대롱 매달린 세희.

"자…. 잡아줘! 살려줘! 제발! 하란 대로 다 할게! 이만하면 됐잖아! 장난 그만 치고!!"

필사적으로 소매를 잡고 있는 세희의 모습이 참 우스워 보였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멍청한 년. 끝까지 반말이나 찍찍하고 있으면서 뭘 하란 대로 다 한다는 거야? 아직도 목이 뻣뻣한데 잘도 그러겠다."

내 말에 아차 싶은 표정을 짓는 세희.

그제야 자신이 어떤 식으로 말하고 있었는지 깨달은 듯한 모습.

내 손목을 잡고 있던 그녀의 팔을 떼어내서 내 얼굴 높이까지 들어 올렸다.

잔뜩 겁에 질린 얼굴. 미치기 직전의 표정.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의 눈동자 속에 가득한 절망.

"침이라도 뱉던가."

하지만 공포로 머릿속이 가득 찬 그녀는 그럴 정신이 아니다.

나는 그런 세희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잘 가.”

뭔가를 말하고 싶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지 입만 뻐끔거리는 모습.

그런 그녀의 두 손을 놔버렸다.

팔을 허우적거려보지만, 그녀는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진다.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자연과학대 건물 옥상에 불쾌한 소리와 함께 하얀 빛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나타난 코인 주머니.

옥상으로 내려온 나는 그걸 줍지 않았다. 그저 거리를 한참 벌린 다음 짧게 중얼거렸다.

"페이즈 아웃."

정세희가 죽은 곳에 나타나 있는 검은 구름.

그리고 나를 노려보는 시선.

검은색 구불거리는 기운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과연…. 15분 안에 저게 내가 있는 곳까지 다가올 수 있을까?

저게 내게 닿는다면 어떻게 되는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만약 저게 사라지기 전에 나에게까지 닿는다면 피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죽은 정세희는 그것조차 하지 못했다.

15분. 구불거리는 기운은 나에게 닿지도 못하고 그녀의 검은 구름은 사라져버렸다.

"해제."

이제 끝났다.

정세희와의 길고도 지랄 같은 인연은 이대로 끝이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렇지만 뭐…. 별다른 앙금은 남지 않았다.

과연…. 나는 그녀를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세상이 멸망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아 계속해서 나를 찔러대던 가시가 사라졌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항상 은연중에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여자다.

사실 별거 아닌 여자였는데.

지금 세상에 비춰봤을 땐 그저 헤프닝 수준일 뿐인데.

아직 세상을 모르던 그때의 나에게는 너무나 큰 자극이었고 아픔이었다.

그런 거지. 새끼 코끼리의 말뚝 같은 거다.

어린 시절에 말뚝에 사슬을 달아 새끼 코끼리의 발목에 채워놓으면 성인 코끼리가 되어 그딴 사슬은 물론이고 말뚝째로 뽑을 수 있어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그런 것.

하지만 나는 말뚝을 뽑아냈다.

가시를 뽑아냈고 상처와 빈자리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덤덤한 기분. 그냥 덤덤했다.

신경 쓸 것이 하나 줄었다는 것 정도. 딱 그만큼.

홀가분함도 속 시원함도 없다. 그냥 덤덤했다.

정말 별거 아니었구나.

그저 나는 사소한 것에 얽매여 혼자 병신같이 끙끙 앓았던 거구나.

다시 언제쯤 그 이름이 기억나게 될까? 매혹 스킬을 쓸 때? 대학교를 들를 때? 화학이라는 단어를 볼 때?

모르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하지만 떠오른다고 뭔가 특별한 기분이 들진 않을 거다.

내가 그동안 죽였던 여자들. 그런 여자들과 별반 차이 없게 되겠지.

그렇기 나는 물류 센터에 도착할 때쯤 정세희를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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